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고민상담소

회사가 답이 아닌건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613 고민상담소 첫번째 사연. 직장인은 정말 답이 아닐까.

2025.07.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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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로드의 613클럽

육아(6)도 일(1)도 삶(3)도 다 잘해내고 싶은 육아인의 이야기를 주1회 들려드릴게요.

안녕하세요, 613클럽 여러분.

지난 7/12(토) 613클럽의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행사를 기획한 저도, 와주신 분들도 모두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가셔서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클럽 멤버분 한 분의 의견대로 매년 6월 13일에 정기적으로 이런 행사를 가져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프 모임 일정 중에 하나로 ‘613 고민상담소’라는 코너를 진행했습니다. 익명으로 접수된 육아인의 고민에 대해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어요.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는 그 중 하나의 고민을 가지고 멤버분들이 이야기 나눴던 내용과 제 생각들을 전해드려보고자 합니다.

Memo from 애비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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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줄 요약 📍 1. 내 인생 상을 그리는 게 우선입니다. 2. 그 다음은 '일'의 의미를 규정하는 일입니다. 3. 회사가 답인지 아닌지는 나 자신만 알고있어요. 3. 직장 밖에서 조금씩 꾸준히 쌓아가세요. 4. 속력은 내려놓고, 방향에 더 집중하세요.

 

 

 

1. 회사가 정답이 아니라고 느껴요


오늘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사연을 보내주신 멤버 분은 직장 내 본업과 직장 밖에서의 활동 간의 갈등과 고민을 갖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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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고 계신 독자 분들도 위 질문을 읽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셨을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이런 고민을 많이 하곤 했었습니다. 이 사연을 중심으로 한 자리에 모인 6명의 613멤버분들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오붓하게 모여서 제3자의 고민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오붓하게 모여서 제3자의 고민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2. 직장인이 현타를 느끼는 이유


직장인으로서의 삶에 회의감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그 전에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단순하게 보면 일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가치를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고 볼 수 있죠. 다만, 여기서 ‘가치’라는 것의 의미는 개개인이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 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누군가는 생계를 유지하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 누군가에게는 자아실현 과정, 누군가에게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수단일수도 있죠. 꼭 한가지가 아니라 복합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하지만, 현실속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돈을 버는 행위로서의 의미를 중심에 두고 직장생활을 하게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회사는 답이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것도 아마도 직장 생활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은 한계가 있고 큰 부자가 될 수 없다. 심지어 나아가서는 노동소득에만 의존하다간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상대적 빈곤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는 우려를 내포하고 있죠.

또한, 직장인으로서 조직 내에서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일만 하다 보면, 나의 커리어와 전문성을 더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막연한 걱정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조직생활이라는 건 내가 원하는 대로 주도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죠. 본인이 바라는 대로 아름답게(?) 커리어 패스를 갖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고 운도 많이 따라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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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 이런 물음표와 갈증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 혹은 SNS를 통해 많은 성공담들을 듣게 됩니다. 누구는 어디에 투자한 집이 몇 억이 올랐고,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 회사 다니면서 부업으로 뭘 했는데 한 달만에 1년치 연봉을 벌어서 퇴사 했다더라. 누구는 퇴사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어디서 강연도 하고 잘 나간다더라. 등등.. 특히, 맞벌이 일과 육아를 겸해야하는 우리 육아인들 같은 경우에는 조직에 얽메이지 않고 돌봄 공백 없이 아이들 돌보며 자기 스케쥴대로 일 할 수 있는 프리랜서나 사업가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부러워하게 됩니다.

왠지 나만 고분고분 순진하게 직장다니고 있는 것 같고, 직장 밖에서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조바심이 생깁니다. 멀쩡히 잘 다니고 있던 직장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내가 밖에선 뭘 할 수 있을지 떠올려 보지만 딱히 할 수 있는게 쉽게 떠오르지 않죠.

