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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己敍齋] 자기서재 시즌2

자기서재(自己敍齋) 제3장: 여러분은 불리고 싶은 이름이 있나요?

2026.06.01 | 조회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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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펄펄

2026.06.01 | 제3장 | 유료구독으로 후원하기💛


안녕하세요, 주디입니다.

‘자기 서사의 재발견을 돕는 뉴스레터’ 자기서재 시즌2, 세 번째 편지입니다.

지난 편지에서는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읽으며 ‘평범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 고아 출신의 제루샤에게 보통 사람들의 일상은 쉽게 상상되지 않는 세계였습니다.

가족이 있는 일상.
누군가에게 응석 부릴 수 있는 일상.
자신을 걱정해주는 누군가가 있는 삶.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상상하기 어려운 것일 수 있다는 감상을 나눴었죠.

이번 편지에서는 <키다리 아저씨>에서 제게 또 인상 깊었던 하나의 장면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제루샤가 스스로를 ‘주디’라고 불러달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비타민들레 뉴스레터 자기 서사의 재발견 3화
비타민들레 뉴스레터 자기 서사의 재발견 3화

오늘의 문장

제 이름을 바꿨어요.다른 곳에서는 ‘주디’로 불려요.생애 첫 애칭을 스스로 짓다니, 제가 참 안됐죠?제루샤는 묘비에서 가져왔대요.전 항상 그 이름이 싫었어요.하지만 주디는 마음에 들어요.혹시 언젠가 제게 편지를 보내시려거든받는 사람 이름에 주디 앞이라고 써주시기 바랍니다. 

🔖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서사의 재발견 ‘주디’라는 이름에는 그가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한 바람이 들어 있습니다.

가족의 귀여움을 받으며 자란 아이.
근심 걱정 없이 명랑하게 자란 아이.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사랑받는 아이.

주디는 그가 이미 살아온 삶의 이름이 아니라, 앞으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삶의 이름에 가까웠습니다. 사람은 가끔 지금의 나와 꼭 맞는 이름이 아니라, 앞으로 조금씩 닮아가고 싶은 이름을 먼저 고르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현재에도 ‘호’나 ‘별명’이 그런 역할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름은 내게 ‘주어진 것’이지만, 내가 어떤 태도로 살아갈지는 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마음을 ‘호’에 담아낸 사례로 김구 선생의 ‘백범(白凡)’이 떠올랐습니다. ‘백범’은 백정(白丁)의 ‘백’과 범부(凡夫)의 ‘범’을 따온 말이라고 합니다. 가장 낮고 평범한 자리의 사람들과 함께하겠다는 뜻, 그리고 평범한 사람 그 어느 누구나 애국심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이 담긴 호라고 합니다.

 

저에게는 본명과는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주디 코치’라는 이름인데요.

처음에는 이 이름을 일하는 정체성으로 스스로 정했습니다. 김현주와 주디 코치를 어느 정도 분리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김현주는 그냥 나.
주디 코치는 일하는 나.
브랜드로서의 나.
코치로서의 나.

그렇게 나누어 생각하면 조금 더 일과 나를 분리해서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김현주와 주디 코치는 생각만큼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요. 아니, 애초에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김현주 안에 주디가 있고, 주디 코치를 채워주는 것도 결국 김현주였습니다.

제가 살아온 시간, 회사에서 겪은 좌충우돌, 청개구리 같았던 나날들, 퇴사 후 혼자 일을 만들어가며 배운 것들, 공부하며 새로 알게 된 것들, 사람들을 만나며 쌓은 질문들. 그 모든 것이 모여 주디 코치라는 이름을 조금씩 채우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이름에 맞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조금 어색하게 입어본 옷 같았습니다. 그런데 자꾸 그 이름으로 불리고, 그 이름으로 일하고, 그 이름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이름으로 글을 쓰다 보니 이제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코치님!”

“주디 코치님!”

고객님들이 불러주시는 이 호칭은 때로 뭉클하게 들립니다. 제가 스스로 정한 일의 의미를 고객분들도 알아봐주시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이렇게 부르기로 했는데,누군가도 나를 그렇게 불러주는 일.

그건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어떻게 불리고 싶은가’ 이 질문을 틈틈이 스스로 되뇌이는 게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름만 정한다고 삶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주디 코치’라고 불린다고 해서 제가 매 순간 ‘좋은 코치’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그 이름으로 불릴수록 그 이름에 맞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인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고 싶은 사람인지.
내가 가진 경험과 도구를 어떻게 나누고 싶은 사람인지.
그런 것들을 더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정하는 나의 또다른 이름’은 나의 지향점, 또 다른 정체성을 탄생시키는 것 같습니다.

 

제루샤가 주디라는 이름을 고른 것도 비슷한 맥락, 아닐까요?

이미 충분히 명랑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살아보고 싶어서. 이미 충분히 사랑받아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런 삶도 있다고 믿어보고 싶어서요. 그래서, 이름을 새롭게 지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부르는 이름을 바꾸고, 모르는 것을 하나씩 배워가고, 오늘 있었던 일을 적어보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소하게 반복되는 것들이 쌓여 사람은 조금씩 자기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주디 코치’라는 이름을김현주와 분리된 이름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 이름은 저를 숨기기 위한 이름이 아니라, 제가 가진 것들을 일의 자리에서 꺼내 쓰기 위한 이름입니다.

제가 살아온 시간.
제가 부딪혀온 일들.
제가 좋아하는 질문.
제가 공부하며 배운 것들.
제가 사람들을 보며 느낀 것들.

그 모든 것을 가지고 누군가가 자기 삶을 조금 더 믿어볼 수 있도록 돕는 사람. 저는 그 이름에 조금씩 맞아가고 싶습니다.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일하고 살아가고 싶어서요.

오늘은 여러분께 이 질문을 드립니다.

 

오늘의 질문

💬 [댓글 달기]를 통해 여러분의 답변을 들려주세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호칭으로 불리고 싶은 사람인가요?

펄펄

저 또한 제가 정한 이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따로 불리고 싶은 이름은 없어요. 다만 얼마전에 주디가 지어준 저의 호가 있는데 그게 제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소개하고 싶어요 ㅎㅎ. 저의 호는 바로 '내 맘대로 펄펄' 선생~!

주디

‘정리 잘하는 주디’라는 별명을 얻어보고 싶어요. 아이디어가 많은 것 대비 그걸 정리하고 아카이빙화 하는 게 늘 어렵다 보니 책상 정리도 파일 정리도 생각 정리도 척척척 잘 해내는 모습을 발전시키고 싶은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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