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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이야기(8) 두오모 대성당_월요

2024.05.13 | 조회 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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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요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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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에서의 첫날 일정은 지금 생각해도 좀 무리가 되는 일정이었다. 걸으면 어디든 금방 도착하는 베니스인 줄만 알았나 보다. 계획은 오전에 도착한 피렌체에서 중앙 시장 근처에 있는 추천 받은 스테이크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예약을 한 두오모 성당의 조토의 종탑을 올라가 구경하고 산조르노 광장에 들렀다가 미켈란젤로의 언덕에 가서 야경을 보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피렌체의 랜드마크를 대강 훑어보는 일정이었다고나 할까.

피렌체 하면 떠오르는 두오모 성당부터 찾아갔다.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보지도 않은 ‘냉정과 열정 사이’ 주인공이 만나는 스폿이라고 해서 그곳을 일부러 들러서 찾아갔다.

멀리부터 보이는 돔의 위용이 대단했고 그 앞에 서자 성당 자체의 화려함이 또한 대단했다. 일단 성당 외벽이 하얀 대리석 바탕에 녹색 대리석으로 띠를 두르고 분홍 대리석으로 장식 포인트를 주었다. 게다가 빼곡한 장식들과 조각들이 덧붙여져 있다.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Basilica Cattedrale Metropolitana di Santa Maria del Fiore) 꽃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라는 이름에 알맞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성당이다.

예약해두었던 두오모 성당 옆 조토의 종탑에 올랐다. 예약한 사람들만 예약한 시간에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막강한 인파에 또 줄을 서야 했다.

종탑 역시 두오모 성당과 같이 화려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장식은 커녕 두 사람이 겨우 오갈 수 있는 가파른 계단 뿐이다. 성당의 화려함을 찬탄하는 귀족들은 오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오직 종지기들이 아름다운 성당의 종을 울리기 위해서 오갔을 것이다. 사실 유럽 성당의 종탑들은 다 이렇게 가파른 계단의 허름한 내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가장 화려한 조토의 종탑이라서 더 그 대비가 심했던 것 같다. 혼자 여행 온 미국 아주머니와는 안면을 터서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그랬던 것 같다. 중간 중간 쉬어가는 포인트가 있기는 해도 이 쉬지 않고 올라야 하는 계단을 아기까지 안고 오른 어머니 관광객도 있어서 존경스러웠다.

비록 철망이 쳐져 있어서 시야를 가리기는 했지만 종탑 위의 경치는 멋있었다. 두오모 성당도 한눈에 내려다보였고 피렌체 시내의 전경도 아름다웠다. 도시를 조망하면 들어오는 색감이 있는데 피렌체는 두오모 성당의 붉은 색이 도시 전체에 퍼져 있었다. 그야말로 꽃의 도시라는 별명에 걸맞았다.

또 열심히 내려와서…..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토록 아름다운 두오모 성당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가 싶다. 베니스의 성 마르코 성당의 화려함과 두오모 성당의 아름다움은 같은 아름다움은 아니다. 두오모 성당의 아름다움은 황금이 아닌 균형과 색감으로 조화롭게 뽑아낸 고급스럽고 기묘하게조차 느껴지는 아름다움이다. 그런데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성당 내부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 화려함이 없어진다. 좋게 말하면 단아하다고 할까? 물론 돔 안쪽을 메운 아름다운 천장화나 여러 예술작품이 있지만 외관의 조밀한 화려함에 비한다면 그냥 뭐가 없는 흰 벽이 보이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마 불가능하다고 여겨서 기도하고 기다렸다는 돔과 외벽 장식에 너무 많은 힘과 정성을 들인 탓일지도 모른다.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두오모 대성당의 이야기를 다 알지 못해서일까. 피렌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두오모 성당을 우리 가족은 이게 그거구나 싶게 보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였을 수도 아니면 추적추적한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다. 피렌체도 두모오도 꽃의 도시, 꽃의 성당이기에 밝고 맑은 날 더 향기롭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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