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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매직이 있는 건지 갑자기 날이 선선해졌어. 며칠 전만 해도 너무 습하고 더워서 밖에 나가는 게 무서웠는데 이제는 숨통이 좀 트이는 거 같아.
오늘은 이렇게 더위가 좀 가셨을 때 보기 좋은 훈훈한 예능을 하나 추천해 주려고 해. 바로 최근 종영 후 반응이 좋아 스핀오프 제작이 확정된 <언더커버 셰프>야.

<언더커버 셰프>는 이미 한국에선 정상을 찍은 샘킴, 정지선, 권성준(나폴리 맛피아) 셰프가 본인 요리의 기반이 된 본토에서 막내 셰프로 위장 취업하는 내용이야. 다시 막내로 돌아간 그들이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본토의 주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기대하고 보게 되지. MC로는 김풍이 함께 했는데, 맛깔나게 오디오를 채워줘서 비교적 잔잔할 수 있는 예능임에도 재밌게 잘 볼 수 있었어.

위장 취업 기간은 총 5일인데, 그동안 이들이 수행할 미션은 총 2가지야. 첫 번째로 프로그램명이 ‘언더커버’인 만큼, 본인이 이미 실력을 갖춘 셰프임을 들키면 안 돼. 식당 측에는 뒤늦게 요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며, 이들을 위한 다큐멘터리를 찍는 거라고 말해뒀거든. 그래서 셰프들은 자신의 과거사부터 지어내기 시작해. 난 이 과거사 때문에 꼬이는 모습도 웃겼는데 그건 차차 얘기하도록 할게. 두 번째는 식당에 새로운 메뉴를 올리기였어. ‘인정받았음’의 객관적인 지표로써 해당 미션을 넣은 거 같아.

미션을 받고 샘킴은 이탈리아의 파르마로, 정지선은 중국의 청두로, 권성준은 이탈리아의 나폴리로 갔어. 샘킴과 권성준은 같은 이탈리아로 갔음에도 다른 음식들을 보여줘서 보는 재미가 있었어.
또 앞서 말했듯 이들은 자신의 과거사를 꾸며냈잖아. 샘킴은 농부로, 권성준은 야구 선수로 위장했지. 둘의 위장 직업도 웃겼는데, 난 정지선이 복싱 선수로 위장한 게 제일 웃겼어. 정지선이 무거운 중식 기구들을 잘 쓸 때마다 “복싱 선수여서 힘이 좋은가 봐~” 이렇게 넘어가는 게 너무 웃겼거든.

나는 원래 요리 프로그램을 좋아해. 그래서 <마스터 셰프 코리아>, <한식대첩>, <흑백 요리사> 같은 요리 서바이벌은 물론 <강식당>, <윤식당>, <서진이네> 등 웬만한 유명 요리 프로그램은 다 챙겨봤어. 내가 왜 요리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는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 굳이 이유를 꼽아보자면, 사랑하는 무언가에 완전히 몰두할 수 있다는 것에 동경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아. 또 요리를 하다 보면 다양한 변수들이 생기잖아. 어떻게 그 변수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지를 보며 배워나가는 것 같기도 해.

<언더커버 셰프>는 이미 탑급에 오른 셰프들이 아직도 더 배우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인상 깊었어. 실제로 그들에게 더 배울 것들이 남아있다는 점 때문에 나도 겸손해지는 기분이었지. 각 셰프가 주방에서 인정받기 위해 보이는 행보가 달라서 보는 재미도 있었어.

특히 샘킴과 정지선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줬어. 샘킴은 묵묵히 시키는 바를 열심히 잘 해내어 다른 셰프들의 인정을 샀고, 정지선은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를 어필하여 기회를 잡았어. 이런 차이는 둘의 기본적인 성향 차이도 있겠지. 하지만 확연히 다른 두 주방의 분위기에 맞춰 각자 센스있는 방식으로 어필한 거라고 생각해. 기본적인 예의만 지킨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더 잘하려는 사람의 진심이 전달되는구나 싶더라.

또 <언더커버 셰프>가 ‘우리나라 셰프들이 이렇게 멋있어요’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셰프들이 실패하는 모습과 극복하는 과정을 불편한 편집 없이 잘 보여준 점도 좋았어. 주방에 있는 셰프들과 어우러지는 모습도 자연스러워서 보기 좋았어. 실제로 각 주방에 있는 셰프들이 다 개성이 강하고 매력이 있어서 더욱 보는 재미가 있어.

다만 이들이 해내야 하는 미션들이 터무니없이 어렵다는 점은 좀 아쉬웠어. 그들의 칼질 실력부터가 요리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일 수 없는걸….. 처음엔 그들도 서툴게 칼질하는 척 했지만, 마지막엔 조급해지니까 마음껏 자신의 실력을 뽐내더라고. 본토의 식당에 막내로 들어가는 것까진 좋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미션이 다른 방식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싶긴 해.

이들의 미션 성공 여부는 직접 확인해 보길 바라! 나는 미션과는 상관없이 이들이 열심히 5일을 보내는 모습 자체가 재밌었어. 10화라 짧아서 아쉬웠는데 스핀오프 제작이 확정되어 올해 중으로 나온다니 기대가 돼. 식당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한국을 놀러 오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
사실 <흑백 요리사>만큼 세계적으로 흥한 프로그램이 아니면, 요리 프로그램을 잘 보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난 늘 외로워…. 혹시 구독자도 요리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면 아무콘텐츠 SNS를 통해 국자를 흔들어주길 바라며…(?)
다음엔 또 다른 콘텐츠 추천 글로 돌아올게! 남은 여름도 잘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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