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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己敍齋] 자기서재

자기서재(自己敍齋) 제6장: 사회에서 친구를 사귀는 방법, 무장해제의 ‘틈’

2026.04.20 | 조회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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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펄펄

2026.04.20 | 제6장 | 유료구독으로 후원하기💛


자기서재가 여러분의 메일함에 도착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나눈 기록과 질문들이 여러분의 일상에 어떤 도움과 변화를 주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여러분만의 서사로 각자의 자기서재를 잘 채우고 계신가요? 

 

나에게 집중하는 이 시간과 달리, 현실의 우리는 사회라는 전장에서 종종 '완벽한 방어 기제'를 가동하곤 합니다. 실수하지 않으려, 혹은 약해 보이지 않으려 우리의 진짜 속내를  겹겹이 포장하죠. 하지만 어떤 사람의 기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단단한 방어를 깨고 나오는 '무장해제'의 순간이 오히려 가장 강력한 연결의 시작이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우리는 지난 4장에서 일터의 눈물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 때의 눈물은 상대방을 조금 난처하게 했었다면, 이번 장의 눈물은 상대방과의 벽을 허물어버린 계기가 되어줍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진심이 눈물이라는 언어로 터져 나올 때, 비로소 우리는 조직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감정이 어떻게 단단한 유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 기록 속의 장면들을 통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첨부 이미지

기록 속 문장

그렇게, 이 눈치 저 눈치 봐가던 신입사원 생활도 어언 1년차를 향해가고 있던 어느 날, 친한 동기로부터 잠깐 볼 수 있는지 연락이 왔다. 이윽고 우린 작은 회의실에서 만났는데, 동기는 나를 보자마자 메신저로 못다한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눈물을 주룩주룩 쏟기 시작했다. 일로 맺은 관계에서, 속상했던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난 옆에서 토닥여주고, 그 사람이 잘못했네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당시엔, 친구가 굉장히 여리고 순수해서 상처를 쉽게 받았다는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난 이 때 우리가 ‘동기’에서 ‘친구’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누군가 내게 연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 눈물을 흘리는 사람 곁에서 위로를 건네줄 수 있는 존재란 매우 특별하니까! (…) 홀로 서기 직후, 전 회사의 때 협업한 한 파트너사 분께서 사무실 근처로 와서 밥을 사주셨다. 이날 우리는 서로 “고생했다, 미안하고 고마웠다” 등의 대화를 나누며 눈물 콧물을 흘리다, 또 웃다가 하며 피자와 파스타를 맛있게 먹었다. 그 순간은, 내게 큰 감사함으로 남아있다. 과거의 진심으로 사람과 일을 대했던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지난 회사 생활의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것이니까.

👉 에세이 전문 읽기

ch2. 4화: 회사에서 만난 우리,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서사의 재발견

“회사는 일하러 오는 곳이지, 친구를 사귀는 곳이 아니다.” 혹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이런 말들, 여러분도 한 번쯤 들어보신 적 있지 않나요?

하지만 기록 속주인공의 경험에 더해서, 저는 이 말들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여러 조직을 거쳐왔지만, 정작 울타리는 결국 과거에 이름으로만 남을 뿐입니다. 반면 그곳에서 뜨겁게 감정을 교류했던 사람들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제 곁에 남아있어요. 이제는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저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줍니다.

저의 첫 사회생활은 외국이었는데요. 낯선 타지에서 시작한 첫걸음이 얼마나 고되고 외로웠을지, 지금 돌이켜보면 그 막막한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버티게 해준 건 가족처럼 저를 챙겨준 동료들이었습니다. 명절이면 홀로 남겨진 저를 기꺼이 집으로 초대해주고, 생필품조차 구하기 힘들었던 코로나 시절에는 저희 집 문 앞까지 물을 배달해주며 회사 안팎으로 온 마음을 다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뜨거웠던 진심 덕분에, 몸은 아주 멀리 떨어진 지금까지도 우리는 종종 연락과 선물을 주고받는 친구입니다.  

이렇게 사회에서도 마음 깊이 의지할 진짜 친구를 사귈 수 있습니다. 이런 진정한 교류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억누르던 마음이 툭, 하고 터져 나올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기록 속 동기가 흘린 눈물처럼, 참아왔던 감정이 무장해제되어 폭발하는 그 찰나가 오히려 상대와 나를 잇는 가장 강력한 통로가 되는 셈이죠. 누군가 내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건, 애써 세워둔 방어벽을 허물 만큼 나를 깊이 신뢰한다는 뜨거운 고백이기도 합니다. ‘당신 앞에서는 더 이상 강한 척하지 않아도 좋다’는 믿음이 눈물이라는 언어로 전달된 것이니까요.

 

결국 진정한 무장해제란 나의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들어올 ‘틈’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내가 완벽한 철갑을 두르고 있을 때 타인은 결코 나에게 다가올 수 없지만, 억눌렸던 감정이 터지는 순간 그 ‘틈’을 통해 진정한 인연이 스며드니까요. 조직이라는 울타리는 사라져도 우리 곁에 남는 건, 감정과 진심입니다. 내가 먼저 속마음을 터놓을 때, 상대 또한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준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연결은 아닐까요?

 

오늘의 질문

💬
[댓글 달기]를 통해 여러분의 답변을 들려주세요!
지금 떠오르는, 일터에서 만났지만 진한 인연의 친구가 있나요?

 

펄펄
앞서 에피소드로 언급한 그 친구입니다. 타지 생활에서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존재이자, 제가 당시 남자친구와 이별을 겪을 때도 계속 웃겨주려 노력했습니다. 마침 이 답변을 쓰기 전날, 친구가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 올여름 부산에서 결혼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아무래도 서울에 사는 저에게 부산까지 와달라는 말이 민망했는지, 한국에 지인이 별로 없으니 제발 꼭 와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친구의 말에, 설령 지인이 구름처럼 많더라도 당연히 달려갔을 거라고 답해주었네요 ㅎㅎ

주디
제겐 고마운 친구들이 너무 많지만 오늘 만났던 친구를 떠올려봅니다. 친구와 저의 인연은 2017년 겨울에 만났으니 어언 10년이 다 되어가는 인연입니다. 오늘 돈까스와 연어덮밥을 먹다가, 서로 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도 친구도 지난 2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친구가 힘든 일이 많았더라고요. 여러 이슈 속에서 친구가 고생했을 거를 생각하니 눈물이 났습니다. 서로 '왜 울어'' 하면서 테이블 위 냅킨을 눈물로 다 쓰고 나와버렸는데, 나를 소개하지 않아도 되는 편한 사이, 서로의 과정에서 좋은 것을 바라봐주고 응원해주고 슬프고 힘들었던 일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참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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