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613클럽 여러분.
지난 7/12(토) 613클럽의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오프 모임 일정 중에 하나로 '613 고민상담소'라는 코너로서 익명으로 접수된 육아인의 고민에 대해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얼마전 첫번째 고민을 다뤘었죠?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는 두 번째 고민에 대해서 멤버분들이 이야기 나눴던 내용과 제 생각들을 전해드려보고자 합니다. 성장과 자기계발에 욕심많은 육아인과 그걸 못마땅해 하는 남편과의 갈등에 관한 고민입니다.Memo from 에비로드
지지난주, 613고민상담소의 첫번째 고민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1. 제 새벽기상 때문에 자꾸 싸우게 돼요
오늘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5살, 2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에게서 온 고민이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독자 분들도 위 사연을 읽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을거라 생각해요. 육아휴직 코칭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꽤나 빈번하게 등장하는 고민이기도 합니다.
2. 왜 그(그녀)는 열심히 살아보려는 태도에 불만을 갖는 걸까
배우자가 자기계발에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요?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어보니, 배우자의 반대에는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 있을 수 있겠더군요.
첫째, 행복을 찾는 과정에 대한 관점 차이입니다.
한 참석자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막 뭔가 부단히 계속하려는 타입이고 남편은 좀 내려놓고 여유를 갖고 싶어해요. 우리 지금 자체로도 너무 행복해. 괜찮아.이런 타입이거든요. 근데 저는 아니야 나 이거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 돼. 라면서 계속 더 발전하는 방향을 추구해요."
한 쪽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데, 다른 한 쪽에서 계속 무언가를 더 하려고 하니 불편함을 느끼는 겁니다.
둘째, 내가 버는 게 부족해서 그런가 싶은 자괴감입니다.
"내가 더 잘 벌면 이렇게까지 하진 않을 텐데. 내 벌이가 부족해서 저러나"
마음이 깔려 있을 수 있어요. 당신의 열심히 하는 모습이 오히려 배우자에게는 자신의 부족함을 상기시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주로 남편 분들이 종종 느끼시는 감정이에요.
셋째,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한 남성 참석자 분의 발언입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가 늦게까지 블로그 글쓰는 것보다 자기 전에 같이 누워서 이런 저런 대화도 나누고 꽁냥꽁냥을 하고 싶어 하는데 항상 외롭게 잠들게 되니 서운하고 아쉬울 때도 있어요."
이런 말처럼, 배우자는 당신과의 시간을 더 원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자기계발에 빠진 나머지 가족과 육아에 소홀히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죠. 이런 경우 심한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3. 일단, 오해를 풀어야 합니다.
사연자의 남편 이야기로 돌아와 볼게요. 새벽에 자꾸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는게 괴롭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불평의 기저에는 가정에 소홀히 여긴다고 느끼는 것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갈등의 본질을 특정해보자면, 그건 인생을 사는 속도의 차이와 가치의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포인트일겁니다.
- 아내 : 성장·자기계발 중심. 아이 양육과 병행하며 나를 잃지 않고 성장히길 원함. 미래 지향.
- 남편 : 현재 만족·안정 중심. 지금의 가족과 시간, 편안함을 누리고 싶음. 현재 지향.
어느 하나 잘못된 건 없습니다. 다를 뿐이지요. 문제는 이 차이가 상대의 선택이 내가 추구하는 행복과 권리를 침해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 갈등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가정에서 엄마와 아내로서 역할로 기대하는 바가 있는데,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인해 가정과 배우자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듯한 느낌. 즉, 현재의 만족과 안정, 편안함을 추구하는 욕구가 침해 받는 느낌이 드는 것이죠. 남편의 말 속에는 "나를 존중해주고, 나와 가족들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걸 보여줘"라는 메시지가 숨어있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허심탄회한 대화입니다. 내가 자기계발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것이 나의 행복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이유와 행복에 대해서 스스로가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생각을 잘 정리해 놓아야 겠죠?)
한 참석자의 경험담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갈등에 대해서 날을 잡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니까, 내가 이렇게 열심히 블로그하고 갓생사는 일상을 싫어한 게 아니라, 나에 대한 안타까움이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남편이 반대하는 이유가 단순히 그 행동이 못마땅해서 못하게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내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는 거죠. 혹은 별로 의미 있어 보이지 않은 일에 대해서 에너지를 쏟고 있어 갑갑한 마음일 수도 있구요. 이렇게도 말했다고 합니다.
