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고
시험 점수가 잘 나왔으면 하는 마음.
준비가 조금 부족했어도
막상 결과는 좋았으면 하는 바람.
복권 1등에 당첨되면
어디에 돈을 쓸지 상상해보는 일.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형태는 모르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하고 좋은 소식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나.
대체 얼마나 잘되고 싶은 걸까.

🌼 잘될레터는
교육 콘텐츠 브랜드를 운영하며 겪는 예상 밖의 일들 속에서,
잘될 포인트를 찾는 1인기업 에세이입니다.
나는 원래 기대가 큰 사람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실제로 실망도 곧잘 한다.
그런데도 또 기대한다.
더 나아질 것,
더 좋은 일이 생길 것,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올 것.
그러다 가끔은 스스로가 조금 간사하게 느껴진다.
*왜 나는 결과를 바라는 만큼
탄탄하게 준비하지 못할까.*
해야 할 일은 이렇게 많이 보이는데
보이는 만큼 실천하지 못하는 날도 많다.
‘행운도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데.’
정작 해야 할 행동은 덜 하면서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건 아닌가 싶어
스스로에게 핀잔을 줄 때도 있었다.
행운을 상상할 시간에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나라도 더 하라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이렇게까지 행운을 믿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 · ·
나는 살아오면서 꽤 자주 ‘이건 내가 운이 좋았다고밖에 설명이 안 되는데’싶은 순간들을 만났다.
가고 싶었던 회사에 들어갔고,
해보고 싶었던 직무를 실제 일로 해봤다.
유학 시절에도 큰 사건이나 사고 없이 무사히 지냈고,
성장하는 동안 크게 아프거나 다친 기억도 드물다.
그런데 요즘의 삶을 돌아보면
그런 순간들은 더 자주 보인다.
내가 하고 싶은 자기표현을
유튜브 기획과 디자인으로 함께 풀어줄 수 있었던 협업 파트너는
지금 좋은 팀메이트가 되었다.
집과 사무실에서 가까워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선택한 교육대학원에서는
지난 2년 동안 새로운 사람과 학습 환경을 만났다.
공부하면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배움에 대한 갈등도 조금씩 풀렸고,
회사 밖의 다양한 삶을 마주하며 내 세계도 넓어졌다.
공유오피스에서 만난 인생의 선배들은
경험이 많지 않던 내게 “할 수 있다”고 말하며
고객사를 소개해주고,
대기업 퍼실리테이션 현장에 투입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당시 대학원에서 듣던 수업이 퍼실리테이션이었다.
매주 배운 내용을
바로 다음 날 현장에서 써먹어볼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선방이고,
행운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 · ·
그런데 여기까지 쓰다 보니 행운이라는 말 뒤에 가려져 있던 나의 물밑 작업들도 떠올랐다.
공유오피스를 고를 때는
출장과 인수인계, 업무로 정말 바쁜 와중에도
밤과 주말을 활용해 여러 곳을 직접 돌아다녔다.
대학원 역시 충분히 고민했다.
수입도 일정하지 않은 시기에
지금 대학원 공부가 정말 필요한가.
시간과 돈을 들여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는가.
그 고민의 시간은 정말 진지했다.
결국 내가 선택했고,
발품을 팔았고,
시간과 돈을 썼고,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며
새로운 환경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이런 생각도 든다.
알고 보니 나, 꽤 애쓴 것도 맞잖아?
행운이라고 부르던 순간들 앞에는
내가 먼저 해둔 작은 선택들도 있었다.
· · ·
물론 그것만으로
좋은 사람과 기회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침 그 사람이 그곳에 있어야 하고,
마침 기회가 생겨야 하고,
마침 내가 배우던 것과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그런 순간들을 행운이라고 부르고 싶다.
다만 이제는 행운과 노력을
서로 반대편에 두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움직였는데
가끔 그보다 조금 더 좋은 것이 돌아왔다.
그런 경험이 몇 번 쌓였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좋은 일을 기대하는 사람이 되었나 보다.
기대한다고 일이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무언가를 바란다는 건
적어도 그 방향을 계속 바라본다는 뜻일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을 떠올리고,
해보고 싶은 일을 상상하고,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한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그쪽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가끔
내가 움직인 것보다 결과가 더 크게 돌아오는 날에는
와, 또 운이 좋았네.
하고 기뻐하면 된다.
그리고 한마디만 더 붙여보자.
더 운이 좋기를 바라면서, 또 다가가봐야지
운을 바라는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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