부유하는 유부

[아마추어와 프로] 나는 어느 쪽일까?

챗GPT가 알려준 아마추어와 프로의 기준

2026.03.06 | 조회 89 |
0
|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부유하는 유부입니다. 요즘 해가 떠 있는 길이도 점점 길어지고 한 낮의 볕은 꽤나 따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레터가 발송되는 금요일은 전국적으로 비소식이 있고 추워진다고 하네요. 진짜 봄이 오나 보다 했는데, 잠깐 주춤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오고야 말 따스한 봄을 기다리며, 일상을 부지런히 살아봐야겠네요.

이번주 뉴스레터의 주제는 아마추어와 프로입니다. 곰자자족과 논의할 때는 큰 고민없이 수긍했던 소재였는데, 이제 와 다시 생각하니 많은 질문이 생기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번 글로 구독자님나는 과연 어느 쪽일까?’ 같이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글과는 상관없는 꽃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가장 빨리 피는 봄꽃 중 하나인 크로커스입니다! 
글과는 상관없는 꽃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가장 빨리 피는 봄꽃 중 하나인 크로커스입니다! 

유튜브에서 과장된 상황들을 견주어 고르는 밸런스 게임을 종종 마주한다. 출연자들은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나은, 차선책을 고르려고 머리를 굴리고 더 그럴싸한 포장과 함께 한쪽을 선택하곤 한다. ‘아마추어와 프로라는 주제를 떠올렸을 때 바로 내게 돌아온 것은 난 아마추어인가? 프로인가?’ 하는 원초적 질문이었다.

내겐 어떤 일로 돈을 받으면 프로이고, 돈 받지 못하면 아마추어 아닌가?’ 하는 아주 단순한 기준만 있었다. 그래서 내릴 수 있는 답도 간단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좀 뻔뻔해져 지난 경력을 들먹이며 홍보 전문가로 포장하곤 하는데 홍보 업무로 발생하는 수익이 없고(한 것이 없으니 소득이 없는 것도 당연 ㅎㅎ), 뉴스레터도 어느 덧 운영 4년차가 되었지만 이것도 돈 되는 일은 아니다. 사회 생활한지도 15년 즈음 되어 가는데 아마추어라는 타이틀만 가져가는 건 좀 서글퍼 유튜브 출연자처럼 그럴싸한 포장을 찾아보기로 한다. 생각보다 다정한 것 같은 챗GPT에게.

 

Q. 업무에 있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무엇일까? 또 인생에 있어 프로와 아마추어는 어떻게 다를까?

A.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단순히 실력의 높낮이만이 아니라, 태도와 책임, 일하는 방식 전반에 걸쳐 나타납니다.


그동안 난 AI를 네이버나 유튜브보다 좀 더 편리한 검색엔진 정도로 생각하며 활용했는데 나온 답변은 예상보다 인간적이었다. (뉴스레터를 쓰는 지금 다시 읽어보면 이성적으로 정리한 답변 같은데도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다음은 그 답변의 일부다.

업무에서의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 책임감과 결과 중심성: 프로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집니다. 변명보다 해결책을 제시하며, 약속한 품질과 일정 준수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아마추어는 상황 탓을 하거나 기준을 상황에 맞게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 기준과 일관성: 프로는 명확한 기준(품질, 절차, 윤리)을 설정하고 일관되게 지킵니다. 아마추어는 기준이 감정이나 컨디션에 따라 흔들리기 쉽습니다.

• 준비와 재현성: 프로는 반복 가능한 프로세스를 갖추고, 리스크를 예상하여 대비합니다. 아마추어는 즉흥적으로 대응하며, 성과가 들쭉날쭉합니다.

 

인생에서의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 주도성 vs. 수동성: 프로의 태도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선택의 결과를 책임지는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아마추어는 외부 환경에 반응적으로 끌려다니는 경향이 있습니다.

• 장기 전망: 프로는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단기 유혹을 조절합니다. 아마추어는 즉각적 만족을 우선시하다가 일관성 있는 성장을 놓칠 수 있습니다.

• 실패 처리: 프로는 실패를 데이터로 보고 다음 시도에 반영합니다. 아마추어는 실패를 자존감과 동일시하여 시도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꽤나 납득 가능한 이야기였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프로의 정의를 아마추어의 모습과 빗대어 설명하니 더 확실해졌다. 그런데 따져보니 모든 항목 속 프로와 아마추어 모습에 내가 있었다. 과거 회사에서 개선안을 쓸 때 개선(To-be)과 현행(As-is)를 적어놓곤 했다. ‘부유하는 유부의 업무/인생 개선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각 항목을 표에 집어 넣고 프로의 미덕을 to-be로 아마추어의 모습을 as-is에 넣으면 꼭 맞겠다. 물론 두어개쯤은 이미 as-is로 바뀌었다고 표 하단에 당구장 표시(※)로 주석을 달아주고.

