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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는 형산강 하구 생태계에 속합니다. 포항에 오면 항상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포항에 섬이 몇 개 있었는지 알아요? 4개에요. 그런데 다들 5개라고 해요. 송도는 섬이 아니었어요. 송도는 삼각주였어요." 포항에 섬이 있냐고요? 포항에는 대도, 상도, 해도, 그리고 죽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동빈을 따라 철공소에서 철물점 거리까지 이어지는 중간에 죽도시장이 있습니다. 애초 죽도는 해안가 갈대밭 늪지대였는데, 거기에 장터가 모여들었고, 점점 장터가 커졌다고 합니다. 과거 부조장 형태가 변하면서 지금의 죽도시장이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2023년 12월 7일
📝 6호. 회복하는 활기 '송도 초등학교'
‘백사송림(白砂松林)'의 송도
송도 이야기를 해볼까요. 송도는 조선시대 소금을 많이 구웠다고 하여 염동골로, 혹은 형산강 하구에 위치하여 분도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송도 일대에서는 1930년대부터 청어와 정어리를 잡았고, 가공 공장도 있었다고 하네요. 동빈의 조선소가, 그리고 송도 다리 남쪽으로는 염전이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죽도 지역에 장터가 많이 모여들었던 것입니다.
송도 일대는 경치가 아름다워 오래간 명승지로 유명했습니다. 특히 송도해수욕장은 1931년 해수욕장 개장 이후 피서지로 각광받았어요. 포항 8경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죠. 그 인기가 어마어마하여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가 하면, 번창하여 포항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포항 시사에 따르면 송도해수욕장의 인기는 “영일만이 호수같이 맑고 잔잔하며, 수온이 적당하고, 은빛의 가는 모래가 고르고 고우며, 모래사장의 폭이 넓고, 또한 간만의 차이가 느낄 수 없는 데다가 수심이 멀리까지 얕아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거의 없는데 있었다”라고 합니다.
더불어 송도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숲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이는 방풍림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송도 사빈 특유의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활기를 잃은 송도
그러던 송도가 원래의 모습을 잃어갔습니다. 자연으로서의 송도는 일차로 일제강점기 근대화 개발 정책으로 변모했습니다. 1935년 형산강 제방 축조 공사로 규모가 반으로 줄었고, 해방과 전쟁 후 남한 개발 시기 포항제철이 부지를 틀면서 또 한 번 변했습니다. 염전으로서의 기능은 없어졌고, 해수욕장으로서의 면모도 사라져 갔습니다. 1970년대 큰 해일과 태풍 등으로 송도 백사장이 쓸려 내려갔고 이후로 송도는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재해, 개발과 도시화, 그런 와중에 사람들은 점점 송도를 찾지 않게 된 것입니다.
거듭된 여러 상황과 개발 등의 이유로 송도해수욕장은 199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해, 2007년에는 해수욕장 기능을 영영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포항시는 2008년부터 백사장 복원 사업을 설계했고, 다방면으로 모래를 보충하며 백사장 면적을 넓히려는 시도를 지속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모래는 계속 쓸려갑니다. 송도가 작아집니다.
송도는 좋습니다. 송도의 아침에 송도 다이빙대를 기점으로 바다로 뻗어 있는 포스코와 영일대 스카이라인에서 반짝이는 스페이스 워크를 봅니다. 포항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항상 송도를 아련함과 낭만의 모습으로 기억합니다.
남은 이들의 송도
그러나 송도는 단지 기억과 추억의 장소만이 아닙니다. 송도의 활력쟁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포항송도초등학교’입니다. 공장 인근인데다가 해수욕장이라는 유흥지라는 애매한 학교의 지리적 위치 때문에 포항송도초등학교는 다소 걱정스러운 눈길을 받기도 했습니다. 학생 수도 줄어서 폐교 위기까지 갔습니다. 이렇게 조금은 애매하고,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학교가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큐레토리얼팀은 포항송도초등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송도 초등학교 5학년 1반 아이들을 만나, 이들이 진행해온 송도와 송도초 재생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포항송도초등학교 5학년 1반 아이들 17명 중 11명이 포항에서 나고 자랐다고 합니다. 포항송도초등학교 5학년 1반 담임 이남엽 선생님은 송도 지역에 ‘송도’라는 이름을 가진 학교의 존재가 시사하는 바에 대해 조목 조목 이야기해 주십니다. 선생님은 인구가 줄고, 학교가 사라지게 되면 지역 부활의 여지가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하십니다. 요컨대, 학교라는 것은 마을을 지킨다는 말씀입니다. 또한 학교는 언제든 누군가 돌아오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교두보라는 말씀도 이어가십니다.
선생님은 지역과 교류하는 활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이에 따라 환경 보호 활동,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자기가 사는 지역 감각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계기들을 마련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동시에, 현실감각이 자라날 잠재 영역도 생기는 것이죠. 송도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송도만이 갖고 있는 것들을 찾고 이야기하고 또 기대합니다. 아이들은 정말 환경에 관심이 많습니다. 재밌어서 그렇겠죠.
회복하는 활기, 포항송도초등학교
포항송도초등학교 내부 교실들이 자리한 건물은 원래 포스코를 바로 마주 보는 위치에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때는 아침마다 책상 위에 철 가루가 소복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말 그대로 ‘철 가루를 마시며’ 자란 겁니다. 이남엽 선생님은 교실에 대형 공기청정기를 들이거나, 창문을 이중창으로 바꾸는 등 문제 상황에 대해 건의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는 한편, 조금 색다른 전술 또한 펼칩니다. 살아있는 것들, 즉 생명력과 생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송도에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맹꽁이가 서식합니다. 선생님은 개인적으로 로드킬 당하는 맹꽁이와 개구리를 보호하자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는데요, 올해부터는 아이들도 여기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맹꽁이 서식지를 찾아다니고, 맹꽁이 소리를 흉내 내어 불러내며, 촬영도 해냅니다.
한편, 회색이 만연한 풍경을 바꾸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모두 모여 씨앗 폭탄을 빚어 마을이나 학교 공터 등지에 던지는 투화민란 프로젝트입니다. 실제로 프로젝트 이후 곳곳에는 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오며 가며 이 풍경을 감상하고, 일부러 씨앗을 던진 곳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5학년 1반을 비롯한 포항송도초등학교가 행하고 있는 활동은 막연한 희망보다는, 성길지라도 미래에 대한 준비이자 다짐입니다. 어찌 보면 이러한 활동은 보통의 학교에서 우선시 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남엽 선생님은 어떻게든 아이들을 학교 바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합니다. 송도 초등학교를 둘러싼 환경적인 맥락에는, 아직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이 지키고, 스스로 성장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체득하여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송도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이들이 이렇게 몸소 실천하면서 송도를 공부하고, 알아가는 행위의 끝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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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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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 《오토포이에틱 시티》 큐레토리얼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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