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끝나지 않은 감옥

『가자란 무엇인가』와 함께 읽는 지금의 현실

2025.05.31 | 조회 3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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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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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왜 우리는 또 가자지구를 잊고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드리해 독자 여러분.

오늘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지금 꼭 함께 생각해봐야 할 사회적 이슈를 다룬 쿠키 레터를 전합니다. 전쟁, 폭력, 기후 재난까지. 매일같이 뉴스는 쉼 없이 쏟아집니다. 그리고 그만큼,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곤 합니다. 누군가의 고통은 잠시 헤드라인이 되었다가 금세 뉴스피드 아래로 밀려나버리니까요.

어제는 우크라이나였고, 최근엔 파키스탄과 인도였다가, 오늘은 다시 가자 지구입니다. 그런데 그 ‘오늘’이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면, 그 비극은 더 이상 단발성 이슈가 아닙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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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는 다시 한 번 깊은 절망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BBC와 파이낸셜 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0주 넘게 가자에 대한 전면 봉쇄와 군사 공습을 이어오며, 수천 명의 민간인들이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렸습니다. 그리고 최근, 이스라엘은 봉쇄를 일부 완화하고 ‘기본적인 양의 식량’ 유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조치가 있기까지 이미 수많은 삶이 무너졌고,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가자란 무엇인가』의 저자 오카 마리는 말합니다. “망각이 다음 학살을 준비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자 어딘가에서는 아이가 울고, 병원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이야기를 놓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단지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봉쇄는 무기가 되었습니다: 굶주림과 침묵의 전략


가자지역 “배고픔이 미사일보다 두렵다”...새 모이, 잡초, 거북이도 먹는 근황 / 14F (출처: youtube, 14F 일사에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는 식량, 의약품, 연료 등 모든 생필품의 유입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BBC는 한 어머니의 절박한 인터뷰를 전했습니다. “아이들이 배고파서 울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줄 게 없어요. 저도 같이 웁니다.”

어떤 가족은 며칠 동안 마실 물이 없어 바닷물을 끓여 마셨고, 어떤 이는 양파 한 조각을 온 가족이 나눠 먹으며 하루를 버팁니다. 이런 장면은 더 이상 비유가 아닙니다. 유엔은 가자를 “기아 직전의 지역”으로 정의했고, FT는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구호 트럭 수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자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봉쇄를 단순한 통제가 아닌, 치명적인 구조적 폭력으로 설명합니다.

“봉쇄는 구조적 폭력입니다. 직접 사람을 죽이지는 않지만, 생존 조건을 없앰으로써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그 폭력은 총알보다 느리지만, 더 깊고 광범위하게 인간을 파괴합니다.

 

인간의 공간을 지우는 전략: ‘스페이시오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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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서는 삶을 위한 공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BBC는 구조대원이 한밤중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울고 있는 장면을 보도했습니다. 그날 하루에만 100명 가까운 민간인이 사망했고, 상당수가 어린이였습니다.

병원, 학교, 피난소, 시장, 심지어 장례식장까지도 공습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전체 건물의 절반 이상이 파괴되거나 심각하게 손상되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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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 마리는 이러한 현실을 ‘스페이시오사이드(spaciocide)’로 개념화합니다.

“전쟁처럼 직접 사람을 죽이지 않더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모두 무너뜨려 삶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파괴된 것은 콘크리트 건물이 아닙니다. 그 안에서 이어져야 할 가족, 공동체, 그리고 미래입니다.

 

중립은 없습니다: 우리는 어디에 서야 할까요?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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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하마스의 민간인 공격은 국제법상 명백한 전쟁범죄입니다. 그러나 『가자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공격이 점령에 대한 “국제법상 저항권 행사”라는 시각에서도 분석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폭력의 정당화가 아닌, 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에 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습니다.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양비론이 아니라, 정의의 편에 서서 전쟁을 멈추도록 압박하는 일입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기 전에,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구조적 폭력을 인식하고 침묵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설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입니다.

 

📘 함께 읽기 – 『가자란 무엇인가』


(출처: 두번째테제)
(출처: 두번째테제)

이 책은 가자의 현재가 단지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분쟁’이 아니라, 누적된 억압과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만든 구조적 비극임을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이것은 ‘연쇄적 충돌’이 아닙니다. 세계 굴지의 군사국가가 ‘가자’라는 감옥에 150만 명을 가두고, 무차별적으로 무기를 퍼붓는 명백한 대량학살입니다.”

 

나가며: 우리는 기억할 것인가, 외면할 것인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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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단순한 전쟁이 아닙니다. 그것은 반복된 침묵, 허용된 폭력, 그리고 세계가 외면한 고통의 총합입니다. 이 참상을 단지 뉴스를 통해 스쳐 보내는 대신,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왜 우리는 항상 같은 쪽의 눈물만을 마주하게 되는지.

“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가자도, 중동도, 인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기억은 연대의 시작입니다. 뉴스를 넘어서 구조를 읽고, 책임을 묻는 감각. 그것이 지금, 우리가 가자를 다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 작성자: 에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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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채의 프로필 이미지

    금채

    0
    about 1 month 전

    얼마 전에 <가자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 다시 정확히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잠시 휴전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 아예 전쟁이 종식되지 않으면 다시 끝없는 감옥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됐었는데 결국 우려하던 대로 되어버려 씁쓸합니다.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마냥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게 맞는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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