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일삶 초대석

삶이 꼭 연극같다는 덕업일치 육아인

연극같은 삶. 매 순간의 의미를 붙잡는 배우 워킹맘. 파인님.

2025.0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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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로드의 613클럽

육아(6)도 일(1)도 삶(3)도 다 잘해내고 싶은 육아인의 이야기를 주1회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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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애비로드입니다.

'육일삶 초대석' 시리즈의 세 번째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8살, 5살 두 아이를 키우며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파인님입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연극의 길로 들어선 그녀, 그리고 연극배우인 남편과 함께 꾸려가는 프리랜서 부부의 육아 이야기. 자신이 살아가는 사소한 일상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파인님의 철학이 여러 일하는 육아인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 같아요.

Memo from 애비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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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줄 요약📍 1. 삶 전체를 연극으로 바라보면 매일이 의미 있어집니다. 2. 프리랜서의 육아도 생각처럼 자유롭진 않습니다. 3. 경제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가 더 중요할 수 있어요. 4. 부모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5. 매일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은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파인' 그녀는 어떤 사람인가?

  • 8살, 5살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 연극배우, 그림책 큐레이터, 연극 강사 등 다양한 일을 하는 프리랜서
  • 박물관 직장을 그만두고 연극의 길로 들어섬.
  • 연극배우인 남편과 함께 꾸려가는 예술가 부부
  • 1인극 작가이자 배우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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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삶이 연극, 연극이 삶 같아요.


Q. 어떻게 연극의 길로 들어서게 되셨나요?

원래는 연기 전공도 아니었고, 역사 전공으로 대학원까지 나와서 박물관 쪽에서 일을 했어요. 역사라는 게 이야기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원래 글 쓰는 걸 좋아했고 이야기, 책 읽는 거 좋아했는데 연극을 접하게 되면서 이쪽이 더 재미있다고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시민 뮤지컬로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는데, 시민 뮤지컬에서 이혼한 가정의 아이가 부모님한테 가지 말라고 붙잡는 역할을 맡게 됐어요. 그게 제 상황과 너무 맞아떨어지고 제가 하고 싶었던 말과도 너무도 일치해서 그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거죠. 그게 너무 좋아서 더 전문적으로 하는 극단으로 들어가고 싶어 직장을 정리하고 극단에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하게 된 케이스예요.

 

Q. 연극 배우로서 사는 삶은 어떠한가요?

연극이라는 게 사람들의 삶의 과정, 삶의 이야기를 담은 장르다 보니까 연극이 삶이고 제게는 삶이 연극처럼 느껴져요. 아기를 키우든, 꽃집에서 일을 하든, 회사에서 경리 일을 하든, 알바를 하든 이런 일련의 모든 상황이 하나의 역할 같이 느껴져요. "이 순간이 한 편의 연극이라면 어떻게 그려질까" 이런 생각을 되게 많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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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 관점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연극할 때 "내 삶의 주인공이 나여야 한다"는 얘기를 되게 많이 하거든요. 아무리 작은 조연이어도 말이죠. 그래서 그런 마인드로 많이 세상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나만이 주인공인 게 아니라 상대방도 상대방의 인생에서 주인공이라는 걸 인정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럴 때 사람과 사람의 이해가 좀 더 깊어지고, 다른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그런 시각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인터뷰도 제 시점에서 보는 이야기고, 인터뷰를 요청해 주신 애비로드님 시점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인 거잖아요. 서로가 각자 인생에서 주인공인 거죠. 그런 인식으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애비로드 생각💡

연극이 삶이고 삶이 연극같다는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매일 우리는 여러가지 역할들을 한꺼번에 수행하면서 살잖아요. 각각의 역할들에 주어지는 상황과 그에 따른 심상이 다 제 각각이죠. 매 역할을 수행하는 순간마다 그 역할이 주인공인 것 처럼 모든 일상을 촘촘하고 충만하게 누리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설령 그게 고통을 수반하는 힘든 일일지라도 말이죠. 힘든 순간은 그 순간대로 또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 과정 자체가 그냥 우리 인생인 것이니까요.

