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수필

캠퍼스에 누운 문장들, 1. 단풍나무 편지

2025.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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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 누운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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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꼭 들어야 하는 노래 / 사진을 클릭하면 유튜브 링크로 이동합니다
가을에 꼭 들어야 하는 노래 / 사진을 클릭하면 유튜브 링크로 이동합니다

 

 안녕하세요, 시은입니다. 먼저 <캠퍼스에 누운 문장들>의 시작부터 함께해 주시게 된 구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돈을 받거나, 많은 정보 제공을 요하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학부생들이 조물거리며 만들어가는 이 메일을 구독하기로 결정하고, 몇 번의 터치를 거쳐 신청폼을 제출하기까지, 그 과정 속에 담긴 여러분의 마음이 제게는 아주 커다랗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첫 번째 ‘보내는 이’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자의로 선택한 순서이기는 합니다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 끝에 선택한 주제는 ‘편지’인데요, 이번 글이 앞으로 저희가 보낼 열두 개의 편지 중 첫 번째 편지인 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가장 처음의 편지는 7살 즈음부터 엄마와 주고받던 ‘교환일기’입니다. 엄마가 육아 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시작했던 시기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하루 종일 함께 붙어 있던 엄마를 아침저녁으로만 드문드문 볼 수 있다니… 당시엔 어린 마음에 적잖이 불안했던 것 같아요. 유치원에 무사히 등원하고 나면 엄마와 헤어지게 될 테니, 아침마다 곧장 반으로 들어가지 않고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아무 칸에나 들어가 문을 잠그고 가능한 오래 버텼죠. 저를 설득하는 엄마에게 울며 불며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렇게 하면 엄마가 바로 회사에 가지는 못할 거라 생각했던, 그 꼬인 마음만은 기억이 납니다.

 그 즈음 엄마가 제게 붉은색 공책을 선물해 줬어요. 표지엔 나뭇잎 줄기 모양이 금빛으로 새겨져 있었고요. 지금은 공책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눈을 감고 떠올릴 때면 ‘단풍나무’의 이미지가 그려져요. 그 단풍나무 같은 공책에 엄마와 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어요. 저는 공책에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마, 아빠, 할머니, 동생 중 오늘 내 마음속 1등은 누구고, 꼴등은 누구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마구 떠들어댔고, 엄마는 자신이 꼴등으로 꼽힌 황당한 제 일기에도 늘 진지하게 답장을 써줬습니다. 엄마의 꿈이 무엇인지 공책에 적어준 날도 있었는데, 신기하게 그 일기만큼은 지금까지도 여러 문장이 기억나요. 엄마의 꿈은 이런 것들인데, 너의 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사실 모든 글은 '편지'이지 않을까, 생각해왔습니다. 일기도, 문학도 결국 누군가에게 전하고팠던 말들을 허공에 뱉어내는 거죠. 편지 쓰는 법을 알려준 엄마를 생각하며 쓴 이 글처럼, 어떤 날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또 어떤 날은 다시는 말을 붙일 수 없게 된 상대에게. 시로, 소설로, 수필로, 종이와 종이 사이에서 떠도는 것처럼 보이는 말들도 그 출발은 '전하고픈 마음'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수신자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그게 편지의 힘인 동시에, 문학의 힘인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멋들어진 글을 보내드릴 자신은 없지만, 늘 전하고픈 마음으로 쓰도록 할게요. ‘받는 이’가 되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많은 걸 주고받는 연휴가 되시길 바라며,

또 전하고픈 무언가를 너무 오래 미뤄두지 않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며,

 

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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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첫 메일을 발송하게 되어 굉장히 떨립니다. 각자의 메일함에 무사히 도착했는지, 메일은 문제없이 잘 보이는 건지 무척 궁금해요. 피드백과 소감 작성, 다음 글감 추천 등이 가능한 답신 폼을 함께 첨부하니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번 글의 주제인 ‘편지’에 대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셔도 참 좋을 것 같아요. 가능하면 다음 메일 하단에 짧은 답장을 적어 넣어보도록 할게요.

3. 다음 ‘기획 메일’도 제가 작성할 예정인데요, 힌트를 조금 드리자면… 아마 저희 학교 캠퍼스에서 아주 높고 깊은 곳에 위치한 ‘중앙도서관’에 대해 떠들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다음주 수요일에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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