 

 

 

3. 직장인은 정말 답이 아닌걸까


모임에 참석해 주신 A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직장인 탈피해야 돼, 직장인은 노예야 이런 식으로 나 스스로 생각할 필요 없다고 봐요. 내가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부심을 갖고 내 일에 임할 수 있으면 정말 보람 있는 일이죠. 그건 일종의 직장인 내려치기에 해당되는 것 같아요.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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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님의 고민에서 처럼, ‘회사가 답이 아니다.’라는 판단이 혹시 회사 밖에서 돈이나 사회적 성공 등의 대단한 걸 이룬 사람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나의 상황은 안좋아진 것이 없는데도 실패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 그건 남들과의 비교에 따른 환각일 수 있으니까요.

사실, 돈이나 사회적으로 명성을 쌓는 관점에서 본다면 직장인은 빠르고 효율적인 커리어가 아닌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성공한 삶’이라는 것을 지극히 객관적이고 외적인 성취에 따른 기준으로 바라보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러한 성공의 기준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구 상에 80억 명의 인구가 있다면 성공의 기준 역시도 80억 가지가 존재하는 것처럼, 모두에게 똑같이 해당되는 성공이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 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성적으로 좇게 될 뿐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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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은 정말 답이 아닌걸까.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와서 생각해 봅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추구하는 인생과 성공이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일'이란 어떤 의미인지 정의내리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합니다. 그 답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직장은 답일 수도 오답일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4. 중요한 건 스스로 의미를 찾는 것


우리가 직장을 다니는 의미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해보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두 가지 질문에 순서대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내가 추구하는 인생상은 무엇인가?
  2. 그 인생 상에서 이 직장생활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사연자 분이 적어주신 내용 중, 직장 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는 마음과 그 마음이 자꾸 사그라들지 않는 다고 하셨던 부분에 주목해 봅니다. 모임 참석자 B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짜 여기서 뭔가 더 능력적으로 앞서 나가기 위해서 이 회사에 헌신을 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건지, 아니면 정말로 내 인생상과 일치되기 때문에 노력을 하고 싶은 건지는 자문자답을 많이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사연자 님께서 느끼시는 성장 욕구의 근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 처럼 ‘성공한 삶’의 대한 사회적 기준이 아닌 자신 만의 기준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스스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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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직장인 내려치기’ 분위기는 특히 온라인에서 만연한 경향이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절대 다수인 사회 구조 상, 직장 밖에서 돈과 명예를 거머 쥐었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이목을 주목 시킵니다. 마치 영화 ‘아일랜드’에서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낙원에 도착해서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며 작위적으로 환상을 만드는 것과 같죠.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꼭 일의 의미가 돈을 버는 수단이라는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을 사랑하는 소방관과 의사,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교사,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고 그 한 축을 담당하는 일을 애정하는 직장인들 모두 자본주의적인 성공의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는 과정 자체에서 의미를 찾은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사연자님이 그리는 성공의 삶이 정말 직장 밖에서의 모습일 수도 있고, 반대로 지금 직장에서 최대한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이어나는 그림일 수도 있죠. 혹은 그 중간 어디쯤일 수도 있고요. 재차 이야기 하자면, 결국, 회사가 답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과 그 정답은, 오직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직장을 벗어나야만 하는 삶을 그리는 게 아니라면, 안정성 측면에서 직장인의 신분을 유지하는 노선이 훨씬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가족을 안정적으로 부양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저희 같은 육아인의 상황이라면 더욱 말이죠.


 

 

