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구독자!
오늘은 원래 특집호 차례가 아니지만, 최근에 내가 축제를 즐긴 경험을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특집호로 가져오게 됐어. 내가 즐긴 축제는 바로 <서울국제도서전 2025>이야! 사실 도서전이 끝난지 좀 돼서 뒷북이긴 하지만😂 찐 막차를 내가 한 번 타보도록 할게~
<서울국제도서전>은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했던 1954년부터 70년 가까이 출판사, 저자, 독자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축제야. <서울국제도서전> 행사와 더불어 해외 도서전의 한국관을 운영하고 주빈국 행사를 주관하고 있기도 해. 서울에 모여 교류할 뿐만 아니라 세계로 나가 한국의 책과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해주는 거지.
도서전의 주제는 매년 달라지는데, 올해는 ‘믿을 구석(The Last Resort)’이라는 주제로 기획됐어. “힘들 때, 외로울 때, 당신이 기대는 ‘믿을 구석’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며, 도서전을 통해 모두의 ‘믿을 구석’을 찾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제를 선정했다고 해. 축제에 모인 모두가 서로의 ‘믿을 구석’이 되어 줄 때까지 우리의 축제는 끝나지 않는다는 도서전 소개말이 참 좋았어.
나는 올해 세 번째로 도서전에 방문했어. 그래서 도서전 소식이 들리는 순간부터 좋아하는 출판사의 SNS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지. (하지만 이번 도서전에는 참여하지 않은 나의 사랑 안전가옥…) 그런데 이번 도서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서인지 인스타그램 탐색 탭에만 들어가도 관련 소식이 정말 많이 뜨더라고. 차라리 몰랐더라면… 좋았을까? 눈에 보이니까 또 다 알아야겠는 거야….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서치를 해서 도서전에 참여하는 다양한 출판사들의 소식을 수집했어.
하지만 갑자기 현생의 일이 바빠져서, 도서전을 날밤을 새우고 가게 됐어(고난 시작). 그리고 도서전당일까지 마감인 일이 있어 도서전을 오픈런한 후 오전 내로 최대한 다 둘러봐야만 했지😭 실제로 한 2시간 정도 보고 나왔던 거 같아…. 도서전을 가본 사람이라면 2시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 알 수 있을 거야. 하여튼 여러 상황 때문에 길게 둘러보지 못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고 나의 후기를 읽어주면 고마울 것 같아~
▫️ 융니가 도서전에서 산 책
나는 자취를 하고 있어서 책을 많이 사기 어려운 상황이야. 그래서 나만의 여러 가지 기준에 충족한 책만 골라서 샀어. 원래도 책을 사기보단 도서관에서 많이 빌려 읽는 편이고, 너무 좋았던 책만 따로 소장하거나,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온 책의 커버가 내 스타일일 때만 사는 편임을 먼저 밝힐게.
1) <다시, 몸으로> | 김초엽, 김청귤, 천선란, 저우원, 청징보, 왕칸위 | 인플루엔셜
도서전에서 ‘여름, 첫 책’ 전시를 통해 10종의 신간을 도서전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다시, 몸으로>야. 이 책은 한국과 중국의 여성 SF 소설가 6명이 ‘신체성’이라는 주제에 각자의 개성을 담아낸 단편 소설집이야.
SF 장르를 너무 좋아하는 나로서는 안 살 이유가 없었고, 한 주제에 대해 한국 작가들뿐만 아니라 중국 작가의 생각과 글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됐어. 또 ‘신체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책을 읽으며 많은 사고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지. 그래서 소장하여 꼼꼼히 뜯어 읽으려고 구매했어.
2) <여름어 사전> | 아침달 편집부와 친구들 | 아침달
총 157개의 단어로 구성된 <여름어 사전>은, 각 단어를 각자의 감성으로 정의해 적어둔 책이야. 여름에 찬찬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구매했어.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침달’이라는 출판사는 이번 도서전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 됐어. 도서전 관련 서치를 하다가 아침달의 SNS를 보게 됐는데, <여름어 사전> 홍보 사진을 보고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버렸지 뭐야. 그 사진은 바로 내가 위에 첨부한 사진이야. 사전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PVC 커버를 씌운 책, 그 위로 물방울이 떨어져 있는 모습이 정말 여름 그 자체여서 꼭 사고 싶었어.
3) <어둠의 속도> | 엘리자베스 문 | 정소연 | 푸른숲
<어둠의 속도>는 자폐를 치료할 수 있게 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기술은 과연 질병과 장애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야. 김초엽 작가님이 꾸준히 추천해 왔던 작품인 걸로 알고 있기도 해.
