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M의 성공이 씁쓸한 이유
AtoM은 ICA의 비전을 충분히 달성했다. ICA 기술표준을 이용하여 소장기록을 카탈로깅하는 최고의 아카이브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냈고 오픈소스로 배포하여 재정과 기술 자원이 부족한 조직에 솔루션을 제공했다. 다만 이러한 성공 뒤엔 ICA의 외면과 개발업체인 아티팩추얼(Artefactual Systems)의 힘겨운 스토리가 숨어 있다.
ICA-AtoM vs AtoM
처음 AtoM을 공부하며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은 명칭이다. 누군가는 ICA-AtoM, 누구는 또 AtoM이라 하길래 ICA-AtoM을 줄여 부르는 게 AtoM인 줄 알았다. 검색하던 중 AtoM 프로젝트 관리자였던 댄(Dan Gillean)의 글을 보게 되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AtoM의 전신이 ICA-AtoM이지만 운영주체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2006년 ICA가 이름을 걸고 개발했던 ICA-AtoM의 첫 공개 버전인 1.0은 2년 뒤인 2008년 출시되었다. 국제 표준을 준수하는 기록관리 기능을 제공하게 되었지만 성능과 확장성 면에서 개선할 점이 많았다. ICA의 지원을 또 받아 2년 뒤인 2010년에 버전 1.2가 출시되었다. ICA의 후원은 여기까지였다. 리드 개발사인 아티팩추얼은 자금 지원 없이 개발을 이어갔다. ICA-AtoM은 버전 1.3.1에서 개발이 종료되었다. 아티팩추얼은 ICA-AtoM에서 ICA를 떼어 낸 새로운 AtoM을 만들기 시작했다.
은탄환은 없다
ICA의 고민은 첫 버전 공개 이후 시작되었던 것 같다. ICA 총회에서 홍보한 덕에 전 세계 수백 개 기관에서 ICA-AtoM을 도입했다. 기관들의 버그 리포트와 개선 이슈를 모으니 백 개가 훌쩍 넘었다. 일반적으로 작은 소프트웨어 베타 버전의 버그가 수십 개, ICA-AtoM과 같은 웹 어플리케이션은 수백 개의 버그가 발견된다. 빌 게이츠가 윈도우를 처음 공개했을 때 수만 개의 버그를 안고 있었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소프트웨어 개발은 무한 이슈 해결과 최적화의 연속이다.
<맨먼스 미신(The Mythical Man-Month)>의 저자 프레드 브룩스는 “은탄환은 없다(There is no silver bullet)”는 말로 완벽한 소프트웨어가 존재할 수 없음을 설명했다. 늑대인간(고객)을 단번에 죽일(만족시킬) 수 있는 은탄환(소프트웨어)은 전설에서나 존재한다.
댄과 같은 프로젝트 관리자는 고객들로부터 버그를 수집해 이슈 목록을 작성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일이년에 한번씩 새로운 버전을 배포하는 식으로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ICA는 이런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의 속성을 몰랐던 것 같다. 소프트웨어 개발비가 이렇게나 많이 드는지도 몰랐다. 2008년 ICA 총회에서 ICA-AtoM 운영위원회는 보다 완전한 제품인 버전 1.2를 2009년 가을까지 개발하길 원했다. 하지만 ICA 관리팀에서는 ICA-AtoM 프로젝트 비용이 일반적인 ICA 프로그램보다 높은 데 우려를 표명했다. 결국 2010년 이후 ICA-AtoM 프로젝트에 ICA의 자금 지원은 중단되었다.
“늦어진 프로젝트에 인력을 추가하면 더 늦어진다“는 브룩스의 법칙(Brooks’ Law)으로 유명하다
ICA의 변명
2015년 8월 어느 날 ICA 홈페이지에 공지 하나가 올라왔다.
