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경쟁은 패배자들을 위한 것이다.

원문: <Competition is for losers> by Peter Thiel

2025.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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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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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herpa

 

안녕하세요, 비즈쿠키입니다.

 

오늘은 전설적인 창업자이자 투자자인 Peter Thiel의 <Competition is for losers>라는 글을 가져왔습니다.

 

이 글은 2014년에 쓰인 다소 오래 된 글입니다. 그 사이 세상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 글에는 가슴을 뜨겁게 하는 울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늘의 글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자 소개

<저자 Peter Thiel, 출처: radiofrance>
<저자 Peter Thiel, 출처: radiofrance>

피터 틸(Peter Thiel)은 페이팔(Paypal)의 공동 창업자로 온라인 결제 시스템의 초기 혁신을 주도한 핵심 인물입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팔란티어(Palantir)의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스북의 첫 번째 외부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요약

대부분의 사람이 '경쟁'을 미덕이라 믿을 때, 실리콘밸리의 거물 피터 틸은 단언합니다. "경쟁은 패자들의 몫입니다." 가장 큰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원한다면, 다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해야 합니다.

 

1. 경쟁과 독점, 극명한 차이

기업이 매일의 치열한 생존 전쟁을 넘어설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독점으로부터 나오는 이익이죠.

 

저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아직 아무도 만들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회사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꽤나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회사가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 가치를 회사가 가져가지 못한다면 정작 회사의 가치는 보잘 것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치를 창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신이 창출한 가치를 이윤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말은, 아무리 규모가 큰 사업이라도 '나쁜 사업'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미국 항공사들은 매년 수백만 명의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합니다. 하지만 2012년 당시 평균 항공료가 178달러였을 때, 항공사가 승객 한 명당 남긴 이익은 겨우 37센트였습니다.

 

반면, 구글을 보세요. 구글은 항공사보다 적은 가치를 창출하지만, 그 가치의 훨씬 많은 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듭니다. 2012년에 구글은 5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항공사 전체는 1,600억 달러), 이 중 21%를 이익으로 남겼습니다. 이는 항공 산업의 그해 이익률보다 100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구글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고, 현재 그 가치는 모든 미국 항공사를 합친 것보다 세 배나 더 높습니다. 항공사들은 서로 피 터지게 경쟁하지만, 구글은 홀로 서 있습니다

<출처: Unsplash>
<출처: Unsplash>

경제학자들은 이 차이를 두 가지 단순화된 모델로 설명합니다. 바로 완전 경쟁(Perfect Competition)과 독점(Monopoly)입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완전 경쟁'은 이상적이면서 기본 상태로 여겨집니다. 여기서는 모든 기업이 똑같은 제품을 팔고, 시장의 결정에 따라 가격을 받아들여야 하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새로운 기업이 물밀듯이 들어와 가격을 낮추고, 결국에는 그들을 끌어들였던 이익 자체가 사라져 버립니다. 결론적으로 완전 경쟁 상태에서는 어떤 기업도 장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합니다.

 

그 정반대가 바로 독점입니다. 경쟁 기업이 시장 가격에 팔아야 한다면, 독점 기업은 시장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스스로 가격을 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불법적인 독점이나 정부 특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독점'이란, 다른 어떤 회사도 근접한 대체품을 제공할 수 없을 만큼 자신이 하는 일을 너무나 잘해서 생긴 회사를 뜻합니다. 구글이 좋은 예입니다. 구글은 2000년대 초반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를 압도한 이후, 검색 분야에서는 더 이상 경쟁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경쟁을 신화화하며, 그것이 우리를 사회주의 배급제로부터 구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사실 자본주의와 경쟁은 정반대 개념입니다. 자본주의는 자본의 축적을 전제로 하지만, 완전 경쟁 하에서는 모든 이익이 경쟁 때문에 사라집니다. 그러니 기업가라면 이 교훈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싶다면, 차별화되지 않은 평범한 비즈니스는 만들지 마십시오.

<출처: Unsplash>
<출처: Unsplash>

 

2. 모두가 거짓말하는 이유

세상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독점적일까요? 얼마나 많은 부분이 진정한 경쟁 상태일까요? 이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 문제를 두고 나누는 대화 자체가 혼란스럽기 때문입니다.

 

모든 기업은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장 상황을 설명하려는 보편적인 편향을 갖고 있습니다. 독점 기업과 경쟁 기업 모두 진실을 조금씩 왜곡하려는 동기가 있습니다.

 

독점 기업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막대한 독점에 대해 떠벌리면 감사, 정밀 조사, 공격을 자초한다는 것을 압니다. 독점 이익이 방해받지 않고 계속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들은 보통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경쟁을 과장하여 독점 상태를 숨기려고 합니다.

<출처: Unsplash>
<출처: Unsplash>

구글이 자신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세요. 구글은 분명 스스로 독점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독점일까요? 무엇에 대한 독점이냐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만약 구글을 검색 엔진이라고 본다면, 2014년 기준으로 시장의 약 68%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구글(Google)'이 동사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공식 등재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이는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주: Google이 사실상 검색 시장을 독점하며 사람들은 ‘Google’을 ‘검색하다’는 뜻의 동사처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을 광고 회사라고 본다면 어떨까요? 글로벌 광고 시장은 4,950억 달러 규모입니다. 구글이 미국 검색 엔진 광고를 완전히 독점한다고 해도, 글로벌 광고 시장 전체의 3.4%만을 소유하게 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구글은 경쟁이 치열한 세상의 작은 플레이어처럼 보이죠.