일하는 육아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삶이라는 게, 단순하게 생각하면 '역할 컨트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로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 각 역할에 연기를 하는 배우와 같이 몰입해서 충실하게 해내는 일 인것이죠. 파인님은 연기를 위한 자양분으로 살아가는 일상 속 각 역할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활용하시는 것일 뿐. 사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매일 반복되며 지난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깊게 느끼고 사유하며 기록하는 일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파인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그 각자의 역할 마다 만나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고 그들 또한 그들의 인생 속에서 수행하는 하나의 역할을 주인공으로서 살아내고 있는 것이라는 걸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되면, 그저 내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을 좀 더 넓힐 수 있게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캡틴아메리카 영화에 나오는 스파이더맨은 조연이지만, 스핀오프로 스파이더맨 영화에서는 그가 주인공인 것처럼 말이죠.


 

 

 

2. 프리랜서 부부의 현실과 육아 분담


Q. 현재 하고 계신 일들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지금은 경제적인 활동으로 그림책 큐레이터를 하고 있어요. 신청 대상에 맞게 그림책을 제가 선정해서 같이 읽어주고, 그 그림책을 읽고 난 독후활동을 함께 하는 거예요. 간단한 글쓰기나 그림책에 맞는 소재들을 가져가서 활동하죠. 그림책이 단편적인 서사가 있는데 단편으로 완결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연극을 할 때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접하는 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림책을 읽어주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들을 수 있어서 연극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연극 강사도 하고 있고요. 이왕이면 연기 쪽에 관련된 일을 더 하고 싶어서 강사를 좀 더 선호하게 됐어요.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수업 중인 파인님 (출처 : 파인 블로그)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수업 중인 파인님 (출처 : 파인 블로그)

Q. 남편도 배우시라고 들었는데, 프리랜서 부부의 육아는 어떤가요? 일반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이 궁금하기도 해요.

맞아요. 남편도 배우예요. 남편이 경력이 더 많기 때문에 남편은 공연을 전업으로 하고 있어요. 사실은 매체 쪽으로 가고 싶은데 그 길은 정말 너무 좁더라고요. 

지방 공연이나 이런 남편이 스케줄이 있을 때는 제가 아이들을 돌보고, 제가 일이 있을 때는 남편이 최대한 시간을 빼서 서로 조율해서 아이들 돌봄 공백을 없애는 편이에요.

 

Q. 프리랜서의 육아라고 하면, 내 시간을 내가 통제할 수 있어서 정말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부러움이 있었어요. 말씀을 들어보면 또 그렇지도 않은것 같기도 하구요. 어떠신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아요. 출퇴근 시간을 본인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데, 그것도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다르거든요. 시간이 안 맞아서 곤란한 경우도 많이 있어요. 아기가 아프거나 이런 건 수시로 일어나는 일이잖아요. 

특히, 촬영 요청이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에 스케줄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가 또 어려운 점이에요. 남편은 대리도 뛰고 배달도 뛰고, 저녁에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주로 했었거든요. 결국, 아이 스케쥴에 맞춰서 일하는 일정을 모두 맞출 수는 없더라구요. 들어오는 일에서 정해진 시간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내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육아로 인해 큰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건 프리랜서라고 해서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

 


💡애비로드 생각💡

일반적으로 맞벌이 육아인이라고 하면 부부가 직장에서 일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가정을 떠올리곤 하죠. 그러한 직장인들은 자신의 일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프리랜서의 삶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파인님의 인터뷰를 통해 엿보게 된 프리랜서 육아인의 삶은 또 그것대로 고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프리랜서의 삶의 특성상, 외부에서 주어지는 업무의 일정을 다 소화하기 위해서는 육아로 인한 시간에 영향을 주지 않기가 쉽지 않겠지요. 이런 점에서는 차라리 다소 시간이 팍팍하더라도 매일 정해진 루틴대로 육아-일을 오갈 수 있는 일반 직장인의 예측가능한 삶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의 떡이 늘 커보이는 법일 지도요. 직장인으로서 육아를 하는 삶에 회의를 느끼면서 나의 일을 하며 공백없이 아이를 키우는 삶을 꿈꾸지만 그 삶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고, 주어진 여건을 지나치게 비관하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 경제적 가치 vs 정신적 가치, 그리고 엄마가 된 후의 변화


Q. 솔직히 연기는 돈이 잘 안 되는 일이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 일에 대한 남편분과 파인님의 관점은 또 어떻게 다른가요?

경력이 오래되고 많이 불러주는 배우여도 다른 일을 하나씩 안정적인 수익처를 가지고 있어야 배우 일도 조금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경제적인 다른 수단이 아무것도 없이 배우로만 하기에는 정말 힘들어요.