“혼란스럽게 해서 미안하다. ICA는 사용자 커뮤니티의 요구사항을 외면하지 않겠다. 개발사인 아티팩추얼과 파트너십을 재구축해서 연말에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용자들의 항의가 꽤 있었던 것 같다. ICA를 믿고 ICA-AtoM을 도입했던 전 세계 수백 기관들은 도입 3년만에 소프트웨어 이름이 바뀌고 옛 버전 지원이 중단되는 데 당황했을 것이다. 먼지 쌓인 기록을 끄집어 내어 정리하고 ISAD로 기술하는 데 이미 많은 예산을 썼는데 지원 중단이라니. 국제기구가 이래도 되나 싶었을 거다.
그런데 ICA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억울할 만한 측면이 있다.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고 이름까지 빌려 줬는데 끝도 없이 자금 지원을 하라니, 무한 루프에 빠진 기분이었을 것 같다. 더군다나 오픈소스 아닌가? 한 기관이나 업체가 아니라 커뮤니티가 개발을 주도하는 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지 않나? 도대체 아카이브 커뮤니티는 AtoM을 가져다 스스로 발전시키지 않고 뭐하고 있나?
ICA-AtoM의 성능이 아쉬웠던 나는 ICA의 자금 지원으로 더 강력한 제품이 나온다는 기대에 가슴이 콩닥거렸다. 2015년 연말이 되기도 전에 틈만 나면 ICA 게시판을 기웃거렸다. 첫 눈이 오고 크리스마스가 지났건만 게시판은 조용했다. 위 글이 올라온 지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ICA의 후속 발표는 없었다.
“더 이상의 자금 지원은 없지만 아티팩추얼이 ICA의 비전을 이어갈 겁니다. 피터와 아티팩추얼을 응원해 줍시다!”
이 한 마디면 될 텐데 섣부른 입장문 하나로 여러 사람 희망 고문한 셈이다. ICA의 외면에도 아티팩추얼은 AtoM의 개발을 이어갔다.
바운티 모델
ICA의 자금이 들어오지 않은 지 2년째, 아티팩추얼의 대표인 피터는 기로에 섰다. 다니던 소프트웨어 회사를 관두고 회사까지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지원이 끊겼다. ICA-AtoM의 검색 인덱스는 문제가 많았다. JAVA로 만들어진 Apache Lucene 검색엔진을 PHP 라이브러리로 구현하다 보니 성능이 시원치 않았다. 기록이 많아지면 검색 속도가 느려졌다. 그대로 두면 고객들은 불편함을 참지 못할 거다. 루씬을 엘라스틱서치로 바꾸면 해결되는데 돈이 말랐다. 심드렁한 ICA를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한다.
피터가 생각해 낸 건 현상금 모델(Bounty Model) 이었다.
“저기요.. AtoM 검색엔진 바꿔 주실 분? 손?”
“돈 주시면 저희가 개발해 드릴께요~”
헉, 부끄러워.. 이게 된다고?
처음 바운티 모델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국제 거버넌스 기구를 목표로 하던 프로젝트가 새 버전 낼 때마다 개발비를 구걸해야 하다니. 피터가 직원들 월급 생각에 판단력이 흐려진 것 같다. 이게 된다고? 물론 성공했으니 지금까지 왔겠지.
사실 바운티 모델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선 흔하다. 모질라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는 보안 취약점을 신고하면 최대 1만 달러를 준다. 이더리움 & 크립토 프로젝트에서도 스마트 컨트랙트의 보안 취약점 발견에 현상금을 걸고 있다. Libre Office는 특정 기능을 개발해 주는 사람에게 바운티를 지급한다. 정체된 커뮤니티나 시급한 버그 수정, 기능 개발, 보안 개선을 촉진하는 데 바운티 모델은 효과적이다. 현상금 사냥꾼(Bounty Hunter)들은 프로젝트의 비전에 관심이 없더라도 상금을 받기 위해 움직인다.
