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삶

Curriculum_월요

2024.09.10 | 조회 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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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요일들

우리들의 이상적인 시간 기록 일지

주중에 하는 한 기도모임에서 1박 수련회를 다녀왔다. 대부분이 권사님이라 불리는 중년의 여성들 서른 명 남짓 참여한 작은 수련회였다. 기도모임을 진행하시는 소녀 같은 여리여리한 여자 목사님이 수련회를 기획하고 인도하셨다. 준비물은 일반적인 수련회 준비물 외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 장 이상의 감사카드와 12색 이상의 색연필이었다.

도착하여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이라는 주제 성경 구절과 일정표가 적힌 유인물을 받고 명찰을 가슴에 달았다. 그리고 ‘항상 기뻐하라’에 대한 말씀으로 설교를 들었다. 기뻐하라는 말씀은 기쁨을 강요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너를 기뻐하도록 하리라는 하나님의 마음의 열성과 의지를 나타낸다고 하셨다.

오후에는 조별로 모여 워크숍을 가졌다. 첫 번째 워크숍에서는 하나님으로 인해 가장 기뻤던 순간을 그리라고 했고 두 번째 워크숍에서는 내일 먼저 하나님 나라에 가면서 단 한 사람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고 가정하고 바로 그 사람에게 편지를 쓰라고 했다. 색연필과 도화지, 편지지와 연필이 책상 위에서 분주히 오갔고 조별로 나누라고 해서 와글와글 왁자지껄했다.

저녁을 먹고 가진 집회에서는 워크숍에서 그리고 쓴 작품들 중 각 조의 추천받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분위기는 따뜻했고 발표들은 서툴고 소박했지만 꾸임 없이 솔직해서 감동이 있었다. 발표 후에는 그 사람을 위한 간절한 합심기도가 뒤따랐다. 그리고 쉬지 말고 기도하라- 더 깊은 축복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기도하라-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자기 전에 방으로 서로에게 쓴 감사 카드가 두꺼운 갈색 봉투에 담겨 전달되었다. 다음 날 아침 마지막 예배에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주제로 말씀을 들었다. 우리가 살과 피를 주신 예수님으로 인해 넘치기 때문에 공동체와 나눌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러기에 감사는 성찬에서 떡을 떼어 나누는 것과 같다. 또한 감사는 하나님이 나에게 하시는 일은 모두 선하시다는 고백이다. 어젯밤에 받은 감사카드는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으로 받아달라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근처 카페에서 차와 빵을 먹으며(떼며) 자연스럽게 수련회가 마무리되었다.

집에 와서 일정을 돌아보니 목사님께서 1박 2일의 일정에 데살로니가 말씀을 어떻게 녹여놓으셨는지 감탄이 나왔다 주제 말씀인 데살로니가 5:16-18은 설교가 되고 활동과 순서가 되었다. 마치 부드럽게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긴 듯도 하고 하나의 주제 선율을 타고 각양의 변주로 모든 것이 진행되는 합주에 참여한 것 같기도 했다. 또한 하나의 잘 짜인 커리큘럼을 체험한 느낌이기도 했다.

대학교에서 배웠던 교육과정 수업이 소환되었다. 교육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여러 학습경험을 사용하여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을 배웠었다. 가장 많이 쓰이고 가장 많은 공격을 받는 Tyler 식 교육과정을 구성해 오라는 과제도 있었다. (청년부 소그룹 커리큘럼을 구성해 제출했던 기억이 난다.) 목사님은 대상포진이 와서 시력까지 약해진 상태에서도 최선을 다해 이 수련회를 준비하셨단다. 말씀에 대한 얼마나 많은 묵상과 기도가 있으셨을까.

타일러가 목표 중심 교육과정이라면 잠재적 교육과정이라는 개념이 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은연중에 배우는 것이다. 긍정적인 예시보다는 부정적인 예시가 많긴 하지만 (예를 들어 오전에 주요 과목을 배치하고 예체능을 오후에 배치함으로써 학생들에게 과목의 중요성이 다르다는 것을 은연 중에 학습시키는 식이다.) 이번 수련회를 통하여서는 ‘나를 표현하는 그림’이라는 방식을 은연중에 배웠다.

이런 커리큘럼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참 아름다운 경험이다.

수련회를 마치고 일기장 한 페이지에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서 목사님과 팀장님에게 보내드렸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아름다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전해주신 말씀으로 제 이후의 삶이 기쁨과 기도와 감사로 하나님의 뜻 안에서 더 풍성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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