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닐 때 꼭 낡은 필름 카메라를 챙겨서 다닌다. 로모라고 불리는 토이 카메라다. 원래 반려인이 가지고 있던 것을 10여 년 전쯤부터 내가 쓰고 있다. 반려인은 쓰지 않는 물건이 되었으니, 그러고 보면 물건의 주인이란 산 사람보다는 잘 사용하는 사람이 아닐까.
12월 프라하에 갔을 때도 로모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다. 날이 흐려서 토이 카메라를 찍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속에 충동이 이는 순간 카메라를 꺼냈다. 필름 한 통은 잘못 끼우는 바람에 몇 장 못 찍고 날려먹었지만, 워낙 이런 적이 많아서 이젠 대실망을 하진 않는다. 그냥 쩝... 아쉽구만,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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