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짧아 그늘진 땅도 눈빛으로 밝힐 수 있으니

: 옥외 노동자와 야생 동물의 겨울

2025.11.11 | 조회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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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도 범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기록, 청년 매거진 <평범도 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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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기록, 평범도 범이다입니다🐯

 

가을 즐길 틈도 없었는데 기어코 겨울이 도착했어요. 지난주 입동을 거쳐서인지 이제는 두꺼운 겉옷에 목도리까지는 챙겨야 몸이 덜 움츠러드는 날이 되었네요.

저는 하루 내내 바깥에 있는 때를 다 합쳐서 한 시간을 겨우 넘기는데도 벌써 목이 뻐근한 거 있죠? 전기장판에서 벗어나 사무실의 훈풍을 맞기까지의 시간이 점점 더 고통스러워질 걸 알기에 약간은 두렵기도 해요.

 

깜깜한 땅에 플래시를 비추며 걷는 이맘때는, 계절을 온전히 맞닥뜨리는 존재들이 뇌리에 더 오래 남곤 해요. 그래서인지 이번 레터 주제는 특히 더 반가웠답니다.

귀에 익고 눈에 익은 내 주변의 존재들이잖아요. 아, 이렇게 말하면 너무 추상적일까요?

 

저는 어제 아침 출근길엔 아파트 단지 주차장을 걸어가다가 저희 동 근처 분리수거장으로 들어오는 쓰레기 수거 차와 마주쳤어요. 퇴근길엔 제 눈을 절대 피하지 않는, 경계심 가득 아기 고양이에게 말을 걸려다 실패했고요. (사실 조금 속상해서 얼마간 서성였어요😢)

 

오늘의 범레터는 옥외 노동자와 야생 동물의 겨울에 대해 이야기하려 해요. 

안전 제일, 생명 제일!

 

읽다 보면 꼭꼭 씹어 먹을 수 있는 유용한 이야기, 호랑이표 꿀떡도 준비했으니 챙겨 가세요~ ✨

 


 

오늘의 범레터가 건네는 이야기

 

👷 칼럼|다가오는 겨울, 추위 속 옥외노동자

🔔 오늘의 꿀떡|우리 추워져도 계속 같이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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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다가오는 겨울, 추위 속 옥외노동자

: 안전한 필수 노동 환경을 만들기 위해

 

ⓒ뉴시스
ⓒ뉴시스

도시에 겨울이 찾아오면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부터 얼어붙습니다.

건물 밖에서 하는 일이라는 뜻의 옥외 노동. 여름이나 겨울에 끼치는 계절의 기운에 특히 직격타를 맞는 직종이기도 하죠.

그러나 언 바닥, 밑판, 사다리가 눈앞에 놓였을 때, 미끄러울 걸 알면서도 급히 디디는 걸음은 정말 그들의 자의적 선택이었을까요?

 

예를 들어 건설 현장 노동과 환경미화 일은 도시를 만들고 또 유지하는, 우리 사회의 필수 노동입니다. 그러나, 이 두 업무는 각각 다른 특징을 가졌음에도 겨울이라는 상황이 주어지면 비슷한 양상으로 안전을 위협받습니다.

 

ⓒ조선비즈
ⓒ조선비즈

건설 현장에 겨울이 찾아오면, 작업을 위해 사용하는 비계(공사 작업을 위한 임시 설치물)와 사다리에 얇은 빙설이 생겨 추락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추위에 인해 둔해지는 손끝에서 공구를 놓치는 일도 늘어납니다. 현장에는 따뜻한 휴식 공간이 부족해 저체온증에 노출되기 쉽고, 저체온증으로 인한 감각 저하는 곧 추락·협착 같은 산업 재해로 이어집니다. 

 

겨울철에 작업을 서두를 목적으로 콘크리트 양생에 난로를 활용하는 공정도 문제가 됩니다. 양생을 위해 천막을 치고, 안에서 갈탄·등유를 이용한 난로를 피울 땐 일산화탄소가 천막 안에 가득 찹니다. 그 천막 안에 들어가면 순간적인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고 오래 머무를 경우 질식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겨레
ⓒ한겨레

환경미화원의 겨울 또한 안전과는 거리가 멉니다. 대부분의 수거 업무는 새벽과 야간에 이루어지기에 추위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쓰레기 수거 차량의 후미에는 환경미화원이 매달릴 수 있는 발판이 존재합니다.

