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Alex
커스 다마토(Cus D'Amato)라는 전설적인 복싱 코치가 있었습니다. 마이크 타이슨을 챔피언으로 만든 사람입니다.
언젠가 그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평정심이 전부라고. 상대에게 큰 펀치를 허용한 순간에도 흥분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그때가 가장 침착해야 할 때라는 것이었습니다. 얻어맞은 사람이 침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이 기술이 되는 것이겠지요.
며칠 전에는 틱톡 창업자의 사업 원칙을 정리한 글을 읽었습니다. 링 위에 서 본 적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도 같은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말 것.
분야와 무관하게 정점에 이른 사람들은 결국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평정심에 대해 다룬 글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물 소개

장이밍(Zhang Yiming)은 숏폼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과 AI 기반 뉴스 플랫폼 투티아오(Toutiao)를 만든 글로벌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창업자입니다.
난카이대학교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이후 여러 차례 창업에 실패하고 2012년 북경의 작은 아파트에서 바이트댄스를 설립했습니다.
"사람들이 정보를 검색하기도 전에 알고리즘이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가설 아래 만든 투티아오와 틱톡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장이밍은 2024년 기준 중국 최대 부호에 올랐습니다.
에디터 픽!
- 평정심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스스로를 '평정심'으로 대하라는 것이다. 즉,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결국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해내는 법이다.
- 그럴 때 나는 대개 이렇게 반문한다. "왜 우리 회사가 내년에도 반드시 100% 성장해야 합니까?" 눈을 부릅뜨고 주변 환경을 명확히 직시하며,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고, 잡념 없이 훌륭한 의사결정을 내리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 올인은 때로 정신적 게으름의 다른 이름이다. 전략에 대해 치열하고 명확하게 고민한 결과라면 문제없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상당수 사례에서의 올인은 "더는 고민하기 싫으니 그냥 패를 던지자, 올인하고 도박을 걸어보자"는 식의 회피에 가깝다.
- 암벽을 타는 도중에는 지나치게 뒤를 돌아보며 과거의 실수를 곱씹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하게 남았다는 사실에 압도당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알렉스에게서 진정으로 배워야 할 점은, 매 순간 오직 '지금 이 순간'에 극도로 몰입하는 감각이다.
에세이
본 아티클은 <Zhang Yiming’s Last Speech>의 내용을 번역 및 편집한 글임을 밝힙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포함한 다양한 돌발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한 매우 특별한 한 해였다. 이로 인해 촉발된 연쇄 반응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고, 우리 구성원 모두 이를 뼈저리게 체감했을 것이다. 흔히 많은 사람이 "무사평온한 시절이 좋은 시절(岁月静好)"이라고 말하길 좋아하지만, 내가 보기에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수많은 뉴스는 우리를 소란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오늘 나는 '평정심'이라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자주 불안해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지나간 과거에 괴로워한다. 이 과정에서 변동성에 대처하느라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을 허비하곤 한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사람은 마음이 한결 여유롭고, 내면의 왜곡이 없으며, 사물을 더 미세한 관점으로 관찰하고, 실용적이며, 더 큰 인내심을 가진다. 그리고 대개 일을 더 잘 해낸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편견이나 잡념이 없을 때 비로소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중국 고사에 "본래 스스로 온전하여 부족함이 없다(本自具足)"라는 말이 있다. 올해 우리 창립기념일의 테마는 "기본을 다지며, 더 높은 곳을 지향하자"이다. 내가 이해하기로 이 두 문장은 일맥상통한다. 마음이 더 부드럽고 안정되어야만 비로소 대지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고, 그래야만 닿기 힘든 더 어려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상상력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1.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잔다
어떤 주제에 대해 토론할 때, 우리는 먼저 "그 주제가 정확히 무엇인가?"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개념이란 대개 추상적이기 마련이고, 추상적일수록 오차가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평정심'이라는 단어는 본래 불교에서 유래한 말이다. 중국어에는 이 외에도 '정진(精进, 스스로를 갈고닦으며 나아감)'이나 '상입비비(想入非非, 공상에 빠짐)'처럼 불교에 뿌리를 둔 단어가 많다. 백과사전에서는 평정심을 "어떤 상황이나 행동에서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현대 심리학에서도 이를 비슷하게 설명하는데, 요약하자면 "최선을 다하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직관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평정심이란 바로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는 것"이다.
