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건강 스토리

뇌는 어떻게 '나'와 삶을 형성하는가

'나'라는 존재는 복잡한 신경망 속에 담겨진 정보의 총합! 신경망이 무엇인지를 통해 뇌가 내 삶과 나에게 관여하는 방식에 대해 이해해 봅니다.

2025.02.17 | 조회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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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핀의 브레인 스토리

유익하고 흥미로운 뇌건강 이야기가 가득 담겨져 있어요!

안녕하세요? 루핀입니다.

너무도 오랜만에 레터를 발송하려니 쑥스럽고 떨리네요. 뜻하지 않게 감기가 오래 지속되었고 여러 가지 일들로 뉴스레터에 소홀했습니다. 계획에 없던 쉼의 시간을 가지면서 앞으로 어떤 내용들을 뉴스레터에 담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좀더 본격적인 뇌과학 이야기를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뇌는 복잡다단한 정보처리 기관입니다. 뇌가 정보를 처리한다는 의미는, 내 삶의 생각과 감정, 행동, 선택 모든 것을 처리한다는 의미입니다. 뇌의 정보처리 결과로 삶이 유지되고 만들어지는 것이죠.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을 이해하다 보면 나의 생각과 감정, 행동이 어떤 방식에서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고, 역으로 내 의도와 필요에 따라 뇌를 길들이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아울러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패턴이나 특성에 따라 나의 성격, 나쁜 습관,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어 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게 됩니다.

이 뉴스레터를 통해 뇌가 나를 조종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또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구독자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내 머릿속 작은 존재들 : 뇌가 나를 형성하는 방법

가끔 이런 상상을 합니다. 나의 두피 밑 두개골 안에는 매순간 바쁘게 정보를 주고받으며 활동하는 작은 존재들이 있다고 말이죠. 이 존재들은 아주 가늘고 미세한 선으로 연결된 수천 수만대의 전화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밤낮없이 와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있는데,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그 대상입니다.

이들의 결정이 모인 것을 우리는 라고 부르며, 나라는 존재는 내 두개골 속 작은 존재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기 일쑤여서, 언제나 내 삶의 주인은 나라고 굳게 믿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나와 내 삶은 뇌 속의 작은 존재들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나라는 사람의 인식, 경험, 기억 모두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존재는 뉴런입니다. 인간 뇌에는 약 860억개 정도의 신경세포가 있습니다. 신경세포는 신체 외부와 내부에서 올려주는 실시간 정보를 받아서 저장하고 또 다른 신경세포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경험이 많아지면 신경세포의 할 일도 함께 늘어납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기 위한 신경망이 필요하고, 신경망이 풍성하고 복잡해지면 우리는 보다 고차적인 사고 활동, 문제해결에 유리한 뇌속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오늘 여러분이 어제와 다른 새로운 경험을 시도했다면 뇌 속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길이 막 생겨났을 겁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꾸준히 반복해서 이어나간다면 뇌 속의 작은 오솔길도 제법 튼튼한 길로 자리를 잡아나가게 됩니다.

새로운 신경망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에너지 소비를 싫어하는 뇌는 새로운 행동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합니다. 어떻게든 새 행동을 밀어내고 과거에 만들어놓은 신경망을 활용해서 살아가려고 저항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저항을 견디고 새롭게 만들어진 튼튼한 신경망은 더 없는 에너지 효율성을 발휘합니다. 낯설고 서툴렀던 그 일을 아주 작은 에너지만으로도 처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인간 뇌의 진화는 다양하고 풍성한 신경망을 만들어냄으로써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최적화의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우리가 어떤 종류의 오솔길-신경망들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우리의 취향, 성격, 습관, 일상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그리고 주로 어떠한 오솔길을 자주 사용하는지에 따라 나라는 사람의 개성이 드러납니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무수한 오솔길은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자취이자 내용들입니다. 우리는 삶이란 순간순간의 선택과 결정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 뇌 속에 미리 만들어놓은 무수한 오솔길-신경망 패턴을 따라 움직이고 결정될 뿐입니다.

