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Alex
대학 시절, 제가 자주 앉아서 멍때리곤 했던 벤치가 있습니다.
그 벤치 아래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이 진리뿐"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남긴 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도 세상이 이토록 빠르게 변할 줄은 몰랐을 겁니다.
AI가 등장한 이후, 불과 몇 년 만에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이 달라졌습니다. 오늘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서, AI를 활용해 인간의 '조직 구조'를 바꾸려는 한 창업자의 글을 소개하려 합니다.
글이 깁니다. 그럼에도 편집하지 않았습니다. 전문을 읽어야 하는 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읽어보시면 분명 얻어가는 것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P.S. 날이 많이 덥습니다. 시원한 팥빙수 하나 드시면서 읽는 걸 추천드립니다.
인물 소개

잭 도시는 트위터와 핀테크 기업 블록의 창업자입니다.
그는 관료주의가 회사 내 막대한 비효율을 낳는다고 보고, 트위터와 블록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대상은 주로 중간 관리자였습니다.
나아가 도시는 현재 AI가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완벽히 대체하는 조직 구조를 블록에서 실험하고 있습니다.
기업 소개

블록은 기존 대형 은행이나 금융제도에서 소외되었던 소상공인과 개인을 위한 핀테크 서비스입니다. 소상공인 결제 단말기 서비스로 시작하여 현재는 종합 금융 플랫폼, 블록체인, 음악 스트리밍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픽!
- 2000년 전, 로마 군대는 오늘날의 모든 거대 조직이 안고 있는 난제에 직면해 있었다. '제한된 통신 수단만으로 넓은 영토에 흩어진 수천 명의 병사를 어떻게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 그들이 내놓은 해답은 단계마다 일정한 통제 범위를 두는 다층적 계층제였다.
- 블록에서 우리는 조직 경영의 가장 뿌리 깊은 전제, 즉 조직은 반드시 인간을 조정 메커니즘으로 삼아 계층 구조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 계층이 필요한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계층이 하는 역할을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인간만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에세이
본 아티클은 <From Hierarchy to Intelligence> 전문을 번역한 것임을 밝힙니다.
세쿼이어(Sequoia Capital, 미국의 벤처투자회사)가 오랜 경험을 통해 깨달은 진리가 하나 있다. 스타트업의 성공을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지표는 바로 속도라는 사실이다.
지금 대다수 기업은 AI를 단순한 생산성 도구로만 바라본다. 하지만 AI가 구성원 간의 협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간파한 기업은 극히 드물다.
금융 기술 기업 블록은 조직 설계 자체를 완전히 새로 그리며, AI를 활용해 속도를 복리처럼 쌓이는 독보적인 경쟁 우위로 만드는 혁신적인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최초의 기업 조직도가 등장하기 2000년 전, 로마 군대는 오늘날의 모든 거대 조직이 안고 있는 난제에 직면해 있었다. '제한된 통신 수단만으로 넓은 영토에 흩어진 수천 명의 병사를 어떻게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그들이 내놓은 해답은 단계마다 일정한 통제 범위를 두는 다층적 계층제였다.
가장 작은 지휘 단위는 8명의 군인으로 구성된 콘투베르니움이었다. 이들은 텐트 하나와 장비, 그리고 노새 한 마리를 공유하며 십부장의 지휘를 받았다. 이 콘투베르니움 10개가 모여 백인대장이 지휘하는 80명 규모의 백인대를 구성했다. 다시 백인대 6개가 모여 대대를 이루었고, 대대 10개가 모여 약 5,000명 규모의 군단이 되었다.
각 계층의 지휘관은 명확한 권한을 갖고 하부 조직의 정보를 취합했으며, 상부의 결정을 아래로 전달했다.
이러한 구조(8명 → 80명 → 480명 → 5,000명)는 '리더 한 명이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인원은 3명에서 8명 사이'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정보 전달 프로토콜이었다. 로마인들은 수세기에 걸친 전쟁을 치르며 이 지혜를 체득했다.
