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0 | 제6장 | 유료구독으로 후원하기💛
자기서재가 여러분의 메일함에 도착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나눈 기록과 질문들이 여러분의 일상에 어떤 도움과 변화를 주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여러분만의 서사로 각자의 자기서재를 잘 채우고 계신가요?
나에게 집중하는 이 시간과 달리, 현실의 우리는 사회라는 전장에서 종종 '완벽한 방어 기제'를 가동하곤 합니다. 실수하지 않으려, 혹은 약해 보이지 않으려 우리의 진짜 속내를 겹겹이 포장하죠. 하지만 어떤 사람의 기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단단한 방어를 깨고 나오는 '무장해제'의 순간이 오히려 가장 강력한 연결의 시작이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우리는 지난 4장에서 일터의 눈물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 때의 눈물은 상대방을 조금 난처하게 했었다면, 이번 장의 눈물은 상대방과의 벽을 허물어버린 계기가 되어줍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진심이 눈물이라는 언어로 터져 나올 때, 비로소 우리는 조직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감정이 어떻게 단단한 유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 기록 속의 장면들을 통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기록 속 문장
그렇게, 이 눈치 저 눈치 봐가던 신입사원 생활도 어언 1년차를 향해가고 있던 어느 날, 친한 동기로부터 잠깐 볼 수 있는지 연락이 왔다. 이윽고 우린 작은 회의실에서 만났는데, 동기는 나를 보자마자 메신저로 못다한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눈물을 주룩주룩 쏟기 시작했다. 일로 맺은 관계에서, 속상했던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난 옆에서 토닥여주고, 그 사람이 잘못했네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당시엔, 친구가 굉장히 여리고 순수해서 상처를 쉽게 받았다는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난 이 때 우리가 ‘동기’에서 ‘친구’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누군가 내게 연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 눈물을 흘리는 사람 곁에서 위로를 건네줄 수 있는 존재란 매우 특별하니까! (…) 홀로 서기 직후, 전 회사의 때 협업한 한 파트너사 분께서 사무실 근처로 와서 밥을 사주셨다. 이날 우리는 서로 “고생했다, 미안하고 고마웠다” 등의 대화를 나누며 눈물 콧물을 흘리다, 또 웃다가 하며 피자와 파스타를 맛있게 먹었다. 그 순간은, 내게 큰 감사함으로 남아있다. 과거의 진심으로 사람과 일을 대했던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지난 회사 생활의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것이니까.
👉 에세이 전문 읽기
ch2. 4화: 회사에서 만난 우리,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서사의 재발견
“회사는 일하러 오는 곳이지, 친구를 사귀는 곳이 아니다.” 혹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이런 말들, 여러분도 한 번쯤 들어보신 적 있지 않나요?
하지만 기록 속주인공의 경험에 더해서, 저는 이 말들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여러 조직을 거쳐왔지만, 정작 울타리는 결국 과거에 이름으로만 남을 뿐입니다. 반면 그곳에서 뜨겁게 감정을 교류했던 사람들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제 곁에 남아있어요. 이제는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저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줍니다.
저의 첫 사회생활은 외국이었는데요. 낯선 타지에서 시작한 첫걸음이 얼마나 고되고 외로웠을지, 지금 돌이켜보면 그 막막한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버티게 해준 건 가족처럼 저를 챙겨준 동료들이었습니다. 명절이면 홀로 남겨진 저를 기꺼이 집으로 초대해주고, 생필품조차 구하기 힘들었던 코로나 시절에는 저희 집 문 앞까지 물을 배달해주며 회사 안팎으로 온 마음을 다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뜨거웠던 진심 덕분에, 몸은 아주 멀리 떨어진 지금까지도 우리는 종종 연락과 선물을 주고받는 친구입니다.
이렇게 사회에서도 마음 깊이 의지할 진짜 친구를 사귈 수 있습니다. 이런 진정한 교류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억누르던 마음이 툭, 하고 터져 나올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기록 속 동기가 흘린 눈물처럼, 참아왔던 감정이 무장해제되어 폭발하는 그 찰나가 오히려 상대와 나를 잇는 가장 강력한 통로가 되는 셈이죠. 누군가 내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건, 애써 세워둔 방어벽을 허물 만큼 나를 깊이 신뢰한다는 뜨거운 고백이기도 합니다. ‘당신 앞에서는 더 이상 강한 척하지 않아도 좋다’는 믿음이 눈물이라는 언어로 전달된 것이니까요.
결국 진정한 무장해제란 나의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들어올 ‘틈’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내가 완벽한 철갑을 두르고 있을 때 타인은 결코 나에게 다가올 수 없지만, 억눌렸던 감정이 터지는 순간 그 ‘틈’을 통해 진정한 인연이 스며드니까요. 조직이라는 울타리는 사라져도 우리 곁에 남는 건, 감정과 진심입니다. 내가 먼저 속마음을 터놓을 때, 상대 또한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준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연결은 아닐까요?
오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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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떠오르는, 일터에서 만났지만 진한 인연의 친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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