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미래교육

소통하고 협업하고 다시 일어서는 아이

창간호의 주인공, 살만 칸이 꼽은 AI 시대의 진짜 실력

2026.11.01 | 조회 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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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앤소장입니다.

오늘 소개할 분은 제게 조금 특별해요. 앤소장의 AI교육 뉴스레터 '초록지붕'의 창간호에서 처음 만난 분, 칸 아카데미의 설립자 살만 칸이에요.

창간호는 2025년 1월에 나갔고, 제목이 "내 아이의 24시간 개인교사가 된 AI"였어요. 그때 칸 아카데미의 AI 튜터 '칸미고'는 막 세상에 나온 참이었는데, 이번 영상에서 살만 칸은 이제 수백만 명의 학생이 칸미고를 쓰고 있다고 말해요. 그 사이 저는 여든두 번의 뉴스레터를 발행했고 , AI 발전은 상상을 넘어 빠르게 변화했지만, 우리 아이들의 교육 현장은 아직 그대로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분을 다시 만나 보고 싶었어요. 처음 만났던 사람을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다시 만나면, 달라진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한꺼번에 보이잖아요. 변하지 않은 건 "모든 아이에게 1:1 개인교사를"이라는 마음이었고, 달라진 건 이야기가 아이들의 공부를 넘어 어른과 아이 모두의 일자리, 그리고 "기술로 인간다움을 되찾는다"는 이야기까지 넓어졌다는 점이에요.

이번 호는 EBS 〈넥스트 비전〉의 '알고e즘' 두 편을 바탕으로 했어요. 칸 아카데미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완전학습과 맞춤형 학습이 무엇인지, AI 학습 도우미 칸미고가 학생의 생각을 어떻게 돕고 교사의 반복 업무를 어떻게 줄이는지, 그리고 AI 시대의 일자리를 바라보는 살만 칸의 걱정까지 담겨 있어요.

살만 칸은 칸 아카데미의 설립자이자 CEO예요. MIT에서 컴퓨터과학과 수학을 공부했고,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다가 경영대학원에 갔고, 투자회사에서 일하던 중에 사촌 동생의 수학 공부를 도와주다가 이 모든 일이 시작됐어요. 그리고 칸 아카데미를 비영리 단체로 만들면서 "나는 칸 아카데미를 소유하지 않는다. 이건 세상을 위한 무료 공공재여야 한다"고 했어요.

이번 영상에서 그는 다음 책으로 『Job Shock(일자리 충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요.

영상에서 특히 마음에 남은 말들을 먼저 소개할게요.

"우리의 AI는 그냥 답을 주면 안 돼요. 좋은 튜터, 좋은 선생님이 하는 것처럼 해야 합니다."

"기술은 인간의 의도를 증폭시킬 뿐이에요." "그들이 옳기를 바라지만, 희망은 전략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기술을 이용해서 우리의 인간다움을 되찾는 방법이에요."

이번 호의 출처는 유튜브 EBSCulture 2026년 10월 16일에 공개된 “EBS가 또 일냈다… 전 세계 교육의 미래를 바꿀 AI 이야기|넥스트 비전|알고e즘”과 10월 23일 공개된 "어떻게 모두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을 AI와 학생들에게 적용해 봤더니,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넥스트 비전|알고e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번 호의 핵심 질문들

 

  1. 칸 아카데미는 사촌 동생 한 명을 가르치는 일에서 어떻게 시작됐나요?
  2. 밤늦게까지 학원에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걱정해야 하나요?
  3. '완전학습'과 '맞춤형 학습'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요?
  4. GPT-4를 처음 보셨을 때 어떠셨나요? 왜 칸미고를 만들었나요?
  5. 칸미고는 왜 답을 바로 알려 주지 않고 질문하나요?
  6. AI가 숙제를 대신해 주면, 학교와 선생님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요?
  7. 일자리가 흔들리는 시대, 우리 아이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8. AI가 무서운 부모님과 시험이 무서운 아이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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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칸 아카데미는 사촌 동생 한 명을 가르치는 일에서 어떻게 시작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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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MIT에서 컴퓨터과학과 수학을 공부했어요. 그다음 실리콘밸리로 와서 기술 분야에서 잠깐 일했고, 2000년에 주식시장이 무너졌을 때 경영대학원에 갔어요.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1년쯤 지난 2004년, 막 결혼했을 때의 일이에요. 가족이 뉴올리언스에서 저를 보러 와 있었는데, 결혼식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열두 살 사촌 나디아가 수학을 힘들어한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제가 나디아가 뉴올리언스로 돌아가면 원격으로 가르쳐 주겠다고 했어요. 나디아도 좋다고 했고요. 저는 전화를 걸어서 이야기하고, 인스턴트 메신저, 그러니까 요즘으로 치면 채팅 같은 걸로 문제를 주고받았어요.

