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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U] 엄마가 모르셔서 그렇지 요즘은 다들 수장고 들어가요

ep.78 오늘의 콘텐츠: 전시 《개방 수장고 개편》

2025.11.21 | 조회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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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이번 달 전시 콘텐츠로 돌아온 퍼니야. 그동안 거주지 때문에 주로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를 많이 리뷰해 왔어. 서울엔 전시 공간이 많지만, 사실 지방의 매력적인 전시관에도 늘 한 번쯤 가보고 싶었거든.

그러던 중 최근 ‘청주’로 여행 가게 되면서, 청주의 주요 문화 거점인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 다녀왔어! 지방 전시 리뷰는 아마 아무콘텐츠에서 처음인 것 같은데?!

과연 국현미 청주만의 매력은 무엇일지, 이번 화를 통해 구독자도 함께 알아가보자!

 


[ 국내 유일 수장센터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

상단부터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 퍼니
상단부터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 퍼니

국립현대미술관 청주(MMCA 청주)는 2018년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의 4번째 관이야. 대한민국 현대미술 작품을 보관·관리·연구하는 전용 수장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지. ‘미술관의 백스테이지를 관람객에게 열어둔 곳’으로 볼 수 있어.

전시관의 작품을 보며 ‘이건 어떻게 전시관까지 왔지?’, ‘ 전시가 끝나면 이 작품은 어디로 가는 거지?’ 등 의문이 든 적이 있을 거야. 보통 작품 보관 공간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전문가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근래 들어 관람객들도 미술관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 미술관 운영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 그러다 전체 보유 작품의 5~10%만이 전시되고 대부분이 수장고에 잠든 채 남아 있다는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게 됐어. 이를 계기로 수장고가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바뀌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

 

© 퍼니
© 퍼니

개방형 수장고를 통해 관람객은 미술관에서 단순히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작품 보존 과정과 작품의 재료·상태 관리 과정까지 접하게 돼 교육적 경험을 확대할 수 있어. 미술관으로선 버려지는 공간을 활용해 전시를 확대할 수 있고, 큐레이터가 큐레이터가 수장고와 전시관을 오가며 작업해야 했던 과정도 줄어들어 효율적이지.

국내에도 수장고를 갖춘 미술관은 많지만, 대부분은 전시 중심 미술관에 부속된 형태의 수장고야. 반면 국현미 청주는 애초에 수장·보존·연구를 핵심 기능으로 설계된 미술관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 개방 수장고 개편 》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사이트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사이트

현재 4가지 전시가 진행 중이야. 내가 갔던 시기에는 《 조우(遭遇), 모던아트협회 1957-1960》 를 제외하고 볼 수 있었는데, 《돌아온 미래: 형태와 생각의 발현》과 《개방 수장고 개편》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어.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그중에서도 오늘은 《개방 수장고 개편》에 대해 소개하려고 해. 여러 전시 중 이 전시를 선택한 이유는 전시관 1층에서 진행되고 있어 유리창 너머로 외부에서도 바로 보였다는 점이야.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빼곡한 조각 작품들이 처음부터 강한 호기심을 자극했지. 무엇보다 수장고 공간을 ‘닫힌 창고’가 아니라 ‘열린 공간’처럼 인식하게 해준 전시라서 가장 시선이 갔어.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이 전시에 초점을 맞춰 소개해 보려 해!

해당 전시는 현재 무료로 관람 가능해. 도슨트 투어는 오후 3시에 진행하고 있어. 내가 갔을 때 딱 도슨트 투어 시간대와 걸쳤거든. 그런데 소장품 170여 점으로 많은 편이라 도슨트 투어를 따라가는 것은 포기하고 자유롭게 관람했어🥸

 

© 퍼니
© 퍼니

어딘가 모르게 웅장한 모습의 입구를 지나면 바로 수많은 조각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아. 여러 해 동안 여러 전시를 봐왔지만, 이런 배치는 처음이어서 신선했어. 이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주로 조각으로 분류된 입체 유형이야. 나무, 돌, 흙과 같은 자연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전통 조각부터 산업사회의 부산물인 철, 플라스틱, 일상 오브제 등 매체 자체의 한계를 벗어난 현재 조각으로 이어져. 이 흐름을 잘 살펴볼 수 있도록 연대별, 재료별로 분류하여 전시되어 있지.

