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간모기영 103호

[원중캉의 생태주의로 영화읽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2022), [5회 모기영] 후원에 감사합니다!, [모기수다 시즌2] <피아니스트>(2001, 미카엘 하네케)

2023.09.09 | 조회 4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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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중캉의 생태주의로 영화읽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2022) - 자연세계의 이면

 

자연 없이 살아갈 수 있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결코 그럴 수 없는 이들도 있다.(There are some who can live without wild things and some who cannot.)

 알도 레오폴드(Aldo Leopold), A Sand County Almanac

 영화의 주인공 카야가 글 읽는 법을 터득한 뒤 처음으로 더듬어 읽어낸 문장입니다. 일찌기 '대지의 윤리'를 주창하며 환경운동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미국의 생태철학자 레오폴드가 남긴 말이지요.

이미지 - 구글 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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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의문의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추리물이기도 하고 인간사회의 편견과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원작이 그러한 것 처럼 무엇보다 자연세계의 경이와 순수성이 지닌 이면에 대해 탐구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평생 동물생태학자로 살아온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의 나이에 쓴 원작 소설은 출간 직후 큰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소설에 비해 영화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 많지만 영화 역시도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넷플릭스 공개 당시에도 한동안 시청률 1위를 이어갈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지요. 생물학자의 시선으로 자세하게 기록한 생명세계의 경이로움을 좀 더 생생히 만끽하기 원하신다면 소설을 먼저 읽으신 후 영화를 보시기를 권합니다. 하지만 영화만 만나보시는 것도 충분히 좋겠습니다.

이미지 - 구글 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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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와 두 남자 

주인공 카야는 어린 시절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아 홀로 습지에서 살아가는 여성입니다. 마을사람들은 그녀를 '습지소녀'라고 부르며 편견의 시선으로 대하지요. 카야는 습지의 생명세계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그들을 통해 삶의 원리를 터득하고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습지(자연) 그 자체와 동일시하여 살아가지요.

테일러와 카야의 만남 (출처:구글 포털)
테일러와 카야의 만남 (출처:구글 포털)

그녀의 삶에 찾아들어온 테일러와 체이스라는 두 남자는 카야, 즉 자연세계에 대한 상반된 태도를 보여줍니다. 카야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며 결국 자신의 세계를 버리고 그녀에게로 돌아오는 테일러는 누구보다 자연을 존중하고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줄 아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반면 카야를 지배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체이스는 습지를 개발하러 찾아온 이들과 같은 시점에 등장함으로서 자연을 정복하고 학대하는 문명의 어두움을 드러냅니다. 체이스가 끝내 죽임을 당하는 높은 전망대는 자연을 정복하고 내려다보려는 인간의 오만함을 보여주지요.

체이스와 카야 (출처:구글 포털)
체이스와 카야 (출처:구글 포털)

 

죽음을 속속들이 아는 늪으로서는 비극도 죄도 아무 일도 아니다.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프롤로그 중에서

자신을 속이고 착취하려 했던 체이스에 대항하며 카야가 택한 행동은 놀랍게도 자연의 속성을 근거로 합니다. 짝짓기가 끝나면 수컷을 식량으로 삼는 암컷 사마귀처럼, 죽은 몸들을 흔적없이 흙으로 돌려보내는 늪지의 미생물들처럼, 카야는 체이스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그저 늪속에 묻어버리지요. 이러한 구도는 우리 스스로가 자연세계 위에 서 있으며 마음먹는대로 그것을 다룰 수 있다고 여기는 오만함에 대한 자연세계의 길고 냉정한 침묵을 표현해주는 듯 합니다. 영화의 끝에서 관객들은 어느덧 그러한 자연의 속성에 설득되어 예민한 판단의 마음을 거두고 그저 순리대로 흘러가는 긴 시간 속에서 자연을 깊숙히 누리는 삶의 방식에 대해 고찰하게 됩니다.

이미지 : 구글 포털
이미지 : 구글 포털

 

선과 악의 구분이 없는 자연세계

첨부 이미지

 영화가 말해주듯 자연 그 자체는 우리의 선함과 악함에 관심이 없겠습니다. 그저 존재하며, 기본적인 생존의 법칙에 따라 명징한 현실을 펼쳐낼 뿐이겠지요. 오늘날 기후위기와 생태적 멸절이라는 현실이 자연의 입장으로서는 위기도 비극도 아닐 것입니다. 위기인 것은 인간이 처한 현실이고 문명이겠지요. 인류가 작금의 폭주를 멈추어야 하는 이유는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이타심의 문제이기 이전에 철저히 인류 스스로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카야가 더듬어 읽은 레오폴드의 말처럼, 결국 우리 모두는 결코 자연이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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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수다 시즌2 ]

🎬 9월의 모기수다에 초대합니다!
모기영의 영화감상 모임인 ‘모기수다’는 매월 둘째 토요일 오후 3시에 모입니다.
9월의 모기수다 영화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2001)입니다.

📍 시간 : 2023년 9월 9일(토) 오후 3시 (3~5시-영화감상, 5~6시-감상 나눔)
📍 장소 : 바람이불어오는곳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 5층, 501호)
📍 참여신청 및 문의 : '문토' 어플리케이션-> '모기수다' / 사무국 010-2567-4764

모기수다 모임 참여는 '문토'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 앱스토어 / 구글스토어에서 '문토(MUNTO)' 어플 설치
▶︎ '모기수다' 검색
▶︎ '9월 모기수다' 클릭 후 '참여하기'
▶︎ 참가비 결재 (1만원)

*문토 이용 수수료와 다과준비 및 공간사용료를 위해 회비를 받고 있습니다.

▲ 이미지 클릭 - 9월의 모기수다 문토 참여
▲ 이미지 클릭 - 9월의 모기수다 문토 참여

5회 모기영 디자인/마케팅 회의
5회 모기영 디자인/마케팅 회의


완연한 가을공기 속에, 모기영은 이제 5회 영화제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상영작 선정과 수급을 모두 마무리하고, 세부적인 디자인과 마케팅 작업을 준비중이예요 :)

모기영에 가면 좋은 영화를 만나고 좋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기대감,
얼마든지 가지셔도 좋겠습니다 :)

다가오는 5회 영화제 소식을 기대해주세요!

 / 편집디자인 강원중

 

2023년 9월 9일 토요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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