오늘날 미 육군의 지휘 계통이 이와 유사한 패턴을 따르는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 조직학에서 이를 통제 범위라 부르며, 이는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거대 조직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다음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프로이센에서 일어났다. 1806년 예나 전투에서 나폴레옹 군대에 처참하게 패한 후, 샤른호르스트와 그네이제나우가 이끄는 개혁가들은 한 가지 뼈아픈 진실을 마주했다.
최고 권력자 한 명의 천재성에만 기댄 군대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이제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이 창설한 참모본부는 직접 전투를 치르는 대신 작전을 기획하고, 정보를 처리하며, 부대 간의 조율을 전담하도록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장교 집단이었다.
샤른호르스트는 이들의 역할을 "역량이 부족한 장군들을 보좌하여, 지휘관들에게 결여될 수 있는 역량을 채워주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는 중간 관리직이라는 개념이 탄생하기도 전에 존재했던 최초의 중간 관리자 모델이었다.
이들의 목적은 복잡한 조직 내부에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의사결정을 사전에 조율하며, 조직 전체의 방향성을 하나로 묶는 것이었다. 또한 프로이센 군대는 이때 핵심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 부대인 라인과 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참모 기능인 스태프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했다. 오늘날 모든 기업이 사용하는 조직 구조의 뼈대가 이때 완성된 것이다.
이 군사적 계층제가 비즈니스 세계로 이식된 계기는 1840년대와 1850년대 미국 철도 산업의 발흥이었다. 미 육군이 민간 철도 회사에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출신의 엔지니어들을 파견하면서, 이들이 군대의 조직 관리론을 비즈니스에 그대로 접목했다.
참모와 전투 부대로 나뉘는 계층 구조, 사업부제, 보고와 통제를 기반으로 한 관료제 등은 철도 산업이 도입하기에 앞서 이미 군대에서 검증을 마친 체계였다.
1850년대 중반, 뉴욕-이리 철도의 대니얼 맥컬럼은 500마일이 넘는 노선과 수천 명의 직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조직도를 그렸다. 철도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의 주먹구구식 관리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고, 급기야 열차 충돌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맥컬럼이 고안한 조직도는 로마인들이 사용했던 계층제 논리를 그대로 따랐다. 권한의 계층화, 명확한 보고 경로, 정형화된 정보 흐름을 공식화한 이 조직도는 현대 기업 구조의 청사진이 되었다.
이후 과학적 관리법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레더릭 테일러는 이 계층 구조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개별 과업들을 극한으로 최적화했다. 테일러는 업무를 고도로 전문화된 세부 과업으로 쪼개고, 이를 철저히 훈련된 전문가에게 배정했으며, 직관이 아닌 객관적인 측정 시스템을 도입해 관리했다. 이는 군대가 개척하고 철도 회사가 상업화한 정보 전달 체계 속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된 기능식 피라미드 조직을 낳았다.
기능식 계층 구조가 처음으로 시험대에 오른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였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극도의 보안과 촉박한 시간 압박 속에서 물리학자, 화학자, 엔지니어, 금속학자, 군 장교들이 학문의 장벽을 넘어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했다.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연구소를 기능별 부서로 구성하면서도,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려던 군대식 관성에 맞서 부서 간의 긴밀하고 개방적인 협업을 끝까지 고집했다.
1944년 내폭 기술 개발이 핵심 난제로 부상하자, 그는 연구소를 이 난제 중심으로 전면 재편해 당시 미국 기업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다기능 공동 팀을 꾸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탁월한 인물이 이끌었던 전시의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었다. 전후 비즈니스 세계에 던져진 과제는 이러한 유기적인 협업을 일상적인 경영 시스템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가였다.
전후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글로벌화의 길을 걷게 되면서 기존 기능식 조직의 규모 확장 한계는 한층 뼈아프게 다가왔다.
1959년 매킨지의 길버트 클리와 알프레드 디 시피오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기고문 '글로벌 기업의 창조'를 통해 기능적 전문성과 사업부 단위를 결합한 매트릭스 조직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했다.