이어서 170여 점의 작품 중에 내가 기억에 남는 작품 3가지를 뽑아봤어. 사람마다 인상 깊은 작품은 다 다르잖아. 구독자이 전시를 보러 갔을 때는 어떤 작품이 제일 기억에 남을지 궁금하네😝

 

 

[ 최정화 <내일의 꽃> ]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 전시되었던 모습 © 퍼니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 전시되었던 모습 © 퍼니

전시관 외관 유리창에서도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는 작품이 있어. 형광색 덕분에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나는데, 사실 나는 이 작품을 이미 한 번 본 적이 있어. 처음 만난 건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MMCA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였지. 이 전시에서는 미술관이 2018~2022년, 5년 동안 수집한 작품들을 소개했는데, 이 작품은 전시관 로비에 설치되어 있었거든. 그때도 형광색의 강렬한 에너지 덕분에 아주 인상적이었어.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다시 본 모습 © 퍼니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다시 본 모습 © 퍼니
작품명 : 내일의 꽃 (Flowers of Tomoorrow) 제작 연도 : 2015년 재료 : 섬유, FRP(섬유강화플라스틱), 고무, 우레아, 철 분말 등 형식 : 조각·설치작품 (소장품 번호: 08164)

2년이 지나 수장고에서 이 작품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연락 끊긴 동창을 만난 기분처럼 반갑더라🙋 청주에서 다시 마주했을 때는 작품의 메시지를 한 번 더 또렷하게 리마인드해주는 느낌이었어.

이 작품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조 수목과 화분을 소재로 제작됐는데, 작가는 ‘시든 꽃(철가루로 뒤덮인 인조 식물)’과 ‘형광색으로 표현된 강렬한 꽃’을 나란히 배치하여 극적인 대비를 강하게 표현했어. 시든 꽃, 인조 수목이라는 소재는 자연의 사라짐과 인공물의 증가, 소비사회의 잉여물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내포해. 이는 화려한 형광색의 인공 꽃 뒤에는 ‘시들어가는 것들’, ‘버려지는 것들’까지 함께 생각하게 만들지. 하지만 역설적으로도 ‘내일의 꽃’이라는 미래를 뜻하는 제목은 새로운 세대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만들어.

아마 그래서 이 작품이 더 마음에 깊이 남았던 것 같아. 강렬한 색감에 시선이 먼저 꽂히지만, 시든 꽃과의 대비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여운이 있잖아. 보는 재미뿐 아니라, 해석하는 재미까지 있는 작품이었어.

 

 

[ 권오상 <트리> ]

© 퍼니  
© 퍼니  
작품명 : 트리 (Tree) 제작 연도 : 2013년 재료 : 디지털 크로모제닉 컬러 프린트, 폴리스틸렌, 에폭시, 알루미늄, 우레탄 형식 : 조각·설치작품 (소장품 번호: 07812)

멀리서 봐도 단번에 시선을 끄는 비주얼의 작품👀 조각(설치)과 사진, 구조(Structure)·*릴리프(Relief)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조각이란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질문해 온 국내 현대미술가 ‘권오상’의 작품이야. 눈을 가늘게 뜨고 보면 얼핏 트리 같기도 한데, 트리의 요소를 뜯어볼수록 다양한 사물과 동물들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

 

*릴리프(Relief) : 조각 기법의 하나로, 평평한 바탕 면에서 형태가 조금 돌출되거나 들어가도록 만든 조각 방식

 

© 퍼니
© 퍼니

 

트리와 함께 얽혀있는 사람, 펭귄, 헬기 착륙장, 고양이, 미러볼 등이 의미하는 건 뭘까? <트리>는 말 그대로 일반적인 나무를 재현한 조각이라기보다, 나무의 구조와 형태를 해체하고 재조합한 조각 설치물이야. 작가는 실제 나무나 가공된 목재, 때로는 *전주처럼 ‘기능물로 변형된 나무’를 소재로 삼아 자연물이 도시 속에서 어떻게 사물이 되는지 조형적으로 풀어내고 있어. 그 결과, 작품은 자연이 인공 구조물로 대체되는 과정과 우리가 자연을 소비하고 재해석하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드러내.

 

*전주 : 전기나 통신선이 지나가는 나무 기둥

 

처음엔 익숙한 색감과 전형적인 형태 때문에 ‘나무’라고 인식했어.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속, 알루미늄, 사진 매체 같은 인공적인 재료가 섞인 혼합적인 재질이 느껴져. 재질의 묘한 느낌이 독특하게 느껴졌던 작품이야.

 

권오상, <추상적인 두상>, 2022 © 퍼니
권오상, <추상적인 두상>, 2022 © 퍼니

3층 개방 수장고에서 진행 중인 미술은행 20주년 특별전에서 권오상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볼 수 있어. 관심이 생겼다면 3층까지 꼭 보고 가길 바라✨

 

 

[ 데이비드 내시 David NASH <줄무늬의 달리는 사람 Striped Runner> ]

© 퍼니
© 퍼니
작품명 : 줄무늬의 달리는 사람 (Striped Runner) 제작 연도 : 1989년 재료 : 참나무 형식 : 조각·설치작품 (소장품 번호: 03318)

마지막으로 보자마자 “이걸 어떻게 했지?”라는 감탄이 먼저 나왔던 데이비드 내시의 <줄무늬의 달리는 사람>을 소개할게. 전통적 재료인 나무를 활용한 조각이야. 

