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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이야기(9) 피렌체 미켈란젤로 광장_월요

2024.05.27 | 조회 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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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요일들

우리들의 이상적인 시간 기록 일지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피렌체 중심가에서 미켈란젤로 광장까지 걸어가기는 무리였다. 여행 중반이라 좀 지쳐가고 있는 것도 고려해야 했고, 이미 조토의 종탑을 오르내리는 강행군 후였는데 말이다. 게다가 가는 길은 오르막이었고 흐린 날씨에 비 예보까지 있어서 우산을 하나씩 챙겨들어야 했기에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우산 하나로 엄살인 듯싶지만 기본 짐에 더해진 부분이라서 그만큼 더 무겁게 느껴졌다. 여행 초반이었다든지 우산이 필요 없는 좋은 날씨였다면 40분 오르막 정도의 길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흐린 날씨가 가는 길의 풍광과 묘하게 어울리기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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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광장(Piazzale Michelangelo)은 아르노 강 건너 언덕 위에 있는 곳으로, 광장 가운데에 미켈란젤로 탄생 400주년을 기념해서 세워진 다비드 복제품이 있다. 피렌체에는 도합 세 개의 다비드 상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 하나다. (진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다) 높은 언덕에 있어서 피렌체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다비드 상보다는 피렌체의 아름다운 일몰과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금 돌아보면 무턱대고 갈 것이 아니라 근처 성당이라도 둘러보고 갔어야 했는데 그만 너무 일찍 도착해 버렸다. 일몰 한 30분 전에 도착해서 일몰을 기다려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한 시간 이상 일찍 가버린 것이다. 물론 일찍 간 것이 무색하게 피렌체 쪽 전망을 볼 수 있는 장소에는 사람들이 일렬로 모여 난간에 매달려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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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도 어찌어찌 난간을 한 부분 차지했다. 이제 기다릴 일만 남았는데, 아뿔싸 날씨가 생각보다 추웠다. 걸을 때야 몸이 더웠지만 가만히 기다리자니 점점 추워졌다. 우산을 펼까말까 싶은 가랑비까지 때마침 내렸다. 무슨 객기에서인지 피렌체에서 쓰겠다고 가져온 베레모가 보온 기능을 단단히 해 주었다. (참고로 피렌체에서 베레모 쓰고 다니는 사람은 관광객 외에는 없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목도리를 감고 서로 옹기종기 체온을 나누며 해가 빨리 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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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몰 시간이 되었다. 흐린 날씨니 별로 일몰이 이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시각각 변하는 야경은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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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후에도 깜깜해지려면 시간이 꽤 필요하다. 아름답고 낭만적이라는 장소에서 우리는 야경을 확인했으면 됐다며 너무 추우니 어서어서 내려가서 저녁을 먹자고 의기 투합했다. 오르막길을 힘들게 걸어왔으니 내리막길도 걸어와 버렸다. 강변의 야경을 벗삼아 내려오는 길은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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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다는 베키오 다리도 건넜다. 관광객들이 와글와글 했다. 가장 힘든 피렌체 코스를 다녀왔다며 서로 자위하며 뜨끈한 한식 메뉴를 먹자고 했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잘못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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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분명히 무척 고생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순간마저도 재미있게 기억이 된다. 사진을 보면 추워서 서로 껴안고 깔깔 웃는 모습이 찍혀있다. 이런 미화된 기억이라니! 여행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돌아보면 고생도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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