매킨지는 마빈 바워의 리더십 아래 쉘이나 제너럴 일렉트릭 같은 대기업이 이러한 원칙을 구현하도록 도왔고, 본사의 글로벌 표준과 현지의 민첩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도록 지원했다. 이것이 전후 글로벌 경제를 도약시킨 현대적 전문 경영 체제의 시초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매트릭스 구조가 유발한 복잡성, 경직성, 관료주의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프레임워크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1970년대 후반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만 등이 개발한 매킨지 7-S 프레임워크는 전략, 구조, 시스템 등의 하드웨어 요소와 공유 가치, 기술, 구성원, 스타일 등의 소프트웨어 요소를 명확히 구분했다. 조직의 실질적인 유효성을 확보하려면 단순한 제도적 보완을 넘어, 기업 문화와 구성원의 역량 등 실행력을 담보하는 인간적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 핵심 논지였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기술 기업들은 조직 구조를 두고 한층 더 과감한 실험을 감행했다. 스포티파이는 짧은 개발 주기를 지닌 다기능 스쿼드 모델을 전파했고, 자포스는 관리자 직급을 완전히 없애는 홀라크라시를 도입했으며, 밸브는 공식 계층이 아예 없는 극단적인 수평 구조로 회사를 운영했다.
이러한 시도들은 전통적인 계층제의 한계를 선명하게 드러냈지만,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했다. 스포티파이는 규모가 확장되면서 결국 기존의 관리 체계로 돌아갔고, 자포스는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이탈을 겪었으며, 밸브의 모델은 구성원이 수백 명을 넘어서는 규모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조직 규모가 수천 명 단위로 커지면 결국 다시 계층적 조정 방식으로 되돌아가고 만다. 기존 계층 구조를 대체할 만큼 강력한 정보 전달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약 조건은 로마인들이 직면했던 것, 그리고 미 해병대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다시금 깨달았던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통제 범위를 좁히면 지휘 계통의 층위가 늘어나고, 층위가 늘어날수록 정보의 흐름은 그만큼 느려진다는 법칙이다. 지난 2,000년 동안 일어난 모든 조직 혁신의 역사는 이 완강한 딜레마를 깨뜨리지 못해 어떻게든 우회하려 애썼던 고단한 여정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블록에서 우리는 조직 경영의 가장 뿌리 깊은 전제, 즉 조직은 반드시 인간을 조정 메커니즘으로 삼아 계층 구조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계층 구조가 담당하던 역할 자체를 기술로 완전히 대체하고자 한다.
오늘날 AI를 도입한 대다수 기업은 구성원에게 개별 비서를 쥐어주는 데 그친다. 이는 기존의 조직 틀을 그대로 둔 채 미세한 효율 개선만을 꾀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회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인텔리전스, 즉 미니 범용인공지능처럼 설계된 기업을 짓고자 한다.
계층 구조를 넘어서려 했던 시도가 우리가 처음은 아니다. 하이얼의 런단허이 모델, 플랫폼 조직, 데이터 기반 경영 등은 모두 동일한 갈증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그러나 이 시도들에 결정적으로 결핍되어 있었던 것은, 계층 구조가 존재해야만 했던 본질적 이유인 '조직 조정 기능'을 인간 대신 수행해 줄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었다. 이제 AI가 바로 그 기술적 토대가 되어주고 있다.
역사상 최초로, 기업의 모든 활동과 작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조율하는 모델을 상시 가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 중간 관리자들이 계층을 타고 올라가며 정보를 손으로 전달하고 조율하던 작업을, 이제는 AI 시스템이 직접 조정한다.
이 시스템이 현장에서 힘을 발휘하려면 두 가지가 맞물려야 한다. 첫째는 자체적인 운영 모델인 회사 월드 모델이고, 둘째는 이 모델의 정밀도를 끌어올려 줄 밀도 높은 고객 시그널이다.