5. 그렇다면, 직장에 머물러야 하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 밖에서 무언가를 시도해보고 싶은 사연자의 마음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회사에서 잘 해보려는 것도, 밖에서 도전해보려는 것도 어느 하나 옳고 틀린 것은 없어요. 재차 강조하자면 내가 삶에서 원하는게 무엇인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시는 과정을 통해 나온 결론이라면 무엇이든 건강한 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제 이야기를 해볼게요. 저는 오랜 시간 회사에서의 성공 = 인생의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하게 될 것은 뻔한 일이기에, 이제 주어진 과제는 여기서 좀 더 빨리 좀 더 높이 올라가는 일 뿐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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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육아가 시작되고 육아휴직과 복직 이후의 삶, 그 과정에서 많은 시도와 성공과 실패들을 통해 깨달은 건, 회사에서 추구하는 방향이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 스스로의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이 같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그 전까지는 회사에서 받지 못하는 인정이 결코 내 인생 자체에서의 실패라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이제 직장인으로서의 나, 그리고 내 인생의 운전석에 앉은 나로서의 삶을 다르게 구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직장에서의 입신양명이 내가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모습과는 일치하지 않는 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죠. 여러 도전과 시도들을 통해서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의 공통점,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행복하고 열정이 샘솟는지를 발견해냈어요. 비록 잘하지 않더라도 그런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인생상을 그리게 됐습니다.

그러자 그 동안 관성적으로 직장 생활에 경쟁적으로 임하고 힘을 주며 살아왔던 곤두선 신경이 사르르 녹아 내리게 되더군요. 오히려 기준 이상으로 소모하던 에너지를 좀전에 말씀 드린 내 인생상과 일치하는 일에 조금씩이라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설령 직장생활이 내 인생상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역설적으로 의미가 더 선명해질 수가 있습니다. 제가 부여한 의미는 이렇습니다. ‘나와 내 가족이 안정적으로 삶을 영위하면서 애정하는 일에 조예를 쌓아갈 수 있게 해주는 실질적인 재원을 공급받는 곳이자, 개인으로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큰 규모의 업무 경험을 쌓아갈 수 있게 해주는 연습공간.’ 이라고 말이죠. 승진하고 잘나가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된건 이러한 의식의 흐름 덕분이었습니다. (직장에 대한 의미부여는 각자가 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의미를 찾고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오히려 이런 의식의 흐름을 통해 직장생활의 현타를 극복하고 적절한 선에서의 ‘의미’를 부여해줍니다. ‘덕업일치’가 되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해서 꼭 틀린 것은 아니니까요. 꼭 직장생활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 해야만 가치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는 흑백논리와 강박에 사로잡히면 당장 바뀌지 못하는 현실이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6.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막연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을까요? 사연자님께서는 딱히 잘하는 게 없는데, 2차 직업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참석자 A님의 발언을 가져와 볼게요.

 

"소질이라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너무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내가 진짜 천재같이 잘하는 것만 소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건 다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내가 남들보다 빠르게, 편하게, 부담을 갖지 않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조건 하나씩은 있어요."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새로운 업을 찾는 일에 있어서 내 안에 숨어있는 너무 천재적 소질을 찾아내려 애쓰지 말고, 조금이라도 우위를 갖고 있는 것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당장 업으로 전환해야 할 정도로 뛰어난 소질이라면 발견을 못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중요한건 소질 보다는 꾸준하게 조예를 쌓아갈 수 있는 애정일 것입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우위를 갖고 있는 분야라고 한다면 좋아함과 탁월함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며 더 효과적으로 실력을 축적 해나갈 수 있겠지요.

송길영님의 그 유명한 '고양이 론' 입니다.
송길영님의 그 유명한 '고양이 론' 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막연한 접근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한 참석자 C님은 이렇게 이야기 하셨습니다.

 

"본인에 대해서 답을 할 수 있는 질문 리스트들을 하나 씩 되짚어보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챗GPT와 대화를 통해서라도 자신의 경쟁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요즘엔 챗gpt등의 ai툴을 통해 질문과 답을 주고 받거나, 내 생각이 담긴 글들을 학습시킴으로써 내가 눈치채지 못했던 내적 욕망이나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인생 가치관을 역으로 물어보는 방법을 시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말 좋은 세상입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전문가 수준의 대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법론도 결국 머릿속 생각을 명확하게 하는 인고의 과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내 머리속에 있는 것들을 1차적으로 꺼내는 일은 결코 자동화 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과정이 막연하신 분들은 제가 지난 뉴스레터들(링크)을 참고해보세요.