발판에 오른 채 이동하게 되면 추락 사고 확률이 높아지기에 법률상으로는 발판 장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해진 노선을 한정된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한다는 상황이 노동자의 몸을 발판 위에 올려놓습니다. 지나가다 어렵지 않게 이런 광경을 마주할 수 있을 정도로 관행이 된 업무 처리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겨울철 한기가 올라오는 도로를 달리며 얼어 버린 발판은 몹시 미끄러워 추락 사고가 벌어지기 쉽습니다.

 

또한, 장시간의 추위 노출은 한랭 질환의 위험도 높입니다. 동상으로 인한 손끝과 발끝의 통증, 저체온증으로 인한 혼란 증상은 환경미화원의 노동 환경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실제로 환경미화 산업은 재해 발생이 빈번한 산업군으로 분류되며, 질병 사망 비중 또한 다른 산업 분야보다 높습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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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큰 문제는 겨울만 되면 위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 논의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우리 사회가 계속해서 효율을 추구하는 이상 산업 관행은 당장 바뀌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산업 재해를 개인의 실수나 단발적인 사고로 인식하기보다, 같은 유형의 문제가 같은 위치에서 되풀이되는 이유가 무언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예시로 든 두 현장에서는, 작업 효율만을 추구하기 위해 안전을 경시하거나 휴식 환경을 간이 시설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해 뜨지 않은 시간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더 편히 살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겨울철 도시의 가장 그늘진 곳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담보로 한 노동이 줄어들 수 있도록, 노동 환경의 개선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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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꿀떡|우리 추워져도 계속 같이 있자

: 사람과 야생 동물이 함께하는 겨울나기

 

생존의 계절, 겨울이 불쑥 찾아들었습니다. 🥶

사람들은 이맘때 난방을 하고 옷을 꺼내지만, 야생 동물은 오롯이 자연 속에서 겨울을 견뎌야 합니다.

눈 아래, 엔진 룸, 낙엽 밑에서도 그들은 조용히 살아갑니다. 이 추운 겨울에 작은 존재들에게 따스함을 전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작은 행동들을 소개합니다! 💪

 

ⓒ무등일보
ⓒ무등일보

🐾 차량 보닛 확인하기

겨울철 날이 추워지면서, 비교적 따뜻한 차량 보닛 내부 엔진 룸에 고양이나 족제비류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시동 전 보닛 위를 두드리거나 경적을 울려서 야생 동물이 엔진 룸에 들어가진 않았는지 확인해 보아야 해요!

 

🐾 인위적 급식 자제하기

겨울철 사람이 먹이를 인위적으로 배급할 경우, 자연 먹이 사슬이 교란될 수 있습니다. 대신 숲가나 공원에 자생 식물 씨앗을 뿌리고 심는 것으로 그들을 미래에 양분을 주는 것은 어떨까요?

 

🐾 낙엽 모아 두기

낙엽층은 땅속의 온도를 유지해 곤충, 지렁이, 개구리, 거미류의 겨울잠을 돕습니다. 눈과 서리가 내려도 얼지 않아 생물이 동사하지 않도록 돕기에 마당이나 공원 일부에는 쌓인 낙엽을 그대로 두어도 좋아요!

 

ⓒ조선신보
ⓒ조선신보

🐾 철새에게 다가가지 않기

철새들은 위협을 인식하면 즉시 날아오르고 한번 날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기에,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겨울에는 회복이 어렵습니다. 겨울철 철새가 쉬는 구간까지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이 좋으며, 사진 촬영 시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으면 사람도 철새도 안전할 수 있어요!

 

🐾 제설제 대신 모래 뿌리기

대부분의 제설제는 염화칼슘·염화나트륨 기반으로, 눈을 녹이는 대신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킵니다. 게다가 이는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해서 고양이나 너구리, 새의 발바닥 화상과 피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신 모래는 염화칼슘·염화나트륨과 비슷한 제설 효과를 지녔는데도 위험성은 매우 적기에 제설제로 활용하면 야생 동물과 공존하기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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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꿀떡까지 잘 챙기셨나요? 😎

 

요새 독감이 다시 유행한다던데 면역력 떨어지지 않게 특히 조심하시고, 살짝만 넘어져도 크게 앓을 수 있으니 바닥에 턱이 어디 있는지 살피며 다녀야 해요. 모자를 쓰거나 목도리를 두를 때도 양옆, 발밑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해야 안전합니다!

 

겨울은 춥고 어두운 시간이 길어서 다치기도 아프기도 쉬운 계절이지만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안전할 수 있기를 바랄게요. 🍀

 

다음 범레터에서 다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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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9일 아동 학대 예방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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