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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나라로 돌아가!”, 우리 사회 속 만연한 이주민 혐오와 차별

정책행정복지분과 학회원 장서현

2025.05.21 | 조회 1.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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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유일 사회복지학회의 뉴스레터입니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이 아직까지도 종종 듣고 있는 말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과연 다양한 사람들의 공존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인가?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0월 말 기준으로 대한민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약 265만 명이다.

인구 중 5%에 해당하는 수로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민족주의에 기초했던 우리나라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한반도에 모여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다문화사회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민족과 인종, 문화가 어우러진 사회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다문화의 공존보다는 한국 문화로의 흡수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리고 인터넷, SNS만 보더라도 여전히 이주민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도 넘은 혐오를 표출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나라가 ‘이민청 신설’과 관련된 논의를 하며 이민정책을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더 많은 이주민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2025세계인종차별철폐의날 기념대회, 매일노동뉴스, 2025.03.16.
2025세계인종차별철폐의날 기념대회, 매일노동뉴스, 2025.03.16.

 

혐오표현이란 어떤 개인 혹은 집단에 대해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포격을 선동하는 표현을 말한다.

혐오표현의 무분별한 사용이 차별로 이어지고 사회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는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소수자를 겨냥한 표현만이 아니라 세대, 성별, 계급, 거주 지역, 외모, 정치 성향, 직업 등 다양한 특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재생산되고 있는데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주민 혐오’를 다뤄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국적의 이주민에 대한 혐오가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최근 극단적인 정치 논리 속에서도 중국과 북한을 향한 혐오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들을 매개로 온라인상에서는 터무니없는 논리를 펼치며 근거도 없는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고 현실에서는 여행 온 중국인 관광객이나 중국인 유학생에게 “이얼싼쓰 해봐”라고 강요하거나 ‘짱깨’라는 혐오표현을 사용하는 등 온라인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사례가 많다.

 

개인이 아니라 미디어 속에서 여전히 이주민들을 부정적이고 획일적인 캐릭터로 표현하곤 한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방영되었던 EBS의 <다문화 고부열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회차마다 결혼이주여성과 시어머니 간의 갈등을 보여준다.

물론 에피소드 하나가 진행되는 동안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의지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처음에는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익숙지 않은 새로운 공간에서 적응 중인 이주민의 정서를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갈등만을 부각하여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던 적이 있다.

 

과거 개그콘서트 <니퉁의 인간극장> 코너에서는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어 발음을 희화화하는 장면이 연출된 바 있다.

말 그대로 개그인데 뭘 그리 불편하게 받아들이냐는 의견도 있지만 잘못된 사회현상을 풍자하는 것도 아니고 타국의 사람들이 우리나라 언어를 배워 소통 능력을 키우고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려는 것을 굳이 개그의 소재로 사용해야만 할까?

우리는 가볍게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당사자들은 상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충분히 고민해 봐야 했을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황해>, <청년경찰> 등을 포함한 2010년대 국내 영화에서는 조선족을 범죄자로 일관되게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중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대림동이 ‘범죄의 소굴’로 인식되며 중국인들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실제로 중국인의 범죄율이 한국인에 비해 높은 편인가? 「2023 경찰청범죄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범죄 발생 수는 1,217,833건, 중국인의 범죄는 15,553건에 불과했다.

당연히 한국인의 수가 더 많기 때문이기도 하나 어찌 되었든 중국 국적을 가진 이주민 대부분을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 사회에서 소수이고 약자인 그들을 향한 혐오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무분별한 혐오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첫 번째, 이주민들의 사회통합을 어렵게 만든다.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들이 적응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소외되고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다.

두 번째, 사회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주민이라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혐오가 지속·확산된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갈등으로 이어져 불안정한 사회가 된다.

세 번째, 실제 차별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주민들이 혐오와 차별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적 손실을 이야기하고 싶진 않지만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기대하고 온 이주민(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등)들이 계속 차별받고 노동환경에서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주노동자들이 더 이상 유입되지 않을 것이고 농업·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이다.

 

변화하는 미디어와 앞으로의 과제

성인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2018년 52.81점에서 2021년 52.27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코로나의 영향으로 교류가 줄어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는 여성가족부의 설명이 존재한다.)

성인에 비해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속도가 빠른 청소년들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의 경우 2018년 71.22점에서 2021년 71.39로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처럼 사람들의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이 나아지고 있으며 미디어가 그리는 이주민의 모습들도 시청자들의 비판을 수용하면서 전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매체인 만큼 이주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연출을 지양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그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할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필요도 분명히 존재한다.

 

출처: 일러스트레이터 노병옥
출처: 일러스트레이터 노병옥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우리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더 이상 한국인만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그들을 ‘이주민’으로 타자화하며 극단적으로 구분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내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우리 안의 혐오를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별을 없애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정부는 정책 시행 시, 이주민들을 단순한 노동력 공급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며 그들을 향한 무분별한 혐오 표현과 차별을 규제하고 법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개인과 사회가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사회로 거듭날 미래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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