블록은 원격 근무 우선 기업이다. 우리가 일하는 과정에서 내리는 모든 결정, 나누는 토론, 작성한 코드, 디자인, 프로젝트 계획, 문제 해결 과정과 진행 상황은 기계가 즉각 읽을 수 있는 디지털 산출물로 남는다.
이것이 바로 회사 월드 모델을 구축하는 가공되지 않은 원자재가 된다. 전통적인 기업에서는 관리자가 팀 전체의 상황을 파악하고 그 맥락을 상하로 부지런히 전달해야 했다. 반면 모든 업무 프로세스가 기계가 판독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하는 원격 우선 기업에서는, AI가 기업 내부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파악해 끊임없이 지도로 그려낼 수 있다.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어디서 개발이 막혔는지, 리소스는 어디에 쏠려 있는지, 무엇이 성공하고 실패하는지가 실시간으로 파악된다. 과거에 계층 구조라는 파이프라인이 실어 나르던 정보를, 이제는 회사 월드 모델이 전담하여 실시간으로 유통한다.
하지만 시스템의 역량은 흘러 들어오는 고객 시그널의 품질에 좌우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시그널은 바로 돈의 흐름이다.
사람들은 설문조사에서 거짓을 말하고, 광고를 무심히 지나치며,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둔 채 이탈한다.
하지만 소비하고, 저축하고, 송금하고, 대출을 받고, 이를 갚는 행동에는 거짓이 없다. 모든 금융 거래는 삶을 증명하는 가장 명확하고 구체적인 사실적 기록이다.
블록은 매일 캐시앱을 사용하는 구매자와 스퀘어를 사용하는 판매자 양측이 만나는 수천만 건의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찰한다. 여기에 판매자가 사업을 운영하며 남기는 비즈니스 데이터까지 하나로 엮인다.
덕분에 우리는 고객 월드 모델에 정직하게 쌓이며 시간과 함께 복리로 불어나는 강력한 금융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다. 시그널이 풍부할수록 모델은 정교해진다. 모델이 정교해질수록 거래는 늘어나고, 거래가 늘어날수록 시그널은 더욱 강력해진다.
이 회사 월드 모델과 고객 월드 모델이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기업 체력을 형성한다. 이제 기획자들이 미리 정해놓은 로드맵에 따라 제품 개발팀을 가동하는 대신, 기업은 오직 다음의 4가지 핵심 요소를 완벽하게 구축하는 데 전념하게 된다.
첫째, 핵심 역량이다. 결제, 대출, 카드 발급, 뱅킹, 선구매 후결제, 급여 정산 등 금융의 가장 근본적인 원천 기술을 의미한다. 이것들은 완제품이 아니라 강력한 진입 장벽과 규제 승인, 네트워크 효과를 동반하는 빌딩 블록이다. 그 자체로는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없으며, 오직 높은 신뢰성과 규제 준수, 그리고 성능 목표만을 지향한다.
둘째, 월드 모델이다. 이는 상호 보완적인 양방향 구조를 갖는다. 내부 지향적인 회사 월드 모델은 과거 수많은 관리 계층을 거쳐 이동하던 정보를 대체하여 기업 스스로의 운영 현황과 성과, 우선순위를 인지하는 신경망 역할을 한다.
외부 지향적인 고객 월드 모델은 독점적인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가맹점, 시장의 상황을 개별 단위로 나타낸다. 현재는 기초 거래 데이터에서 출발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완전한 인과관계 분석 및 예측 모델로 진화한다.
셋째, 인텔리전스 레이어다. 핵심 역량들을 조합하여 특정 고객에게 필요한 최적의 솔루션을 가장 적절한 순간에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실질적인 두뇌다.
예를 들어, 특정 식당의 현금 흐름이 매년 반복되는 비수기 직전에 경직될 것임을 월드 모델이 사전에 알아차렸다고 가정해 보자. 인텔리전스 레이어는 대출 역량에서 단기 대출 상품을 가져오고, 결제 역량을 활용해 상환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한 뒤, 가맹점주가 자금 조달을 고민하기도 전에 맞춤형 솔루션을 먼저 제시한다.
