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도달한 자리에 디딜 땅 있도록

: 노인 혐오와 노인 일자리

2025.06.24 | 조회 147 |
1
|
평범도 범이다의 프로필 이미지

평범도 범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기록, 청년 매거진 <평범도 범이다🐯>

첨부 이미지

안녕하세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기록, 평범도 범이다입니다🐯

 

바깥으로 걸음을 떼면 공기에 담긴 습한 기운이 훅! 다가오는 여름이 왔어요.

이제는 계절의 변화를 부정할 수도 없네요. 😢 비가 와도 더 이상 서늘하지 않는 날이에요.

흐린 날에도, 맑은 날에도. 가방 한편엔 우산을 꽂아야 하는 시기! 무거운 짐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줄 범레터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어흥~ 🐯(습기야 물러가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가 올 때 여기저기가 막 뻐근하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요. 역시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빠르게 체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그건 곧 세월이 되더라구요.

몸과 마음에 우리가 지나온 그 걸음을 쌓아 올리니 점차 버거워지곤 하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은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부모님의 20대를 떠올려 보곤 해요. 나와 비슷한 고민을 거쳐 왔을 어른들.

 

우리의 5년 전, 10년 전, 15년 전의 고민이 각기 다른 색을 띠었듯 지금의 부모님 세대도 제가 미처 알지 못하는 어떤 고민을 품고 있진 않을까 생각해 보았는데요. 오늘의 범레터는 나의 미래, 가족의 미래, 우리의 미래 ‘노인’을 주제로 이야기하려 해요.

 

첫 장과 끝 장으로 이루어진 오늘의 범레터는 우리가 끊임없이 경계해야 하는 노인 혐오와 알게 되면 다시 보이는 따릉이에 대해 담아 보았는데요. 끝 장에 담긴, 읽다 보면 마음이 말랑해지는 이야기! 호랑이표 꿀떡까지 꼭 챙겨 가세요~ ✨

 


 

오늘의 범레터가 건네는 이야기

 

✍️ 칼럼|지워지는 존재들

🔔 오늘의 꿀떡|서울 도심을 달리는 따릉이, 그 뒤를 받치는 손길

 

 

첨부 이미지

칼럼|지워지는 존재들

: 일상 속 노인 혐오에 대하여

 

당신은 친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영어와 일본어로 적힌 카페 간판들에 눈이 가죠. 힙한 분위기에 반해 들어간 카페의 메뉴판은 역시 감성 있게 전부 영어로 적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키오스크로 결제를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옆자리에서 ‘틀딱’이라는 단어가 들려옵니다. 카페 한쪽에는 ‘노 시니어 존’이라는 공지문이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입니다. 그러나 이 장면 속에는 늘 지워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노인’.

 

ⓒ연합뉴스
ⓒ연합뉴스

우리의 일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노인 혐오가 녹아 있습니다. 멋들어진 필기체로 적힌 가게 간판은 노인들에게 ‘장벽’ 그 자체입니다. 어쩌다 들어간 식당이나 카페에서 메뉴판을 펼쳤을 때 영어만 가득하다면 그대로 돌아서 나오고 싶을 지경입니다. 60대 여성 A 씨는 “요즘은 자식들이 없으면 어디 식당에 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며 “어려서 배우지 못해 영어 하나 읽지 못하는 게 이렇게 한이 되고는 한다”고 말했습니다.

