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ue 2. 청춘비가

1년 전(2021년의 7월)의 시간 속에서 적어낸 글을 나누고 싶어 2번째 글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글의 제목은 ‘청춘비가’- 

시와도 같은 가사가 담긴 곡을 

예빛의 담담하고도 잔잔한 목소리로 읊어내니

그 음악이 마음 깊은 곳까지 사무치고 말았다.

가사가 참 좋다

김광석의 ‘서른즈음’이라는 곡의 가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의미로 다가왔듯이, 

이 노래를 10대와 20대에 들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고야만다.

이 가사들을 온전히 이해해내지 못했을까

가사들이 담고 있는 의미들에 공감해내지 못했을까

아니면 그 때도 여전히,

이 가사들을 지금과 비슷한 마음으로 받아들였을까

예빛, <청춘비가> 

꽃이 피고 꽃이 지네 바람 따라 흘러간 세월

함께 하는 이 시간들 피네 지네 피고 지네

세월은 강물처럼 막을 수 없어라

인생도 바람처럼 잡을 수 없어라

이렇게 피고 지는 우리 무엇으로 막을까

흥에 겨운 이 소리만 귓가를 울리는데

눈꽃 피고 눈꽃 지네 계절 따라 흘러간 시간

함께 였던 그 순간들 눈꽃처럼 피고 지네

세월은 흰눈처럼 소리도 없어라

사랑도 눈꽃처럼 닿을 듯 사라져

이렇게 피고 지는 우리 무엇으로 막을까

흥에 겨운 이 소리만 귓가를 울리는데

취한 꽃들이여 지치지 말고 다시 품에 안고

피고 또 피어라 시린 겨울 가고 봄이 올것이니

다시 피고 지고 또 피어라

이렇게 피고 지는 우리 무엇으로 막을까

흥에 겨운 이 소리만 귓가를 울리는데

실제로도 인생이라는 달리기에는 결승점이 없기에, 

우리는 긴긴 인생을 살아내며 

수없이 피고도 지는 순간들을 맞이하게 된다.

하나의 계절이 다가오면 새로운 꽃들이 피어오르고, 

또 하나의 계절이 지나가면 다음해에 꽃을 피울 순간을 기약하며 지게되는 존재인 꽃들과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비슷한 궤도를 지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꽃이 피는 순간을 막을 수도,

꽃이 지는 순간을 막을 수도, 

흘러가는 세월을 강물처럼 막을 수도, 

지나온 인생을 바람처럼 잡을 수도 없다.

각자의 방식대로 피고 지는 순간들을 

그 어떤 방법으로 막아낼 수는 없다.

그저 담담하게 마주할 뿐이다. 

그러니 지는 순간들을 맞이하여도 괜찮다.

다시금 다가올 계절의 시간에서 꽃을 피울 순간들을 기약하며 그 시간들을 인내하면 되는 것이다. 

그 인내의 순간들은 시간이 흘러흘러 더없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은 꽃으로 피어오를테니-

지치지 말고 다시 피고 또 피면 된다.

시린 겨울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올 것이니, 

그저 다시 피고 또 피면 되는 것이다.

제목인 청춘비가의 한자어를 풀어보면 인생의 젊은 시절의 슬프고 애잔한 노래쯤 될테지만, 오롯이 나의 관점으로 청춘을 해석해보자면 청춘이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울 점이 존재하는 시간이었고, 깨닫는 순간들이 많아지는 시간들이기도했다. 그러하기에 이 노래에 붙여진 제목의 뜻이 청춘이라는 단어가 지니는 모든 의미를 정의해내기란 부족하다는 마음이 들기도했다. 

‘청춘’의 시간에는 분명 슬프고 애잔한 마음이 존재한다. 이건 비단 ‘청춘’뿐 아니라, 그 어떤 시대에서 하나의 인생을 묵묵히 살아내는 이들이라면 흔히들 존재하는 마음이며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한 감정을 처음 마주해내는 ‘청춘’에게 그 감정의 발자국이 조금 더 깊게 남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청춘의 시간이 그저 아프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으면한다. 아픈 순간들을 통해 누구보다 나 자신을 깊게 발견하고 알아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꽃이 피고 지는 순간들에 너무 일렁이지도 않았으면 한다. 언젠가는 꼭 자신만의 꽃이 피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리고 어쩌면 각자에게 꽃이 피는 순간이 눈에 보이는 존재들로 대표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비록 표면적으로 지는 순간을 맞이한다할지라도 그저 담담히, 이겨내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으면 한다- 

인생이라는 달리기를 완주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각자에게 있어 가장 아름답고도 의미있게 꽃피는 순간들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나조차도 그러하듯, 표면적으로 가장 아름답게 꽃피던 시절이라 여겨지던 순간이 나에겐 삶에 있어 가장 어렵고도 막막한 시간이 되어주기도하고, 나만의 꽃들이 떨어진다고 여겨지던 순간이 나에게만큼은 나만의 꽃을 나답게 피운 시간들이 되기도한다. 그러니 함부로 판단해낼 수 없다. 그저 꽃이 피고 지는 순간들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나만의 노력을 해낼 뿐-

기억을 되돌려보면 시기상, 2번째 직장이었던 공공기관에 들어가는 시험을 치르기 전이었던 시간에 적었던 글이었던 것 같은데,  이 글을 쓴 지 약 1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공공기관에 들어가는 시험에 합격해 임용되어 근무를 하고 다시금 퇴사를 하여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저의 모습을 마주하니 기분이 부쩍 요상해져버리고마는 밤이네요. 

어쩌면 그래서 인생은 더 살아볼만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의 시간을 되돌아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1년 후의 저의 삶은 어떨까요? 부쩍 기대가되어지는 오늘의 밤입니다. 

덧, 3번째 글은 이번주 토요일에 멤버쉽 한정으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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