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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포항의 지형 형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내연산'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합니다.
포항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요? 한반도 가장자리 위치한 포항은 땅의 활동으로 매우 다채로운 지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생대기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백산맥 융기와 더불어 포항 지역에도 크고 작은 산들이 솟으면서 청하, 죽장, 산광, 기계로 이어지는 깊은 산골짜기들이 생겨났다고 하는데요. 포항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백두산, 울릉도, 제주와 더불어 신생대 3기 말에서 4기의 퇴적층이 다층의 지질을 형성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 2023년 11월 27일
📝 3호. 진경과 활력의 수원지 '내연산'
포항을 품어온 진경과 활력의 수원지 ⛰
중생대에 생성된 산계는 험준한 산맥과 더불어 계곡을 형성했습니다. 내연산(內延山)의 화강암들은 풍화에 강한 화산암이 단단하게 굳어진 것들입니다. 기암괴석과 거대 바위들이 산 초입부터 장관을 이루고, 깊이 들어가면서 잘 알려진 내연산 12폭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내연산 초입에는 보경사(寶鏡寺)가 넓게 펼쳐져 있고, 좀 더 오르면 암자 보경암에서 불경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오르는 길목에는 아직도 현무암 괴석 덩어리들이 침식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운암(瑞雲庵), 문수암(文殊庵) 등으로 불리는 암석 단지들과, 계속 만나는 이름 없는 크고 작은 폭포 줄기들이 리드미컬한 산 조형을 알려줍니다.
12폭의 초입 지점은 상생폭(相生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몇십분 더 오르면, 사진으로 자주 보셨을 여러 동굴의 관음폭(觀音瀑) 지대가 펼쳐집니다. 관음폭으로 이어지는 웅덩이는 그 뒤에서 쏟아지는 연산폭(燕山瀑)이 만든 것입니다. 이곳을 왜 영남의 ‘금강산’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끊임없이 기이하고, 험준하고, 때로는 아담하고, 아늑한 절경이 이어집니다.
진경, 형세로부터 기세를 파악하고 표현하는 기술
내연산은 원래 종남산(終南山)이라 불리다가, 신라 진성여왕이 이 산에서 견훤의 난을 피한 뒤에 내연산이라 개칭하였다고 합니다. 일찍이 내연산의 아름다움과 기개를 알아본 이들은 많습니다. 예컨대 조선 중기 문인 황여일(1556~1622)과 서사원(1550~1615)이 각각 ‘유람록’과 ‘동유일록’에 내연산 폭포에 관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서사원은 “만 길 하얀 절벽이 좌우에 옹위하며 서 있고 천 척 높이 폭포수가 날아 곧장 떨어져 내렸다. 사다리로 올라보니 선계에 앉은 듯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고 감탄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로는 진경산수 화가로 알려진 겸재(謙齋) 정선(鄭旋)이 있습니다. 1676년 정선이 50대 후반 청하 현감으로 부임했을 당시 내연산이 관내에 있었다고 합니다. <내연삼용추도(內延三龍湫圖)>는 정선이 내연산을 진경 산수로 남긴 것입니다. 이는 잠룡폭포, 관음폭포, 연산폭포를 그린 대작입니다. 정선이 다녀간 흔적으로, 연산폭포 앞 바위 안쪽 벽에 갑인추 정선(甲寅秋 鄭敾)이라는 각자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진경이라는 것은 단지 사실적 묘사로 실제 풍경을 그린다는 의미에서 나아가, 그 경지의 진면모를 드러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 ‘진면모’를 드러내기 위해서 그리는 자는 실제 그 장소를 걷고 오르는 몸의 체험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이미징하고 소통하며, 집에 돌아와 붓과 먹으로는 그 이미징의 기억을 ‘재현’합니다. 이 때문에 진경은 주로 험준한 산을 그린 거대 산수화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풍속화를 그리면서 사람들 삶의 ‘활기’를 잡아챈 김홍도나 신윤복 등 조선 후기 화가들도 ‘사람 사회의 진경’을 그린 화가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연산의 스펙타클함은 대지의 역동적 운동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구 대륙의 움직임으로 그 대지의 운동이 생겨난 것인데요. 이는 바로 지구 시스템의 물리 작용의 하나이고, 또 그 움직임은 행성 지구의 만유인력의 법칙 때문입니다. 산이 그렇듯이 사람이라는 존재도 바로 이 행성적 정동 네트워크로 연결된 존재들입니다.
행성적 정동 네트워크
그렇기에 융합이라는 기술은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로 사람과 대지가 소통하는 과정은, 뇌파로 이미지를 만들고 그로부터 언어라는 것을 발화하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행성적 정동 네트워크의 대지 운동이라는 표현을 나누어 내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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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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