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몇 번째 월요일인가. 드러누워 한세월 보내고 싶은 수많은 월요일 중 하나가 오늘도 저물어가고 있다. 다용도실에 앉아 있다가 문득 밖을 보니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내리는 것 같지도 않게 내리더니 역시 쌓이지 않고 살얼음처럼 아스팔트 위를 살포시 덮고 그쳤다. 덕분에 집에 오는 길에 신발이 두 세 번 미끄덩 거리며 넘어질 뻔 했다.
밤 9시가 다 된 시간, 가로등에 비친 땅바닥이 반짝반짝 빛났다.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멋대가리 하나 없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풍경이라곤 아스팔트 틈새로 삐져나온 잡초뿐인, 한 집 건너 한 집 공사를 하는 지저분한 골목길을 걷는데 왜 그리 반짝이는 아스팔트 바닥이 아름다울까. 인간은 그냥 반짝이기만 하면 다 좋아하도록 설계되어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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