또는 캐시앱 사용자의 소비 패턴 변화를 감지해 이사 가능성을 예측하면, 시스템이 알아서 새로운 주소지의 급여 이체 설정, 해당 지역 맞춤형 혜택이 적용된 캐시앱 카드, 변경된 소득 수준에 맞춘 저축 목표 설정을 패키지로 구성해 제안한다.
그 어떤 기획자나 제품 매니저도 이런 솔루션을 만들자고 기획 회의를 열지 않았다. 이미 구축해 놓은 역량들을 인텔리전스 레이어가 타이밍에 맞춰 실시간으로 조합해 낸 결과다.
넷째, 인터페이스다. 스퀘어, 캐시앱, 애프터페이, 타이달, 비트키, 프로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인텔리전스 레이어가 구성한 솔루션을 고객에게 최상의 사용자 경험으로 전달하는 마지막 접점이다. 인터페이스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가치가 창출되는 본질적인 원천은 아니다. 진정한 부가가치는 월드 모델과 인텔리전스에서 나온다.
인텔리전스 레이어가 솔루션을 구성하려 할 때 특정 역량이 부족하여 실패하게 된다면, 그 실패 시그널 자체가 바로 회사의 미래 제품 개발 로드맵이 된다. 기획자들이 책상에 앉아 다음에 무엇을 만들지 머리를 싸매고 가설을 세우는 전통적인 로드맵이야말로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 새로운 모델에서는 실시간 고객의 결핍이 작업 대기 목록을 직접 생성한다.
회사가 이러한 구조로 빌드된다면, 조직 내의 인간은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
조직 구조는 이 질문에 대응하여 완전히 재정의되며, 기존의 전통적인 피라미드 그림을 완벽히 뒤집는다. 전통적인 기업에서는 지능이 조직원 개개인에게 분산되어 있고 계층 구조는 이를 전달하고 정렬하기 위해 존재했다.
하지만 이 모델에서 지능은 시스템 내부에 상주한다. 인간은 조직의 가장자리로 이동한다. 그리고 진짜 혁신과 가치는 바로 이 가장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장자리는 시스템의 지능이 현실과 직접 충돌하고 접촉하는 경계선이다. 인간은 인공지능 모델이 아직 발을 들이지 못하는 영역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직관, 주관적 방향성, 문화적 맥락, 신뢰 관계, 현장 분위기처럼 모델이 인지할 수 없는 아날로그 신호를 감지한다.
또한 모델이 독단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영역, 특히 윤리적 판단이 필요하거나 전례 없는 돌발 상황, 실패 비용이 치명적인 고위험 의사결정을 내린다.
현실 세계와 접촉하지 못하는 월드 모델은 그저 고인 데이터베이스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 가장자리에 있는 인재들을 관리하기 위해 복잡한 관리 계층을 둘 필요도 없다. 월드 모델이 가장자리의 모두에게 행동 지침과 정확한 맥락을 즉각 공급하기 때문에, 이들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정보가 지휘 계통을 타고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마냥 기다릴 필요가 없다.
실질적으로 우리는 조직의 역할을 다음의 딱 3가지로 단순화한다.
1. 개별 기여자: 핵심 역량, 모델, 인텔리전스 레이어, 인터페이스를 직접 빌드하고 운영하는 실무진이다. 이들은 시스템의 특정 계층에 고도로 특화된 깊이 있는 스페셜리스트이자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기존에 관리자가 지시하던 업무 맥락을 월드 모델이 직접 실시간으로 제공하므로, 이들은 상부의 지시 없이도 자신의 영역에 관한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
2. 직접 책임자: 특정 횡적 과제나 기회, 그리고 최종적인 고객 결과물을 전담 소유하는 소수 정예 조직이다.
예를 들어 한 직접 책임자는 특정 가맹점들의 이탈 방지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0일 동안 임시 전권을 위임받아 월드 모델 팀, 대출 역량 팀, 인터페이스 팀의 자원을 필요에 따라 동원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이들은 특정 난제를 해결한 뒤 또 다른 시급한 문제를 풀기 위해 기민하게 이동한다.