 

육아인의 건강한 성장 테크트리는 토양 → 뿌리 → 줄기 → 가지 → 잎 순서입니다. 토양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뿌리는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인생상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 했던 이야기가 되겠군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저 포함)은 줄기(건강), 가지(시간관리), 특히, 잎(구체적 성취)부터 쟁취하려고 해요. 토양과 뿌리 없이는 쉽게 흔들리게 되어 있어요. 회사에서의 목표든 개인적 성장이든, 내 인생의 큰 그림 안에서 어떤 의미인지 먼저 명확히 해야 합니다.

 

 

 

7. 정말 직장이 답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앞서 말씀드린 순서대로 고민한 결과, 직장 밖에서 답을 찾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건, 자신에게 있어 직장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기존의 부차적인 의미들을 깎고 깎아 엑기스만 남았을 것이고 직장 밖에 내가 더 몰입하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결국 선택은 이렇게 두 가지 일것입니다.

 

1. 직장을 등지고 그 시간에 올인하는 것

2. 직장을 병행하면서 남는 시간에 조금씩 나 다운 활동들을 끼워넣어보는 것.

 

저도 이 두 가지 선택지 중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각자 상황이 다르기에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 만약 제 혈육이 같은 상황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저는 주저 않고 후자를 권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혈혈단신 싱글이 아니기 때문이죠.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먹고사니즘에 메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오랜 기간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몰라도 대부분은 그렇지 않죠. 충동적으로 퇴사를 하고 생계가 걸려있는 도전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조급한 마음에 앞서 이야기한 숙고의 과정을 통해 듣게된 내면의 목소리를 붙잡지 못하고 다시 '일단 돈이 되는 일'에만 매몰되기 쉽습니다. 

일단 돈이 되는 일도 중요 합니다만, 그 보다 우선해야 하는 건 스스로 정의한 인생상에 부합하는 활동을 안정적으로 해나가는 것 이기에 내가 조급해하지 않고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더 중요합니다. 퇴사를 해야 한다면, 그건 내 일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일을 '하기'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어야 할 것입니다.

 

퇴사라는 단어는 직장인들을 왠지 설레게 합니다.
퇴사라는 단어는 직장인들을 왠지 설레게 합니다.

퇴사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에, 육아와 일을 병행 하되 그 동안 지나치게 힘주며 임했던 직장일에 내가 부여한 의미의 한도 내에서만 충실하며 지내보시기 권합니다. 육아 전의 내 모습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소진 시킬 정도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을 지양하세요. 그렇게 아낀 시간과 에너지. 아마도 넉넉하진 않을 겁니다. (그러니 그간 불요불급한 활동들에 누수되고 있던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야 합니다.)

그것들을 내 인생상과 부합하는 소중한 활동에 쏟아보시는 겁니다. 아마도 처음엔 눈에 보이는 성장이나 성취가 없기 때문에 양에 차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빠른 속력보다도 올바른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게 더 중요합니다. 속력은 그 다음이죠.

저 역시도 하루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아와 본업 외에 나 다워 질 수 있는 '애비로드'로 활동하는 시간은 채 한시간 반이 되지 않습니다. 새벽시간 30분과 점심시간 1시간 글을 쓰는 시간입니다. 꼭 본업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 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짧지만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짧은 시간과 조예들이 전문성과 권위로 변모하게 됩니다. 우리 같은 일하는 육아인들이 현실적으로 타협해야하는 것은 빠른 속도와 효율. 그뿐입니다. 나머지는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8. 회사가 답인지 아닌지는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어요.


참석자 A님 께서는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그것만 잘하기도 사실 쉽지 않고, 그것만 잘해도 사실은 괜찮은 삶이에요. 정말 훌륭하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회사가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 무작정 탈출구부터 찾지 마세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내 강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그리고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부터 천천히 탐구해보는 게 우선입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가 답이 될 수도 있고, 다른 길이 보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아이들을 키우는 일상 속에서 조급해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산행 비유를 자주 해요. 빨리 정상에 올라가서 막걸리 마시려는 사람과 천천히 경치를 보며 올라가는 사람 중, 후자가 진정한 시간적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 아닐 까요? 시간적 자유까지 가는 과정도 자유로워야 해요.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고, 목표 했던 것들을 뜻대로 이루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목표까지 가는 과정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그건 진짜 자유가 아니에요. 613클럽이 지향하는 방향도 이것입니다. 설사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충분히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 말이죠.