2. 우리는 모두 평범한 사람이다
평정심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스스로를 '평정심'으로 대하라는 것이다. 즉,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결국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일부 미디어는 스타트업이나 인물의 스토리를 보도할 때, 경험을 전설처럼 미화하거나 캐릭터를 극적으로 연출하여 극적인 요소를 더하고 싶어 한다. 과거 내가 인터뷰를 할 때도 사람들은 대단한 우여곡절을 들려주기를 원했다.
그때마다 나는 특별할 것이 전혀 없다고 답하곤 했다. 실제로 내가 보기에 세상 대부분의 일에는 합당한 이유와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설명하기 아주 어렵거나 대단히 비범한 일은 거의 없다.
정말 그렇다.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아주 특별하고 유능한 사람들을 포함해 점점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느낀 점 하나는, 지식과 경험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우리는 서로 매우 닮아 있으며 모두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위대한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은 종종 극도로 평범한 마음가짐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할 때, 대개 일도 원활하게 풀리기 마련이다.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해내는 법이다.
3. 기대와 라벨은 속박이다
결과에 지나치게 연연하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활을 쏠 때 우리는 과녁의 중심을 겨냥하지만, 속으로 "반드시 10점을 맞추겠다"라고 의식하는 순간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워진다. 업무와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기대를 품는 순간 우리의 행동은 왜곡되고, 일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기 쉽다.
"나는 마땅히 이러이러해야 한다"처럼 자신이나 타인의 기대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 사고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제약을 받게 된다. 온갖 종류의 '라벨'은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임원'이라는 라벨에 갇히면 아주 기초적인 질문조차 부끄러워서 묻지 못하게 되거나, 일반 사용자만큼 깊이 있게 제품을 체험하지 못하게 된다. 스스로를 '대기업'으로 규정하면, "대기업은 연말 행사를 어떻게 치러야 하지?", "대기업답게 거창한 전략을 세우고 출정식이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우리 회사가 '직급이나 타이틀에 연연하지 말 것'을 강조하는 이유도 타이틀이 사람들을 비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부사장이라면 이 정도 인원을 거느려야 하고, 보고 체계는 이래야 하며, 동급의 다른 임원들과 격을 맞춰야 한다'는 식의 생각이 온갖 형태의 속박을 낳는다.
'젊은이'라는 라벨에 갇히면 자신의 의견이나 제안, 비판을 목소리 내어 말하기를 두려워하게 된다. 스스로를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만 한정 지으면 머신러닝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해 버린다.
내가 쿠쉰(Kuxun, 중국의 여행 기술 기업)에서 근무할 때, 나의 본업은 백엔드 엔지니어링이었지만 프론트엔드 이슈는 물론 제품이나 영업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것이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4. 현재에 집중하라
2년 전, 영어 학습 앱 오픈랭귀지(Open Language)에서 베스트셀러인 《The Power of Now》라는 책을 소개하는 것을 들었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심리적 시간의 축적과 현재에 대한 부정에서 비롯된다. 불안, 초조, 긴장, 스트레스, 걱정 등 모든 형태의 두려움은 미래를 지나치게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죄책감, 후회, 원망, 원망, 슬픔, 비탄 등 모든 형태의 용서하지 못함은 과거에 얽매여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설명이 다소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내 일상에서 겪은 작은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다. 나는 사실 일상생활에서 그리 절제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다. 폰을 만지작거리고, 음악을 듣고, 투티아오(중국의 뉴스 플랫폼)를 읽거나 더우인(중국의 SNS 앱), 시구아 비디오(중국의 영상 플랫폼)를 멍하니 훑어보느라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외부 미디어가 묘사하는 나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어떤 날 밤에는 꼭 처리해야 할 업무를 계획해 두었다가도, 시구아 비디오의 흥미로운 콘텐츠에 한눈이 팔려 오랫동안 들여다보곤 한다. 그러다 잠들기 직전이 되어서야 오늘 끝내기로 계획했던 일을 끝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화가 난다. 그러면 일종의 오기로 밤늦게까지 야근을 자처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심각한 수면 부족으로 이어진다(나는 잠이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다음 날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면 온몸이 피로에 절어 있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지금도 이 고질적인 습관을 완벽히 해결할 묘책은 없지만, 적어도 요즘은 이런 일이 발생해도 자책하며 괴로워하지는 않는다. 그저 즉시 잠자리에 들 뿐이다.
《The Power of Now》가 강조하는 핵심은, 사람들이 미래를 걱정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반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나 현재의 느낌, 눈앞의 판단 등 '현재'에는 거의 집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난 한 해가 급변하는 시기였다 보니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는 사이에 시간과 에너지는 흘러가 버리고, 정작 현재 진행 중인 더 중요한 일들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혹은 과거의 손실과 실수에 대한 좌절감에 매몰되어 새로운 기회를 놓쳐버리기도 한다.