<출처: Unsplash>
<출처: Unsplash>

반면에 비(非)독점 기업은 정반대의 거짓말을 합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리그에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식이죠. 기업가들은 경쟁의 규모를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스타트업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당신이 정의한 시장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시장을 극도로 좁게 정의하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입니다.

 

만약 팔로알토(미국 실리콘 벨리가 위치한 지역)에 영국 음식을 파는 식당을 열고 싶다고 해봅시다. "아무도 이걸 안 하니 우리가 시장 전체를 독차지할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관련 시장이 '영국 음식 시장'일 때만 통하는 얘기입니다. 실제 시장이 '팔로 알토 외식 시장' 전체라면 어떨까요? 이 치명적인 함정에 빠지면, 당신은 현실이 어떤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대신, 사람들이 당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믿도록 설득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2001년 페이팔 동료들과 저는 마운틴 뷰의 캐스트로 거리에서 자주 점심을 먹었습니다. 거기에는 수많은 식당이 있었습니다. 인도, 스시, 햄버거 등 선택지가 넘쳤죠. 당시 페이팔은 세계 유일의 이메일 기반 결제 회사였습니다. 우리는 그 거리에 있는 식당들보다 적은 수의 직원을 고용했지만, 우리 사업의 가치는 그 모든 식당을 합친 것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새로운 남인도 레스토랑을 시작하는 것은 돈을 벌기 정말 힘든 방법입니다. 경쟁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고 사소한 차별화 요소—예를 들어, "우리 집 난(Naan)은 증조할머니 레시피라 특별해!"—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 사업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출처: Unsplash>
<출처: Unsplash>

3. 왜 독점이 좋은가

경쟁적인 사업의 문제는 단지 이익이 적다는 것 이상입니다. 마운틴 뷰의 식당 중 하나를 운영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당신은 수십 명의 경쟁자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싸워야 합니다. 마진이 낮은 저렴한 음식을 제공한다면, 직원들에게 최저 임금만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합니다. 작은 식당에서 할머니를 계산대에 앉히고 아이들에게 설거지를 시키는 것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구글 같은 독점 기업은 다릅니다. 누구와도 경쟁할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직원들, 제품, 그리고 세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폭넓은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구글의 모토인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일종의 브랜드 전략이기도 하지만, 이는 스스로의 존재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윤리를 진지하게 다룰 만큼 성공적인 기업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비즈니스에서 돈은 '중요한 것'이거나 아니면 '전부'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독점 기업은 돈 버는 것 외의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있지만, 비독점 기업은 그럴 수 없습니다. 완전 경쟁 하에서는 당장의 마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장기적인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매일의 거친 생존 투쟁을 초월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오직 독점 이익뿐입니다.

<출처: Miri Segal>
<출처: Miri Segal>

그렇다면 독점은 내부 사람들에게는 좋지만,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에게는 해가 될까요? 막대한 이익이 사회 전체의 희생을 대가로 오는 것일까요? 사실입니다. 이익은 고객의 지갑에서 나오며, 독점은 나쁜 평판을 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이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정적인 세상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역동적입니다. 우리는 새롭고 더 나은 것을 발명할 수 있습니다. 창조적인 독점 기업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풍요의 범주를 추가함으로써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합니다. 창조적인 독점은 사회에 좋을 뿐만 아니라, 사회를 더 좋게 만드는 강력한 원동력입니다.

심지어 정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한 부서에서는 (새로운 발명품에 특허를 부여하여) 독점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다른 부서는 (반독점 소송을 통해) 독점을 추적하는 것입니다.

<출처: Unsplash>
<출처: Unsplash>

진보의 역사는 더 나은 독점 기업이 기존 기업을 대체해 온 역사입니다. 독점은 진보를 이끌어냅니다. 왜냐하면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독점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이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동기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익 덕분에 경쟁에 갇힌 기업들이 꿈도 꿀 수 없는 장기 계획과 야심 찬 연구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며 계속 혁신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비즈니스에서 균형은 곧 정체이며, 정체는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만약 당신의 산업이 경쟁 균형 상태에 있다면, 당신 사업의 사망은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완벽한 균형은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허를 설명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새로운 창조는 균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납니다.

 

경제 이론 밖의 현실 세계에서, 모든 사업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어떤 일을 하는 정도만큼만 성공합니다. 따라서 독점은 병폐나 예외가 아닙니다. 독점은 모든 성공적인 사업이 갖는 조건입니다.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로 시작해 통찰을 보여줬다면, 비즈니스는 그 정반대입니다.

 

모든 행복한 기업은 서로 다릅니다. 각각 고유한 문제를 해결하여 독점을 획득합니다. 모든 실패한 기업은 똑같습니다. 그들은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출처: CNN>
<출처: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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