기억, 습관 그리고 전문가의 뇌

한 분야의 전문가, 달인은 특정 주제에 대한 아주 풍성하고 복잡한 신경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신경망에는 하나의 커다란 주제로 묶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 학습내용, 정보 등이 기억형태로 저장되어 있는데 관련 주제가 나오면 그동안 만들어두었던 신경망이 일제히 활성화되면서 기억의 형태로 떠오릅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 10년만에 동창생을 만나면 동창생의 얼굴이 트리거가 되어 그와 관련된 기억들이 동시에 떠오르는데 동창생과 관련된 기억을 담은 신경망들이 일제히 활성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동창의 얼굴도 이름도 가물가물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관련 정보가 담긴 신경망이 튼튼하게 배선되어 있지 않았거나,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정보처리 기능이 약화되었거나, 정확한 정보를 구성하기에는 신경망이 촘촘하게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동창과의 함께한 시간들 많지 않았거나 튼튼한 오솔길을 만들 만큼 인상 깊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가끔 일상에서 어떤 것에 관한 생각이 날듯 말듯 할 때가 있는데 그 순간 뇌에서는 관련된 정보를 담은 신경망들이 연결될 듯 말듯한 하고 있는 중입니다. 신경망이 촘촘하고 강하게 연결되어야 빠르게 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데 어떤 이유로 인해 신경망이 약하고 부실하거나 관련된 정보를 담은 신경망들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쉽게 접속이 안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정보망을 강하게 구축하는 활동을 하는 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학습'입니다.

학창시절, 우리가 자주 했던 암기학습은 신경망을 구축하는 활동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업입니다. 반복해서 외우고 또 외우면 신경네트워크가 반복해서 활성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신경망이 튼튼해지는 것이죠. 그 결과, 관련 문제를 접하면 그 즉시 정답이 떠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시험시즌이 끝나자마자 이 기억은 대부분 사라집니다. 더 이상 반복해서 해당 정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급하게 만들어진 신경네트워크인 만큼 빨리 시들해지는 겁니다.

그런데 간혹 어떤 정보는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살아남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정보는 또다른 정보와 연합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문제를 맞추어서 큰 칭찬과 상품을 받았다면 그 문제에 대한 기억은 칭찬을 받았던 경험에 상품을 받아서 기뻤던 경험이 겹쳐지면서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칭찬의 대상이 내가 좋아하던 이성이었다면 더더욱 강하게 자리 잡게 됩니다. 아마 몇십년이 지나도 그때 맞추었던 문제의 내용이 잊혀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복잡하고 다양한 여러 정보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그 문제를 마주하자마자 잊은 줄 알았던 그날 교실의 분위기, 그때의 감정, 디테일한 내용들이 생생히 살아납니다.

신경망 구축이 잘 이루어진 뇌가 똑똑한 뇌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분야에서 일반인보다 유능한 이유도 복잡하게 잘 발달된 신경망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해당 분야에 대한 많은 경험과 정보를 학습하면서 보통 사람들보다 더 복잡한 신경망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복잡성 속에서 정보들 간의 재구성, 재해석, 재연결이 수시로 이루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새롭고 뛰어난 아이디어가 탄생합니다.

이렇게 잘 연결된 풍성한 신경망은 무엇보다 뛰어난 에너지 효율을 보여줍니다. 수학자는 고등학생이 미분적분을 풀면서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훨씬 적은 양만으로 같은 문제를 풀어냅니다. 신경세포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과 정보를 여러 신경망 위에 저장하려는 움직임은 어쩌면 적은 에너지를 최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진화의 전략일지도 모릅니다.

동일한 주제의 책 100권만 읽어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입니다. 읽기활동 즉 정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는 전문가가 될 수 없습니다. 학습한 정보를 끄집어내어 활용, 응용해야만 신경망이 튼튼해집니다. 특히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가설을 세우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활용하는 등의 활동이 더해질 때 우리의 신경네트워크는 잘 발달되고 넓은 네트웍으로 연결되며 정교한 지식정보를 창출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전문가의 뇌와 일반인의 뇌는 해당 주제, 해당 분야와 관련하여 얼마나 방대하고 복잡하고 튼튼한 신경망을 형성하였는가 그리고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활용하였는가에 달려있습니다. 만약 어떠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해당주제에 대한 꾸준한 학습과 경험에 나를 노출시켜야 합니다. 책을 읽고 영상을 보고, 관련된 사람들과 만나서 교류하고 경험을 쌓습니다. 그리고 내가 알게 된 사실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끄집어내 말이나 글, 대화나 행동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이런 일련의 활동이 나의 뇌에 특정한 지식과 정보에 관련된 방대한 신경네크워크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새로운 신경네트워크 형성하기