지난해 우리가 여러 도전과 위기에 직면했을 때, 나는 늘 구성원들에게 "침착하게 인내하자"고 당부했다. 그리고 우리는 대체로 그렇게 해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겪은 도전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우리는 결과를 100% 통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되, 서두르거나 공포에 질려 결정하지 않아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방식으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어떤 기업들은 연례 행사를 시작하며 "우리 회사는 아주 잘 나가고 있고 실적도 훌륭하며 내년에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공언하곤 한다. 나는 구성원들에게 이런 점을 굳이 강조하고 싶지 않다. 비즈니스에는 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며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이다. 간혹 나에게 "불안감을 어떻게 다스리나요? 작년에 회사가 100% 성장했는데, 내년에도 과연 100% 성장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럴 때 나는 대개 이렇게 반문한다. "왜 우리 회사가 내년에도 반드시 100% 성장해야 합니까?"
물론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를 바라지만, '성장에 대한 불안감'에 지배당해서는 안 된다. 현재 회사의 비즈니스 성장세가 매우 강력한 것은 사실이나, 과거의 성과에 도취되어서도 안 되며 과거의 실수에 얽매여서도 안 된다. 동시에 우리 회사가 향후 반드시 어떠한 '대단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관성적인 기대에 사로잡혀서도 안 된다. 눈을 부릅뜨고 주변 환경을 명확히 직시하며,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고, 잡념 없이 훌륭한 의사결정을 내리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자신을 제3자의 객관적인 대상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더 담담한 평정심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외부에서 우리 회사를 두고 분석한 글이 많은데, 이른바 '바이트댄스 성공학'이라 불리는 것들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심각한 오류가 많아 굳이 읽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외부의 평가에 규정되거나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더 높은 기준을 세워야 한다.
올해는 회사가 성장 속도에 대한 조급함을 어느 정도 내려놓기를 바란다. 한편으로는 단기적인 비즈니스 지표라는 무거운 짐을 덜어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정된 기대치 없이 열린 마음으로 미래를 상상하며 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제약이 없을 때 비로소 우리의 상상력은 더 먼 미래로 뻗어나갈 수 있다.
나 역시 일상의 자잘한 실무 업무를 줄이고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여, 기업 문화와 사회적 책임,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전사 서한에서 언급했던 OKR(지난해 많은 목표를 세웠으나 외풍으로 인해 일부 달성하지 못한 항목들)을 완수할 계획이다.
5. 경쟁은 일상이다
실제로 우리 팀원들로부터 "이 끝없는 경쟁은 대체 언제쯤 끝나는 건가요?"라는 한탄을 들었다.
경쟁사를 평정심으로 대하기 위해 먼저 명심해야 할 점은, 경쟁을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경쟁에서 도망치려 하지 마라. 경쟁은 좋은 것이다. 심지어 나는 인수합병을 통해 억지로 경쟁을 종식해야 한다고 보지도 않는다. 우리는 M&A를 통해 라이벌을 제거한 기업들이 안일에 빠져 결국 무너지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다.
경쟁사는 훌륭한 대항마다. 경쟁사는 제품 혁신이나 마케팅 전략 등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훌륭한 접근법을 제시하곤 한다. 설령 경쟁사가 우리를 깎아내리기 위해 악의적인 기사를 사주했더라도, 화를 내기보다 기사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아야 한다. 설령 기사 내용의 80%가 왜곡된 정보일지라도, 나머지 20%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 그 20%를 기꺼이 흡수해야 한다. 세상 그 어떤 존재도 경쟁사만큼 집요하게 우리의 허점을 찾아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을 위한 경쟁"에 함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경쟁이 장기화되다 보면, 어느덧 유일한 목표가 오직 '경쟁사를 꺾는 것'으로 변질되곤 한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오랜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랫동안 구글을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검색 분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들의 핵심 비즈니스에 진짜 타격을 줄 수 있는 거대한 흐름은 클라우드 컴퓨팅이었으며, 진짜 라이벌은 아마존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 우리는 종종 눈앞의 거대한 기회를 보지 못하는가? 경쟁 과정에서 마인드셋의 균형을 잃고 오로지 승리에만 매몰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경쟁 이외에도 성공에 대한 갈망이나 기업 공개(IPO)에 대한 기대감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평정심을 잃고 편견과 차별적 시선에 사로잡힌 상태에서는 기업의 장기적인 시야가 흐려질 수밖에 없다.
