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현재 자신의 마음에 주의를 기울이며, 지금 이 순간을 자각하는 일이다. 내면의 힘을 키우는 수련법으로 수천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정신 및 심리치유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면서 점차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온함을 찾아나가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마음과 몸은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통합되어 있다는 ‘심신일원론’의 관점으로 삶을 돌보아야 한다. 철학자 니체는 “영혼도 몸 속에 있는 어떤 것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면서 ‘나’라는 존재는 몸과 마음과 영혼의 총체적인 존재로 설명했다. 마음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것은 이제 당연한 추세가 되고 있다.
명상은 기본적으로 들숨과 날숨을 ‘관찰’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심신수련하는 다양한 종교, 철학의 방법이기도 했다. 오늘날은 수행자 뿐 아니라 의사나 심리상담사들도 명상을 도입하여 정신건강 치유에 활용한다. 명상치유상담사로 활동하면서 환자들에게 명상을 통해 마음을 돌보는 일을 하는 분이 있다. 바로 ‘성모 평온한마음의원’의 양상부 상담사이다.
“저는 오랫동안 명상 수련을 해 왔고, 대학원에서 심신통합치유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습니다. 정신적인 고충이 있는 사람들이 정신의학과 상담을 받는데, 이곳은 마음까지 치유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약물로 치유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합적 접근으로 환자들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렇게 말하는 그는 정신건강의학과 명상치료는 상호보완적이라고 한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기도 한 그는 명상을 하면서 받은 영감으로 소나무 그림을 그린다. 예술도 하나의 명상행위가 될 수 있으며, 자연스레 모든 예술가들은 명상을 할 수밖에 없다. 내면의 고독과 마주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소나무와 교감하고 자연과 하나되는 순간을 기도와 호흡으로 느끼며 그림으로 옮겨간다. 명상하듯이 그린 그림이라 그림을 통해서도 평온한 마음을 갖고 치유를 경험하는 분들이 계시다고.
“명상하듯이 그림을 그리면서 밝고 환한 의식의 상태에서 내면의 깨달음의 순간을 담아보고자 합니다”
이런 마음을 그림을 그리는 양상부 작가를 보니 타로카드의 ‘교황’ 이미지가 떠오른다. 교황은 사람들을 신의 세계로 이끄는 사람이며, 존경받는 어른이자, 봉사정신이 투철한 신앙인이라 할 수 있다. 자유분방한 이미지라기보다는 사람들이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다소 자신만의 틀과 보수성을 지닌 인물이다. 교황의 자리에 앉아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고 있는 카드의 그림을 보니 만만한 성격이 아닐 것 같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준다는 면에서 양상부 작가의 삶과 맞닿아 있다. 그가 안내하는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이라는 마음챙김 명상도 매력적인 측면이 있다.
1970년대 MBSR명상법을 처음 창안한 존 카밧진 박사는 MIT에서 분자생물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마음의 작용에 관심이 컸던 그는 20살 때부터 명상 수련을 했고, 1979년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에 ‘마음 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8주 프로그램을 개설하기에 이르렀다. 명상, 과학, 의학, 심리학을 통합한 이 프로그램은 고대 불교 명상 수행법의 ‘불교없이’ 의학 및 건강관리를 주류로 가져온 것이 핵심이다. MBSR로 인해 전 세계의 명상 인구 확산에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
그렇다면 양상부 명상치유사는 어떤 방식을 명상을 안내하고 있을까.
“가만히 앉아서 좌선하고 명상하는 것은 초보자들에게 힘들 수 있어요. 그래서 ‘몸바루기 운동’이라는 제가 만든 시퀀스의 동작을 안내해드린 다음 호흡과 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고, 자연스레 누워서 바디스캔 명상 멘트가 연결됩니다. 기본 호흡명상과 함께 중심 바로세우기 명상을 주로 하고 있어요. 정신 질환자들이 명상을 꼭 해야 하는 이유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면서 내면의 힘이 커져요. 서로 공명이 되는 것을 느끼면서 에너지를 교감하죠. 명상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 표정과 모습이 달라집니다. 서로가 치유되는 것을 보이지 않게 경험하면서 서서히 에너지가 달라져요.”
그 역시 20대였던 1997년부터 명상을 시작했고, 몸이 갑작스레 병을 얻으면서 다양한 자연치유법을 공부하고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이끌리게 되었다고 한다. 스스로 몸을 살피고, 섭생 및 명상 등으로 몸을 치유하는 경험을 하면서 지금껏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20년간 근무했던 이력도 있는데, 당시 고등학교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특별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다양한 배움의 과정을 거쳐 현재는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타로카드의 5번 교황이 이와 같은 모습이다. 진리에 이르는 길을 탐구하기 위해 항상 책을 끼고 공부하며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모습이다. 겸손의 미덕을 지니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좋은 길을 안내하려고 하는 선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 배려심과 따뜻한 마음씨, 부드럽고 헌신적인 이미지가 ‘교황’의 특성이다.
양상부 명상치유상담사는 매일 환자를 만나 명상을 하고, 심신통합치유 공부를 하며, 밤마다 그림을 그린다.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심신의 활력이 넘치고, 자신이 가야 할 바를 분명하고 또렷하게 알아가는 비결은 바로 ‘명상’ 때문이다. 그는 매일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기본적으로 서예를 한 두 시간씩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행서체(왕희지체) 연습을 한다. 글도 명상이고, 그림도 명상이다. 하나의 행위에 집중하고, 마음을 다하며, 자신과 대상이 하나되는 순간 번뇌는 사라지고 지혜로움의 빛이 밝혀진다.
글쓴이 : 김소라 작가
『오후의 시선』『타로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좋아하는 일을 해도 괜찮을까』 『여자의글쓰기』 『바람의끝에서마주보다』 『사이판한달살기』 『맛있는독서토론레시피』 등 다양한 책을 썼습니다.
책이 있는 명상공간 ‘랄랄라하우스’를 운영하며 타로카드로 마음공부하는 글을 씁니다.
타로카드가 주는 의외의 기쁨과 성찰의 순간으로 위로받으며 잠시 쉼을 얻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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