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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토요일 아침이다. 오늘은 북토크가 있는 날. 어제는 영 기진맥진하여 아기 어린이집도 못 보냈다. 일어날 힘이 없어서. 왜냐. 금요일에 평택 당일치기를 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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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정황 :
낮잠 실컷 다 자고 타서 1도 잠을 자지 않았다. 가뜩이나 오후에 출발한지라 차는 막히고! 그렇게 둘 다 퀭한 채로 포도커피숍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민식(동생1)을 만났다. 포도 사장님께 "혹시 싸인해 드려도 될까요? 책 없으실까 봐 하나 가져오긴 했는데..." 했다. 사장님은 활짝 웃으며 서랍에서 책을 꺼냈다. 두 권 모두에 싸인해 드렸다. 역시 뒷장 날개 싸인을 원하셨는데, 두 번째 책의 날개가 더 예뻐서 왠지 웃겼다.
포도에서 커피 두 잔 쌔리고 + 치즈 케이크 먹으며 눈물 흘리고 + 평택 본가에 들러서 저녁 후다닥 먹은 다음 + 민식 차 얻어타고 늦게 청주로 돌아왔다. 먼 길이고 해서 전~혀 얻어 탈 생각은 없었다.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몰랐던 민식. 야간 근무로 바쁜 부모님은 집에서 잠깐 뵙고, 민식이랑 커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해서 즐거웠네! 그의 차는 초록색... 트랙스? 그건데 우리 가족들이 보유한 차 중 제일 마음에 든다 (ㅋㅋ). 승차감이 좋았다. 그날도 말로만 "면허 꼭 딴다..."했는데 과연 가능할지? 타이밍이라면 지금인데! 11월 고!
나를 위해서는 아니고, 여름과 그의 친구 친구 동생 나의 친구 등등...을 태우고 다니고 싶어졌다. 가까운 거리라도. 초보 운전이라 아가들 태우고 다니는 거 덜덜 떨리겠지만 그래도. 없는 거보단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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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이유로 어제는 거의 기절. 어린이집 갈 힘도 없어서 9시 15분까지 버티다가 gg쳤다. 포기. 집에 있을란다. 한 발자국도 안 나갔다. 꾸벅꾸벅 졸고... 세 시까지 안 잔 여름과 티격태격하다가 겨우 재우고, 그렇게 어제 <귤의 이행>을 보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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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의 이행>은 이모가 보내준, 커다란 귤을 입도 못 대고 버리면서 떠올렸다. 우리 아랫층에는 60대 노부부가 사신다. 가까이 지낸다. 이사 올 때부터 잘 대해 주셨고 층간 소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으신다. 더 뛰어, 하신다. 문득 귤을 버리다가 "이게 그 분이 주신 거라면... 그런데 버리다가 딱 마주친다면..."하는 상상을 했다. 우리 집은 감사하게도 과일을 많이 보내 주시는데, 포도를 제외하고는 남아서 못 먹을 때가 허다하다. 최대한 먹어보려다가 아차, 하는 사이에 상해서 몰래 보내줄 때도 있다. 지금은 잘 먹지만 예전엔 더 그랬던 거 같다. 그런 두려움에서 탄생한 소설이었다.
처음엔 두 여자의 관계가 이상하게 틀어지는 내용을 상상했었다. 그런데, 굳이 두 여자를 주인공으로 해 놓고 싸우는 이야기, 필요할까? 싶었다. 이 세상에는 현명하고 재밌는 여자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래서 <나의 두려움에서 시작해서 - 재미 있고 황당하게 화해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이건 이 소설에서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되는 테마일 거라는 짐작과 함께였다.
날 꼼짝 없게 만드는 두려움, 비린내 나는 시기 질투, 어설픈 현실성, 같잖은 우월감, 등등... 그걸 재료로 삼아보자! 그리고 그걸로 좋은 결론에 이르는 거다. 우와 재밌겠다. 역시 마음처럼 안 된다. 쓰고 나면 <아, 이게 아닌데...>한다. 그래도 이제는 최면 걸기로 했다. 내가 유명한 어떤 배우의 데뷔 전이라고 생각하련다. 나 잘 못하는 거 아는데 다들 응원해주고 있다. 잘 되는 순간이면 다 해결된다. 포기만 안 하면 되잖아. 다 같이 나 견뎌! (ㅋㅋ).
조각글 모음집 4호에 낼 소설도 거의 다 써두었다. 그건 4호에서 와르르 내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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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몸마> 는 아마 앞으로 계속 반복하게 될 초능력 서사의 시작 같은 이야기임을, 쓰면서 알았다. 이후 나는 시장에서 행패부리는 수산 시장 막내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쓰게 될 테다. 이 이야기는 그가 어떻게 해서 능력을 갖게 되었나? 하는 이야기의 프롤로그가 되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또 "이게 최선이 아닙니다..."하는 변명처럼 느껴져서 스스로 별로이긴 한데. 인정해야지 뭐. 시작이다. 어설프다. 한참 옛날을 살고 있다. 언젠가 완성될 조우라는 사람의 어리숙한 과거를 살고 있다. 언젠가는 꼭 구독하길 잘했다고, 나 그 사람 30대부터 작품 봐왔다고, 자랑하게 만들어드릴 거다. 아시겠지요?
하여간, 이 능력이라는 건 앞으로 쓸 환상 소설에서 계속 반복되는 주제일 거 같다. 현실적인 삶 속에서 다양한 능력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렇다. 내가 가장 빠져서 읽었던 이야기는 강풀의 이야기였다. 나는 <무빙> 속 한국적 요소에 미치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영탁(무빙 속 주인공)이 박정민 배우라니. 진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내가 이불에 누워서 강풀 홈페이지의 배경 음악인 가슴 뛰는 뉴에이지를 들었던 게 17, 18, 19살 무렵이었다. 참... 시간이 흘러흘러 그 작품이 영화로 드라마로 나오다니. 이런 시대가 오다니. 오래 사는 즐거움도 있다. <외.슬.더.소.꿈> 속에서도 이런 이야기 한 적 있다. 시간의 굴레 속에서... 그런 제목이었던가. 시장에서 육교가 무너지는 걸 볼 때. 그때는 쓸쓸하게 한 시대가 지는 걸 느꼈다면, 강풀적 시간 흐름은 즐거움이고 기대다. 이렇게 오래 시간을 들여 변화하는 큰 굴레를 느끼는 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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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및 투명>, <투명하지 않다는 점>은 지금까지 계속 반복하던 소설의 반복에 내 이야기를 실어보려 노력했다. 무엇이 이야기일까... 정신없이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듯이 쓰다가, 나를 담아야지. 내 이야기를 담고 내가 보고 들은 걸 담아야지 싶었다. 그렇게 담은 게 소설의 주제다. 공허와 쓸쓸 속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무엇이 필요할까?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눈동자와 기다림이었다. 우리 주변에 있다. 생각보다 가깝다. 눈을 크게 뜨고, 어깨를 펴고, 둘러보는 것. 이미 와 있는 대답들을 발견하는 것. 그런 질문은 사라지지 않고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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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연재할 소설들은 환상적 요소 보다는 현실의 이야기가 더 나올 것 같다. 지난 메일의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나, 동시에 그런 이야기가 좋아진 탓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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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써야겠다. 주말엔 쉬기로 했지만 북토크 날 아침이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하하. 정신없는 아침을 보내고 점심 조금 지나서 서울로 올라갈 것이다. 보고 싶은 얼굴을 만나고, 또 한 번 나의 인생을 바꿔 줄 하루를 만날 것이다. 그 사실을 잘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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