그랬더니 나디아가 조금씩, 하지만 분명하게 반 친구들을 따라잡았어요. 나중에는 반에서 조금 앞서기까지 했죠. 학교에서 다른 시험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었고, 나디아는 더 빠른 수학 반으로 올라갔어요. 저는 그 순간 푹 빠졌어요.

그다음에는 나디아의 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가족들 사이에 "무료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어느새 저는 사촌들과 가족 친구들 5~10명을 가르치고 있었어요. 그 사이에도 저는 투자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었어요. 그래도 제게는 기술 쪽 배경이 있으니까 이렇게 생각했죠. 이 아이들이 더 많이 연습하고 더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볼까?

2006년에는 이미 실리콘밸리로 다시 돌아와 있었어요. 어느 저녁 모임에서 제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보여 주고 있었는데요. (웃음) 저는 아주 재미있는 저녁 모임 손님이거든요. 그 모임의 집주인이 이렇게 말했어요. "수업을 영상으로 녹화해서 유튜브에 올려 보는 건 어때요? 가족들이 보게요."

저는 처음에 그게 끔찍한 생각이라고 말했어요. 유튜브는 고양이가 피아노 치는 영상을 올리는 곳이지, 진지한 수학을 올리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내 아이디어가 아니라서 싫다"는 생각을 이겨 내고 한번 해 보기로 했어요.

그때 유튜브는 10분 미만의 영상만 올리게 했어요. 그래서 저는 사촌들과 계속 복습해야 했던 주제들을 짧게 녹화했어요. 그렇게 40~50개쯤 만들었을 때 사촌들에게 피드백을 물었어요. 아주 유명해진 대답이 나왔어요. 직접 만나서 가르칠 때보다 유튜브 속의 제가 더 좋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서운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뜻이었어요. 전화로 저와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고맙지만, 이제는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저'가 생긴 거죠. 반복해서 볼 수 있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고, 두 배속으로도 반 배속으로도 볼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걸 좋은 피드백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했어요.

몇 달 뒤에는 사촌이 아닌 사람들, 전 세계 사람들이 이 자료를 쓰고 있다는 게 분명해졌어요. 그분들이 도움이 됐다는 편지를 보내 주셨죠. 2008년쯤에는 한 달에 5만~10만 명이 칸 아카데미를 쓰고 있었고, 제 삶을 거의 통째로 차지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는 칸 아카데미를 비영리 단체로 만들었어요. 저는 칸 아카데미를 소유하지 않아요. 이건 세상을 위한 무료 공공재여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Q. 밤늦게까지 학원에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걱정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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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다른 아시아 나라에서는 학생들이 하루 종일 학교에 다니고, 방과 후에도 학원이나 과외 센터에 가서 밤늦게까지 공부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저는 그게 걱정돼요. 제 아이들도 학교 공부를 잘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아이답게 지내길 바라요. 마음이 건강하길 바라고요. 너무 압력솥처럼 숨 막히는 환경이 되면 그런 것들이 정말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칸 아카데미에서 늘 신경 써 온 게 있어요. 무엇을 배우든 밑바탕에 있는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면,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다는 걸 알게 된다는 거예요. 사촌들을 가르칠 때도 공식을 무작정 외우려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물론 외워야 할 것도 조금은 있어요. 하지만 그 공식이 왜 그렇게 되는지, 다른 내용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 주면 수학이든 과학이든 갑자기 훨씬 쉬워졌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시험은 있어야 하고, 학생들이 일정한 수준의 실력을 갖추게 하는 것도 분명히 필요해요. 하지만 학생들이 방과 후에 몇 시간, 몇 시간씩 더 붙잡혀 있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가 있어요. 교육 시스템은 자주 정치적이 돼요. 학자와 정치인 들이 모여서 어떤 표준을 가르쳐야 하는지 논쟁하죠. 초등, 중등 교육에서 고등 교육까지 계속 그래요. 그런데 사람들이 막상 일터에 나가 보면 현장에서는 "이건 우리한테 별로 쓸모가 없네요"라고 말해요.