3. 플레이어-코치: 직접 실무를 빌드하는 동시에 팀원들의 역량 개발을 돕는 리더다. 이들은 정보 전달을 주된 업무로 삼던 전통적인 관리자를 완벽히 대체한다. 플레이어-코치는 여전히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모델을 구축하며,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한다. 동시에 주변 동료들의 성장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들은 보고를 위한 회의나 부서 간 조율, 우선순위 타협을 하느라 하루를 허비하지 않는다. 부서 간 정렬은 월드 모델이 처리하며, 전략과 우선순위는 직접 책임자 구조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코치는 오직 전문 장인 정신과 사람에만 집중한다.
이 구조에서는 고정된 중간 관리층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 과거 계층제가 수행했던 조율 업무는 시스템이 알아서 조정하며, 모든 구성원은 실무와 고객의 목소리에 훨씬 더 가까운 위치에서 주도권을 쥐고 일하게 된다.
블록은 현재 이 거대한 전환의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 매우 고통스럽고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며, 시스템이 완벽하게 맞물려 작동하기 전에 조직의 일부가 먼저 삐걱거리거나 망가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글을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이유는, 머지않아 세상의 모든 기업이 우리가 마주했던 것과 동일한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회사는 남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즈니스의 어떤 본질적인 진실을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이해의 깊이는 매일 더 깊어지고 있는가?"
만약 이 질문에 마땅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 당신에게 AI는 그저 비용 최적화 수단(인원 감축과 단기 마진 개선용 도구)에 불과할 것이며, 결국 더 지능적인 서비스에 흡수되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독보적인 진실을 쥐고 있다면, AI는 단순한 도구적 보조를 넘어 당신의 회사가 진정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지 그 본질을 세상에 드러내 줄 강력한 돋보기가 될 것이다.
블록이 가진 본질적인 진실은 바로 수천만 명의 가맹점과 소비자가 만들어내는 실시간 금융 상호작용 지도인 이코노믹 그래프다.
우리는 거래의 양단을 모두 관찰하며, 이 금융 데이터의 깊이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매초 복리로 늘어난다. 우리는 이 패턴, 즉 계층제가 아닌 지능적인 인텔리전스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기업의 형태가 향후 모든 비즈니스의 작동 방식을 완전히 재편할 유일한 대안이라고 믿는다.
블록은 이 아이디어가 단순한 탁상공론이 아님을 증명할 만큼 충분히 유의미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물론 우리의 생각을 더 날카롭게 가다듬기 위한 외부의 치열한 논쟁과 피드백은 언제든 대환영이다.)
기업의 실행 속도는 조직 내 정보가 얼마나 막힘없이 흐르는가에 달려 있다. 수직적 계층 구조와 중간 관리자는 정보의 흐름을 본질적으로 지연시키고 가로막는다.
2,000년 전 로마의 콘투베르니움부터 오늘날의 글로벌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인류에게는 이를 대체할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텐트를 공유하는 8명의 병사에게는 십부장이 필요했고, 80명의 군인에게는 백인대장이, 5,000명의 대군에게는 군단장이 필요했다. 이제까지는 계층이 필요한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계층이 하는 역할을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인간만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블록은 지금 그 계층의 종말과 함께 올 다음 시대의 기업 형태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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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감 혹은 응원도 큰 힘이 됩니다. "잘 읽었어요"만으로도 충분해요.
저희 비즈쿠키는 늘 독자분들께 "도움이 되는" 아티클을 제공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매 아티클마다 독자분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가 참 궁금해요.
독자분들의 짧은 한 마디를 보면서 에디터들은 일주일 동안 뿌듯해 한답니다.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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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reader799
Great discussion going on here! Just wanted to drop a quick tip for anyone who might struggle with translating complex phrases or posts on the go. I've been using this free online translator https://www.deepl.com/uk/translator for a while now, and it’s been a lifesaver for catching all the details in the threads. Hope someone finds it use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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