사실 푸른숲에서는 사고 싶은 책이 많았어. 그중에서도 이 책을 사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의미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어. 두 번째 이유는 두께가 매우 두껍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것보단 집에 두고 읽어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였지. 시간이 나면 자기 전에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야.
▫️ 융니가 도서전에서 산 굿즈
이번 도서전은 유독 출판사들이 준비한 굿즈들이 화제가 된 것 같아. 실제로 너무 트렌디하고 예쁘게 잘 뽑기도 했고! 내가 오픈런을 결심한 이유도 사고 싶은 굿즈가 품절되기 전에 가기 위해서였어. 하지만 도서전 둘째 날엔 이미 완전 품절인 굿즈들이 많았다는 사실….
1) 다산북스 - 핀뱃지
다산북스는 오픈런 하자마자 갔지만 이미 많은 것들이 품절이었어. 그래도 남은 굿즈 중에서 원하는 건 사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 나는 고민하다가 ‘책 산책시키는 사람’ 핀뱃지를 구매했어~ 밑에 나올 일상이 에코백에 달고 다니는 중인데 정말 귀여워서 만족도 10000%야.
2) 휴머니스트 - 티셔츠, 푸른숲 - 티셔츠
이번 도서전에서는 티셔츠들이 다 너무 예쁘게 나온 거야. 고민하다가 흰색 티셔츠 하나, 검은색 티셔츠 하나 이렇게 구매했어. 요즘 카페 가서 책 읽는 날이 꽤 많은데 그때 입고 나가면 기분이 좋을 거 같더라고~ 너무 귀엽지?
3) 군자출판사 - 리유저블백, 세미콜론 - 일상이 에코백, 안온북스 - 오간자 미니백
가장 유용하게 쓰고 있고, 주변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가방들이야.
군자출판사 리유저블백은 당일에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올리자마자 주변 친구들의 반응이 뜨거웠어. 나는 도서관 갈 때 책을 한 아름 빌려오는 편이라 저렇게 튼튼하고 큰 리유저블백이 유용하게 쓰이더라고. (서국제 2024에서 받은 밀리의 서재 리유저블백을 아직도 잘 쓰고 있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가장 잘 쓰고 있는 가방은 일상이 에코백이야! 생각보다 가방 안에 엄청 많이 들어가서 정말 좋더라고. 또 진짜 튼튼해.
안온북스 오간자 백은 우리나라 한복을 만드는 노방원단으로 만들어진 가방이야. 사실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책을 넣었을 때 그 실루엣이 너무 매력적이라 홀린 듯이 구매했어.
이번 도서전은 특히 굿즈에 대한 말이 많았던 것 같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제인데 왜 이렇게 굿즈에 치중됐냐…는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 그런데 나는 시대의 흐름이 변한 영향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해.
굿즈 때문에 도서전을 왔다 하더라도 바로 옆에 책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또 그 굿즈로 인해 해당 출판사를 인지하게 될 수 있잖아? 나도 굿즈 사진을 먼저 보며 출판사를 알게 되고, 그러면 여기선 어떤 책을 팔까 싶어 찾아보게 됐어. 이런 점에서 너무 비판만 하기보단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
▫️ 가장 기억에 남는 출판사
갔다 와서 기억에 남는 출판사들을 생각해 보면, 다 정성 가득한 큐레이션이 있었던 부스였어. 내가 기억에 남는 출판사 부스는 ‘푸른숲’과 ‘휴머니스트’, ‘글항아리’, ‘한겨례출판’이야. 푸른숲이랑 한겨레출판은 사진처럼 책마다 직접 수기로 표기한 큐레이션이 붙어 있어서 정성이 담뿍 느껴졌어.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는지도 적혀 있어서 책을 고를 때 참고가 많이 됐어.
휴머니스트와 글항아리는 책의 시놉시스를 기막히게 적어 둬서 원래 구매 계획에 없었던 책임에도 사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들게 하더라고. 책 간의 간격도 너무 좁지 않아서 책 하나하나가 눈에 잘 들어왔던 것 같아.
출판사 부스의 외관과 콘셉트로 가장 기억에 남는 부스는 ‘문학과 지성사’야. 문학과 지성사는 50주년을 맞이해 종이 도서관으로 부스를 꾸몄어. 책들이 들어 있는 책장이 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근데 급하게 지나가느라 그냥 전시 하는 곳인 줄 알고 자세히 못 보고 넘어갔는데… 이게 너무너무 아쉬운 거야.
그런데 웬걸! 앙코르 팝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그래서 나는 꼭 다시 한번 가볼 생각이야. 종이 도서관의 아름다움과 문학과 지성사에서만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을 구매하고 싶다면 이번 앙코르 팝업에 가보는 건 어때?