경제적인 가치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것, 제가 자유를 얻기 위해서 연극을 한다고 많이 얘기하거든요. (사실 제 상황 자체는 자유랑 되게 거리가 멀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시간을 맞춰야 되고 경제적인 자유를 얻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좀 많이 얽매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유를 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히려 남편은 자신이 배우로서 더 유명해지고 성공하고 싶다는 꿈이 있는 사람이고, 저는 그것보다는 예술적인 부분에서 내 얘기를 세상에 하고 싶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 이런 꿈이 있는 사람이어서 조금 결이 달라요. 그래서 저는 큰 무대에 서지 않아도 만족하면서 그냥 내가 연극 안에 있다는 걸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Q. 그럼에도 연극을 계속 하시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사실은 제가 연극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수도 있죠(웃음). 1년에 한두 작품을 겨우겨우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계속 연극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건 그렇게 말함으로써 제가 그 안에서 있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렇게 얘기를 해야 미래에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만약에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게 우선이었다면, 진짜 투잡 쓰리잡 이렇게 뛴다거나, 아니면 더 돈을 많이 줄 수 있는 직업을 선택 한다거나하는 선택들을 했을 텐데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았어요.

 

Q. 그렇군요. 그렇게 활발하게 일을 하시다가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어떠셨나요? 엄마가 되면서 가치관의 변화가 있었나요?

제가 극단 대표님한테 6개월만 아기를 돌보고 복귀하겠다고 당당하게 말을 했어요. 정말 멋모르고 그렇게 했었거든요. 아기를 낳기 전에는 "애가 있어도 나는 내 할 일을 할 거야" 이런 생각이 되게 강했는데, 아이를 낳고 사랑하게 되고 이러다 보니까 "내가 원하는 것만을 하는 게 다가 아니구나" 이걸 오히려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내 인생이, 내가 하고싶은 게 제일 중요해, 내가 제일 중요해 이런 인식이 강했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는 그게 아니고 사랑이 진짜 뭔지를 배우게 된 것 같아요. 모든 것을 사랑의 시선으로 좀 보게 된 것 같고, 지금은 인생이 예전처럼 혼자 가는 느낌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가는 느낌으로 변했어요.

출처 : 파인님 블로그
출처 : 파인님 블로그

 


💡애비로드 생각💡

경제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텐데, 파인님의 선택과 철학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자유를 얻기 위해서 연극을 한다"고 하면서도 "사실 제 상황은 자유와 거리가 멀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에서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이는 많은 육아인들이 겪는 내적 갈등과 변화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와 아이에 대한 돌봄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 말이죠.


 

 

 

4. 일하는 엄마를 향한 아이들의 시선


Q.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일단 제가 사람들을 좀 많이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요. 그렇게 이야기를 해보면 늘 발견하게 되는 게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어른들, 청년들 만나서 얘기를 하면요.

그래서 저는 저희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자신의 삶을 자기가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처럼 자유를 찾아서 사는 삶도 좋고 행복을 찾아서 사는 삶도 좋고, 자기가 원해서 사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선택하는 것들보다는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선택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조금 처음에 시작할 때는 지지를 못 받았어요. 다 "왜 그런 선택을 하냐, 그동안 직장을 왜 그만두냐" 뭐 지지를 못 받았는데, 저라면 아이들이 조금 험한 길을 간다고 해도 일단은 지지를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되게 커요.

 

Q. 엄마가 일하는 모습(연극)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지난 어린이날에 1인극 공연을 했었어요. 제가 공연을 잘 못했는데도 아이가 그 공연을 보고 좋았다고 얘기해 주는 거예요. "재미는 좀 없었지만, 이 공연을 아이들을 위해서 해준 거잖아" 이렇게 얘기해 준 말에 되게 감동을 받았거든요.

아이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도 아이들의 눈에서 다 그게 보이는 것 같아요. 또 제가 새벽에 글을 쓰거나 공연을 하게 되면 애들을 많이 못 보는 상태로 시간을 보내야 되는데, 그럴 때도 항상 그렇게 하는 모습을 멋지다고 말해 주고...

