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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己敍齋] 자기서재 시즌2

자기서재 제1장: 왜 일은 더 많아졌는데 덜 아플까?

2026.05.18 | 조회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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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펄펄

2026.05.18 | 제1장 | 유료구독으로 후원하기💛


안녕하세요, 주디입니다.

‘자기 서사의 재발견을 돕는 뉴스레터’ 자기서재 시즌2를 시작합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제가 책을 읽으며 밑줄 그은 문장들, 오래 생각하게 된 구절들, 그리고 그 문장들이 제 일상과 만나는 순간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오늘의 문장은 2025년 어느 가을날 읽은 김민수 역 <채근담>의 한 구절입니다.

첨부 이미지

 

오늘의  문장

물고기는 물속에 있을 때 헤엄칠 수 있지만자신이 왜 물속에 있는지를 모른다.
새는 바람을 타야 잘 날 수 있지만자신이 바람 속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 우리가 이러한 이치를 안다면사물의 얽매임에서 벗어나진정한 인생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 김민수 역 <채근담>

 

이 문장을 읽고 저는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나를 둘러싼 것들을 얼마나 알고 살아갈까?

물고기가 물속에 있다는 걸 모르고, 새가 바람 속에 있다는 걸 모르는 것처럼, 사람도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을 둘러싼 것들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 내가 무엇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
  •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
  • 무엇이 나를 지치게 하는지.

우리는 생각보다 이런 것들을 모른 채 살아갑니다.

예를 들어 “나 너무 바빠”라고 말할 때도 그렇습니다.
정말 일이 많아서 바쁜 건지,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서 힘든 건지,아니면 내가 나를 너무 엄격하게 몰아붙이고 있어서 지친 건지.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비슷한 바쁨처럼 보이지만,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유는 다를 수 있습니다.

<채근담>의 해설에서는 인간을 좌우하는 힘이 결국 ‘마음’이라고 말합니다.몸 바깥의 것들은 우리가 이용하는 것이지, 그것들이 본질적으로 우리를 구속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 대목을 읽으며 저는 자연스럽게 제 몸을 떠올렸습니다.

 

나는 왜 회사 다닐 때 자주 아팠을까?

회사 밖 생활을 시작한 뒤로, 저는 눈에 띄게 병원에 가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잊을 만하면 기관지가 헐고, 열이 나고, 병원에 가서 해열제 수액이나 아미노산 주사를 맞곤 했습니다. 한 번은 이비인후과에서 수술에 가까운 시술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도 저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길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몸은 쉬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머릿속에서는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일을 대신해줄 사람이 없는데.’‘이걸 미루고 싶지는 않은데.’‘그래도 다시 들어가야지.’ 그때는 그게 책임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는 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마음이 전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때의 저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니까요. 다만 지금 돌아보면,저는 제 몸이 보내는 신호를 너무 자주 뒤로 미뤘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제가 회사 생활을 엄청 치열하게 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습니다. 그냥 남들 하는 만큼은 하려고 했습니다. 튀지 않게, 부족하지 않게, 맡은 일을 잘 해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지금입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과 공부에 씁니다. 밤낮없이 일할 때도 있고, 하루가 끝나도 머릿속에서 해야 할 일이 떠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예전처럼 자주 아프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달라진 건 잠입니다.

예전에는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계속 긴장해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잠을 곤하게 잡니다. 스르륵 잠이 들 때의 기분이 좋습니다. 하루가 완벽해서가 아닙니다. 불안이 전혀 없어서도 아닙니다. 그저 적어도 지금의 피로는 내가 선택한 시간에서 온 피로라는 걸 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시의 저를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봅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을까?

저를 가장 지치게 했던 건 일의 양 그 자체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느끼는 상황이었습니다. 상황도, 사람도, 일의 흐름도 늘 내 마음 같을 수는 없는데 저는 그걸 받아들이기보다 자꾸 다 붙잡고 해결하려 했습니다. 내 일조차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견디는 데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지금은 일과 공부의 양이 더 많아졌지만, 적어도 이 시간이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시간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내가 시간을 어떻게 쓸지 정하고, 그 선택에 대해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물론 모든 게 편해진 건 아닙니다. 회사 안보다 회사 밖이 무조건 좋다고 단순하게 말할 수도 없습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체력적으로 벅찰 때도 있고, 스스로를 다그치게 되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과 분명히 다른 점은 있습니다.

지금은 내가 왜 이 시간을 쓰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감당하고 있는지, 조금은 더 분명히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무리’는 ‘예전의 무리’와 결이 다릅니다.

힘든데도 예전보다 덜 아픈 이유는 아마 이 차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채근담> 의 문장을 읽고 저는 다시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건 결국 태도이고, 태도는 내가 무엇에 얽매여 있는지 알아차릴 때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을요.

무리하게 얻고자 하는 마음에 붙들리기보다, 이미 가진 자원을 볼 것. 내가 당장 바꿀 수 없는 것에 계속 매달리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 그리고 그 시작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요즘 힘들다면, 그 힘듦을 그냥 “바쁘다”는 말 하나로 덮지 않았으면 합니다.

진짜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무엇인지, 그 감정과 상황에 이름을 붙여보세요. 무력감인지, 불안인지, 책임감인지, 통제하고 싶은 마음인지, 혼자 감당하고 있다는 외로움인지. 이름을 붙이는 일은 나를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첫 시도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질문을 조용히 건네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늘의 질문

💬 [댓글 달기]를 통해 여러분의 답변을 들려주세요!
여러분을 진짜 힘들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펄펄

돌이켜보면,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끌려다니는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흐름대로 일을 이끌어가고 싶은데, 외부적이든 내부적이든 크고 작은 변수들로 인해 모든 것이 조금씩 틀어질 때. 주도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이끌려 당장 눈앞의 일만 처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 기분이 쌓이면 일의 양과 상관없이 이상하게 더 지치더라고요.

주디

요즘 저를 힘들 게 하는 건, 생각하는 만큼 행동하지 못했다는 일련의 아쉬움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매일 하루 세 줄 감사일기를 쓰고 있는데, 여전히 감사할 것이 하루라도 있는 일상이었으니 괜찮다며 잠을 잘 자려고 합니다. 지금은 힘들고 아쉬운 것들도, 지나고 나면 그때가 최선이었다는 걸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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