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비로드입니다. 육아를 하면서 충분한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까요? 그 고민에서 ‘육아인의 시간 재테크‘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10번째 레터, '육아인의 시간 최적화 하기#4 - 마이크로 태스킹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육아인의 일상 속에는 넉넉하고 여유있는 가용시간이 주어지지 않죠. 토막 토막 주어지는 시간을 잘 써먹기 위해서는 어떻게 일을 계획해야 할까요?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보려는 육아인 분들께 이번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Memo from 애비로드
1. 대부분 자투리 시간입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아이가 먼저 깨워주는 하루의 시작.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전쟁 같은 등원준비. 뒤 이은 출근런.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는 업무들.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을 다 덮어두고 퇴근. 퇴근이라 쓰고 출근이라 읽는 육아모드로의 전환. 하원 후 다시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숙제하고 청소하고 책 읽어주고... 아이를 재우고 나면 이미 시계는 밤 10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와서 하루를 돌이켜 봅니다. 내가 무언가 해볼 만한 시간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의미있게 쓸 수 있어 기억에 남는 충분한 시간 덩어리가 없었기 때문일거에요.
예를 들어, 같은 1시간이어도 통으로 1시간을 갖는 것과 15분씩 4번 갖는 건 완전히 다르죠. 그런데 육아하면서 통시간을 갖는 건 거의 불가능한게 현실입니다.
육아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가장 귀한 자원은 '연속된 나만의 통시간'입니다. 혈혈단신 혼자 일 때는 그 시간이 그렇게 귀한지 몰랐죠. 하지만 그것을 얻기 어려운 현실이 된건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는 ‘문제 해결적’ 마인드가 필요할 뿐입니다. 결국, 육아인의 시간 활용은 자투리 시간을 효율적 활용 여부에서 크게 갈리게 됩니다.
2. 단위를 작게 해야 할 맛이 납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다 보면 큰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2시간이 필요한 일을 30분 단위로 나눠서 4일에 걸쳐 해야 한다면, 산술적으로 4일 후에야 일을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에 4일을 버텨서 해내고 나서야, 비로소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 되죠.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취감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2시간 짜리 일을 해 냈을 때의 커다란 성취감 보다, 30분짜리의 세부 행복의 작은 성취감을 여러번 느끼는 것이 더 능률이 높습니다. 심지어 일을 나누지 않고 2시간 짜리 일을 붙잡고 있으면 능률이 나지 않아 4일 안에 끝내지 못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은 멀게 느껴지지만, 서울에서 평택, 평택에서 대전, 대전에서 대구, 대구에서 부산은 갈만한 거리로 느껴지는 원리 같은 것이죠.
비슷한 가까운 예로 저의 경우, "주간 뉴스레터 발행하기"라는 큰 목표를 1시간 단위로 쪼갭니다.
- 주제 정하고 얼개 구성하기 (1시간)
- 구성한 얼개대로 브레인스토밍 작성 (1시간)
- 작성된 내용 다듬고 정돈하기 (1시간)
- 내용에 적합한 이미지 삽입 및 수정 (1시간)
- 전체 내용 다듬고 완성하기 (1시간)
이런 식으로 작은 단위로 나누어서 월~금 점심시간 1시간씩 총 5번에 걸쳐 5시간짜리 일을 마무리 합니다. 5시간 짜리 통시간을 확보하는게 사실상 불가능 하잖아요? 일을 쪼개지 않고 임한다면 지리한 작업이 되겠지만, 매일 점심시간 1시간을 작은 성취감을 느껴가며 할 수 있는 것이죠.
지금 제시해드린 예시는 마이크로태스킹 + 루틴화를 결합해서 효율과 성취감을 도모한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주머니 속 초콜릿처럼 Keep 해 놓으세요.
"아이 낮잠시간 1시간으로 자기 계발을 해보려는데, 뭘 해야할 지 고민하다가 20분이 흘러갔어요. 이후에는 전날 밤에 미리 준비해두니 바로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워킹맘 이O연 님 (32세)
육아휴직 코칭을 받으셨던 한 분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자투리 시간이 생겼을 때 "뭐부터 해야 하지?"라고 고민하는 순간, 소중한 시간이 흘러갑니다.
조부모님, 배우자, 시터님의 도움으로 소중한 1시간을 확보했다고 생각해볼까요? 오늘은 어떤 카페에 가볼지, 그 곳에서 유명한 메뉴는 뭔지, 오늘은 어떤 일을 할 지 고민을 하면서 10분이 날아갑니다. 목적없이 pc를 켜고 클릭 몇번 하면서 그닥 의미 없는 일들로 20분을 또 허비하죠. 30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조급함이 생겨 무언가 하나 제대로 시작을 못하다가 무엇 하나 제대로 마무리 못한 채 자책하며 집으로 돌아갔던 경험 한 번씩 있으실 겁니다. 너무 아깝잖아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해보세요.
- 전날 밤 or 아침에 할 일 목록을 작성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 할 일을 적을 땐 짧게 토막내세요.
- 각 태스크의 우선순위를 정해두세요.
