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4 | 제8장 | 유료구독으로 후원하기💛
점점 더워지는 요즘이에요. 곧 출근과 동시에 땀으로 시작할 아침이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여름 특유의 청량한 분위기가 반갑기도 합니다.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을 준비하고 계신 여러분은 혹시 직장인이신가요?
지금은 아니더라도 직장 경험이 있으시다면, '이렇게는 못 살겠어!'라는 비장한 각오로 사직서를 가슴에 품은 적 있으실 거예요. "이번엔 진짜 나간다"라고 주변에 선언하며 독립적인 '회사 밖 밥벌이'를 꿈꾸죠.
하지만 그 단단했던 결심을 흔드는 건 의외로 사소한 것들입니다. 거절하기 힘든 조건, 혹은 내 마음을 꿰뚫는 누군가의 한마디 같은 것들 말이죠.
오늘 여기, 원래의 계획과는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한 기록이 있습니다. 계획했던 회사 밖 밥벌이를 위한 퇴사 대신 커리어에 대한 열망을 쫓아 이직을 선택하며, 스스로를 '만 나이로 아직 청년'이라 정의했던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 위로인 동시에 합리화였던 그날의 솔직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기록 속 문장
“현주야, 여기 와서 미팅도 하고 또 논의 되는 것들 보니까 네가 오면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배울 게 많을 것 같아.” 네이버에서 4년간 함께한 리더님이 이직 후 도쿄 출장 중에 내게 보낸 문자 내용이다. 통화할 땐 이렇게 덧붙이셨다. “네 인생 긴데 정말 여기 1년쯤 다녀보고 결정해도, 대세(大勢)엔 지장 없을 걸?” ‘여기’는 하이브 ‘대세(大勢)’란 ‘회사 밖 밥벌이 도전’을 의미했다. ‘배울 게 많다’와 ‘대세엔 지장 없을 것이다’라는 말에 솔깃했다. (…) 34살, 내 사전에서는 청년의 마지노선이었고 새로운 도전은 이 나이를 넘기지 않아야 된다는 강박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제안과 변수에 ‘퇴사 후 회사 밖 밥벌이’ 라는 내 꿈은 잠시 얼어붙었고, 마음의 소리가 더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또 언제 애니메이션 해보겠어? 진짜 마지막이다.” “일본 가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다 네가 좋아했던 만화 만들었던 제작사인데, 진짜 거절해도 괜찮겠어?” 다른 쪽에서 타협안까지 제시된다. “나이는 만이 진짜야. 만 34세까지로 하자.” “까짓거 정말 1년 다녀보고 결정해도, 괜찮지 않을까?” “나중에 네가 회사를 나와도 한 곳의 회사를 더 경험한 게 무조건 도움이 될 거야.” 그렇게 흩어져있는 조각들이 한데 모였다. “네, 저 갈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 에세이 전문 읽기
ch1. 10화: 퇴사에는 실패했고, 이직에는 성공했다
서사의 재발견
우리는 가끔 ‘자기 합리화’를 두고, 현실을 피하려고 지어낸 변명이라며 부끄러워하곤 합니다. 하지만 기록 속의 이 결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각이 좀 달라져요. 때로는 이런 합리화가 나를 주저앉히는 독이 아니라, 일과 꿈 혹은 나이와 커리어 사이에서 '지금 당장 나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하거든요.
주인공이 리더님의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던 건, 지난 5년간 익숙한 일만 반복하며 느꼈던 ‘성장의 갈증’을 리더님이 정확히 짚어주었기 때문이죠. “대세엔 지장 없다”던 그 말은 퇴사를 방해하려는 압박이 아니라, 그 시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였을 것입니다. “조금 더 근사한 무기를 하나 더 챙겨서 나가도 늦지 않다”는 설명은 스스로를 납득시키기에 충분했을 테니까요. 덕분에 주인공은 원래 세워둔 엄격한 계획에만 목매기보다, 가슴 뛰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만의 새로운 여정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문득 저의 대학교 4학년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저는 ‘취업’이냐 ‘해외 인턴’이냐라는 거대한 갈림길 앞에 서 있었거든요. 그때 저를 움직였던 건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이런 새로운 도전은 하기 힘들 거야”라는 스스로를 향한 설득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미국행을 택했죠. 사실 그때는 마음 한구석에 ‘혹시 취업이라는 현실을 피하려고 도망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돌아보니 그 당시에 제가 했던 것은 회피가 아니라 남들과 다른 선택이었습니다. 그때 미국에서 쌓았던 경험과 넓어진 시야가 지금 제가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게 해준 아주 튼튼한 발판이 되어 주었으니까요.
기록 속 주인공 역시 그날의 이직을 발판 삼아 결국엔 더 당당한 홀로서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때의 선택은 단순히 퇴사를 미룬 ‘자기 합리화’가 아니었던 거죠. 그 시점에서 내릴 수 있었던 가장 현명한 설득이자,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던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성장의 즐거움과 독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 것이죠.
여러분의 결정 뒤에 숨겨진 그날의 이유들은 무엇이었나요?
어쩌면 우리가 합리화라고 부르며 고개를 저었던 그 생각들이, 사실은 그때의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최선의 선택이자 충분한 이유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내가 내린 크고 작은 결정들을 너무 몰아 세우지 마세요. 그 선택들 사이에는 분명 내 스스로를 가장 아끼고 싶어 했던 나만의 ‘기특한 마음’이 분명 담겨 있을 테니까요. 💛
오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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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나를 안심시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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