6. 올인(All-in)은 정신적 게으름이다
특히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름길에 의존하지 말고 레버리지를 덜 사용해야 한다. 여기 두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많은 비즈니스맨이 단숨에 승부를 보겠다며 '올인'을 외치곤 한다. 하지만 나는 무작정 올인을 외치는 팀에게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인은 때로 정신적 게으름의 다른 이름이다. 전략에 대해 치열하고 명확하게 고민한 결과라면 문제없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상당수 사례에서의 올인은 "더는 고민하기 싫으니 그냥 패를 던지자, 올인하고 도박을 걸어보자"는 식의 회피에 가깝다.
지름길을 찾는 또 다른 유형은 과도한 개념의 추상화와 방법론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다. 내가 느끼기에 방법론은 실제로 그리 유용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거의 쓸모가 없다. 추상화를 적용하는 것은 사고에 레버리지를 얹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 레버리지가 잘못된 가설 위에 얹어지면, 아주 미세한 추상화의 오차만으로도 결과적으로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이성의 자만'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자아와도 연결된다. 인간이 가진 지식의 한계는 매우 명확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수많은 지식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기에, 추상적인 개념을 남발하는 것은 오히려 본질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 과도한 추상화를 경계하는 것 역시 일종의 평정심이다.
나는 다양한 토론 자리에서 동료들에게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말라"고 자주 당부한다. "그게 전부야"라며 쉽게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어떤 결론을 도출할 때는 늘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연한 사고를 유지해야 한다.
점점 더 추상적이고 고차원적인 어휘를 구사하려는 현상 역시 방법론에 집착하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격월 회의 자료에서 취합한 단어들로 내가 임의로 조합해 본 문장 하나를 읽어 주겠다.
"과거 우리는 권장 기술이 렌더링하는 정보 배포 능력에 주로 의존하여 더우인, 투티아오, 시구아를 엔드투엔드로 연결하고, 개별 연구를 위해 여러 제품으로 세분화함으로써 심층적인 공동 구축과 복싱 조합을 달성하고 콘텐츠 생태계의 폐쇄 루프를 생성하여 고객과 사용자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우리의 중요한 의사결정 중 상당수는 이토록 복잡한 묘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많은 본질적인 판단은 사용자와 사실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통해 내려지며, 중요한 것은 공감대와 열린 상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과거 내가 경영진과 함께 델리, 칭양, 충칭, 장자커우 등지에서 무작위로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했던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더 이전에는 휴가 기간 동안 전 직원에게 주변 친구나 가족 5명과 대화하며 그들이 어떤 앱을 쓰는지, 왜 쓰는지 관찰해 보라고 권장하기도 했다.
우리 제품들을 보다 보면 종종 '직관에 반하는 디자인'을 발견하곤 한다. 나는 왜 우리가 이런 비직관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내는지 자주 의문을 갖는다. 방법론을 걷어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제품을 사용해 보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어떤 가설을 억지로 증명하려 하거나 특정 개념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제품 설계에서 오류를 범한 것은 아닐까? 때로는 어린아이조차 설계상의 비직관적인 부분을 쉽게 짚어낸다. 온갖 제품 기획 문서를 섭렵한 프로덕트 매니저들이 정작 이를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인의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데 너무 급급하거나, 도그마적인 개념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기 아주 잘 만들어진 세 가지 제품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지리를 배울 때 내가 자주 애용하는 구글 어스(Google Earth)다. 이 제품은 정말 훌륭하지만 수익성이 없다. 두 번째는 어린이를 위한 코딩 플랫폼인 스크래치(Scratch)다. 돈을 버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훌륭한 제품이다. 세 번째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일반적인 게임들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 샌드박스 게임인 로블록스(Roblox)다.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고도의 상상력이 녹아 있다. 둘째, 엄청난 인내심을 갖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우리 회사도 이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곤 한다. 일을 무조건 느리게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 아니다. 실행 속도는 일의 본질에 따라 결정되는 법이다. 하지만 고도의 상상력이 필요한 일이고 이제 막 시작한 지 2년밖에 안 되었는데, 주변에서 "아, 이거 안 되겠는데"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쏟아진다면, 이러한 외부의 강박적인 기대 속에서도 우리가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까?
