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산은 별 길을 걸어야 정상에 다다를 수 있는 산이다. 후지산은 천고 지라 정상을 가려면 새벽산행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더라면, 그리고 출발일이 파혼하고 한 달 뒤라는 걸 알았다면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을 거다. 취소할까 고민했지만 후지산 등반길에서 서있었다. 후지산은 후지다는 후기는 진짜다. 화산산이라 식물이 없고, 똑같은 길이 이어진다. 산장도 불편해 한숨도 못 잔 채 새벽 12시부터 고산증세를 안고 산행을 해야 한다. 몸도 마음도 지쳤고, 이 모든 환경이 다 짜증 나서 결국 일행을 놓쳐 혼자 뒤처졌다. 아무도 없는 어둠 속, 길도 안 보이고 고산증세로 숨도 안 쉬어지는데, 그 와중에 옛 연인이 보고 싶어 돌아버릴 거 같았다.
영하의 기온, 너무 졸리고 길도 안 보이는데 한걸음도 걷기 힘들어 그냥 여기서 자고 있으면 해가 밝고 하산길에 일행들과 합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포기한 마음으로 위를 올려다보니 반짝이는 수많은 별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아까부터 나를 비추고 있었구나'. 가쁜 숨을 가다듬고 한 걸음씩 다시 별 길을 따라 움직였다. 한참을 걸은 거 같은데 일행도, 산장도 전혀 보이지 않고, 얼마만큼 왔는지 가늠이 되지 않자 또 포기할까 생각하며 위를 올려다보니, 아까 봤던 수많은 별 중 조금 더 반짝이고 고정돼 있는 별이 보였다. 그리고 그 별이 조금 더 가까워져 있었다. '저게 북두칠성인가?' 콜럼버스의 모험에서만 읽었던 별이 저건가 싶었고, 아까보다 더 커 보여 정상에 다다르고 있구나 싶었다. 수많은 항해사들이 깊은 어둠 속, 길을 잃지 않고 신대륙을 발견하게 한 북극성의 힘을 후지산에서 알았다. 소중하고 중요한 건 모든 것이 황량하고 춥고, 어두울 때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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