- 필요한 준비물이나 자료를 미리 세팅해두세요.
비정기적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자투리 시간을 위해서라도 일의 단위를 쪼개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도, 집중이 되지 않거나, 갑자기 짬이 생겼을 때 후다닥 바로 쳐낼 수 있는 소소한 할 일 목록들을 킵 해놓고 있어 보세요.
애들 영유아 검진 예약, 쿠팡 주문 목록, 주말 일정 네이버 예약 등 별것 아닌데 머리 속을 무겁게 만드는 할 일들을 무언가 하기 애매한 자투리 시간이 발생했을 때 하나 씩 쳐내는 그 맛이 있습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던 GTD의 2분 법칙과도 일맥 상통하는 내용이죠.
4. 일의 단위를 짧게 해야하는 뇌과학적 근거
인간의 평균 집중 지속시간은 약 23분으로 알려져 있고, 이후에는 뇌의 전두엽 활성도가 현저히 감소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학창시절에 충분히 했던 엉덩이 싸움 보다는(이제는 그렇게 집중하기도 쉽지 않아요..) 우리의 집중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게 현명합니다. 한 가지 업무에 오래 매달리면서 비효율을 감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UC Irvine)의 연구에 따르면, 업무 중단 후 원래의 업무로 돌아가는 데 평균 23분 15초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이는 육아와 업무로 인해 격무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일이라도 세부 할일로 끊어주지 않으면 한참 후에 다시 착수했을 때, 종전에 그 일을 마칠 때의 흐름으로 다시 돌아가는게 어려워 생산성에 악영향을 준다는 의미 입니다.
돈까스 5개를 튀긴다고 해볼까요? 크게 다섯가지 단계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재료 준비하기 → 고기 손질 하기 → 밀가루 묻히기 → 계란물 입히기 → 빵가루 묻히기 → 기름에 튀기기
당연히, 다섯개의 고기를 모두 한꺼번에 한 스텝 씩 차례대로 해나가겠지요? 아무도 각각 한개씩 저 순서를 다섯번 반복한다거나 세개만 먼저 다 튀기고 나서 나머지 두개를 튀기진 않을 겁니다. 시간이 두배는 더 걸릴거고 주방도 난잡해지겠죠.
다섯개를 한꺼번에 한 스텝 씩 하게되면, 빵가루 까지 묻히고 냉동실에 보관해 놨다가 다음번에 이어서 할 때 튀기기만 할 수도 있게 됩니다.
한가지 예를 더 들어서, 옷정리를 하는 것도 시간이 나지 않을 때는 계획 없이 무작정 시작하는 것보다는 구분되는 단위로 딱딱 끊어서 하는게 효과적 입니다. 다 합치면 2시간은 걸릴 일이지만 일을 쪼개면 하루에 조금씩 일주일이면 해볼만 한 일이 됩니다.
- 준비하기 : 정리 공간 확보, 준비물 세팅 (진공팩, 수납함, 버릴 옷 담을 봉지)
- 윗도리 : 다 꺼내기, 분류 (입힐 것, 안입은 것, 버리거나 팔 것, 세탁 맡길 것)
- 아랫도리 : 다 꺼내기, 분류
- 외투류 : 다 꺼내기, 분류
- 의류함에 버리기 + 세탁 맡기기
- 팔거나 물려주기 (당근 or 박스 담아 배송)
- 겨울옷 자리 정리하고 봄옷 재배치
MIT의 로버트 사폴스키 교수 연구에서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뿐만 아니라 진행 상황을 확인할 때도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작은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도파민이 분비되어 만족감을 주고, 이는 일종의 보상 기대 시스템이 되어 다시 동기부여로 이어집니다.
5. 일을 쪼개고 계획하는 구체적인 방법
5-1. 업무 분해하기
큰 프로젝트나 목표를 30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쪼개세요. 일을 쪼갠다는게 말이 쉽지 그것 조차도 일이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맞는 말입니다. 매일 익숙하게 하는 일이 아니면 그 프로세스를 떠올리고 일을 하나하나 나누는 것 조차도 다 에너지가 쓰이는 일이 되어버리면, 선뜻 실행하기가 어렵죠.
이에, 워킹맘,대디를 위해 15분 단위로 일을 쪼개기 챗봇을 한 번 만들어 보기도 했어요.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어떻게 단위를 쪼개야 할지 막막할 때 사용해보니 일의 얼개를 잡는데 꽤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여러분도 이렇게 ai툴을 통해 각자 여건에 맞게 정말 간단하게 만들어 보실 수도 있습니다
(혹시 GPT만들기가 어려우시다면,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613톡방에서 말씀해주세요. 다른 칼럼이나 톡강의로 한 번 간단히 알려드려 보도록 할게요!)
5-2. 블록 단위로 계획하기
제가 반복적으로 강조드리는 부분이 있죠. 내 하루 일과를 트랙킹 해보시라는 말 입니다. 내 하루가 어떤 패턴으로 흘러가는 지를 머릿 속에 그리고 있어야, 아 이 일은 언제 하면 되겠다. 이 일은 어느 정도 단위로 쪼개야 되겠다를 머릿속에 구상할 수 있게 됩니다.