그래서 정부든, NGO든, 칸 아카데미 같은 비영리 단체든, 산업계든, 우리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아주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해요. 어떤 능력이 지금 정말 중요한지 계속 확인하고, 칸 아카데미 같은 플랫폼으로 그 능력을 어떻게 기르게 할지 고민해야 하죠. 수학, 읽기, 쓰기, 소통 같은 능력은 앞으로도 중요할 거예요. 하지만 그걸 바탕으로 사람들이 실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도록 도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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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완전학습'과 '맞춤형 학습'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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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칸 아카데미에서 이야기하는 건 단순히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만이 아니에요.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의 필요에 맞출 수 있느냐가 핵심이에요. 이걸 '맞춤형 학습'이라고 해요.

제 사촌들이 어려워할 때를 떠올려 보세요. 그 아이들에게는 어딘가 구멍이 있었어요. 튜터가 하는 일은 그 구멍에 집중하는 거죠. 기초를 단단하게 쌓고, 자기 시간과 자기 속도에 맞춰 배우면 훨씬 많이, 훨씬 빨리 배울 수 있어요.

'완전학습'은 이런 생각이에요. 어떤 내용을 아직 잘 배우지 못했다면, 성적표에 C를 적어 놓고 다음 개념으로 넘어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 개념을 제대로 익힐 때까지 시간과 공간을 줘야 해요.

수학에서는 특히 중요해요. 쉬운 예를 들어 볼게요. 거듭제곱, 그러니까 지수의 기본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음수 지수나 로그(거듭제곱의 반대 개념)를 이해하겠어요? 대수를 잘 모르는데 어떻게 삼각함수나 미적분을 이해하겠어요? 앞 단계가 비어 있으면 뒤 단계는 계속 흔들리게 돼요.

그런데 학교 교실에서는 이게 정말 어려워요. 제가 학생 30명이 있는 교실의 선생님이라고 해 볼게요. 30명 모두 서로 다른 곳에 있어요. 10명은 다음 단원으로 넘어갈 준비가 됐고, 10명은 이 단원을 조금 더 복습해야 하고, 나머지 10명은 길을 약간 잃은 상태예요. 지금까지 선생님들은 어쩔 수 없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서 잘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어요.

저희는 10년 넘게 영상과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만들어 왔어요. 이걸 쓰면 선생님이 모든 학생을 각자의 속도로 공부하게 하고, 실시간 데이터로 누가 잘하고 있는지, 누가 더 도움이 필요한지 볼 수 있어요. 그러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집중해서 도와줄 수 있고, 잘하고 있는 학생들을 붙잡아 둘 필요도 없어요. 이게 효과가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연구, 그러니까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전 세계에서 50개가 넘어요.

이걸 정리하면 제가 생각하는 교육의 변화는 두 가지예요. 더 많은 맞춤형 학습, 그리고 더 많은 접근. 전 세계 누구나 학교 교재만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자료를 쓸 수 있어야 하고, 거기에 더해 맞춤형 학습이 있어야 해요. 세계 최고의 학교들에서도 모두가 같은 속도로 배우고 있어요. 좋은 학교에 다니는 부유한 아이들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형편이 더 어려운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죠. 그래서 설명과 AI의 도움과 사람의 도움이 함께 있다면, 누구든 자기 잠재력에 닿을 수 있는 세상이 열린다고 생각해요.

 

Q. GPT-4를 처음 보셨을 때 어떠셨나요? 왜 칸미고를 만들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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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여름이었어요. 챗GPT가 세상에 나오기 4~5개월 전이라 누구도 생성형 AI 이야기를 하지 않던 때예요.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이 가장 새로운 모델을 보여 주고 싶다고 연락해 왔어요.

