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행복 The Utmost Happiness”
『지복의 성자』의 주인공 안줌은 남성과 여성으로 분류할 수 없는 히즈라(‘남성의 몸에 갇힌 여성의 영혼’이라는 뜻)로 태어났습니다. 사람들은 히즈라를 멸시했지만 함부로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불운을 가져온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안줌은 그렇게 폭동 중에도 살아남았습니다.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를 ‘제거’해서 불운을 떠안고 싶지도 않아 방조된 안줌은 조상들의 묘지, 그러니까 죽은 자들과 산자들의 사이 공간에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갑니다. 시체 안치소에서 일하는 불가촉천민과 늙은 장님 이맘(이슬람 성직자), 외로운 사업가, 도망자들과 성별이 불분명한, 무어라 규정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 들었어요. 이 공동체의 이름은 ‘잔나트 게스트하우스’였어요. ‘잔나트’는 파라다이스라는 뜻입니다. 배제된 자들의 파라다이스로, 누구도 축복받으며 태어나지는 못했지만 벗들의 애도와 기도 속에서 영원히 잠들 수 있는 곳이었죠. 묘지의 공동체는 그들에게 지복, 즉 궁극의 행복이었어요.
상품화된 진리, 규격에 맞는 행복을 찾아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아룬다티 로이의 소설 『지복의 성자』는 가장 궁극적인 행복은 ‘다른’ 어떤 것에 있을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불가해한 어떤 현상이나 우리 언어와 사고의 틀에 들어오지 않는 존재가 출몰할 때마다 “죄의 결과”라고 이름붙이고 말기엔,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너무나 신비롭고 다양하다고 말이지요.
1. [영화로운 모기씨]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 2부가 공개되었습니다.
“내 꿈은 키누와의 ‘현상유지’입니다.”
꽃다발처럼 풍성한 사랑의 향기가 한창이던 시기,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남자 주인공 무기가 키누에게 했던 말입니다. “사랑을 불태우겠습니다”도 아니고 “점점 더 사랑하겠습니다” 도 아니고 ‘현상유지’라니. 젊은 사람이 너무 꿈이 작은 거 아닌가요? 그런데 ‘꽃다발’을 처음 모습 그대로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잘 아시죠? 첫 만남부터 내가 누구인지 설명할 필요가 전혀 없던 이 찰떡 커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조금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박일아 프로그래머와 강도영 사무국장의 토크입니다.
Episode.1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_2
Episode.2 연애의 시작은 연애의 끝
Episode.3 꽃다발 같은 사랑, 꽃다발 같은 제목
2. 장프로의 <피닉스>(2014)
<운디네>(2020)와 <트랜짓>(2018), <바바라>(2012)를 연출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2014년 작품 <피닉스>가 한국에서 뒤늦게 개봉했죠. 페촐트의 걸작 <피닉스>에 대한 장다나 프로그래머의 진중한 사유를 만나보세요.
3.힘나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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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시작됐어요.
어디서 어떤 모양으로 연휴를 맞으셨든지
그리스도의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빌며,
보름달 같은 감사를 전합니다.
2021. 9.18.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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