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이라고 하면 정신질환 당사자에 대한 낙인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정신질환자와 가장 가까운 그들의 부모님, 배우자, 자녀는 어떨까. 그들의 가족 또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에서 자유롭지 않다.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는 같은 아파트 사람들의 시선에 아파하는 정신질환자의 가족이 등장한다. 언니 애신과 조현병을 앓고 있는 동생 효신은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된다. 애신은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동생이 조현병이 있음을 말하고 직원은 당황한 듯 아파트 주민들에게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애신은 부녀회장을 비롯한 주민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우리 아이가 수험생인데 소란스러운 일은 없겠죠?”,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범죄가 발생하면 어떡해요.”, “솔직히 불안하네요.” 등의 부정적인 시선에 애신은 낙담한다. 비록 이것은 드라마의 한 장면일 뿐이지만 현실에서도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정신질환자 가족이 겪는 고통
정신질환자 가족은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낙인(stigma)을 지각했을 때 큰 고통을 느낀다. Ostman에 따르면 정신장애인 가족의 상당수가 정신질병 관련 낙인으로 인해 심리적 부담을 느끼며, 극단적으로는 정신장애를 가진 가족이 죽어 없어지길 바라거나 심지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Hoop은 정신장애인의 가족이 정신장애인과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정신질병의 발생에 대한 책임으로 인해 죄악감과 수치심을 지니며, 사회에서 정신장애인에게 주어지는 부정적인 상징을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고 내재화함으로써 심리사회적 위축과 철수 등 부정적인 심리사회적 곤란을 경험하게 된다[1]고 보았다. 정신장애인의 유병기간이 길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직업이 없을수록 부양가족의 낙인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족의 학력이 높을수록 낙인지각에 영향을 주었으며 사회적 지지와 자아존중감은 낙인지각에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 이처럼 정신질환자의 가족이 사회의 부정적 시선으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낙인문제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신질환자 가족을 일으켜 세울 사회적 지지

가족들의 자아존중감이 손상될 경우 정신장애인에 대한 장기적인 케어나 사회적 상호작용, 정신장애인과의 관계형성 면에서 문제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자아존중감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낙인 지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복귀시설 10곳, 낮병원 4곳에서 총 190명의 가족을 대상을 자료를 수집한 결과 정신장애인 가족의 낙인지각이 자아존중감을 손상시키며, 사회적 지지가 주어질 경우 낙인을 지각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자아존중감이 유지되거나 상승될 수 있음[3]을 경험적으로 입증했다. 따라서 정신질환자 가족에 대한 부정적 낙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지가 필수적이다.
사회적 지지를 증가시키려면...
부양가족
정신질환자 부양가족의 낙인효과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체계적인 가족 프로그램과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정신보건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족 구성원 중 중증 정신질환자가 발생한 경우 미국의 정신가족협회에서 운영하는 “Family to Family”와 같은 정신장애인 가족 교육을 통해 질병의 발생 기전 등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4] 또한 가족협회나 가족 자조 모임을 활성화하여 부양가족의 사회적 지지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들이 사회적으로 위축되거나 철수되지 않도록 자조모임을 형성하는 것은 견고한 사회적 지지망을 형성할 수 있다. 게다가 비슷한 역경에 처한 이들과 상호작용하며 유능감과 소속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재활 프로그램
정신질환자의 노력과 이들의 노력을 뒷받침해주는 프로그램은 당사자의 낙인효과 뿐만 아니라 가족의 낙인효과도 감소시킬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신질환자의 구직과 부정적 낙인은 부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정신질환자의 질병 관리뿐만 아니라 직업재활에 이르는 사례관리가 필요하다.
사회적 차원
정신질환자의 가족의 부정적 낙인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지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환경적 지지도 필수적이다. 지역사회가 정신질환자를 보호하고 재활을 지원하는 사회적 지지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외에도 언론이나 방송에서 정신장애를 왜곡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장치를 마련하여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을 줄여야 한다.
정신질환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이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처럼 마음에 병이 생기면 정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공황장애 등은 의지가 나약해서, 어떤 사람이 잘못해서 발병하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불시에 찾아올 수 있다. 지금 정신질환 당사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사회적 지지는 이들을 여느 사람들과 같이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참고문헌
Netflix Korea.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민혜진, 정원철. (2014). 정신장애인 부양가족의 낙인지각 : 사회적 지지와 자아존중감을 중심으로
민혜진, 정원철. (2016). 정신장애인 가족의 낙인감이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양-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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