처음엔 그게 교육에 곧바로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GPT-4가 될 그 모델을 보니 문제가 보였어요. 수학을 잘하지 못했고, 사실이 아닌 말을 그럴듯하게 지어내기도 했거든요. 이걸 '환각'이라고 해요. 숙제를 대신하는 부정행위 도구로 쓰일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아주 강력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어요. 마치 외계 지능을 만난 것 같았죠. 그때 이 모델을 써 볼 수 있는 사람은 저와 칸 아카데미의 최고학습책임자를 포함해 전 세계에 열두 명 정도뿐이었어요.

저는 팀에 이걸 가져갔고, 지금 세상이 씨름하는 논쟁이 우리 안에서 그대로 시작됐어요. 부정행위 도구가 되지 않을까? 아이들 앞에 놓아도 될까? 안전은 어떻게 지키나? 한편으로는 기회도 컸어요. 맞춤형 학습, 튜터링, 학생에게 동기를 주는 일, 선생님을 돕는 일에 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팀에게 말했어요. "여러분이 말하는 위험은 진짜예요. 하지만 이 두려움을 기능으로 바꿔 봅시다."

구체적으로 이렇게 했어요. 첫째,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학생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게 하자. 둘째, 다른 AI가 대화를 지켜보다가 학생이 부적절한 곳으로 가거나 부정행위를 하려고 하면 멈추게 하자. 셋째, 우리 AI는 그냥 답을 주지 않는다. 좋은 선생님처럼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겠니?" 하고 힌트만 주도록 하자.

그렇게 만든 게 '칸미고'예요. GPT-4가 세상에 나온 바로 그날 함께 내놓았어요. 교육에서 AI를 안전하고 생산적으로 쓰는 길이 분명히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거든요.

 

출처 : 

https://www.khanmigo.ai
출처 : https://www.khanmigo.ai

 

Q. 칸미고는 왜 답을 바로 알려 주지 않고 질문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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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질문하면 답을 그냥 알려 주는 경우가 많죠. 설명이 필요할 때는 그것도 좋아요. 하지만 숙제를 하거나 연습을 하고 있을 때 AI가 답만 줘 버리면 도움이 되지 않아요.

제가 풀려는 문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 경로를 각자의 필요에 맞춰 돕는 거예요. 그 방법은 수천 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1:1 개인교습이에요. 2,300년 전 알렉산더 대왕은 아리스토텔레스를 개인교사로 두었어요. 다만 공교육이 시작됐을 때는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해 줄 여유가 없었죠.

그래서 칸 아카데미의 초점은 “AI를 어떻게 쓸까?”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개인 튜터를 어떻게 줄까?"예요. 기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할 때는 이렇게 물어요. "아리스토텔레스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은 플라톤, 플라톤의 스승은 소크라테스였어요. 그러니 소크라테스식 대화, 그러니까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으며 스스로 답에 닿게 하는 방법을 썼을 거라고 상상해요. '아카데미'라는 말도 플라톤이 세운 학교에서 왔어요. 인도의 고대 경전 베다에서도 선생님과 학생이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고요.

그래서 AI도 연습을 도울 때는 이렇게 하도록 만들었어요. 학생이 "이 문제 어떻게 풀어요?" 하고 물으면 "먼저 네가 어떻게 풀겠는지 말해 줄래?"라고 되묻고, 대답하면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본 적 있니?" 또는 "두 번째 단계를 한 번 더 볼래?" 하고 말해요. 제가 아이들과 사촌들을 가르칠 때 하던 바로 그 방식이에요.

틀렸을 때가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시점이라는 연구도 많아요. 그래서 학생이 틀리면 AI가 먼저 나서서 "이 문제를 같이 얘기해 볼까?"라고 말해요. 곧 선보일 기능도 있어요. AI가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해 줄래? 설명이 마음에 들면 점수를 줄게"라고 말하는 거예요. 객관식 대신 생각을 글로 써 보면 외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추론을 설명하게 돼요.

칸미고는 몇천 명 시범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수백만 명이 써요. 많은 학생이 큰 도움을 받았지만,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도 많았어요. 그냥 사람처럼 질문하면 되는데요. 처음엔 놀랐는데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놀랄 일이 아니었어요. 이 학생들은 선생님에게도 질문하는 법을 모르는 거예요.

