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2월 15일 토요일, 마포역 인근 공유스페이스 포엘 컨퍼런스홀에서 기록관리단체협의회(이하 기단협)가 주최한 기록인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기록인대회를 제외하고)오프라인 토론회를 기획한 것은 오랜만이었는데, 100명이 넘는 기록인이 신청하고 끝나는 시간까지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자리를 지켜주어 우리 모두 이런 자리에 대한 목마름이 크지 않았나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발표자들이 15분의 발표시간을 넘기지 않고 지연 없이 발표를 마친 점, 최대한 토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점은 기록관리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었답니다!
1부는 공공기록물법 개정 경과와 대응방향(강석주), 대통령기록관리(조영삼), 기록관리 혁신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현단계 시사점(심성보) 등 2025년 현 시점의 기록관리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공공기록물법 개정(안)에 대해 기단협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공유하는 발표는 많은 기록인들의 궁금해 했던 사안이었습니다.
2부는 주제 별 발표로, 금번 토론회 시점에 가능한 총 7개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더 많은 주제 발표가 필요하겠지만 금번 토론회에서 준비한 발표는 총 7가지였습니다. 이후 전자기록관리, 헌법기록관리, 교육청 기록관리, 그 외 다양한 기업체 기록관리 등 더 많은 주제와 발표자를 발굴하여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니, 관심있는 주제에 대한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협회, 학회, 혹은 현재 속해있는 단톡방 등을 통해 전달해주세요. (다수의 단톡방에 기단협과 워킹그룹 멤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제발표 이후 분임토의는 처음 시도해보는 포맷이었는데요. 발표 분야별로 모여 토론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정리하여 발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동안의 발표 및 지정토론의 방식은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부족했기에,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토론시간을 확대해 보았습니다. 1시간의 토론시간도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고, 좁은 공간에서 주제별로 나누어 하다보니 소리가 섞이는 등 운영 상의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토론회에 대한 후기 일부를 정리하자면,
중앙행정기관의 기록관리에 대한 토론은 중앙행정기관의 기록연구사(관) 참여가 적어 아쉬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자율형 기록관리 책임제도는 물론 관리자급의 경력을 가진 기록전문가가 다수 있는 만큼 다양한 경험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좋겠습니다.
기타공공기관 기록관리에 대한 토론은 A 기록전문가의 후기를 공유하겠습니다.
기타공공기관의 경우, 과연 현행 공공기록물법이 개정되어도 공공기관 기록관리를 개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였다.
참석자들은 국가기록원이 이관을 받지도 않는데 공공기록물법이 공공기관 기록관을 포용·감시·통제할 수있는지에 대한 한계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실제 실무에서도 현재 공공기관은 각자 아카이브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지만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기관 내부 관리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존재했다.
또한 공무원도 아니고 민간도 아니며 법은 있으나 실제 국가기록원의 기관평가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통제는 덜한 부분에 대해 많은 공감이 형성되었다는 점은 1분임 토의와도 연결될 수 있었다. 상위기관 기록관의 아카이브화, 우리 자체 아카이브화, 비슷한 공공기관이 공동아카이브화 하는 등의 논의가 앞으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재 전문가로서 인정받기 위해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다. 기존 루틴화된 업무(기록평가 대비. 분류기준 개정 등)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렵다라는 현실에 대해 우리는 기관 내 파급력을 보았을 때 1차적으로는 기관 평가 혹은 경영평가 내 기록관리가 확실하게 자리 잡아야 하며 2차적으로 국민에게 나아가야한다는 의견이 공감을 받았다.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방향과 관련해서도 기타공공기관이 시민참여형 기록 관리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논의하였다.
이에 대해 기타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평가지표를 만들어야한다. 또한 대내적으로 전통적인 기록관리 운영방식에 감사가 운영되는 방안 및 시민참여형 평가폐기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방안 등을 다양하게 논의해보는 시간이었다.