 

키오스크는 또 어떨까요? 가족들과 영화관을 찾은 60대 남성 B 씨는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워 결국 아무것도 주문하지 못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B 씨는 “어디 가서 키오스크가 보이면 긴장부터 하게 된다”며 “사용법을 들어도 막상 키오스크 앞에 서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야 한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던 노 키즈 존에 이어 이젠 노 시니어 존도 연일 화제입니다. 지난해 6월 대구에 위치한 한 4성급 호텔 헬스장이 안전사고 우려를 이유로 만 76세 이상 노약자의 헬스장 등록·이용을 금지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만 68세인 C 씨가 한 스포츠 시설에 회원 가입을 신청했으나 스포츠 시설 측이 C 씨가 만 65세 이상이라는 이유로 신청을 거절한 것인데요. 이에 C 씨는 국가 인권 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인권위는 “스포츠 시설의 안전사고 예방 목적은 정당하지만 시설 내 안전사고 발생률이 반드시 나이에 비례한다고 볼 수 없다”며 “만 65세 이상을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들에도 노인 혐오는 짙게 묻어납니다. 노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표현 ‘틀딱’이 이제 누군가에겐 일상적인 단어로 완전히 녹아들었습니다. 약자에 대한 혐오에 무감각해진 것이죠. 이외에도 할머니와 매미를 합쳐, 여성 노인이 매미처럼 시끄럽게 떠든다는 의미의 ‘할매미’와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노인을 비하하는 ‘연금충’이라는 단어도 있는데요. 모두 온라인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표현들입니다.

 

우리는 노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에도 노인을 향해 이유 없는 혐오의 시선을 보냅니다. 하지만 누구도 영원히 젊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 늙고, 약해지고, 누군가의 배려가 필요한 순간을 맞이할 텐데. 더 오랜 시간 땅을 밟았다는 이유만으로 제한의 대상이 된다는 건 곧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일이잖아요.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노인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첨부 이미지

오늘의 꿀떡|서울 도심을 달리는 따릉이, 그 뒤를 받치는 손길

: 따릉이 관리를 책임지는 어르신 ‘따릉이 봉사단’

 

서울 도심을 달리는 따릉이는 누가 관리할까요? 🤔

 

2010년 처음 도입된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는 15년 만에 누적 이용 2억 2,0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12만 명이 따릉이를 타고 있고요. 서울 도심을 달리는 자전거 수는 4만 5,000대입니다.

 

첨부 이미지

 

이렇게 많은 따릉이, 누가 관리하고 있을까요? 따릉이 대여소의 청결과 질서는 어르신들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어르신들이 따릉이 대여소를 정리하고, 안장을 닦고, 쓰레기를 치우며 시민을 맞이할 준비를 해 나갑니다. 🧓

 

이 활동은 공익형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만 65세 이상 기초 연금 수급자가 주요 대상입니다. 하루 3시간 이내 활동으로 월 27만원 지원금을 받는 방식인데요. 오늘도 어르신들의 손길 덕분에 따릉이는 깨끗하게 달리고 있습니다! 🙌

 

첨부 이미지

 

잠깐, 꿀떡까지 잘 챙기셨나요? 😎

 

오늘 범레터가 유독 짧게 느껴지셨다면 여러분의 직감이 딱! 맞았습니다.

 

이번 6호부터는 대주제를 잡고 그 안에 든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끝이 빠르게 다가와 아쉽기도 하지만 범레터를 덮었을 때 마음에 남는 이야기가 한 점에 모이도록 하기 위함이지만 허전하기도 하실 거예요. 그래도, 원래 약간 부족하면 다음이 더 고파지기 마련이잖아요!

 

같은 글을 더 만족스럽게 전해 드리기 위한 저희 평범범의 과정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7호 발행까지 남은 2주를 꽉 채울 응원을 드릴게요.

 

여러분 모두 기쁜 일 가~득 만끽하는 상쾌하고 힘찬 시간 보내시기를 기원하며 다음 범레터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

다시 만나요!

 

📧 7월 8일, 다음 범레터가 찾아옵니다.

: 환경의 달을 돌아보기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평범도 범이다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1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뚱새의 프로필 이미지

    뚱새

    0
    6 months 전

    따릉이 문제는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이번 레터도 내용이 너무 좋아요^^

    ㄴ 답글

다른 뉴스레터

© 2025 평범도 범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기록, 청년 매거진 <평범도 범이다🐯>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