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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당사자를 둔 가족, 보이지 않는 돌봄의 무게

정책행정분과 분과원 차주영

2026.06.12 | 조회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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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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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정신질환은 더 이상 일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울증, 조현병,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영향은 환자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정신질환 당사자를 돌보는 가족들 역시 일상 속에서 큰 부담과 어려움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환자 중심의 치료에만 집중할 뿐, 가족들이 감당하는 돌봄의 무게에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끝나지 않는 돌봄, 가족의 부담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단순한 보호자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다. 병원 진료 동행부터 약물 관리, 응급상황 대처, 재발 예방까지 환자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돌봄은 가족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은 치료 기간이 길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 가족들의 부담 역시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정신질환자 및 가족지원 서비스 확충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자 가족의 61.7%가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1] 또한 정신질환자 가족의 20.5%는 최근 1년 동안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는 환자에 대한 양육수발돌봄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다.[2]

이러한 돌봄 부담은 가족 자신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22.8%의 가족은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본인 역시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평가한 비율은 20.9%에 불과해 일반 성인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3]

이처럼 정신질환은 당사자 개인의 질병에 그치지 않는다. 환자의 회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원하는 가족들 역시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을 경험하며, 때로는 자신의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까지 향하는 사회적 편견

정신질환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은 돌봄 부담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은 가족들에게 또 다른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정신질환을 위험하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하며, 이러한 인식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질환 사실을 숨기거나 사회적 관계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치료를 망설이게 하거나 도움 요청 자체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일부 가족들은 학교, 직장, 이웃 관계에서 차별이나 편견을 경험하며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가족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 때문에 초기 치료를 망설이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4]​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족들은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죄책감과 수치심을 경험하기도 했다.[5]

이처럼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환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 가족 전체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문제를 개인이나 가족만의 책임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사회 전체가 함께 이해하고 지원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족도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

현재 일부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정신질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가족들이 질환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가족들은 관련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하거나 지원기관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환자 중심의 지원 체계 속에서 가족들의 심리적 어려움과 돌봄 부담은 상대적으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의 회복을 위해 가족 지원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족이 심리적경제적으로 안정되어야 환자 역시 지속적인 치료와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가족 상담, 자조모임,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역별 서비스 격차와 부족한 인력 문제로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특히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장기간 이어지는 돌봄 과정 속에서 쉽게 지치고 고립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는 가족을 돌봄 제공자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가족이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 역시 중요한 사회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문제를 가족만의 책임으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지역사회 중심의 지원 체계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족 상담 서비스 확대, 돌봄 휴식 지원, 정신건강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 가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돌보는 사회를 위해

정신질환 당사자를 둔 가족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역사회 중심의 지속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문제를 개인이나 가족만의 책임으로 남겨두기보다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가족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별 서비스 격차가 크고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들이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 인력과 사례관리 서비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신질환자 가족들을 위한 돌봄 휴식 지원 서비스 역시 강화되어야 한다. 장기간 이어지는 돌봄은 가족들의 신체적정신적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환자를 대신 보호해주는 단기 보호 서비스나 가족 대상 심리 회복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가족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여전히 정신질환을 위험하거나 숨겨야 하는 문제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는 환자와 가족 모두를 고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와 지역사회 중심의 정신건강 교육,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확대해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신질환자의 회복은 가족의 희생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는 가족 역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존재로 바라보아야 한다. 정신질환 문제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지원할 때, 비로소 당사자와 가족 모두가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신질환 가족들이 더 이상 혼자 돌봄의 무게를 감당하지 않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 고 문 헌

김소영. (2024, August 22). 정신질환자 가족 61.7% “환자 돌봄 부담 크다”.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Health/article/all/20240822/126647640/2

김용진, 김은정, 박소영, 이지현. (2024). 정신질환자 가족 관점에서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경험. 신경정신의학, 63(1), 38-49.

김주연. (2024, August 23). 정신질환자 가족 61.7%, 환자 돌봄 부담 느껴. 서울신문. https://www.seoul.co.kr/news/society/health-welfare/2024/08/23/20240823010005/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4). 정신질환자 및 가족지원 서비스 확충을 위한 실태조사.

이은희, 김미영, 박현숙. (2018). 정신질환자 가족의 낙인, 부담감 및 가족건강성.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Psychiatric and Mental Health Nursing, 27(3), 247-256.

각주

  1. [1]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신질환자 및 가족지원 서비스 확충을 위한 실태조사」, 2024.
  2. [2] 김소영, 「정신질환자 가족 61.7% '환자 돌봄 부담 크다'」, 『동아일보』, 2024.08.22.
  3. [3] 김주연, 「정신질환자 가족 61.7%, 환자 돌봄 부담 느껴」, 『서울신문』, 2024.08.23.
  4. [4] 김용진 외, 「정신질환자 가족 관점에서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경험」, 『신경정신의학』, 제63권 제1호, 2024.
  5. [5] 이은희 외, 「정신질환자 가족의 낙인, 부담감 및 가족건강성」,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Psychiatric and Mental Health Nursing』,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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