기록물관리전문요원 교육과정 및 양성제도에 대한 토론은 현재 학교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교원과 현업의 실무자들이 함께 논의했다는 점이 의미있었습니다. 금번에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방향에 동의하는 자리였다면 향후 논의에서는 미래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까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민간기록관리에 대한 토론은 두 발표를 묶어 진행했는데요. 그 어떤 주제보다 많은 참가자들이 모였습니다(거의 2-3배). 지역, 민간 아카이빙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구나 하는 것을 느꼈구요. 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 토론회 또한 공공중심이 아니었나 하는 반성이 들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자가 너무 많아 토론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을 적극 받아, 조만간 민간영역의 토론대회를 기획해 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주신 후기 하나도 함께 공유합니다.
4분임(지역 민간기록관리), 5분임(민간기록관리)은 통합하여 분임 토의가 진행되었다. 약 30명 이상이 모인 거 같다. 참여자가 가장 많이 모인 분임으로 알고 있다. 공공기록은 중앙행정기관, 기타공공기관, 기록물관리전문요원, 대통령, 국가기록원 등으로 세분화한 반면, 민간기록은 큰 고민없이 ‘지역’과 ‘단체/개인’ 정도로 나눈 듯한 느낌이다. 4분임과 5분임의 발표자 및 토론자의 소속으로도 구분해볼 수 있을 거 같다. 4분임은 기초자치단체, 5분임은 민간기록관리업체이다. 얼마전 기록과 사회의 글처럼 너무나 ‘퉁’친거 같다. (https://maily.so/archivenews/posts/wdr9v6d9zlx) 어떻게 보면, 이게 민간기록 영역의 현실인 거 같다. 영역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없을 뿐더러 공공기록 이외에 것들을 쉽게 민간기록이라고 부르는 듯 하다.
민간기록은 공공기록처럼 생산주체가 체계적이고 명확하지 않은 태생적인 한계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고민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다음은 공공기록물법 일부 개정안(2024)을 우려하는 기록학계 및 관련 단체의 입장문 중 일부이다.
“지난 수년간 민간 영역에서는 그 고유의 가치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기록 활동을 해왔고 그 성과 또한 적지 않다. 국가 중심 민간기록물 관리 방식은 민간 영역의 기록 활동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하여 민간 영역 기록 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그간의 활동과 성과를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방법으로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https://www.archivists.or.kr/1995)
민간기록의 ‘고유의 가치’, ‘자율성과 독립성’, ‘그간의 활동과 성과’는 무엇일까. 이런 고민들이 선행되면 민간기록도 좀더 구체화된 언어로 불려지고 세분화될 것이다. 구체화▪세분화된 민간영역의 분임토의를 기대하며 이번 분임토의에서 나온 몇가지 키워드는 개인적으로 ‘도서관’, ‘다양성’, ‘생태계’로 생각한다. 접근성 측면에서 ‘도서관’이 기록관보다 우월하며, 그렇다면 기록관과 아키비스트는 무엇을 해야하고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 각 지역/주체마다 다른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에 맞춘 기록방식, 지원방법이 필요하다는 것. 지속적인 ‘생태계’를 위해서는 이 생태계의 주체와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정확한 현황파악이 필요하고 원활한 흐름을 가능하게 해주는 촉진자가 필요하다는 얘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토의에 나온 이야기 중 너무 많은 것을 마음대로 편집했다;;). 참여자들의 많은 질문과 이야기로 분임 토의는 시간이 종료되었으나, 더 이야기하고픈 표정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던 거 같다. 참여자의 ‘다양성’을 담고 민간영역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있는 ‘도서관’처럼 가까운 다음 토의를 기대한다.
녹음파일 공유.
(https://drive.google.com/file/d/1cklQsD8at4CV0f_9rRDlnXOhdLJBWKfb/view?usp=sharing)
- 이대로
대통령기록관리와 국가기록체제 변환 토론은 참석자는 많지 않았지만 의미있는 토론이 되었습니다. 두 주제 모두 국가 기록관리의 틀과 정책을 마련하는 것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이어나가야 하겠습니다.
금번 오프라인 토론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온라인도 편안하고 좋지만, 발표와 토론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오프라인 토론회 기획 또한 지속적으로 가져가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기록인들을 직접 보니 너무 반가웠고요. 앞으로 이어지는 논의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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