그런데 피터의 바운티 모델은 스케일이 컸다. ICA-AtoM을 AtoM 2.0으로 바꾸는 건 페이스 리프트보다는 풀 체인지에 가까웠다. 개발비가 얼마나 들까? 적어도 억 소리는 나야 하지 않겠나? AtoM은 이제 큰 물에서 노는 거물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첫 번째 큰 손, 커뮤니티 기반 바운티로의 진화
ICA의 뜻을 이어받아 AtoM으로 비지니스를 하겠다는 피터의 비전에 처음 손잡아 준 건 CCA(캐나다기록협의회)와 LAC(캐나다국립도서관기록관)이었다. 이들은 캐나다의 아카이브 포털인 아카이브즈캐나다 사이트를 ICA-AtoM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2007년부터 테스트해 왔다. 아카이브즈캐나다는 캐나다의 모든 아카이브와 도서관 박물관 소장기록을 통합 검색하는 곳이다. 당연히 복수 기록소장기관을 지원해야 하고, 캐나다 기술표준인 RAD 기술서가 내장되어야 한다. 기관들이 사용하던 데이터베이스와 호환성도 좋아야 한다. ICA-AtoM은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 했다.
낙담하고 있던 CCA는 피터의 아티팩추얼이 ICA로부터 독립해 AtoM 2.0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재정을 지원하였다. 덕분에 현재 아카이브즈캐나다 사이트는 AtoM 카탈로그로 제공된다. 이 때 만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피터는 AABC 프로젝트에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툴킷, AAO와 밴쿠버시아카이브 프로젝트에서 사용성 평가, BCAUL 프로젝트에서 RAD와 ISAD(G) 템플릿 모형 개발 등 캐나다의 기억기관들에 필요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통해 AtoM에 필요한 기능을 채워 갔다. 2013년 10월 AtoM 2.0이 공개되기까지 아래의 개발 프로젝트들이 밑거름이 되었다.
- ArchivesCanada upgrade
- AABC Data Migration Toolkit (2010-2011)
- LAC ICA-AtoM Scalability Testing (2011)
- AAO and City of Vancouver ICA-AtoM Usability Testing (2011)
- BCAUL Pilot Project (MemoryBC) (2008-2009)
- Alouette Toolkit (Digital Collections Builder) (2007-2009)
2025년 2월 현재 AtoM 버전은 2.8.2이다. 아티팩추얼은 거의 매년 소수점 첫 자리가 바뀌는 메이저 릴리즈를 공개하며 AtoM을 발전시켰다. 바운티 모델과 커뮤니티 기반 개발을 혼합한 이 거버넌스 모델은 고달프고 지난하지만 한편으로 의미있고 즐겁기도 하다. 더 많은 리소스를 보유한 기관은 자신의 요구를 충족하는 소프트웨어를 조달할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전체에 이로운 솔루션에 투자하고 소규모 기관들이 동일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개발이든 다른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기여하든(매뉴얼 작성, 사용자 포럼 참여, 논문 및 프레젠테이션, 써드 파티 서비스 제공, 사용자 그룹 구성 등) 모든 사람이 혜택을 얻는 게 커뮤니티 기반 모델이다.
한국에서도 될까?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게 될까? 커뮤니티 바운티 모델 말이다. 말이 안 될 건 없지. 피터가 겪은 과정을 우리 나라에 대입하면 이렇다. 국가기록원이나 서울기록원(편의상 한국기록원)에 오픈소스 옹호론자이자 개발 잘 아는 오분소 팀장이 아카이브시스템 담당자로 등장한다. 여기부터 이상하지만 걍 이어가 본다. 오분소 팀장은 커뮤니티 담당자 검윤희 주무관에게 업무보고를 받은 후 마을이나 단체에서 쓸 아카이브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며 용케 예산을 따왔다. 개발비는 2년간 10억이다. 알파에 1년, 베타에 1년이다. 이 정도면 업계 평균이라 했다. ICA가 전 세계 회원기관들을 설득해 ICA-AtoM에 5년간 투입한 돈은 6.9억 유로(11억원)였다. 인기 소프트웨어인 Omeka의 초기 개발비는 2년간 49.5만 달러(5억7천만원), OAIS 기반의 디지털 보존 소프트웨어인 Archivematica의 개발비는 2년간 73만 달러(8억5천만원)였다. 2년 10억이면 우니라라 시민단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툴을 만들 수 있다.