지금 이 순간 우리 뇌에는 이미 아주 많은 신경네트워크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적 우수성을 드러내는 똑똑하고 유능한 신경네트워크도 있지만 나의 습관, 버릇처럼 내 일상을 채우고 있는 행동, 취향, 생각패턴, 호불호, 편견 등과 관련된 신경망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삶은 지금껏 만들어놓은 무수히 많은 종류의 신경망에 의해서 자동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나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신경네트워크도 존재합니다. 트라우마 경험이 각인된 신경망이나 부정적 사고, 강박적 사고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신경망 등등이 그것입니다.

나의 행동이나 습관, 성격을 신경망의 결과로 생각하는 방식에는 긍정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나의 문제나 행동을 한걸음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틈새를 만들어주니까요. 예를 들어 나에게 불안할 때마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는 잘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지요. 그런데 이 행위가 신경망 패턴에 의해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인식하는 순간 그 행동은 나의 일부가 아닌 하나의 패턴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내가 또다시 손톱을 물어뜯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다른 행동 패턴을 끼워넣기가 가능해집니다. 

, 기존 신경망이 자동으로 손톱을 물어뜯게 만든다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행동을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손톱을 물어뜯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대신할 또 다른 패턴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불안함을 느낄 때마다 손톱을 물어뜯는 대신 작은 공을 쥐고 굴리거나, 손가락을 서로 문지르는 동작을 해볼 수 있습니다. 또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법을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뇌는 반복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신경망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도움이 됩니다. 지금 나는 새로운 오솔길을 만들고 있어!

핵심은 새로운 행동을 선택하는 순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 행동에 대해 자각하고 집중-반복하면서 보상을 주는 것입니다. 나의 뇌에 내가 원하는 오솔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보상과 동기가 됩니다. 의도적 자각과 행동은 기억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면, 기존의 손톱을 물어뜯는 신경망은 점차 약해지고,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신경망이 재배선됩니다. , 나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던 행동이 자연스럽게 대체되는 것입니다.

불안한 감정이 떠오를 때마다 불안과 관련된 신경망이 활성되었음을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다른 생각을 떠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불안에 사로잡힌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입니다. 불안이 떠오를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무엇에 대해 의도적으로 생각을 옮겨가는 것이죠. 그러면 불안에 놓이는  횟수를 현저히 줄어들면서 시시때때로 강하게 활성되던 불안 신경망이 차츰 약화되면서 또다른 신경패턴에 자리를 내어주게 됩니다.

뇌는 변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경망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경험에 의해서도 새롭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신경망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의도적인 작은 행동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뇌를 길들이다

이런 작은 행동의 변화를 삶에 실행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두운 두개골 속에 들어앉아 우리를 조종하던 신경세포들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삶, 내가 의도하는 삶으로의 개선이 가능합니다. 뇌가 나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뇌를 길들이는 것이죠. 물론 뇌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삶이 통째로 바뀌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나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의식적 개입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작은 행동의 변화만으로도 삶의 많은 부분이 개선되기도 합니다. 내가 가진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원인을 아는 것만으로도 문제에 대한 태도와 관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뇌 속의 작은 세포들이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면서 내 삶에 관여하는지 보다 자세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되면 그 과정에 의식적 개입이 가능해집니다. 뇌 길들이기, 뇌 최적화하기, 뇌 활용하기의 첫 걸음은 뇌라고 하는 존재의 특성을 이해하고 변화의 고리들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보듯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들여다보면서, 어떻게 뇌를 나의 활용하고 길들일지 고민해 봅시다. 내가 진짜 나의 주인이 되기 위해!

글에서는 다음번 글에서는 우리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 대한 큰 그림을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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