데이비드 내시(David NASH)는 나무를 중심으로 조각과 설치 작업을 해온 현대 미술가야. 주로 나무를 잘라내거나 불에 태우는 방식으로 나무 재료의 변화 과정을 드러내는 작업을 많이 한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였는데, 믿기 힘들 만큼 정교한 작업 방식에 큰 임팩트를 받았어.

 

이 작품은 굵은 나무 덩어리를 세워 놓고, 표면을 깊게 잘라 줄무늬 패턴을 만들었어. 전체적인 형태가 몸을 앞으로 내딛는 사람의 다리·몸통을 떠올리게 하는데, 여기에 반복적인 줄무늬가 더해지면서 정지된 조각임에도 역동성이 생겨. 그래서 작품 제목이 절묘하다고 느꼈어. 원래 나무는 식물로서 정적인 존재잖아. 그런데 줄무늬와 제목을 통해 마치 앞으로 달려가는 듯한 동적인 이미지가 보이더라고.

정적인 재료로 동적인 감각을 끌어낸 점, 그리고 자연 속 나무가 조각으로 다시 태어나 새로운 움직임을 갖게 되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었어. 덕분에 작가의 다른 작업들도 궁금해질 만큼 인상 깊었어.

 

 

[ 관람을 마치며… ]

© 퍼니
© 퍼니

살면서 수장고 안에 들어가 보게 될 줄은 생각 못 했는데, 이번 전시 덕분에 전시품의 여생을 직접 엿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기획전이 끝난 뒤 이런 공간에서 작품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기도 했고.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더 많았는데, 다 담지 못해서 아쉬워. 그래서 혹시 청주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방문하길 추천해.

 

© 퍼니
© 퍼니

그리고 또 하나 소소한 재미 포인트~ 이곳에서는 ‘전시 중’, ‘대여 중’, ‘보존 처리 중’과 같이 일반 전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의 상태 메시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작품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꽤 흥미롭더라.

 

© 퍼니
© 퍼니

개방 수장고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어린이 프로그램도 현재 진행 중이야(25년 12월 13일까지). 일일 수장고 연구원이 되어 관람하는 다양한 방법을 경험하게 된다는데, 콘셉트도 귀엽고 유익한 내용들이 많을 것 같아. 나는 비록 성인이라 참여하지 못하지만, 어린이와 함께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하단 사이트에서 무료로 예약 할 수 있으니 다들 놓치지 말길 바라🙌

 

확실히 국가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라 그런지, 이런 프로그램들이 정말 잘 갖춰져 있는 것 같아. 덕분에 양질의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참 좋고!

오늘도 재밌게 읽었니 구독자? 그럼 다음 시간에는 더욱 알찬 전시 소식 들고 찾아올게~! 다음에 또 봐 안녕👋

 

퍼니의 별점 ⭐⭐⭐⭐ “영화 테넷의 수장고 장면이 떠올랐던”
전시 정보 기간 : 20. 12. 03. (목) ~ 26. 12. 31. (목)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화~일) 10:00 ~ 18:00 (17:00 입장 마감) (월요일 휴관) 요금 : 무료 (1~4층 수장고) / 5층 기획전시실 2,000원 도슨트투어 (15:00 수장고 입구에서 시작) , 무료 물품보관소 O

 

 


 

아무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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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니🐋 : 퍼니가 기억에 남는 작품은 전반적으로 자연물을 바탕으로 한 인공적 요소를 다룬 것들이 많네! 익숙함 속에 있는 아이러니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나 봐. 나도 그런 요소가 있는 콘텐츠나 작품을 좋아해. 언젠가 청주에 가면 꼭 국현미 청주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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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니😎 : 나는 ‘트리’가 가장 인상 깊었어! 우리가 자연을 소비하는 과정이 정말 눈앞에 압축적으로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인상 깊은 것 같아. 그리고 ‘줄무늬의 달리는 사람’은 사진으로 보니까 역동성이 느껴지지 않는데, 실제로 보면 퍼니의 말처럼 역동성이 느껴질까 궁금해! 나도 대전에서 미술관 다녀오고 싶었는데 아쉽게 일정상 못 갔던 기억이 나네. 걱정과 스트레스를 잠시 저 멀리 놔두고 온전히 전시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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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 오늘도 퍼니의 글은 알차다🥺 항상 새로운 전시 소식을 가져와줘서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어! 나는 최정화 작가의 ‘내일의 꽃’이 가장 기억에 남네. 두 가지 주제의 대비를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어. 퍼니가 이 부분에서 해석하는 재미를 느꼈다는 부분을 보며! 나도 전시를 많이 보고 안목을 넓혀서 그런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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