30명이 앉은 교실에서 조용히 있어야 하는 아이들은 '학습된 무기력'을 배워요. 자기 필요를 말하는 법, 질문하는 법을 잃게 되죠.

 

Q. AI가 숙제를 대신해 주면, 학교와 선생님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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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에서 제가 아직 완전히 풀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걱정이 있어요. 현실에서는 AI가 숙제를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압박을 받고 시간이 없을 때 AI로 에세이를 쓰고 숙제를 하는 학생이 많아요. 제가 어렸을 때도 선생님은 말했어요. "부정행위를 하면 너 자신을 속이는 거야. 시험장에 가면 내용을 제대로 알아야 하니까."

요즘은 이걸 '인지적 오프로딩'이라고 불러요. 생각하는 일을 AI에게 떠넘기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교수님들과 학교 리더들에게 큰 소리로 말하고 있어요. 교실에서 더 많은 걸 해야 한다고요. 학생이 직접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해요.

전통적인 교실은 선생님이 강의하고, 학생은 앉아서 듣고, 연습과 숙제는 집에서 하길 기대해요. 그런데 진짜 학습은 연습할 때 일어나고, 도움이 가장 필요한 때도 바로 그때예요. 이건 AI가 나오기 전부터 있던 문제였어요.

이제는 강의를 영상으로 언제든 볼 수 있고, AI에게 질문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니 다 같이 모인 시간에는 강의를 듣는 대신 연습 문제를 풀고 직접 해 보는 거예요. 그러면 선생님이 곁에서 실시간으로 도와줄 수 있고, 학생이 직접 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선생님에게도 기회가 커요. 선생님들은 수업 밖에서 과제를 만들고 채점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을 써요. 이미 전 세계 선생님들이 생성형 AI로 수업 계획을 만들고, 궁금한 걸 더 빨리 찾고, 채점을 돕게 하고 있어요. 채점은 조심해야 하지만 신중하게 쓰면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어요.

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제가 설립을 도운 '칸 랩 스쿨'이에요. 하루 중 일부 시간에 아이들이 자기 속도로 배우는데, 컴퓨터 앞에 혼자 있는 게 아니에요. 선생님이 모든 학생이 어디쯤 있는지 보고, 어려워하는 학생은 네댓 명씩 모아서 또는 1:1로 도와줘요.

아이들이 서로 가르치게도 해요. 지난주에 막 그걸 배운 친구가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설명해 줄 수 있거든요. 설명하는 학생도 훨씬 깊이 배우고, 공감과 협력 같은 인간적인 능력도 함께 자라요.

사람들은 기술을 많이 쓰면 인간다움을 잃을까 봐 두려워해요. 하지만 저는 기술을 잘 쓰면 오히려 인간다움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다움을 되찾기 위한 거예요. 다만 AI 혼자서 교육을 구해 내지는 못해요.

 

출처 : 교육부
출처 : 교육부

 

Q. 일자리가 흔들리는 시대, 우리 아이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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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의 미래에 대해 요즘 생각을 많이 해요. 얼마 전, 벤처 투자자인 친구 집에 차를 몰고 가던 길이었어요. 실리콘밸리 이 동네에서는 자율주행 택시인 웨이모가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오, 멋지네,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곧 생계를 위해 운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18세에서 50세 사이 남성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용 분야 중 하나예요. 자율주행 택시와 자율주행 배송이 세상을 장악하면 그분들은 무엇을 하게 될까요?

친구 집에 도착했더니 친구가 자기 투자 회사 중 하나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필리핀에 콜센터가 있는데, 그 인력의 90%를 자동화하는 중이라는 거예요. 필리핀 같은 나라는 GDP의 6~8%가 이런 업무에서 나와요. 사람이 하던 업무를 다른 회사에 맡기는 걸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이라고 하는데, 콜센터 같은 곳들이죠. 그 모든 사람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이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나 다른 형태의 일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하기 전의 이야기예요. 사람들은 이제 AI 비서를 둘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이미 그런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어요.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 "산업혁명 때도 사람들은 같은 두려움을 가졌지. 마차 운전사들도 새 일자리를 찾아야 했잖아. 결국 택시 운전사가 됐고, 일자리는 항상 새로 생겨." 저는 그들이 옳기를 바라요. 하지만 희망은 전략이 아닙니다.