첫째 딸(맨 앞줄 손 들고 있는 아이)앞에서 낭독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파인님
첫째 딸(맨 앞줄 손 들고 있는 아이)앞에서 낭독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파인님

 


💡애비로드 생각💡

파인님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모로서의 인생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되새겨보았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자신의 삶을 자기가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삶"을 원한다는 말씀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길을 걷기를 바라지만, 파인님은 자신이 지지받지 못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조금 험한 길을 간다고 해도 일단은 지지를 해주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과거의 내가 겪었던 굴레를 끊어내고 스스로 살아내고 있는 삶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삶과 일치시켜 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객석에 내 아이들을 청중으로 두고 배우의 모습으로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셨다는 모습이 뭐랄까.. 참 벅차오르는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부모가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는 모습을 이렇게 꾸준히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최고로 자연스럽고 좋은 교육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것이 삶의 궤적으로서 아이들에게 교과서가 되어주는 모습이 아닐까요?


 

 

 

5. 1인극 창작 그리고 육,일,삶  균형


Q. 본인이 생각하는 육아와 일과 삶의 균형은 무엇인가요?

제게는 큰 벤다이어그램에서 전체가 연극에 들어가 있고, 육아도 그 안에 들어가 있어요. 큰 틀은 연극이고, 육아는 그 안에 포함된 거죠.

육아를 하면서도 이게 내가 연극을 하는 자양분이 된다는 생각으로 많이 해요. 육아를 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자산이 되는 거죠. 그게 나만의 차별점이니까 저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잊어버리고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런 얘기 되게 많이 하잖아요. 너무 정신없이 휩쓸려서 살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게 뭔지 많이 놓치고 갈 때가 많은 것 같아서, 그런 순간순간들을 남기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걸 극으로 표현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기에 그런 것들의 가치를 잘 알고 있어요. 저는 극으로 표현해 낼 뿐이고, 지나치게 되는 일상의 감정들을 글로 남기는 일들이 평범한 육아인들에게도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평범한 개인, 특히 육아인들의 기록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역사를 전공한 관점에서 보면, 지나고보면 어떤 사건은 역사가 되고 어떤 사건은 그냥 일기가 되는데, 요즘은 그런 기준이 좀 더 개별화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별적으로 개개인이 더 중요해지는 사회가 이미 온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느끼는 것들을 기록하는게 단순한 일기로 남는게 아니라 ‘개별화 된 서사’가 되는 것이고 결국 평범한 개인을 더 자기다워 지게 만들고 특별하게 드러내 줄 주는 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 그런 작업들이 저같은 배우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고, 아이들을 키우는 지난한 삶을 살아가는 개개인의 입장에서 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로 그냥 흘러가는 감정들, 생각들인데 이런 것들을 글로써 활자로써 정리해 놓으면 이게 다 의미 있는 하루로 남게 되거든요.

아이와 함께 출연하는 1인극을 기획해서 공연했던 파인님 (출처 : 파인 블로그)
아이와 함께 출연하는 1인극을 기획해서 공연했던 파인님 (출처 : 파인 블로그)

 

Q. 아무래도 육아를 하면서 일반적인 연극을 준비한다는게 사실상 어려운 일일 것 같아요. 1인극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런 이유일까요? 1인극에 대해서 간단히 알려주세요.

맞아요. 연극을 하고 싶은데, 공연 준비 과정을 물리적으로 함께할 수 없다보니, 1인극을 선택하게 됐어요. 1인극을 하다 보면 극을 쓰는 것도 중요한 데, 이거를 무대에서 실현한다고 했을 때 어떤 분위기일지, 어떤 소품들을 활용할지, 내가 어떻게 이걸 이끌어 나갈 건지... 분위기를 그려나가는 것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아이에 대한 연극을 하다 보니까 따뜻한 조명을 쓴다거나, 집에 있는 무드등 같은 걸 다 챙겨가요. 그래서 그런 것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집에 있는 인형들 같은 것도 다 들고 가서 사람들이 인형을 껴안고 공연을 보게 만드는 그런 상황 같은 것도 되게 많이 상상을 해요. 사실 아이를 키우는 일상이다 보니 뭔가를 창작해 낼 때 생각이 그런 쪽으로 많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애비로드 생각💡

"큰 틀은 연극이고, 육아는 그 안에 포함된 것"이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습니다. 육아와 일을 분리된 것으로 보지 않고, 육아를 하는 평범한 일상도 자신이 하고 싶은 연극의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하고 임하고 계셨어요. 그저 평범한 일상이기에 흘려보내던 우리의 일상을 누군가는 붙잡으려 노력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이지의 말처럼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니까요.

실제로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개인의 일상이 그 어느 때보다 의미를 갖는 시대입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육아와 일상이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통해 의미 있는 하루로 남을 수 있다는 파인님의 말씀이 많은 육아인들에게 위로와 영감을 줄 것 같아요.

