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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만 느껴졌던 북토크 기간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대찬 감기와 함께였다. 소로 북토크를 진행하기 전날 밤, 잠을 제대로 못 잤고 예상대로 다음 날 아침 늦잠을 잤다. 일정에는 지장이 없지만 여유롭지 않을 만큼 잤다. 눈 뜨자마자 씻고 바로 나가야 할 만큼 잤다. 그렇게 자고 자고 또 자다가 벌떡 일어나 후다닥 집을 나섰다. 여전히 엄마가 글쓰기 수업을 하는 줄 아는 여름은 '엄마 방에 들어가'하고 말했다. 그 예상을 깨고 현관문을 열고 나섰다. 남편의 커다란 야상을 몸에 둘둘 감은 채로. 공복으로. 그렇게 밀크티 한 잔에 의지해 오후까지 달렸고, 터미널에서 만두 한 접시를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저녁엔 스틸라잎이 해준 삼겹살과 순두부찌개를 먹었던가. 집밥이 최고다, 집밥이 최고다 하며 기절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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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목이 나가버렸다. 어제도 오늘도 목소리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하필 어제는 왠지 모를 쌀쌀한 기운에 기모바지를 입었다. 종일 땀을 흘리며 돌아다니다 집에 돌아왔다. 다행히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데 목소리가 1도 나오지 않고, 숨쉴 때마다 가슴이 뻐근하다. 컨디션이 나쁜 건가? 그리고 여름. 이미 코감기에 걸려 있던 여름도 제법 콜록거린다. 지금 거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고 나는 최대한 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메일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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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로 사장님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 오래 방치해 두었던 소설이 살아나는 경험을 했다. 북토크 전부터도 스틸라잎과 조우 타키타니를 둘러싼 어떤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중이었다. 어째서 나는 이들이 한데 묶이나? 나만의 개인적인 친밀감인가? 무엇이 이 셋을 비슷하게 느끼도록 만드나? 성별도 제각각이고 mbti도 다르고 출신지도, 직업도 다르다. 글을 쓰거나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긴 하나 내 주변에 글쓰는 사람은 더러 있는데. 무얼까. 무얼까. 오랜 블로그 이웃이 주는 향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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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문을 풀어준 건 타키타니와 헤어질 때 했던 말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슬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슬픔의 형태와 질감에 대한 어떤 문장을 말했다. 그러자 무언가 떠오르는 듯하며 곧장 말이 달라붙었다. 서로가 가진 슬픔이 주는 느낌, 농도, 발현 양상에 관한 이야기였다.
"전 슬픔이랑 기쁨이 극단으로 치밀어요. 미치게 슬펐다가 엄청나게 기뻤다가... 양극화 장난 아니에요."
타키타니는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나는 스틸라잎의 슬픔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역시 슬픈 사람이었고, 슬픔에 관해 종종 말하곤 했던 것이다. 언젠가 스틸라잎은 '저는 슬픔이 항상 발목까지 차 있어요'라고 블로그에 적은 적 있었다. 가까이서 지켜본 바, 그 문장은 그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나는 그의 슬픔을 제대로 고쳐주었다.
"스틸라잎은... 약간 방진복, 우주복 안에 슬픔이 꽉 차 있는 느낌이에요. 그 사람의 세계로 다른 사람은 들어가기가 어렵고. 항상 슬픔이 꽉 차 있는데 또 그게 익숙한지 그런대로 잘 지내고..."
타키타니는 역시 동조했다.
그렇게 슬픔의 잣대로 저마다를 구분하고 나자 몇몇 얼굴이 더 떠올랐다. 슬프고 좋은 사람들. 슬프고 좋고 매력적인 사람들. 아마 높은 확률로,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의 얼굴도 거기에 포함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 셋, 그리고 한나는 내 오랜 소설의 인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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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도 거기에 있어야 하는데요. 있고 싶은데요. 섭섭해지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어딘가 박살이 나 있다. 특이하다. 당신이 제법 건강하다고 생각하기에 어쩌면 소설까지 오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넷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인가? 글쎄. 좋고 착하고 슬프다. (무슨 말이야) 더 변명하자면 소설로 누군가 다가오는 건 내가 선택하는 일이 아니며, 당신의 무언가는 이미 내 다른 작품에 차곡차곡 실리고 있을 거다. 내 주변의 착하고 슬프고 좋은 사람들...... 조무래기와 나.
그럼 이어서 소설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날은 2017년 가을이었다. 소설이 무엇인지 당최 모르겠고 슬프던 날이었다.
(곧 이어서...)
* 몇 가지 공지사항이 있습니다. 연재하던 소설은 어떻게 된 것인가? 데이터가 말해주는, 산문을 더 원하는 수요와 + 몇 가지 고쳐서 공모전에 내보고 싶은 마음으로 잠시 멈추게 되었습니다. 혹시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이 있다면 저에게 항의해 주세요. 다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혹은 제가 공모전에 당선되어 읽어보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럼 언제든 항의의 댓글을 해주셔도 좋다는 말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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