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3 | 제9장 | 유료구독으로 후원하기💛
안녕하세요, 주디입니다.
‘자기 서사의 재발견을 돕는 뉴스레터’ 자기서재 시즌2, 아홉 번째 편지입니다.🙂
오늘은 신경과학자 에릭 캔델의 책 〈기억을 찾아서〉를 읽으며 생각한 직감과 흥미, 그리고 자기이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오늘의 문장
“나는 내가 흥미롭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실험들을 했다.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내 목소리를 찾았다.”(중략) “나는 나의 본능을 신뢰하는 법을, 무의식적으로 나의 직감을 따르는 법을 배웠다. 과학자로서 성숙하다는 것은 많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 핵심적인 뜻은 맛을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미술의 맛을 알고, 음악의 맛을 알고 음식과 포도주의 맛을 알듯이 말이다.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 직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흥미로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미각. 나는 내가 바로 그 미각을 발전시켜 가고 있다고 느꼈다. 또 흥미로운 것들 중에서 실행 가능한 것을 골라내는 미각도.
👉 에릭 캔델, 〈기억을 찾아서〉 P.199
이번 글에서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은 이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 직감하는 법
직감이라는 말은 때로 조금 불안하게 들립니다. 근거 없이 끌리는 마음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선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제 직감을 완전히 신뢰하는 편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직감을 신뢰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에릭 캔델은 학습과 기억이 뇌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 연구한 신경과학자입니다. 그는 인간의 기억과 학습이라는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군소’라는 바다 생물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MRI나 여러 과학 장비를 통해 뇌의 신경회로망과 활동을 관찰할 수 있지만, 캔델이 연구를 시작하던 시기에는 지금과 같은 기술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군소는 비교적 단순한 신경계를 가지고 있고, 신경세포의 크기도 1mm가 될 정도로 커서 관찰과 실험에 적합했다고 합니다. 캔델이 알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생물 ‘군소’의 움직임은 아니었습니다. 자극(학습) 일어날 때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즉 시냅스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자극(경험)이 반복될 때 세포 사이의 소통은 어떻게 바뀌는지. 기억은 우리 몸 안에서 어떤 흔적을 만드는지 등이었습니다.
그의 연구는 시냅스의 세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경험과 학습에 따라 강화되거나 약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시 말해, 배운다는 것은 자극을 받아들이며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방식이 달라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접하게 된 배경은 교육학개론 수업에서였습니다. 교육학은 사람은 언제 변화하고 성장하는지, 어떻게 학습하는지. 무엇을 경험할 때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는지를 탐구하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경험은 우리를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
배움은 사람 안에 어떤 방식으로든 흔적을 만든다.
그리고 그 흔적들이 쌓여 우리는 조금씩 변화한다.
어떤 일이 마음에 강하게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이건 중요한 것 같다. 이 문제는 오래, 깊게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이 이야기는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되어야 한다. 하지만 곧이어 다른 생각도 따라옵니다.
정말 그럴까.
내 생각이 적절할까?
내가 너무 하고 싶은 대로만 생각하는 건 아닐까.
흥미가 너무 많은데, 그중 무엇을 믿어야 할까.
저에게 의심은 때로 건강한 질문이 되기보다,
저를 막아서는 부정적인 시선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묻기보다 외면하거나, 아예 묻지 않으려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감을 따른다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감각만 믿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어떤 문제가 나에게 정말 중요한지 알아차리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캔델은 자신이 흥미롭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실험들을 했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문제를 공략할 때는 그 문제에 관한 논문들을 읽으며 완전히 몰입했다고 합니다. 군소 연구를 두고는 ‘재밌는 일거리’라는 표현도 씁니다.
“군소는 매우 많은 것을 알려주는 실험대상 그 이상으로 판명되어 가고 있었다. 녀석은 정말 재미있는 상대였다. 처음에 나는 실험에 적합한 동물을 찾겠다는 희망으로 녀석에게 열중했지만, 나중에 정말 애착을 갖게 되었다. (중략) 앨든과 나는 해마의 추체세포를 10분에서 30분 동안, 그것도 가끔씩만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없이 많은 밤을 뜬눈으로 새웠었다. 반면에 군소에 대한 전형적인 실험은 여섯 시간에서 여덟시간이면 완결할 수 있었다. 따라서그 실험들은 정말 내게 재미있는 일거리였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군소 연구는 독립적인 과학자로서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에릭 캔델, 〈기억을 찾아서〉 P.197-8
이 지점이 좋았습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의 연구라고 해서 처음부터 거대한 확신과 사명감만으로 시작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심플합니다.
이건 흥미롭다.
이 문제는 중요하다.
더 알아보고 싶다.
계속 파고들고 싶다.
흥미가 먼저 오고,
몰입이 따라오고,
실험과 경험이 쌓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과 목소리가 생깁니다.
저는 자기이해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나는 누구인지 완벽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문제 앞에서 오래 생각하게 되는지,
무엇을 이야기할 때 가장 생기가 도는지.
이런 것들을 계속 경험하고 관찰하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요즘 제가 직감적으로 중요하다고 느끼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묻고 선택하게 돕는 일. 1인기업가로서 제 목소리를 콘텐츠로 계속 남기는 일. 교육학과 뇌과학 등 여러 이론과 제 경험을 연결해 저만의 일과 지속가능한 사업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일.
이것들은 단순한 관심사만은 아닙니다. 자꾸 공부하게 되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지고, 제 일과 연결해보고 싶어집니다.
물론 확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너무 많은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때도 있고 직감이 필요한 순간과, 더 냉정한 검토가 필요한 순간을 구분하는 법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인정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저는 이 문제들을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감각을 너무 쉽게 흘려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자기이해와 성찰, 버크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를 설명할 때 자주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렸습니다.
영향력 있는 사람의 문장,
성현의 말,
학자의 이론,
유명한 명언.
그런 말들을 근거 삼아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설명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제가 직접 공부하며 느끼고, 혼자 일하며 부딪히고, 강의와 코칭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기록을 통해 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조금씩 저의 말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기이해가 왜 중요한지 말할 때, 단지 누군가의 명언을 빌리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본 사람들의 변화, 제가 겪은 전환의 시간, 제가 현장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 학습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느낀 교육 자체의 힘을 최대한 전하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또 이해할 때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흥미’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흥미는 내가 오래 붙잡을 문제를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고, 공부하게 만드는 이유이며, 조금 더 나다운 목소리로 일하게 만드는 출발점입니다.
물론 흥미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도 없고 직감만으로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맡길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내 안에서 계속 신호를 보내는 문제를 다각도로 이해하고 탐색하려는 호기심이 무시보다는 선행되어야 합니다. 나는 왜 이 부분이 불편하거나 중요하다고 느낄까. 왜 이것은 내 흥미를 넘어, 일과좀더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까 등 이런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조금씩 분명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캔델은 자신이 흥미롭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실험들을 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목소리를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흥미를 소중히 하고 지향하다보면 각자의 삶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처음부터 완벽한 확신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내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문제를 계속 붙잡아보는 것. 흥미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그 흥미가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지긋하게 관찰해보는 것.
타인의 표현을 익히는 동시 그것을 내 경험과 지식으로 다시 소화해 내 방식으로 설명해보기. 그러다보면 언젠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느낀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고,그 문제를 따라가며 조금씩 나의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요.
오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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