7. 실수를 대처하는 방법
언젠가 경쟁 상황에 대해 토론하던 중, 한 팀원이 "경쟁사들이 다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니 우리도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에 나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처음 우리가 경쟁사들에 뒤처져 있을 때는 온갖 개선책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도 마음의 부담은 전혀 없었다. 오로지 과감한 상상력과 대담한 실행력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경쟁사들을 앞서고 있음에도 오히려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실패를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우리의 행동이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게임을 하느냐고 물어본 뒤 이런 상황을 예로 들었다. "총 100단계를 클리어해야 하는 게임이 있다고 치자. 99단계에 도달했을 때 유독 손이 더 떨렸던 경험이 있는가? '여기까지 어떻게 기어 올라왔는데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평정심으로 대한다는 것은 인과관계를 왜곡하지 않는 것, 즉 외부 요인을 내부 원인으로 혼동하지 않고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성공과 실패의 진짜 원인을 냉정하게 규명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 숏폼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도시 지역 사용자들의 리텐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당시 회의에서 한 동료는 "도시의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은 두뇌 노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그래픽보다 활자나 텍스트 정보를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당시에는 그럴듯하게 들렸던 논리였지만, 지금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잘 알고 있다.
모든 사후 분석이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모르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극도로 혐오하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 모두를 본인의 내러티브에 끼워 맞춰 아전인수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좀 더 평정심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나에게는 실수에 대처하는 '4단계 공식'이 있다. 앞의 세 단계는 어떤 책에서 발췌한 것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밟아야 할 절차를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는 실수를 인지하는 것이다. 실수를 똑바로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좌절감을 덜 수 있으며, 인지 그 자체만으로도 배움이다.
두 번째 단계는 실수를 수정하는 것이다. 바로잡는 과정 역시 또 다른 수확이다.
세 번째 단계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실수 이면에 숨겨진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일이다.
책에는 여기까지만 언급되어 있었지만, 나는 여기에 마지막 한 단계를 더 추가했다. 바로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이다. 앞선 세 단계를 성실히 수행했다면, 이제 그 실수를 훌륭히 떠나보내야 한다. 실수를 마주했을 때 많은 이들이 자책의 고통을 강조하지만, 나는 자책의 늪에 너무 오랫동안 빠져 있지 말 것을 권한다.
8. 암벽 등반가에게 배운 것
2년 전, 프리 솔로 클라이밍을 다룬 《프리 솔로(Free Solo)》라는 다큐멘터리가 큰 인기를 끌었다. 나는 캘리포니아에서 주인공 알렉스 호놀드(Alex Honnold)를 직접 만난 적이 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이야기를 공유하지만, 나에게 가장 깊은 울림을 준 것은 "나아가는 것도 물러서는 것도 모두 위험하지만, 가장 위험한 것은 다리가 후들거리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암벽을 타는 도중에는 지나치게 뒤를 돌아보며 과거의 실수를 곱씹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하게 남았다는 사실에 압도당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알렉스에게서 진정으로 배워야 할 점은, 매 순간 오직 '지금 이 순간'에 극도로 몰입하는 감각이다.
프리 솔로 클라이밍은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은 영역이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경험해 보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일상에서 이와 아주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본래 달리기나 수영을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는 편이었다. 겨우 2km를 달리는 것조차 내게는 큰 고역이었다. 문득 내가 왜 달리기를 힘들어하는지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원인은 육체적 한계가 아니라 달리기에 대한 거부감, 즉 피로감이나 완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주는 불안감에 있었다.
이후 나는 호흡을 조절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달려보았다. 오직 필요한 근육만을 사용하고, 최대한 몸을 이완시키며, 근육통이 주는 방해 신호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3km, 4km를 가뿐히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이 방식을 수영에도 똑같이 적용해 보았다. 예전에는 500미터만 가도 숨이 가빴는데, 이제는 1,000미터까지도 거뜬히 헤엄친다.
체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해서가 아니다. 중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어제 잠을 설쳤는데 괜찮을까?", "오늘 컨디션이 저조한 것 같은데" 같은 잡념을 멈추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더 잘 달릴 수 있게 된다.
나는 더우인에서 대양을 항해하는 요트 영상을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우리의 업무나 삶이 매 순간 몰아치는 거친 파도처럼 가혹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마음가짐에 대한 비유로 삼고 싶다. 업무에서든 개인적인 삶에서든, 외부의 도전과 시련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몰아치는 파도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영역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 격랑 속에서도 우리 내면의 고요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번 글에 대한 소감을 남겨주세요 :)
짧은 소감 혹은 응원도 큰 힘이 됩니다. "잘 읽었어요"만으로도 충분해요.
저희 비즈쿠키는 늘 독자분들께 "도움이 되는" 아티클을 제공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매 아티클마다 독자분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가 참 궁금해요.
독자분들의 짧은 한 마디를 보면서 에디터들은 일주일 동안 뿌듯해 한답니다. (정말로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