가용 시간을 블록 단위로 구분하고, 각 블록에 태스크를 배정합니다. 저는 하루 블록을 5가지로 구성합니다.
<정기 자투리 시간에 하는 일들>
- 점심시간 (1시간) : 뉴스레터 작성
- 버퍼시간 (30분) : 미비 사항 or 단순 처리 업무 몰아서 수행
- 재우기 직전 (15분) : 하루 회고, 일기 쓰기
<비정기 자투리 시간에 하는 일들>
- 각종 신청 및 예약, 계좌 이체 및 납부, 전화 업무 등
제 코어 타임을 제외하고 매번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자투리 시간들,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자투리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지를 미리 keep해 놓은 일들을 장전해 놓고 있습니다. 그 날에 해야하는 one-thing들을 위주로 하되, 애매하게 남는 시간이 있다면 이렇게 keep해놓은 짧은 단위 일들을(전환시간이 없는) 신속하게 쳐내는 것이죠.
5-3. 준비물 미리 세팅하기
필요한 모든 것이 바로 손에 닿는 위치에 있어야 하고, 장소도 마련되는게 좋습니다. 이 모든게 전환비용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자투리 시간을 준비를 위한 전환시간으로 소모해 버리면 남는게 거의 없게 되니까요.
저는 모든 노트북, 충전기, 필기구를 항상 가방에 넣어두고, 클라우드에 모든 문서를 동기화해둡니다. 종이책, 아이폰, 아이패드, 노트북 중 그 중 어떤 걸 집어들던지 자리에 놓고 바로 펼쳐서 할 수 있게 끔 물리적 여건을 만들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5-4. 타이머 활용하기
뽀모도로 타이머 앱이나 일반 타이머를 활용하여 집중 시간을 관리해보세요. 이렇게 까지 해야되나? 생각하지 마시고, 인간은 원래 게으르고 어리석은 천성을 가졌다고 생각하세요. 그걸 인식하면 나 스스로 ‘환경을 설정’하는게 얼마나 고차원적인 생각인지 스스로 느끼게 됩니다.
저녁에 집안일도 이 시간안에 내가 꼭 끝낸다 라는 접근으로 타임어택 하듯이 하면 확실히 속도도 효율도 달라집니다. 그렇게 안될 것 같은 일들을 시간 안에 완수 했을 때의 뿌듯함을 느껴보시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자투리 시간으로 생긴 10분 15분을 절대 허투루 쓰지 않게 됩니다.
앱을 사용하시는 것도 좋고, 저렴한 뽀모도로 타이머를 하나 마련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추천 앱>
- 원띵 : 내가 보낸 자투리 시간을 시각화 하기 좋은 앱
- Focus To-Do : 뽀모도로 타이머와 할일 목록을 결합한 앱
- Forest : 집중하는 동안 가상의 나무를 키우는 앱
5. 하나씩 쳐내는 즐거움
작은 성취도 기록하고 스스로 축하 해주세요. 이는 다음 작업을 위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플래너에 완료한 to-do에 가로줄을 시원하게 쫙 그어버리거나, 체크를 해서 없애는 등의 작은 성취감들을 느끼면서 일의 진전에 따른 성취감을 땔감 삼아 다음 단계의 동기를 충전해보세요.
6.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거듭 강조드리지만, 육아인의 성장은 빠른 속도가 아니라 지속성에 있습니다. 꾸준함의 힘을 믿으세요. 오늘 30분, 내일 30분, 그렇게 쌓인 시간이 모여 결국 큰 성취가 됩니다.
오늘 부터 매일 한 페이지 글을 작성해도 1년이면 300페이지 넘는 책 한권이 완성되는 단순한 계산에도 책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300페이지라는 총량에 압도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육아인의 자투리 시간을 의미 있게 쓰기 위한 마이크로 태스킹 전략에 대해서 작성해 봤습니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꾸준함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앞으로 꽤나 오랜 시간동안 우리에게는 수험생들 처럼 매일 4시간 이상 통으로 집중 할 수 있는 일과는 주어지기 어렵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의미있게 쓰는 마인드와 노하우는 그걸 갖춘 육아인과 갖추지 못한 육아인의 격차를 시나브로 벌어지게 하는 핵심 요소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내용 유익하셨나요? 앞으로도 육아인의 시간 재테크를 비롯해서 맞벌이 육아인의 균형있는 삶을 위한 좋은 내용 많이 준비해보겠습니다. 유익하셨다면 상단의 구독하기 한 번 눌러주세요!
육아도 일도 삶도 잘 해내고 싶습니다.
주변 다섯 명의 평균이 바로 나 자신이다.
이 말 많이 들어보셨죠? 그 만큼 주변 관계와 환경 설정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당장 저 부터가 육아(6)도 일(1)도 삶(3)도 잘 해내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단톡방에 들어오세요 :) (비번 : 1212)
육아도 일도 내 삶도 잘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빠들과 동반 성장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에요. 앞으로 애비로드가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 소식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어요 :) 우리 같이 또 멀리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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