어느 날 아카이브 사업하는 라익선 대표는 오분소 팀장의 전화를 받았다. 나라장터에 사업공고가 올라갔는데 두 차례나 입찰자가 없어 큰일 났다 한 번만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라익선 대표는 나라장터에 접속해 과업지시서를 열었다. 흠.. 왜 입찰자가 없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사업을 수주한 업체는 개발이 종료된 후에도 소프트웨어 사용자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줘야 했다. 게다가 모든 소스코드를 공개해야 하고 이를 재사용하는 제품까지 돈을 받고 판매할 수가 없었다. 헐..이게 뭔.. 라익선 대표는 오분소 팀장에게 전화해 이런 조건 들어본 적도 없고 말이 안 된다 했다.
얼마 뒤 요상하게도 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고 단독입찰 적격심사를 무사히 넘겼다. 이 조건 말이 안 된다던 라익선 대표네 업체였다. 우선협상자인 라익선 대표는 한국기록원과 협상을 했다. 오픈소스로 만들면 라이선스료를 받을 수 없으니 한국기록원이 매년 2억씩 소프트웨어 고도화 비용을 지원한다는 조건이다. 한국기록원의 공식 파트너로 지정해 설치, 교육, 컨설팅을 독점한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오분소 팀장은 일단 사업이 진행된다는 기쁨에 흔쾌히 수락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라익선 대표네 개발팀은 한국기록원과 함께 안정적으로 사업할 생각에 밤낮으로 열정을 쏟았고 2년 후 꽤 쓸만한 소프트웨어 1.0 버전을 만들어 냈다.
배포는 대성공이었다. 작년 기록인대회에서 한국기록원이 무료 소프트웨어를 엄청 홍보한 덕분인지 전국의 기록관, 박물관, 문화재단, 시민단체, 마을기록가들까지 한국기록원의 아카이브시스템 베타를 다운받아 설치했다. 오분소 팀장은 아침마다 검윤희 주무관에게 소프트웨어 설치 기관의 숫자를 물었다. 공개하자마자 이런 분위기면 올해 100개 기관을 넘기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주무관님, 지금 다운로드 몇 회인가요? 전화 온 건?”
“저기요 팀장님.. 다운로드는 200회 넘었는데요. 단체들이 자꾸 뭐가 안 된다고 전화하고 글 올리고 그러는데.. 라익선 대표 좀 만나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 사람 실력 있는 거 맞아요? 뭔 제품이 이렇게 오류가 많은지..”
“뭐라구요? 제품 잘 나왔는데 왜.. 제대로 써 봤대요?”
배포 한 달만에 기관과 단체에서 버그가 200개, 기능 제안이 50개 접수됐다. 낮에는 이것저것 안 된다는 전화 받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이메일로만 문의하라 했는데도 홈페이지 전화번호 찾아서 그렇게들 전화를 하신다. 무료로 좋은 제품 만들어 줘서 고맙다는 전화는 한 통도 없다. 한국기록원장은 팀장들을 소집해 이 난리의 원인을 추궁했다. 오분소 팀장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원래 이렇다 항변했다. 완벽한 소프트웨어는 존재할 수 없다고. 이슈 리스트 만들어서 다음 버전에 반영하면 된다고. 원장은 다음 버전 개발비가 얼만지 물었다. 매년 2억원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말에 원장은 왠지 그 얘길 들은 것도 같아 당황했다.
“저기.. 오팀장님, 더 싸게 개발할 업체는 없나요? 매년 2억원은 너무 쎈데..”
“원장님, 왜 그 때 기억 안 나세요? 입찰자 없어서 라익선 대표 제가 어렵게 모셔온 거. 원장님이 어떻게든 설득하라 하셔서 매년 2억원 지원하고 개발 독점권 주기로 한 거요..”
“으응? 내..내가?”