"밤 잠 못 자고 눈 빨개지면서 그걸 쓰고 있는 니 모습을 보는 게 나는 너무 힘들어"
내가 괴로움을 불사하고 아등바등 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점을 이야기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말로 억지로 하는게 아니라 좋아서 하는 것이라는 자기 확신이 전제가 돼야겠죠?)
사실, 아무리 가까운 부부지간이라 해도 엄연히 다른 인격체입니다. 각자가 추구하는 행복의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됩니다. 진정으로 자기계발을 위해서 열심히 사는 과정 자체에서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수용해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현재의 여유를 더 누리고 싶은 게 배우자의 행복이라면 그것 또한 받아들이는 여유가 있어야 해요.
4. 배우자가 원하는 것도 해줘야 합니다.
내가 추구하는 행복에 대해서 배우자에게 충분히 이해시켜주었다면, 그와 동시에 반대로 배우자가 추구하는 행복과 마음을 함께 채워줘야 합니다. 배우자의 불편과 감정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죠. 자기계발에 지나치게 몰두하다보면, 상대적으로 육아나 가족에 신경을 덜 쓰는 걸로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보고있는 배우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가 날만한 상황이죠. 한 참석자는 이런 대화들로 시작했다고 해요.
"나 이번에 수익 00000원 얻었어. 이 돈으로 치킨 먹자! 내가 이렇게 가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는 거니까, 이것 저것 노력하는 거 조금 못마땅하고 이해가 안되더라도 이해해줄 수 있어? 내가 딱 이 시간만큼은 여기에 몰입을 할게. 하지만 나머지 시간은 전적으로 가족을 위해서 충실할 테니 이 시간은 조금 지켜줘."
라는 식의 메세지를 전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사전에 서로 약속이 되면서 부딪힐 일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해요.
이렇듯, 내 입장만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더 잘살아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니, 상대방이 이해해줘야 한다는 입장만 고수해서는 갈등을 해결 할 수 없습니다. 일단 지금 상대방의 입장이 이해가 되지 않아도 그 나름대로 존중을 하려는 접근이 필요해요. 내 입장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면, 먼저 상대방이 원하는 것도 그 자체로 인정해주고 불만을 해소해주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배우자가 함께하는 시간을 원한다면, 자기계발 시간과는 별도로 가족과 배우자와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가정에 소홀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죠.
- 하루에 한 번 배우자 행동에 감사 표현 (설거지 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책 더 볼 수 있었어)
- 자기계발 과정에 남편을 참여 (이번에 알게 된거, 우리 집에도 이렇게 적용해보면 어떨까?)
- 육퇴후 20분 대화하기, 티타임 시간 등의 부부만의 시간 갖기
그렇지만 어쨌든 배우자를 배려함으로 인해서 평소보다 내 가용시간이 줄어든다면? 그건 그것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생각을 가타부타 논하는 데 에너지를 다 소진하지 말고 일단 상대방의 욕구를 들어줘보세요. 한 번 해보고 다시 이야기해도 늦지 않습니다.
5. 가시적 성과, 그리고 공치사
현실적인 관점에서, 나의 이러한 노력들이 실질적으로 가정에 도움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재테크 모임에 여러번 참석하면서 이런 사례를 많이 보았다는 한 참석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MBTI관점에서 T 성향이 높은 경우, 돈을 실제로 벌어와서 손에 쥐어주면 변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블로그 수익이든, 부업 소득이든, 자격증이든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면 배우자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꼭 돈이 아니다 하더라도 자격증이든 체중감량을 통한 외모의 발전이든 아니면 밝아진 모습이든 실제로 일상에 달라진 결과물을 보여주는 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물론 눈에 보이는 성취를 거두는 것만을 목적으로 쫓아서는 안되겠지만, 지지를 얻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요.
특히, 현재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은 '미래'보다는 '지금의 만족'을 중시합니다. 설득할 때 추상적인 미래 비전보다는 즉각적, 단기적 이익을 강조해야 합니다. 즉, 상대방이 당장의 보상을 느끼게 하는 언어를 써야 합니다.
