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ue 3. 당신의 6월은 안녕하신가요?

이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곁들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은 센스쟁이🌷

[analogue, 6월의 기록]

안녕하세요 구독자님들, 어느덧 3번째 뉴스레터입니다! 이번 편지는 6월 한달을 마무리해내는 기록을 담아보기로했습니다. 

5월의 어느날, 두 번째 직장을 퇴사한 저는 5월과 더불어 6월의 날들을 조금은 멍-한 상태로 보냈답니다. 퇴사 이후에도 줄곧, 무언가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듯한 감정이 마음 속에 남아있었던지라 5월과 6월의 시간에서는 그 감정이 발현되어지는 시작점을 찾기 위해 꽤 많은 나날들을 보내게되었습니다. 현재는 그 마음들이 깨끗이 정리되었냐고 물어보신다면 지금도 여전히 그 과정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고 답변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긴 시간과 호흡을 지닌채로 비우고 채우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의 나날들입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흐린 날들이 지속되다가  또 이따금씩은 볕이 드는 날이 존재하다가 화창한 날이 언제 있었냐는 듯 다시 흐려지는 날들이 반복되는 중이라.. 하루 이틀에 걸쳐 빨래를 해내는 저에게 요즘의 흐린 날들은 조금 곤혹스러운 마음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비가 내리는 장면을 바라보는 일은 그 언제나 낭만이 있습니다. 

비가 내릴 때면 항상 듣는 음악이 존재하는데, 그건 바로 영화 <클래식>에서 등장했던 ost이기도 한 김형중의 <그랬나봐>입니다. <그랬나봐>는 제가 15살이었던 해에 세상에 등장한 음악인데, 저는 이 ost를 처음 접하게 된 이후로 줄곧 비가 내리면 항상 이 곡을 찾곤합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마주해도 음악의 가사는 여전히 그 시절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떠오르게 만들어줍니다.

 서로의 마음들을 담아낸 긴 편지들을 주고받는 일이 참 으로 일상적인 일이었던 시기가 존재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네는 일에 조금은 무감각해진 것 같기도합니다. 그래서 이따금씩은 그 때의 방법들이 그리워지는 날을 맞이하기도합니다. 

편지지에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마음을 써낸 그 시간들이, 

[analogue, 영화]

구독자님들은 요즘 마주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는 언젠가부터( 그 언젠가는 유튜브가 등장한 이후부터인 것 같습니다만) 한 영화를 끝까지 완주해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한 편의 영화를 담담히 바라보기보다는 그저, 짧은 시간으로 축약해둔 영화의 요약리뷰를 자연스레 찾게 되는 걸 보니 어느덧 저 역시 빠른 세상의 부분들에 조금씩 흡수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의 마음이 들곤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다보니, 문득, 제대로 된 영화 한 편을 감상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독자님의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영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김씨표류기>와 <바그다드 카페>라는 두 영화를 가장 애정하는 바입니다. (바그다드 카페는 무려 독일, 구 서독일 때 만들어진 오래 전 영화랍니다..!) 마음이 울적할 때면 꼭 이 두 영화들을 찾게 되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 영화를 마주하고있으면 넘실거리고 찰랑거리며 울렁이던 마음들이 어느새 잠잠해지곤합니다. 만약 이 두 영화를보지 않으셨다면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세상에 그것만큼 귀중하고 값진 일이 또 있을까요? 그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은 자신만의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을 수 있을만한, 큰 용기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순간 깨닫곤합니다. 서로에게 힘을 나누어줄 수 있는 존재의 힘은 대단하다고-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사람(인)의 한자어(人)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서로가 서로을 지지하고 있는 듯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둘 중 하나의 대상이 사라진다면 하나의 존재는 금방이라도 힘을 잃어버리게될 수도 있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됩니다.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며 힘을 주고받으며 이 매서운 세상을 함께 헤쳐간다는 것이 바로 인간이 살아가는 실제의 삶의 모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analogue, 글쓰기 음악]

6월에는 특히나 잔잔한 피아노곡들을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글을 쓸 때는 가사가 없는 곡을 마주하는 것이 저에겐 도움이 되는터라, 마음을 담아내는 글을 써낼 일이 많았던 6월의 나날들에는 가사가 없는 곡이 잔뜩 담겨진 플레이리스트를 즐겨 찾곤 했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기 전에는 애플뮤직을 사용해 음악을 듣곤했는데(7년 째 아이폰 유저입니다 ㅎㅎ), 프리미엄을 사용한 이후로는 유튜브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플리들을 골라 듣는 재미에 푹 빠져 그 날의 날씨와 기분,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해내어 음악을 마주하는 편입니다. (그저 다양한 플리들을 만들어내는 분들에게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두구두구,

저의 최애 글쓰기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봅니다💛

[analogue, 운동과 유튜브] 

참! 6월에는 운동을 조금 게을리 했습니다. 매일매일 하던 운동루틴이 6월의 나날들에는 어찌나 신명이 나질 않던지(날이더워 그랬나봅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하던 운동을 1번으로 줄이기도 하고, 그것마저 빼먹었던 날들도 꽤 있었습니다. 

