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퇴사 이후, 정신 없이 새로운 도전들을 하느라 뉴스레터를 못 쓰고 있었는데
‘빌더 엠제이’ 계정으로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다름 아닌 커피챗 요청.
글도 안쓰고 있는 불성실한 작가에게 메일이라니, 감사한 마음으로 강남 커피숍에 들렀다.
이 날의 커피챗 이후, 나는 2가지 결심을 한다.
- "미디어커머스 식으로 Saas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 모든 과정을 뉴스레터와 디스콰이엇 등의 플랫폼을 통해 공유한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남자를 만나다.
성환님은 올해로 딱 30살이 되었고, 개발자로 앱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자유를 꿈꿨다.
꿈을 얘기하는 그의 눈이 반짝였다. 소년같은 눈을 보며, ‘가식 없는, 정말 진실된 꿈이구나’ 직감했다.
궁금했다. 그의 꿈을 막는게 무엇인지.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담담히 성환님의 말씀을 듣다가, 노트 한장을 북북 찢고는 간단한 도식을 그렸다.
*목적 : ‘자유’ =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것
*목표 : 월 350만원을 오직 Saas로 만든다 (현재 성환님의 월급)
목적과,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은 것만으로
성환님의 표정은 밝아졌다.
“고양감”
목표를 설정한 것만으로 뇌가 주는 도파민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이 도파민은 오래가지 않는다.
곧, “실행의 벽”이 세워진다.
이젠 그 벽을 넘을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개발자 출신 빌더들의 실수
개발자들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엔 도사이기 때문에, 종종 “기능만 좋으면 알아서 팔릴 것” 이라 믿어버린다. 특히 규모가 큰 회사를 다녔을수록, 판매를 담당하는 팀이 따로 있었고 본인은 제작만 잘 해내면 역할을 다했을수록 이런 경향이 심하다.
“생각의 순서를 바꿉시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잘 팔아보는게 아니라,
애초에 잘 팔 수 있는 전략을 먼저 생각하고, 그 전략에 걸맞는 제품을 만드는 거예요.”
나는 추가로 APR의 예시를 들었다.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출발해, 현재 시가총액 2조2천억원이 된 기업.
미디어커머스 기업들의 핵심 전략은 간단하다. 그들은 “딱 하나의 프로세스”만 거꾸로 했을 뿐이다.
기존 브랜드들이
- 좋은 제품을 만든 다음
- 그 제품을 가지고 광고를 최대한 잘 돌리려고 한다.
일때,
미디어커머스 기업들은
- 페이스북/인스타 광고에 잘 맞는 컨텐츠 타입을 생각한다음
- 그 컨텐츠 타입에 걸맞는 제품을 좋게 만들었다.
목표는 단 하나, "파는 것"
Saas의 목적이 “문서 노동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건, “지구 수호”건 상관 없이
결국 목표는 하나다. 정말 단순하고 직관적인 목표.
“팔아야 한다”
이게 모든 비즈니스의 목표이며, 그 자체로 가치의 증명이다.
어느새 카페 창밖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얼마나 대화에 집중했던지, 우린 단 한번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대화에 열중했다.
우리의 커피챗은 장장 4시간 만에 종료되었고, 성환님은 처음 뵐 때보다 훨씬 편안한 얼굴로 돌아갔다.
하지만, 내 머리 속에는 여전히 2개의 찝찝함이 남았다.
- 아무리 구체화화려 해도, 결국 성환님께는 추상적인 얘기가 아닐까?
- 성환님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분이 한둘일까?
… 내가 진짜 도움을 드렸다고 할 수 있나?
이 찝찝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짜 진흙탕을 구르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며,
그 이야기를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올려야 한다.
지하철이 강남역을 출발해 사당역에 도착할때쯤 결심했다.
내가 미디어커머스식으로 Saas를 제작하고, 팔자.
이 과정을 모조리 적어 올리자.
처절하고, 지루하고, 실패하는 과정까지 오롯이 담자.
- 제품 한개가 안팔리면 열개를 만들고, 열개가 안되면 백개라도 만드는 집념.
- 세일즈 한 번으로 안되면 열번을 하고, 열번이 안되면 백번이라도 진행하는 집착.
이 두 가지 재료로 성환님 같은, 꿈꾸는 빌더를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자.
이것이 “미디어커머스 식으로 Saas 만들기”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다만 이 과정을 나 혼자만의 시각으로 적으면 너무도 편향될 것이다. 나의 인사이트와 지식, 그리고 관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니.
따라서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와 함께 진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다음 편에는,
"잘 팔 수 있는 전략을 먼저 정하고, 그 전략에 적합한 제품을 만든다" 를 위하여,
어떤 판매 전략을 구상했는지 다뤄보려 한다.
*이 시리즈를 시작할 용기를 주신 성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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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엠제이님 안녕하세요! 커피챗 신청하고 싶은데 어디로 연락드리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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