- 내가 5년 뒤에 더 성장해서 우리 가족이 잘 살거야 (x) >>> 내가 이걸 배우면, 다음 달부터 가계 재무가 훨씬 편해져 (ㅇ)
- 나를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해 (x) >>> 내가 이걸 하면, 낮에는 에너지가 더 있어서 애들이랑 더 놀아줄 수 있어 (ㅇ)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기 본분을 다 내팽겨치고 몰두하지 않는 한, 바쁜 시간을 쪼개서 자기계발을 한다는건 매우 건설적인 삶의 태도이기 때문에 배우자에게 분명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됩니다. 조금씩 더 발전하는 내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건 다름아닌 배우자 자신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 조금씩 성장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며 배우자 본인도 좋은 자극을 받아 같이 노력하게 되는 경우를 훨씬 더 많이 보게 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팁은 그렇게 일궈낸 성취를 반드시 배우자의 공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격증이든 습관이든 금전적인 것이든 혼자 해낸 것이 아니라 '같이 이뤄낸 것'으로 생각하고 배우자의 배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꼭 '공치사'해주세요. 그의 지분을 강조 또 강조해주세요. 사업부서가 돈을 벌어오는 배경에는 지원부서의 노력이 분명히 깔려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월급도 똑같이 받는 거죠. 찐하게 공치사 해주면, 든든한 지지는 물론 그 성취감을 전염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여기에 더해서, 부부가 이와 관련해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체계로서 '3R 모델(Role-Routine-Review)을 적용해 보시는 것도 권해드리고 싶은 접근입니다.
- Role - 서로의 목표와 역할을 명확히 정의
- Routine - 합의된 일과 패턴을 만들어 생활에 녹임 (루틴 보장시간 n회, 부부 시간 n회 등)
- Review - 한 달에 한 번 합의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대화
이렇게 구체적인 합의와 시스템을 통해 서로 다른 부분을 인정하고 노력한다면, 각자의 역할이 가족의 공통의 목표를 같이 이뤄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을 겁니다.
6. 맞바람을 뚫고가는건 아무래도 힘듭니다.
결국 배우자의 지지 없이 혼자 갓생을 살려고 하는 건 맞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훨씬 힘들죠. 반대로 배우자와 가정을 돌보지 않으면서 내 성장에만 매몰되는 건 매우 무책임해보이거나 큰 섭섭함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래가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며, 때로는 구체적인 성과로 설득한다면 맞바람이 순풍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육아인의 올바른 성장 프로세스를 전하며 '토양'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었어요. 아이가 생겨서 육아라는 것이 시작된 이상, 과거 싱글이었던 시절이나 아이가 없던 때를 떠올리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씀을 드렸었죠. 그 현실을 내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의 최선을 도모하는 게 더 건강한 일입니다.
성향이 다른 배우자와 지내는 것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환경, 즉 토양입니다. 나완 다른 성향의 배우자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탓하기 보다는 그 안에서 지혜롭게 최선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게 건설적인 접근입니다. 각자의 입장과 가치관을 이해하고 내 삶이 중요한 만큼 배우자가 중요하다 여기는 부분을 받아들이고 존중해줘야 합니다. 당연히 혈혈단신 싱글로 살아갈때 보단 피곤한 일일 수도 있지만 그것과의 비교는 앞서 말씀드린 육아 전 전생을 떠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의미합니다.
서로의 행복을 응원해주는 동반자로 되세요. 가족은 내가 성장하는 발목을 잡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성장해나가는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서로의 마음을 진솔하게 나누는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배우자의 지지를 얻는 것은 단순히 허락을 받는 차원이 아닙니다. 서로가 추구하는 행복의 방향을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지지하며, 때로는 양보하고 배려하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자기계발이 가족의 불화를 만든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갓생이 아닐 수 있어요. 진정한 갓생은 나 혼자만의 성장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육아-일-삶의 균형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세요.
주변 다섯 명의 평균이 바로 나 자신이다.
이 말 많이 들어보셨죠? 그 만큼 주변 관계와 환경 설정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당장 저 부터가 육아(6)도 일(1)도 삶(3)도 잘 해내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래링크를 클릭하셔서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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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 일도 내 삶도 잘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빠들과 동반 성장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앞으로 애비로드가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 소식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어요 :) 우리 같이 또 멀리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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