 

창 밖 풍경을 즐길 수 있다면, 여행지까지 가는 여정도 여행의 일부입니다.
창 밖 풍경을 즐길 수 있다면, 여행지까지 가는 여정도 여행의 일부입니다.

직장인이 답 일지 아닐 지에 앞서서 한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내고 싶은지 인생상을 먼저 그려보세요. 내 인생 위에서 현재 직장생활이 갖는 의미를 규정해보세요. 그리고 꿈꾸는 모습이 직장 안에 있지 않다면 조금씩이라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직장 밖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세요.

아이들을 키우느라 시간적 여유가 쉽게 나지 않겠죠. 그렇기 때문에 조급함을 버려야 합니다. 다만, 멈추지 말고 아주 조금씩이라도 시도하면서 씨앗을 뿌려보세요. 그렇게 찾아가보세요. 처음 부터 답이 나올 순 없어요. 그 방황과 도전의 과정만으로도 여러분은 즐거웠을테고, 그렇게 갈 지자로 헤매는 것 처럼 보이지만 어느 새 전에 있던 곳에서 괄목할만큼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운전석에 앉아 내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아이들 기억속에 각인될 것입니다.

 

 

📍 5줄 요약 📍 1. 내 인생 상을 그리는 게 우선입니다. 2. 그 다음은 '일'의 의미를 규정하는 일입니다. 3. 회사가 답인지 아닌지는 나 자신만 알고있어요. 3. 직장 밖에서 조금씩 꾸준히 쌓아가세요. 4. 속력은 내려놓고, 방향에 더 집중하세요.

 

 

 

육아휴직 퍼스널 플래닝을 모집중이에요.


휴직은 인생에 몇 번 없는, 대부분 한 번 뿐인 육아휴직 이잖아요.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저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아이에게 올인해도 모자란가요? 오로지 아이만 돌보며 지낸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자기돌봄 없이는 건강한 육아는 불가능합니다. 워킹맘, 워킹대디는 아이와 함께하는 인생2막을 준비하며 삶의 체질 개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도 여건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릅니다. 각자의 조건에 맞는 맞춤형 휴직 계획이 필요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여러분의 육아휴직을 저와 함께 설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갓생 정신으로 치열하게 보내온 육아휴직+복직의 시간인 4년간의 많은 노력과 도전과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수십명 육아휴직자들과 이야기 나누었고, 아무런 플래닝 과정 없이 1시간만의 유선상담 기준으로도 종합 평점 4.7점, 5만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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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간의 상담 결과, 휴직자 분들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얻어가셨지만, 거기서 나아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하신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육아휴직 퍼스널 플래닝’ 과정을 만들었어요. 단순 상담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목표와 계획, 일과표를 작성해볼 수 있고 나아가 비슷한 여건의 다른 휴직자 분들과 연대하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챌린지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그 간 제 뉴스레터를 통해 제가 꾸준히 언급하는 ‘복직을 대비하는 육아휴직’에 관심을 가져주신 독자분들께서는 실제로 삶을 변화시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육아-일-삶의 균형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세요.


주변 다섯 명의 평균이 바로 나 자신이다.

이 말 많이 들어보셨죠? 그 만큼 주변 관계와 환경 설정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당장 저 부터가 육아(6)도 일(1)도 삶(3)도 잘 해내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단톡방에 들어오세요 :) (비번 : 1212)

육아도 일도 내 삶도 잘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빠들과 동반 성장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앞으로 애비로드가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 소식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어요 :) 우리 같이 또 멀리 가시죠!

[애비로드 링크 모음]

스레드 / 웹사이트 / 육아휴직 플래닝 / 편지자서전 챌린지 / 새벽기상 자율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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