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I 시대
10년 전 쯤, VUCA 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아, 이런 시대가 곧 온다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을 경험하면서 변동성이 높고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모호한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시대의 특징을 몸소 경험했고, 이미 우리는 이런 시대의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VUCA 라는 단어는 1987년에 냉전 종식 이후 세계의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환경을 설명하는 군사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인데, 1990년대부터 이 개념이 비즈니스 세계에 도입되어 글로벌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한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설명하는 데 널리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쩌면 VUCA 라는 단어도 이미 과거의 단어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최근에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은 VUCA를 지나 BANI 시대라는 개념인데요, BANI는 VUCA의 다음 단계로 제안된 개념으로, 현대 세계의 복잡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입니다.
- Brittle (취약성)
- Anxious (불안함)
- Non-linear (비선형성)
- Incomprehensible (이해하기 어려운)
최근 몇 년 간, 갑작스럽게 바이러스가 출몰하고 견고해 보이던 세상의 논리와 규범들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충격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취약성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런 취약성은 불안함을 낳았습니다. 더구나, 이전의 방식으로 A를 넣으면 B가 나올 것이라는 결과를 확신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비선형성의 시대를 살게 되었고 이런 시대에서는 기존의 원인과 결과의 법칙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점점 더 모호하고 복잡하고 게다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세상과 내 주변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워졌고, 답을 알 수 없는 경우들이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여러분도 일상에서, 우리의 업무 현장에서 이런 BANI 시대의 특징을 몸소 경험하고 계신가요?
🪄BANI 시대에 필요한 역량과 코칭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BANI 시대를 주장한 Stephan Grabmeier(2020)는 이런 시대에서 필요한 우리의 역량을 아래와 같이 제시합니다.
- 취약성을 다루는 역량 : 수용력와 회복탄력성
- 불안함을 다루는 역량 : 공감 능력과 마음챙김
- 비선형성을 다루는 역량 : 맥락과 적응력
- 이해 불가한 환경을 다루는 역량 : 투명성과 직관력
질문하는 힘 + 성찰하는 힘=코칭대화 역량
위의 내용을 전문코치의 관점에서 정리해 본다면, 저는 BAN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결국 질문하는 힘과 성찰하는 힘을 기반으로한 '코칭대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감하고 맥락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 중심으로 판단하지 않고 세상과 상대방에 호기심을 발휘한 대화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맥락을 파악기 위한 '호기심 질문'이 필요하죠. 이는 수용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할 수록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고 이해하기 쉽게 잘 전달하는 역량도 더욱 중요해지게 됩니다. 또한 비선형적이기 때문에 인과 관계를 알 수 없거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나 정답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므로, 원인을 파악해 개선하는 것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들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그러므로 미래 지향적인 대화를 통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솔루션과 기회를 발견하고 끊임없는 학습하며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호기심 질문
또한 회복탄력성과 직관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성찰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이슈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성찰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또한 이런 경험의 축적을 통해 직관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전문코치에게도 코칭 장면에서 직관을 발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역량인데, 이를 위해 코치 내면에 쌓인 다양한 경험과 정보들이 코칭 장면에서 코치의 판단과 편견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끊임 없이 코치 자신을 성찰하고 고객과 투명하게 공유하는 직관의 훈련이 코칭 성과로 연결합니다. 그런데 성찰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성찰할 수 있는 타인의 질문의 통해 더욱 확장적으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조직적 차원에서는 팀 리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런 시대에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며 적응하기 위해서는 몸집이 작아야 하므로 팀 단위의 활동이 중요하고 매번 선형적인 수직 구조의 의사결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으므로 팀 리더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리더의 직관력도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또한 더 복잡하고 다양해진 조직적 맥락을 구성원 레벨까지 전달하고 공감을 통해 alignment를 이루기 위해서 팀 리더는 위와 아래의 보이스를 모두 잘 경청하고 섬세하고 빈번하게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하는 것은 필수이겠죠. 이러한 리더의 역량이 언제는 중요하지 않았나? 하겠지만, 이제는 팀과 조직의 성과를 너머 생존과 직결된 필수 역량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러니 하게도 AI시대, 테크놀로지가 고도로 발달하는 시대, 위와 같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는 오히려 리더들이 기술적 스킬만으로 조직을 이끄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이상 코칭대화 역량은 단순한 소프트 스킬이 아니라 BAN시대를 살아가는 강력한 필수 도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이는 리더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않겠죠?
BANI 시대를 사는 여러분은 질문하는 힘과 성찰하는 힘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우리는 이렇게 급변하고 취약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나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