앞으로 몇십 년 동안 그 말이 옳다고 해도 저는 걱정돼요. 우리가 더 풍요로운 사회가 돼서 더 많은 사람이 서비스업, 연구직, 교사나 의사 같은 사람 중심의 일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전환기는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어요.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 운전하던 사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새 일을 찾아야 한다면, 그건 그분들뿐 아니라 모두에게 나쁜 일이에요. 정치적으로도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 될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그게 바로 제 다음 책 『Job Shock(일자리 충격)』을 쓰는 이유예요.

저는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고 있어요. 저희 가족을 비롯해서 모든 사람이 저한테 묻는 건 결국 "저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예요.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전공해야 할까요? 지금 서른이나 마흔 살이고 커리어가 10년, 20년, 30년 남았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요? 고용주라면 직원들에게 어떤 능력을 길러 줘야 할까요? 조직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이 새로운 세상에서 직함은 어떻게 바뀔까요? 저는 이게 솔직히 앞으로 10년간 인류가 마주할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도 이 질문이 남의 일이 아니에요. 미국에서 큰아들이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돼서 대학 지원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미국 대학의 수업료와 기숙사비 같은 걸 다 합치면 한 해에 수만 달러에 육박해요. 게다가 저는 아이가 셋이에요. 미국의 학자금 대출 전체 규모는 2조 달러에 육박한다고 해요.

그래서 생성형 AI가 나오기 전부터 많은 학생들이 고등교육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해 왔어요. 빚을 지고 대학을 나왔는데 정작 대학 교육이 필요 없는 일을 하게 되기도 하고, 대학에서 배운 것이 실제로 필요한 직업이나 기술과 이어지는지 의문을 갖기도 하죠. 게다가 AI 때문에 그 기술들이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많은 아이들이 스탠퍼드, 하버드, MIT 같은 곳에 가는 이유는 고용주들이 그곳 출신을 채용한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맥킨지, 베인 같은 기업들에 물어봤어요.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무엇이냐고요.

AI 시대에 우리가 거듭 확인하는 건,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능력이 사실은 매우 인간적인 능력이라는 거예요. 물론 프롬프트, 그러니까 AI에게 일을 시키는 문장을 쓸 줄 알아야 하고, 클라우드 기술을 쓰고, GPT나 코딩을 다룰 줄도 알아야겠죠. 하지만 정말로 오래 가는 건 소통, 협업, 그리고 회복탄력성, 그러니까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힘 같은 능력들이에요.

고용주들이 저희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하버드에서 올 A를 받은 학생의 성적표를 봐도, 그 사람이 소통을 잘하는지, 협업을 잘하는지, 실패를 잘 다루는지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는 거예요. 오히려 고용주들은 상위권 학생들이 실패를 가장 잘 못 다루는 경우도 있다고 말해요.

그리고 새로운 것을 얼마나 잘 배우는지도 중요해요. 대학에서 몇 가지를 배워서 평생 그 기술로 사는 시대가 아니에요. 기술도 경제도 모든 게 바뀌고 있고, 이제는 몇 년이 아니라 거의 몇 주마다 바뀌는 것 같으니까요.

 

Q. AI가 무서운 부모님과 시험이 무서운 아이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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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떤 산업에서든 늘 강조하는 말이 있어요. 기술은 인간의 의도를 증폭시킬 뿐이라는 거예요. 인류가 처음 불을 다루게 됐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나쁜 마음을 먹으면 불로 파괴하고 태울 수 있지만, 좋은 마음을 먹으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음식을 익힐 수 있죠. 그 뒤의 모든 기술이 그랬고, 인공지능도 다르지 않아요.

물론 AI는 사기, 가짜 정보, 부정행위, 딥페이크 같은 나쁜 일에도 쓰일 수 있어요. 저도 그게 매우 걱정돼요.