원장은 애써 기억을 외면했다.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조건으로 계약해 업체 좋은 일만 시키지? 우리 나라엔 기술도 없으면서 세금만 축내는 업체가 너무 많다. 다음 날 원장은 오분소 팀장을 조용히 불러 더 이상 이 사업에 예산을 줄 수 없으니 업체와 잘 얘기해 보라 한다. 며칠 뒤 회의실에서는 오분소 팀장과 라익선 대표의 고성이 오갔다. 순진한 개발업체 대표는 한국기록원의 농간에 넘어갔다.
AtoM 재단
2018년 아티팩추얼을 주축으로 AtoM 재단이 설립되었다. 재단의 목표는 AtoM 3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피터는 반복되는 개발비 조달에 지쳤던 것 같다. 리눅스 재단이 리눅스,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이 아파치 서버와 하둡 스파크를 지원하듯이 AtoM 재단을 만들어 AtoM 3를 성공시키고 후원금 기반으로 안정적인 앞날을 도모했으리라.
재단 유료 회원 수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작년 12월 AtoM 사용자 포럼 개발자 수가 2천 명, 전 세계 AtoM 사용기관이 수백쯤 되니 재단 유료회원 수가 꽤 될지 모른다.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적을 수도 있다. 뇌피셜로 예상 회비를 계산해 보니 연 8천1백79만원이나왔다. 개발자 1명 연봉이네. 이걸로 AtoM 3가 나올지 모르겠다. 너무 소심하게 잡았나? 이거 보니 우리 나라에서 아카이브 지원하는 단체를 만들더라도 개인이나 기관 회원보다는 정부나 기업의 자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카이브는 리눅스나 아파치 웹서버 인기에 비하면 천분의 만분의 일이니까.
관리자 10명 x $2,000(CAD) = 2천33만원
기관회원 100명 x $500(CAD) = 5천82만원
개인회원 200명 x $50(CAD) = 1천16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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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81,790,000 원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건 이토록 힘들다. ICA의 후원을 받으며 화려하게 시작한 AtoM 프로젝트도 커뮤니티 바운티 모델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 등이 1조원씩 투자해 만든 인공지능 오픈소스 회사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분 49%를 투자한 이후 초심을 집어던지고 부분 오픈소스로 전환했다. 영리한 저커버그는 OpenAI에 대항하는 LLaMA를,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CUDA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수조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오픈소스 지원은 AI 생태계를 장악하고 장기적으로 본인들의 광고나 칩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적인 포석이다.
아카이브는 이런 전략적인 접근이 불가능하다. 아카이브가 돈이 되진 않으니까. 아카이브는 돈을 쓰는 거다. AI 시대에 데이터가 중요하죠? 그걸 준비하는 게 바로 아카이브입니다! 돈 팍팍 쓰셔야 하구요. 기업 경영진 분들, 홍보 담당자 분들~ ESG 자금 어디에 쓰실지 고민 중이시죠? 아카이브에 쓰셔야 합니다. 왜냐고는 묻지 마세요. 지금은 아카이브 붐이니 걍 흐름을 따르세요. 2025년 대한민국, 우리에겐 이런 전략 밖에 없다.
Reference
- AtoM vs ICA-AtoM - https://groups.google.com/g/ica-atom-users/c/9y9b3DIIkMY/m/u8wDvhMBUnIJ
- ICA Statement on Access to Memory (AtoM) - https://web.archive.org/web/20150907175713/http://www.ica.org/?lid=17775
- AtoM Development Philosophy - https://wiki.accesstomemory.org/wiki/Development/Philosophy
- ArchivesCanada Initial Project Planning - https://wiki.accesstomemory.org/wiki/Development/Projects/ArchivesCanada/Planning#2011_Discussion:_User_Interface_Search_.26_Early_Mockups
- Archives Canada - https://archivescanada.ca/
- AtoM Release Announcements - https://wiki.accesstomemory.org/wiki/Releases/Release_announcements
- AtoM Foundation - https://accesstomemoryfound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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