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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문자에 따른 브랜드 로고의 인상 변화

세븐일레븐 소문자 'n'의 비밀

2025.02.20 | 조회 2.4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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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편의점이라고 하는 세븐일레븐 국내 1호점을 출퇴근 시간에 지나고 있습니다. 30년 넘는 국밥집도 아니고, 30년이 넘는 편의점이라니 지날 때마다 신기하게 바라보곤 했는데, 간판에 걸린 로고까지는 자세히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7 ELEVEN’의 문자 구성을 보다가 뭔가 낯선 기분이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모든 글자가 대문자인데 ‘n’만 소문자였습니다.

이 정도로 눈에 띄지 않을 정도라면 무시해도 될 만큼 미세한 조정이라 별것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소문자를 대문자로 바꿔보니 로고 전체의 인상 변화가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이 창업자의 부인이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세븐일레븐 코리아의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1968년, 디자인 개념조차 희미했던 시절에 이런 세심한 생각을 하셨다니 굉장한 감각을 지닌 분이었다고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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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LEVEN 로고의 소문자 ‘n’을 변형해 ‘N’으로 바꿔보니, 마치 사람이 오른쪽 눈썹을 치켜뜬 모습이 연상됐습니다. 반면, 원본 소문자 ‘n’은 훨씬 유순한 인상을 줍니다. ‘7’자와 결합했을 때에도 소문자 ‘n’은 장점을 갖습니다. ‘7’자의 세로로 떨어지는 곡선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로고 전체의 일체감을 더욱 강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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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디자이너들이 영문형 로고 디자인을 할 때 가장 피하고 싶은 문자가 ‘M’, ‘N’, ‘W’이 아닐가 싶습니다. 수직과 수평뿐만 아니라 사선의 방향성까지 더해져 균형 잡힌 문자 조형을 만들기 어렵고, 중간에 끼어 있을 경우 속 공간의 조절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문자 ‘N’ 대신 소문자 ‘n’을 사용한 로고들이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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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채널 ESPN의 예전 로고도 이러한 사례입니다. ESPN 문자 전체를 가로지르는 선의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소문자 ‘n’이 유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N’이었다면, 상단의 형태가 불규칙하고 복잡해 로고 전체의 인상이 깔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가독성 면에서도 소문자 ‘n’이 더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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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버거킹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인 웬디스의 예전 로고 역시 대문자 ‘N, Y’ 대신 소문자 ‘n, y’를 적용했습니다. 대문자형에 비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형성하며, 율동감까지 생겼습니다. 이는 발랄한 소녀의 모습과도 더 어울리는 로고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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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로고를 자세히 보면, 가운데 ‘n’이 소문자입니다. 오른쪽의 변형안에서 대문자 ‘N’을 적용했을 경우, 로고 중간의 공간이 매우 복잡하고 뭉쳐 보입니다. ‘N’의 사선이 ‘Y’의 사선과 짝을 이루어 시각적 연결성을 가지는 듯하지만, 이러한 장점보다 ‘Y’와 ‘N’ 사이의 조밀한 구성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반면, ‘U’자는 상대적으로 텅 비어 있어 비균형적인 느낌을 줍니다. 결국, 대문자 ‘N’을 포기하고 소문자 ‘n’을 선택한 이유가 충분히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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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 ‘N’을 포기하고 소문자 ‘n’을 선택한 여러 브랜드의 사례를 어떻게 보셨나요?

민감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사실 이런 변화는 쉽게 눈치채지 못할 것입니다. 브랜드 이미지에 있어 이러한 변화들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물론, 이런 사소한 차이만으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고객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디자이너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미묘한 변화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요소 하나하나가 쌓이고, 세심하게 신경 쓴 결과물들이 고객 인식 속에 축적되다 보면 결국 브랜드 이미지의 변화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여러 알파벳 중 하나만 형태가 바뀌어도 로고 전체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마치 사람 얼굴에서도 살짝 미간을 찌푸리는 것만으로도 인상이 달라지는 것처럼요.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브랜드 로고의 완성도를 결정짓고, 나아가 브랜드의 전반적인 인상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브랜드 컨셉 빌더 ⓒ BR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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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브릭] 레터는 모회사인 BRIK.co.kr에서 발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정보성 전달이 아닌, 브릭만의 재해석을 담아 여러분께 브랜드를 보는 새로운 차원의 시각을 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격주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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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콘텐츠에 담긴 내용들은 개인적인 분석과 해석에 의해 나온 주장들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해당 브랜드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리포트에서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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