언제부터인지 알 수는 없지만 작은 일도 진행되면 논의된 날짜와 안건을 적고, 마감일을 확인한다. 또 친구와 노는 일도 더블체크를 하고 인원이 많아지면 PC을 열어 내역을 정리하고 공유한다. 계획형 인간은 아니었으나 두 명 이상이 진행하는 일이든 놀이든 그렇게 여러 번 확인해야 탈이 안 난다. 또 여러 업무가 들어오면 항상 우선 순위를 묻거나 스스로 정하곤 한다. 이런 습관도 결국은 많이 깨져 보고, 화를 입어본 경험에 의해서 몸을 사리기 위해 얻어진 생존 본능이다. 여튼 이런 본능 덕분에 지금의 난 프로까진 못되도, 프로로 향하는 아마(추어) 2.0 정도는 되지 않을까?

 

GPT의 기준에 꽤나 수긍하며, 스스로를 점검하게 되면서도 의심이 됐다. 무슨 기준으로 이렇게 이야기 하냐고 캐묻자  “제시한 구분은 경영·품질·심리학의 연구와 현장 베스트 프랙티스를 교차 검증하며 도출한태도와 시스템중심의 프레임입니다. 특정 문화권에만 한정된 가치라기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재현 가능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라는 똑떨어지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더불어 피터 드러커의 경영원칙이나 토요타의 생산방식, 애자일 사례 연구 등등을 참고 데이터로 나열하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야무진 대답에 어느 새 챗GPT에 스며들면서도 인간으로서 다소 격? 떨어지는 질문을 던졌다. 바로 돈 받으면 프로, 아니면 아마추어의 원초적인 기준을. 이런 질문에도 좋은 관점을 제시해줘 고맙다는 입 바른 소리를 하고서는 보수의 유무는 관행적으로 쓰이며 유의미한 지표기도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답변을 내놨다. 보수를 받더라도 약속을 불이행하거나 기준이 미비한 태도를 보이면 프로로 인정받기 힘들다고 답했다. 반대로 무보수라도 체계적이고 일관된 기준을 지키며 프로다운결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고 말이다. 본질은 태도와 기준, 윤리 등에 있다.

이 대답까지 들으니 지금 이렇다 할 소득이 없어도, 우선 4년째 나름의 노력으로 뉴스레터를 근근이 끌고 오고 있는 나와 동료 에디터들이 생각나면서 우쭈쭈하는 정신 승리를 하게 된다. 그래 무보수라도 일단 밀린 적은 없잖아? 그럼 아마도 난 아마 3.0 😅 ㅎㅎ

 

한때 프로야구를 좋아했다. 당시 내가 좋아하던 타자는 땅볼이든 뜬 공이든 공이 빗 맞아 죽을 게 뻔해도 1루로 사력을 다해 뛰어가던 선수였다. 누군가에게는 요령없어 보일지 몰라도 나는 그 자세가 프로의 미덕이라 생각했다. 어이없는 볼에도 전력으로 뛰다 보면 수비수가 더듬어 공이 1루수에게 늦게 전달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바운드로 진루의 행운을 얻을 때도 있으니까. 대신 그런 행운을 얻으려면 일단은 뛰어야 한다. 돈을 받고 뛰는 야구선수는 응당 지레짐작으로 타석을 물러 나는 게 아니라 아득바득 끝까지 뛰어 득점 가능성을 높이는 게 맞는 거라 생각했다. 사실 경기를 보다보면 뜬 공에 전력을 다하는 선수는 별로 없다.

물론 그렇게 진심을 다해도 결과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최애 선수였던 그는 한 때 최초 200안타의 주인공으로 그 해 MVP로 선정됐지만, 이제는 기량이 쇠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팀에서 방출 됐다가 얼마 전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해당 팀은 지금 최하위 구단으로 리빌딩하는 시점, 비록 현재 성적이 좋지 못해도 착실하게 선수 생활을 해 나간 덕에 신입들에게 본보기가 될 선배로써 그를 찾은 것이 아닐까? 항상 1루로 전력을 다해 뛰던 모습은 챗GPT도 반복해 이야기하던 그 프로의 태도라 믿는다. 별 것 아닌 걸 별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결국 별 것을 만든다는 남편의 동어반복 명언도 생각난다.

 

지난해 수목원 기간제 업무를 마치면서 누구도 요청하지 않았던 여러 장의 인수인계서와 매뉴얼을 작성해 공유했다. 그리고 올 3, 다시 기간제로 수목원에서 일하게 됐다. 첫 출근일, 두 곳의 수목원 근무자들이 한곳에 모였다. 지난해 내가 한 업무를 맡게 된 다른 수목원 담당자에게 익숙한 문서가 건네졌다. 바로 내가 만들었던 그 문서였다. 누군가에게 읽혀지기나 할까? 의문이 들었지만 마무리 짓는 내 마음이 편하자고 만들었던 문서였다. 그 쓰임을 확인하니 다시 수목원에서 일하게 된 것보다 더 뿌듯했달까?(사실 올해 다시 출근을 하니 지난해의 첫 출근보다 흥이 떨어진다.) 올해도 사소한 시간들을 한땀씩 잘 메꾸다 보면 또 한 번의 레벨-업 되지 않을까, 긍정해본다😆

올해 수목원에서 다시 만난 복수초. 이름처럼 올해의 복과 장수(건강)를 빌어본다! 
올해 수목원에서 다시 만난 복수초. 이름처럼 올해의 복과 장수(건강)를 빌어본다! 

✅이번 주 일류여성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만족스럽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이 더 깊고 나아진 일류여성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일류여성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6 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