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창아입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한 자 씩 써내려가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기말고사가 성큼 다가왔네요. 오늘은 우리가 마주할 수많은 시험들처럼, 기필코 돌아오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난 목요일 아주 캄캄한 새벽, 우주를 향해 불빛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발사 중계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한반도 저 끝에서 고요한 진동이 전해지는 것 같더군요. 빈 하늘을 뭉툭하게 가르는 로켓에 손끝을 가져다 대며, 단 몇 분을 위해 수 년을 쏟아붓는 게 어떤 이유 때문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새가 둥지를 떠나고 자식이 부모를 떠나듯 지구를 벗어나려는 인류의 발버둥은 우리 안에 깊숙이 내재된 본능일까요? 우주는 영원히 팽창한다는 걸 알면서도 감히 그 끝을 향해 내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이유가 돌아올 다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사람들은 왜 잠시 머물다 영원히 떠나는 것들에 소원을 비는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단 한 순간 반짝이기 위해 천 년을 돌아오는 별똥별부터, 12월 31일과 다를 바 없는 1월 1일의 해돋이와, 이제는 인간이 만들어낸 로켓에도 안녕을 기원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그러다 문득 '회귀를 믿어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번 생에 다시는 만나지 못할 별똥별도, 한 해를 꼬박 기다려야 하는 신년 해돋이도 끝내 돌아오니까요. 인간은 다시 만날 그 날을 과녁 삼아 미래의 내가 조금 더 나아져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원을 비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떠나는 것들에 몸과 마음을 싣는 이들은 참 용감합니다. 저는 아직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겠거든요. 어릴 적 살았던 동네부터 핸드폰 비밀번호로 남은 누군가의 생일까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면에 두고는 단 한 번의 뜀박질도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제는, 내버려 두어야 함을 압니다. 떠나온 곳에 남겨진 것들은 나에게 구심점이 될 거니까요. 언젠가 부모를, 애인을, 어쩌면 지구를 떠나야 할 우리에게, 구심점은 꼭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적당히 남겨둔 어제의 케이크나 내일 점심도 같이 먹자는 누군가의 약속 따위가 될 수도 있겠지요.
여러분은 어디로 떠나고 싶으신가요?
또, 무엇을 남겨두고 싶으신가요?
여러분이 그려나갈 반지름이 누구보다도 크길 바라며,
창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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