또 기억에 남는 부스는 바로 ‘현암사’인데, 현암사는 80주년을 맞이해 팔순 잔치를 콘셉트로 진행했어. 대표님(으로 추정되는 분)까지 고운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셔서 내가 진짜 잔치에 초대된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축제라는 전체적인 틀에 정말 어울리는 콘셉트였다고 생각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의 장벽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현암사 80주년 정말 축하드려요!
▫️ 이전 도서전의 경험과 달랐던 점
개인적으로 재작년과 작년 도서전 때보다 쾌적하다고 느꼈어. 분명 이번 도서전이 가장 사람이 많이 몰렸다고 들은 거 같은데, 사람들이랑 부딪히는 느낌도 적게 들었어. 또 너무 시원해서 좋았던 것 같아. (앞으로도 이렇게만…)
이전에는 도서전 참가 부스에 대해서 많이 알아보지도 않았고, 축제에 참여하는 데만 의의를 둔 채로 갔었어. 그래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놀러 간 느낌이었지. 왜냐하면 나는 책을 읽기만 하지, 출판사나 작가에 대해서는 잘 몰랐거든(머쓱). 그런데 도서전에 참여하면서 출판사별 책에 대한 구분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고, 취향인 출판사도 알게 되었어.
▫️ 개인적으로 이번 도서전에서 아쉬운 점
솔직히 책 구매를 더 하고 싶었어. 초반에 구경한 책들은 더 둘러보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시간에 쫓겨서 결국 한 번 갔던 부스에 다시 갈 수 없었어. 그래서 놓친 책들이 있는데 이게 너무 아쉬워.
원래 가려고 계획했던 출판사 부스들 외에 방문하지 못한 부스들도 너무 많아😭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면서 가지 못해 아쉬운 부스들이 여럿 있었어. 문학과 장면들, 흐름출판, 소소사, 돌고래, 미씽아카이브… 다음엔 제가 꼭 찾아갈게요.
다음에는 사인회나 강연에도 꼭 참여하고 싶어. 내가 천선란 작가님을 되게 좋아하는데 이번에 시간이 안 맞아서 사인회나 강연에 하나도 참여하지 못했거든. 다음에는 꼭 참여하리라…!
도서전의 묘미 중 하나가 출판사 직원분들과 좋은 말과 기운을 주고받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엔 많이 못 해서 아쉬웠던 거 같아. 원래는 직원분께 질문도 많이 하고 추천도 받는 편인데, 그런 추억을 하나도 못 쌓아 아쉬워.
다음 도서전은 2026년 여름 예정이라 그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긴 했어. 그동안 도서전에서 인기 있던 책들을 읽어보거나 북튜버들의 영상을 보면서 책에 대한 관심을 키워보는 건 어때~? 그런 의미에서 북튜버 채널 추천을 해줄게!
1) 민음사TV
북튜버계의 블랙핑크(?) <민음사TV>를 안 추천할 수 없지. 출판사 직원들이 이렇게 웃겨도 되나 싶어. 시끄럽지 않고 잔잔한데 웃겨서 시청하는 데 큰 부담도 없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편은 ‘부장 실수 배틀’ 편이야. 한 번 보고 꼭 민팁에게 감기길… (도서전 갈 때마다 민팁에서 뵀던 분들 보이시면 나 혼자 하트 날리고 옴)
2) 데이지헐
요즘 내가 자주 보는 북튜버는 바로 <데이지헐>이야. 목소리가 너무 좋으셔서 책 추천해 주실 때 완전히 빠져들게 돼. 하지만 난 또 너무 잔잔하기만 하면 영상을 끝까지 못 보는 편이거든. 그런데 책 소개를 기가 막히게 해주셔서 최근엔 데이지헐님이 추천해 주신 책만 많이 읽은 것 같아. 꼬꼬무 재질의 느낌을 좋아한다면 추천이야!
3) 쩜
이 매력적인 여성… 아마 구독자이 이미 쇼츠로 봤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바로 <쩜>이야! 원래 직업은 댄서신데 북튜버를 하는 식집사야. 마치 김치피자탕수육 같이 여러 매력을 지닌 유튜버지. 책 소개와 감상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웃겨. 당시 유행하는 밈이나 짤을 잘 활용하고 속도감이 빨라서 재밌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
이 외에도 여러 북튜버들이 있는데, 보다 보면 취향이 비슷한 유튜버들이 보이게 될 거야. 그러면 그 유튜버가 추천해 주는 책들을 한두 권씩 읽어보면 어떨까 싶어. 그리고 우리 내년 도서전에서 만나자. 구독자을 <서울국제도서전 2026>에서 만날 그 날을 꿈꾸며 오늘은 이만 마칠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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