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수면 줄이기’라는 잘못된 신화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독서하고, 명상하며 하루를 시작하기. 바로, '미라클 모닝'이 한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자기개발을 하는 삶을 따라하려 하고, 직장인들은 야근을 노력과 성과의 척도로 여기며, 창업가들은 하루 3시간 수면으로 성공한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들려줍니다.
우리의 하루 주기 생물학, 그리고 후기 산업 사회의 생활 방식이 이른 아침에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들 때문에, 우리는 우리에게 몹시 필요한 잠을 거부한다. 예전에 우리는 땅거미가 진 뒤 잠자리에 들었다가 닭이 우는 소리와 함께 깨어났다. 지금도 닭이 울 무렵에 깨어나는 사람들이 많지만, 땅거미가 지는 시간은 그저 사무실에서 나오는 시간일 뿐이며, 그 뒤로도 밤 동안 꽤 많은 시간을 깨어 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中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충분한 잠을 자는 것을 게으름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을까요? 아침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의지박약이라는 꼬리표를, 충분히 자려는 사람에게는 성공할 수 없다는 낙인을 찍어왔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인식이 옳은 걸까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우리가 잠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과 오해를 뒤흔듭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신화 속에서 살아왔는지 들여다볼 시간입니다.
오늘의 책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우리는 왜 졸릴까?: 잠이 오는 원리

밤이 되면 왜 우리에게 잠이 찾아올까요? 그건 바로, 우리 몸 안에는 정교한 두 가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하루 주기 리듬’입니다. 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생체 시계는 약 24시간 15분 정도의 주기로 돌아가는데, 햇빛을 통해 24시간에 맞춰집니다. 이 시계가 최저점과 최고점을 찍는 시간에 따라 우리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으로 나뉩니다. 놀랍게도 이는 DNA에 새겨진 타고난 특성입니다.
두 번째는 ‘수면 압력’입니다. 깨어 있는 동안 뇌에는 아데노신이라는 화학물질이 계속 쌓입니다. 이 물질이 많아질수록 잠들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죠. 카페인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도 바로 이 아데노신의 작용을 차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책에서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하루 5시간 이내로 자고도 전혀 지장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은 올림을 해도 0퍼센트다."
하루에 3~4시간만 자는 걸로도 충분하다고 알려진 '쇼트 슬리퍼'는 거의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선진국 성인의 3분의 2가 권장 수면 시간인 8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무조건 건강 보장! 혁신적인 묘약, 잠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 하나의 알람으로도 충분한가요, 아니면 5분 간격으로 수많은 알람을 맞추시나요?
알람이 1개든, 여러 개든 인위적으로 잠을 깨는 것은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됩니다. 그런데 ‘다시 알람 단추’는 짧은 시간에 걸쳐 심혈관계에 반복적으로 공격을 가하게 되면서 심장과 신경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중시킵니다.
수면 부족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루 6시간 이내로 잠을 자는 사람들은 그 이상 자는 사람보다 심근경색을 겪을 가능성이 무려 400~500% 높습니다. 게다가 치매와 암 발병률에도 영향을 줍니다.
비만과의 연관성도 놀랍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그만 먹어'라고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은 줄어들고, '더 먹어'라고 부추기는 호르몬은 늘어납니다. 게다가 수면 부족 상태에서 다이어트를 하면 지방이 아닌 근육이 먼저 빠지게 됩니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보다 많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졸음운전의 위험성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19시간 동안 깨어 있으면 음주운전 기준에 걸릴 정도로 인지능력이 떨어집니다. 다만 음주운전자는 늦게라도 브레이크를 밟지만, 졸음운전자는 아예 반응하지 못한다는 게 큰 문제인 것이죠.
우리가 잠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3가지

오해 1: 주중에 못 잔 잠은 주말에 몰아자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평일에 부족했던 잠을 주말에 보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게 된 '수면 빚'은 실제로 되갚을 수 없습니다. 며칠간 연속으로 회복 수면을 취해도 원래의 수행 능력을 되찾지 못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뇌가 잃어버린 잠을 결코 완전히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해 2: 모든 사람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우리 사회의 업무 일정은 철저히 아침형 인간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의 30%는 저녁형 인간입니다. 이들에게는 새벽 1시~2시쯤 잠이 들어 오전 9시~10시에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리듬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인 동일한 근무 일정을 강요하는 것은 결국 저녁형 인간에게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유발합니다.
오해 3: 수면 부족과 불면증, 무엇이 다를까?
수면 부족과 불면증, 이 둘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수면 부족은 잠을 잘 능력은 있지만 기회가 부족한 상태이고, 불면증은 충분한 기회를 주어도 잠을 잘 능력 자체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현대인 대부분은 불면증이 아니라 수면 부족 상태에 있습니다. 스스로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이죠.
나가며: 푹 자는 밤을 응원해주는 사회를 향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잠을 잘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입니다. 졸릴 때만 침대에 가고, 잠이 오지 않으면 침대에서 나와 차분한 활동을 하며 기다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늦은 오후에 낮잠을 피하고, 잠들기 전 걱정과 불안을 줄이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수면 줄이기라는 이 소리 없는 유행병은 21세기 선진국이 직면한 가장 큰 공중 보건 과제다. 수면 소홀이라는 질식시키는 올가미, 그것이 일으키는 때 이른 죽음, 그것이 초래하는 건강 악화를 피하고 싶다면, 수면의 개인적, 문화적, 직업적, 사회적 인식에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中
하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 전체가 변해야 합니다. 기업들은 유연한 근무 시간을 도입하고, 정부는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공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잠을 게으름의 상징이 아닌 건강과 성공의 토대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밤늦은 야근을 자랑하는 대신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 새벽 기상을 강요하는 대신 개인의 생체 리듬을 존중하는 사회 말입니다.

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로운 치유의 시간입니다. 기억을 정리하고, 감정을 치유하며,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마법 같은 시간이죠. 오늘 밤, 여러분이 편안한 잠에 빠져들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내일의 더 나은 당신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요.
✍️ 작성자: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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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질문
- 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오해나 의문이 있나요?
- 여러분은 아침형 인간인가요, 저녁형 인간인가요? 그리고 현재 일상이 당신의 생체 리듬과 얼마나 맞나요?
- 여러분은 매일 건강한 잠을 자고 있나요? 잠을 푹 자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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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u
저도 주말에 밀린 잠을 몰아서 '수면 빚'을 갚는 채무자인데, 빚진 것을 갚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잃어버린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니 스마트폰에게 주고 있던 시간을 좀더 잠에게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는 아침형 인간이 아닌 줄 알았지만, 지금은 직장생활에 익숙해지다보니 아침형 인간이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스트레스가 많이 없어서요. 다행히 저는 자려고 생각하면 바로 5분 만에 잘 수있는 '수면의 복'을 지닌 사람이지만, 전보다는 '잠'이라는 가치가 제 안에서 수직상승했어요. 전에는 아까운 시간으로 치부했다면 지금은 누려야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잠이 드는 시간을 잘 지키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어쩌다 어렸을 때 잠도 안자고 부모님 몰래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서 애니메이션을 보던 학창시절의 기억이 그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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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보상을 받으려는 듯 주말에 밀린 잠을 몰아자곤 하지만, 사실 매일 비슷한 시간을 일정하게 자는 게 좋은 수면 습관이라고 합니다! 물론 평일에 잠을 충분히 잘 수 없는 게 우리들만의 의지로 안 되는 순간도 많지만요. 잠자는 시간이 가끔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지금 채우지 못한 잠은 결국 나중에 배가 되어 갚을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 수면 시간은 나의 미래를 위해 무조건 보장해줘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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