다만, 운동에 조금 마음이 떠난 만큼 영상편집에 큰 흥미를 느껴 편집하는 일을 정말 즐겁게 하던 한 달의 시간이었습니다. 실은 3년 전에 책과 관련된 영상들을 유튜브에 올린 적이 있었는데(이후에는 영상들을 다 지웠습니다),그 때와 비교했을 때 블로앱과 휴대폰만으로도 편집을 쉽게 해내는 것이 가능해져서 요즘은 휴대폰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 간편하게 편집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대체적으로 영상을 촬영하는 일보다는 자막을 다는 일을 즐겨하는 편입니다. 자막을 작성하는 일 또한 배경에 걸맞는 문장들을 구성해내는 과정이다보니 활자를 쓰는 일을 좋아하는 저에게 이 과정들이 제법 잘 맞나봅니다🌿

[analogue, 여행]

덥다라는 말을 외치면서도 여름이라는 계절을 무한애정하는 저는 무더위를 무릅쓰고 지난 주에 포항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대구에서 대학시절을 보내던 시기에는 포항이라는 지역으로 여행을 종종 다녀오곤했었는데, 그 이후로는 쉽게 찾지 않았던 지역이었는데 꽤 오랜만에 그 곳을 다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대학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었는데, 짧은 시간 내에 참 많은 것들을 해낸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포항에서 유명하다는 환호횟집에서 새콤달콤한 물회를 먹고 고요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하학적인 모양을 띤 스카이워크도 마주하는 동시에 환호공원 내에 위치한 미술관을 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체력은 많이 달렸습니다만🥲) 

바닷바람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시원한 계절감을 지닌 부산에서 살아가던 저는 경북에 도착하자말자 숨이 턱턱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4년 내내 대구의 더위에 꽤 단련되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절 키워온 더위에 대한 대항력은 아마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다 사라졌나봅니다🥲 비록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렸지만, 그럼에도 분명 의미있었던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행 후 다짐했습니다. 여름엔 꼭 반바지를 입고 여행을 다니자며 말입니다..! 그래서 여행 직후 라룸에서 반바지를 2개나 구매했습니다.) 

여행의 장면을 담은 사진들, 

헤어지기 직전에는 친구의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각자의 모습과 저희 둘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지기도했습니다.

문득,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좋아하는 그 마음만은 쉽게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일렁였습니다. 

[analogue, 책]

퇴사를 해낸 5월엔 참 많은 책들을 책을 마주했는데, 6월엔 그보다 적은 양의 책들을 읽어나갔습니다. 

그 목록을 간략히 정리해보자면,

김성은, <어느날 갑자기, 책방을>

심너울,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 

황유미, <오늘도 세계평화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 책 모두 저에겐 참 좋은 마음들을 남겨주었던 책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책방을> 에서 마주한 이 문장이 저에겐 가장 크게 와닿았어요..! 

이 문장을 마주하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끝없이 찡-해지더라구요. 그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글이 누군가의 상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먼 훗날 내가 열게 될 독립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따듯한 온기를 얻어, 각자의 어려움에서 조금이라도 구조될 수 있게 된다면 그 또한 더할나위 없이 큰 행복일 것이라고- 

저 또한 언제나 ‘글’이라는 존재로 구조되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들 속에서 저를 건져내어주는 존재는 다름 아닌 ‘활자’라는 대상이니까요..! 

나만의 글을 쓰며 구조되기도 하며, 누군가가 써 둔 멋진 글에 나 스스로가 구조되기도 합니다. 블로그와 유튜브라는 공간에 남겨진 따뜻한 댓글들에 제 마음이 구조되기도합니다. 날서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기도하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내가 참 따뜻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여전히, 세상 곳곳에 따뜻한 온기를 지닌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매순간 느끼고 있습니다. 

이 글을 마주하는 독자님의 6월은 어떠셨나요? 

부디 이 작은 글이 독자님들의 일상에 따스함을 불어넣을 수 있길 바라며, 오늘의 편지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언제나 부족한 글을 다정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쪽 부산에서, analogue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