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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요] 2026 서울기록페어

우리가 기록하는 도시 - The City We Archive

2026.10.07 | 조회 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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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안녕하세요. 서울기록원이 주최하는 제7회 서울기록페어 「우리가 기록하는 도시」 소식을 공유드립니다. (페어를 기획한 'sibum'님의 글도 함께 덧붙입니다.)

첨부 이미지

도시와 일상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록해 온 17개 팀이 참여하며, 기록학·AI 아카이빙·동네 기록을 주제로 한 강연과 답영화 상영이 진행됩니다.

📅 2026. 10. 23.(금)–10. 24.(토)
📍 서울기록원

 

■ 주요 강연

• 미래를 위한 기록, 우리의 역할 - 설문원
• 도시 서울을 기록하다: AI와 아카이브로 추적하는 과거와 현재 - 송창기(국가기록원)
• 스마트폰으로 동네 기록하기 - 박김형준(사진가)

이 밖에도 〈콘크리트 녹색섬〉, 〈리빙 을지로〉 상영, 도시를 주제로 한 북 큐레이션, 도시를 기록하는 사람들의 부스가 열립니다. 24일에는 기록 부스 참여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별 정원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상세 일정과 신청 방법을 확인해 주세요.

 

 


서울을 기록하는 사업은, 각자의 방식으로 도시를 남기는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까?


기록학계에서도, 현장에서도 ‘시민기록’이라는 말은 흔하게 쓰인다. 그런데 시민기록이란 무엇일까. 나는 줄곧 이 말의 의미를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시민기록이라 부를 수 있는지 분명히 해야 그다음 이야기도 가능할 것 같았다.

최근 기록모임에 참여하고 서울기록페어를 준비하면서 그 생각이 달라졌다. 도시나 지역 안에서 각자가 주목하는 주제도, 그것에 접근하고 풀어내는 방식도 매우 달랐다. 같은 도시를 이야기하면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것을 바라보고, 다른 이유로 무언가를 남기고 있었다. 어떤 활동을 기록으로 읽어낼 수 있다는 이유로, 그 활동을 하는 사람까지 ‘기록자’라고 규정해도 되는 걸까. 특히 학계의 개념으로 이들의 활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정체성을 규정할 권한까지 뜻하지는 않는다. 각자가 자신의 활동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듣기도 전에 우리의 언어로 이름을 붙이는 것은 오만일 수 있다. 정의가 필요하더라도, 그 정의가 사람들을 만나는 일보다 앞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올해 서울기록화 사업은 기록원과 기관, 시민의 연결을 지향한다. 이번 서울기록페어를 준비하면서는 사업의 기조인 ‘교류’와 ‘네트워킹’을 구체적인 만남으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서로의 활동을 접하고, 궁금했던 것을 묻고, 경험과 방법을 나눌 수 있도록 부스와 강연, 영화 상영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부스에는 ‘도시구조’를 주제로,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도시를 살펴보고 기록하는 분들을 초대했다. 건물 바닥과 벽의 ‘도끼다시’, 매일 오가는 지하철역 타일의 패턴, 주민의 시선으로 만든 지도, 서울에 남은 근대건축물까지. 이들의 작업은 내가 사는 지역을 이만큼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지 묻게 한다. 각자가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에 주목했고, 무엇에 이끌려 이런 작업을 이어가는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랐다. 이분들을 ‘기록자’ 대신 ‘부스 참여자’라고 부르기로 한 것도, 각자가 자신의 언어로 활동을 소개할 자리를 남겨두고 싶어서다. 이들의 활동에서 기록의 의미를 발견한 기획자의 시선과 당사자의 언어가 만나 대화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강연은 현장에서 자주 듣는 “그래서 뭐부터 기록해야 하는데요?”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시민 대상 강연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동네를 기록하는 방법을, 학계 대상 강연에서는 해외 아카이브에서 도시구조 관련 기록물을 찾는 방법을 나눈다. 같은 서울도 ‘Keijo’, ‘Seoul’, ‘경성’으로 달리 남아 있는 자료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직접 기록을 시작하는 일부터 이미 남겨진 기록에 접근하는 일까지,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살펴보려 한다. 영화에서는 이미 사라진 장소와 그 이후를 생각한다. 〈리빙 을지로〉를 통해 재개발로 사라진 철공소 골목을 만나고, 감독이 이어가려는 ‘재개발 이후’의 질문을 함께 짚어보고 싶었다. 〈콘크리트 녹색섬〉은 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나무들은 어디로 가고, 주민들은 그곳의 기억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묻는 데서 출발한 영화다. 두 작품을 통해 장소가 사라진 뒤에도 남는 삶과 기억에 관심을 이어가고자 했다. 

 

부스에서 만나는 활동, 강연에서 나누는 방법, 영화에 담긴 장소와 기억은 도시를 기록하는 서로 다른 출발점을 보여준다. 독자들도 이 자리에서 각자의 관심과 질문을 나눠주었으면 한다. 이 활동들을 기존 개념의 사례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 개념이 무엇을 설명하고 무엇을 놓치는지 살펴보는 것. 당사자들과 해석을 나누고, 필요하다면 개념과 관점을 고쳐나가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 기록기관인 기록원에는 이런 교류가 이어질 기반을 꾸준히 마련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시민들이 원할 때 보존과 활용에 필요한 도움과 자원을 연결하고, 사업에서 맺어진 관계와 논의가 다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살피는 일이다. 사업을 수행하는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참여자의 뜻과 수고를 기획과 운영에서 존중하고, 현장에서 나온 고민과 제안을 기록원에 전달하며, 다음 만남을 위해 무엇을 남길지 돌아봐야 한다. 이번 페어가 서로의 작업을 계속 접하고, 고민을 나누고, 필요할 때 경험과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의 시작이었으면 한다. 이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서울기록화 사업에서 말하는 교류와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시민기록의 정의를 먼저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말로 묶어 부르던 활동들을 더 만나고, 그 안의 차이를 들여다보고 싶다. 기록모임에서도, 페어에서도, 그리고 그 만남이 끝난 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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