또한, 파인님의 1인극 창작 과정을 들으면서, 제약이 오히려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상이다 보니 생각해내는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고 하시면서도, 그 제약 안에서 무드등을 챙기고 인형을 활용하는 등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핵심 요약


1. 삶을 연극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주인공 되기

"내 삶의 주인공은 나지만, 상대방도 상대방 인생의 주인공이다. 이 순간이 한 편의 연극이라면 어떻게 그려질까를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2. 프리랜서 부부만의 육아 시스템

"둘 다 프리랜서다 보니 시간 조율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일정이 들쑥날쑥하고 아이가 아프면 곤란할 때도 있어요. 서로 조율해서 돌봄 공백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경제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 추구

"돈을 더 벌고 싶었다면 투잡 쓰리잡을 뛰거나 더 돈을 많이 주는 직업을 선택했겠지만,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자유를 얻기 위해서 연극을 합니다."

 

4. 엄마가 주체적으로 행복하게 일하는 삶 보여주기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자신의 삶을 자기가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해요."

 

5. 매일의 감정을 소중한 자산으로 만들기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글로 남기는 것이 나만의 차별점이 되는 거죠. 개개인이 더 중요해지는 사회에서 지금 느끼는 것들이 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파인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삶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삶 전체를 한 편의 연극으로 바라보는 관점"말이에요. 매일의 일상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순간이 의미 있는 장면이 될 수 있다는 시각 말이죠. 

또한 프리랜서 부부로서의 현실적인 육아 이야기도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 조율하며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 그리고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평범한 직장을 다니면서 마주치게 되는 어려움들이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직장인 맞벌이 부모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한편, 경제적 안정이 최우선이 아닌, 자신이 진정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용기, 그리고 그런 모습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깨달음, 그리고 그 것을 실제로 실천하며 우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많은 분들에게 귀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파인님처럼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든 육아인들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각자의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시길 바라요. 그리고 때로는 파인님처럼 "이 순간이 한 편의 연극이라면 어떻게 그려질까"를 생각해보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5줄 요약📍 1. 삶 전체를 연극으로 바라보면 매일이 의미 있어집니다. 2. 프리랜서의 육아도 생각처럼 자유롭진 않습니다. 3. 경제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가 더 중요할 수 있어요. 4. 부모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5. 매일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은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파인님에 대해서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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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퍼스널 플래닝을 모집중이에요.


휴직은 인생에 몇 번 없는, 대부분 한 번 뿐인 육아휴직 이잖아요.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저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아이에게 올인해도 모자란가요? 오로지 아이만 돌보며 지낸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자기돌봄 없이는 건강한 육아는 불가능합니다. 워킹맘, 워킹대디는 아이와 함께하는 인생2막을 준비하며 삶의 체질 개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도 여건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릅니다. 각자의 조건에 맞는 맞춤형 휴직 계획이 필요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여러분의 육아휴직을 저와 함께 설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갓생 정신으로 치열하게 보내온 육아휴직+복직의 시간인 4년간의 많은 노력과 도전과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수십명 육아휴직자들과 이야기 나누었고, 아무런 플래닝 과정 없이 1시간만의 유선상담 기준으로도 종합 평점 4.7점, 5만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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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간의 상담 결과, 휴직자 분들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얻어가셨지만, 거기서 나아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하신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육아휴직 퍼스널 플래닝’ 과정을 만들었어요. 단순 상담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목표와 계획, 일과표를 작성해볼 수 있고 나아가 비슷한 여건의 다른 휴직자 분들과 연대하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챌린지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그 간 제 뉴스레터를 통해 제가 꾸준히 언급하는 ‘복직을 대비하는 육아휴직’에 관심을 가져주신 독자분들께서는 실제로 삶을 변화시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육아-일-삶의 균형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세요.


주변 다섯 명의 평균이 바로 나 자신이다.

이 말 많이 들어보셨죠? 그 만큼 주변 관계와 환경 설정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당장 저 부터가 육아(6)도 일(1)도 삶(3)도 잘 해내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단톡방에 들어오세요 :) (비번 : 1212)

육아도 일도 내 삶도 잘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빠들과 동반 성장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앞으로 애비로드가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 소식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어요 :) 우리 같이 또 멀리 가시죠!

[애비로드 링크 모음]

스레드 / 웹사이트 / 육아휴직 플래닝 / 편지자서전 챌린지 / 새벽기상 자율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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