하지만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AI는 무서워. 나는 그냥 도망갈래” 하면 어떻게 될까요? 기술을 나쁜 사람들 손에 쥐여 주는 것과 같아요. 좋은 사람들은 도망가고 나쁜 사람들만 AI를 받아들이면 AI는 디스토피아로 갈 수 있어요. 그래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AI가 여기서도 도울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험과 평가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여러분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험은 수백만 명이 치르다 보니 표준화될 수밖에 없고, 특정한 유형의 질문만 던질 수 있어요. 그런데 AI가 여러분의 발표를 평가하면 어떨까요? 내용뿐 아니라 발표력, 눈 맞춤, 유머 감각, 설득력까지 볼 수 있어요.

한국에서 평가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시험을 못 보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하지만 첫 시험을 망쳤다면 더 공부해서 다시 도전하면 돼요. 두 번, 세 번 볼 수 있어야 해요. 중요한 건 그 내용을 배우는 거니까요. 열일곱 살의 어느 하루가 여러분의 운명 전체를 결정해서는 안 돼요.

평가는 열일곱 살에만 중요한 게 아니라, 스물일곱, 서른일곱, 마흔일곱 살에도 새로운 길을 열어 줄 수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자율주행 택시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우버 운전사가 칸 아카데미 같은 곳에서 새 기술을 배우고 능력을 증명한다면, 최고의 고용주들이 이렇게 말할 거예요. "이 사람은 흥미로운 인재네요. 우리 회사에서 교육받게 합시다."

저희는 지금 수억 명에게 다가가고 있어요. 모든 사람이 잠재력을 발휘하고 사회의 일원임을 느끼게 하려면 수십억 명에게 닿아야 해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살아 있기에 흥미로운 시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 ACTION 노트

 

창간호에서 살만 칸을 만났을 때는 “AI가 모든 아이의 개인교사가 된다”는 소식이 가장 크게 다가왔어요. 그런데 이번에 제 마음에 오래 남은 건 그 개인교사 AI가 "답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이건 AI가 없어도, 오늘 저녁 우리 집 식탁에서 해 볼 수 있어요.

아이가 "이거 어떻게 풀어?" 하고 물으면, 답 대신 한 번만 이렇게 되물어 주세요. "너는 어떻게 풀어 보려고 했어?"

그리고 아이가 풀이를 마치면 이렇게 부탁해 보세요. "어떻게 푼 건지 엄마한테(동생에게) 설명해 줄래?" 살만 칸 말처럼, 설명하는 아이가 그 내용을 가장 깊이 배우거든요.

이번 주에 딱 한 번이면 충분해요. 그 짧은 대화가 우리 아이의 '질문하는 힘'이 자라는 시작일 수 있어요.

 

출처 : 전자신문
출처 : 전자신문

 

배운 점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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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고의 AI 선생님은 답을 주는 AI가 아니라 질문하는 AI다. 칸미고는 "어떻게 접근할래?"를 먼저 묻고, 이 소크라테스식 대화는 고대 그리스와 인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오래된 학습 방법이다.
  2. 완전학습은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면 성적만 매기고 넘어가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기초가 비어 있으면 로그나 미적분 같은 다음 단계가 흔들린다. 맞춤형 학습은 아이마다 비어 있는 곳을 찾아 채우는 일이다.
  3. AI 시대에도 오래 가는 능력은 소통, 협업, 회복탄력성이다. 이런 능력은 성적표에 나타나지 않는다. 일자리의 전환기는 고통스러울 수 있고, 그래서 "희망은 전략이 아니다."
  4. 기술은 인간의 의도를 증폭시킬 뿐이다.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AI에서 도망치지 않고 쓸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을 쓰는 목적은 아이들이 서로 가르치고 공감하며 인간다움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이 인터뷰를 작성하고 나서

 

창간호에서 살만 칸을 소개하던 때가 아직 생생해요. 그때는 “AI 튜터가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는데, 이번에는 같은 분이 “AI가 왜 답을 주면 안 되는지”와 "일자리 충격"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저는 그의 말 가운데 "희망은 전략이 아닙니다"가 가장 오래 남았어요. 낙관만 하지도, 걱정만 하지도 않으면서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도망가면 안 된다"고 말하는 태도가 부모로서 배울 점이라고 느꼈어요.

AI를 무서워하며 멀리하는 대신, 아이와 함께 질문하는 법을 익히고 서로 가르치는 경험을 쌓는 것. 그게 이 시대의 '준비'일지도 모르겠어요. 이번 호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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