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새해 다짐, 잘 지켜나가고 있나요?
아침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또 이렇게 게으르게 살고 있구나' 한숨 쉬어본 적 있나요? 새해가 되면 으레 올 한 해는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한 달쯤 지난 지금, 혹시 여러분은 처음의 다짐을 잊어버리고 다시 게을러졌다고 자책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사실 우리는 충분히 바쁘게 살아가고 있음에도 자꾸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몰아세우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게으르다는 착각'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책 한 권과 영화 한 편을 소개합니다.
오늘의 책 📗 『게으르다는 착각』(데번 프라이스 저, 이현 저, 웨일북 출판사)
휴식의 필요성을 부정할 필요가 없다. 게으름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p. 19)
🔍 '게으름'은 실재하지 않는다
『게으르다는 착각』의 저자는 충격적인 주장을 합니다. '게으름은 없다'는 것입니다.
게으름의 역사는 노동이 곧 도덕성이었던 종교적 가르침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노예 제도는 노예가 한가하면 반란의 여지가 있기에 노예를 최대한 바쁘게 일을 시켜 지치게 합니다. 결국 나태하거나 현실에서 도망가려는 노예를 오히려 문제 있는 것처럼 낙인 찍었던 현상이 현대까지 이어져 온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열심히 일하지 않거나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사람에게 게으르다고 낙인을 찍고 있습니다. 게을러 보이는 옆자리 동료가 사실은 만성 우울증을 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료는 우리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충분한 휴식 없이 반복적으로 소진되다 보면 필사적으로 애쓰고 있음에도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저자는 게으름이란 없는 현상이며, 우리가 '게으르다'고 느끼는 순간들은 휴식이 필요한 신호라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매우 빠르고 바쁘게 돌아가며 짧은 휴식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있습니다.
🎬 추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임용고시에서 떨어진 혜원(배우 김태리)은 일단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남겨둔 집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재배한 농작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시골에서의 일상을 보냅니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내면의 갈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은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의 고민이 명확하게 마무리되지는 않습니다. 마치 우리가 현실에서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단순하게 끝나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처음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와 영화 후반부의 혜원의 표정은 사뭇 대조됩니다. 혜원이 시골의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보며 도시의 경쟁과 고시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치유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혹시 새해가 됐는데도 여전히 나 자신이 게으른 것 같아 자책하고 계시나요? 하지만 다시 달리기 전에 숨 고르기를 해봅시다. 영화 속 혜원이 요리하는 모습, 풍경,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편안해집니다. 집에서 햇빛 들어오는 오후에 이 영화를 보며 잠시 ‘게으름’을 부려볼까요?
나가며: 🍊 인간에게도 해갈이가 필요하다
제주의 귤나무는 ‘해갈이’를 합니다. 매년 같은 양의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쉬어가며 다음 해를 준비합니다. 인위적으로 매해 열매를 맺게 하면 나무의 수명은 짧아집니다. 귤나무에게 해갈이는 더 맛있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위한 휴식의 시간입니다.
사람에게도 ‘해갈이’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자책하기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휴식을 충분히 제공해보세요. 내 주변 사람들의 ‘게으른’ 모습을 이해하고, 서로 휴식의 시간을 인정해주는 사회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 작성자: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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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질문
-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자책했던 순간이 있나요?
- 당신만의 '해갈이' 방법은 무엇인가요?
- 우리 사회가 휴식을 더 존중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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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잉
한국 사회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 다는 말이 너무 공감가네요. 스스로 쉬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휴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 나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는데 이럴때일수록 좀 더 천천히 똑바로 걸어야할 것 같아요..! 이번에도 생각하기 좋은 주제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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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파수꾼
해갈이하고 올해도 화이팅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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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휴식이 정말 중요한데도, 몇 시간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으면 괜한 자책감이 듭니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이상하단 걸 알면서도요. 아마도 과도한 경쟁사회와 주류 문화에 휘말린 탓이겠죠. 이제는 저만의 방식으로 온전한 일상을 찾아가보려 합니다. 책 추천 정말 감사해요! 연휴에는 서점에 들러 추천해주신 책도 사고, 리틀포레스트도 오랜만에 다시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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윰이
마음이 안정된 때가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쉬운 때라고 생각해요 ㅎㅎ 설날에 한껏 게을러진 시기에 적절한 뉴스레터네요. 기분전환 후에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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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쉬는 것에 대한 무언의 압박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쉬기 위해 어학연수를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참 마음 아팠습니다. '공부'라는 명목이 있어야만 이 사회를 떠나 제대로 쉴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방향을 찾고, 다양한 것을 시도할 시간은 꼭 필요한데요. 이를 낭비나 뒤처짐으로 여기는 사회 풍조가 달라지면 좋겠네요. 새해 첫머리에 의미 있는 질문 던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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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와
인간에게도 해갈이가 필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휴식하면서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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